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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는 로맨스를 원하지 않는다
작가 : Gwan
작품등록일 : 2017.6.5

[라이트노벨/러브 코미디/얀데레/츤데레/S&M?/오글오글] 과거의 상처 탓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상실하게 된 오영. 그런 오영을 중심으로 김별과 김설, 그리고 상처 많은 사람들의 청춘성장로맨스.


 
1 - 1. 한 번 입 밖으로 나온 것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작성일 : 17-06-05 06:25     조회 : 307     추천 : 2     분량 : 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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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할 줄 알았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상처 입으며 아파할수록, 다시 행복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미 금이 가기 시작한 건 되돌릴 수 없었다. 아무리 애를 써 봐도 붙잡아둘 수 없었다.

 

 그 시간은, 그 관계는··· 결국 산산이 부서졌다.

 

 나의 마음속에 박힌 소중한 것과 함께―.

 

 

 

 <한번 입 밖으로 나온 것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다>

 

 

 

 아파트 안.

 

 계단을 타고 오르니, 수많은 것들이 나를 스쳐지나간다.

 

 문짝에 붙어있는 전단지를 선두로 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 만화 캐릭터가 인쇄된 네발자전거, 각기 다른 도어록과 문패, 혹은 배달전단지들.

 

 그것들은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이질감이라곤 눈곱만큼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것들을 보며 한 칸 한 칸을 디디니, 어느새 나는 4층에 도착해있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내가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처음 본 것은 전단지도, 세워놓은 자전거도, 하다못해 문에 붙은 잠금장치도 아니었다.

 

 여자다.

 

 내 집 현관문에 기대 자신의 다리를 끌어 앉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여자.

 

 그것은 방금 전 스쳐지나갔던 집들과는 다른 풍경이다.

 

 그럼에도 그 이질적임은 내 눈에 더욱 강인하게 각인되었다.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던 여자는 내 기척을 느꼈는지, 천천히 묵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그 여자는 역시나 역시, 김설이었다.

 

 내 마음속에 고이 접어두었던 호의를 끄집어낸 인물.

 

 김설은 활짝 웃으며 내게 시선을 마주쳐왔다.

 

 내 시선과 그녀의 시선이 합쳐지기 전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녀석의 눈을 피했다. 마음이 잠깐 주춤해도 몸이 기억하는 한 내 고질병은 고쳐지지 않는다.

 

 내 행동에 눈앞에 여자는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까?

 

 기분이 나빠졌으면 좋겠다. 불쾌해졌으면 좋겠다. 자의식과잉에 인간 기피증이라며 매도해도 좋으니 여기서 사라져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제각각에 삶을 찾았으면···.

 

 하지만―.

 

 “영이 씨, 다녀오셨어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가 내 귀를 두드린다. 그 울림은 마치 활대로 줄을 튕겨 소리 내는 현악기처럼 듣기 좋은 음성이었다.

 

 “뭐야.“

 

 나는 녀석과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평범한 사람에게라면 불쾌함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시켰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말이다.

 

 “혹시나 하고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네요. 별이 씨가 학생회의를 빼먹지 않으셔서.“

 

 자연스럽게 내 말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녀석이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같은 나이임에도 기품 있어 보이는 그 미소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가버리고 만다. 사람들이 공평이라 칭하는 시간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활동을 중지한 것 같았다.

 

 어느샌가, 김설이 나와의 거리를 좁혀왔다.

 

 아··· 젠장···. 사람과 시선을 겹치지 않고도 말하는 건 내게 너무도 익숙할 텐데···.

 

 알 수 없는 동질감에 사로잡힌 나는, 결국 김설에게 시선을 맞추게 됐다.

 

 긴장 어렸기에 살짝 떨림이 전해져오는 것만 같은 갈색 눈동자, 흰 피부와 대조적으로 부끄러움으로 상기된 볼.

 

 위험하다.

 

 타이밍과 분위기라는 것들이 한대 어우러져 최악의 시나리오를 연출하고 있다.

 

 “뭐, 뭐···.“

 

 “저,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김설은 내 당황어린 의문이 체 끝나기도 전, 자신의 마음을 내게 고백해왔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거절했을 고백에 내 모든 기능이 순간적으로 정지된 것만 같았다.

 

 아, 그때··· 역시 함부로 나서지 말았어야 했다.

 

 같잖은 영웅 심리로 비롯된 인과응보가 내 몸을 무겁게 짓누른다.

 

 만약··· 만약 내가 그때, 딱 한 번만, 딱 한 번만 눈감고 지나쳤다면··· 아니, 역시 그 상황이 다시 와도 나는 지나치지 못했겠지.

 

 몇 백 번 태엽을 거꾸로 돌린다 해도, 나는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며, 이렇게 후회하고 있겠지···.

 

 내 위선의 시작이며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이것을―.

 

 

 내가 김설과 처음 만난 건 약 두 달 전의 일이었다.

 

 

 

 ※※※

 

 

 

 절정을 다다르는 더위가 불쾌함이라는 단어를 내 온몸에 새겨준다.

 

 거기에 더해져 내 팔에 자신의 팔을 걸어오는 별이.

 

 “더우니까··· 떨어져···.“

 

 내려 째는 폭염 탓에 내 몸과 마음이 급격하게 저조해진다.

 

 하지만 그런 나와는 반대로 내 옆에 반짝 붙은 별이는 싱글벙글 미소를 짓고 있다.

 

 “난 괜찮으니까 걱정 마.“

 

 너 말고 날 걱정하란 말이야, 날!

 

 더위 때문에 언제 죽어도 놀랍지 않을 마당에 별이의 쓸데없이 부드러운 것에 압박당해 내 피로는 더욱 가속되었다.

 

 “아 참, 오늘 학생회 회의가 있어.“

 

 갑자기 생각났다는 투로 손뼉을 마주치는 별이. 내게 팔짱을 낀 채로 말이다.

 

 “···와아~ 그거 잘 됐네.”

 

 나는 그런 별이에게 퉁명스러움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성의 없이 대꾸했다.

 

 또 가는 건가···.

 

 내게서 떨어지기 싫어하는 별이 녀석이 일주일에 한 번, 유일하게 자리를 비우는 날이 있다.

 

 그것은 금요일인 오늘, 학생회 간부회의 날이다.

 

 별이는 교내 1등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수재이며 뛰어난 외모 탓에 강제 아닌 강제적 적으로 학생회장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결과로 이끌기 위해선 본인의 의사가 중요했고, 전작 본인은 학생회장이 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려 했다.

 

 내가 부탁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자신의 모든 시간을 내게 할애하려는 별이에겐 조금이라도 나와 함께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그렇게 판단했고, 고생고생해가며 녀석을 설득했다.

 

 그 때문에 결국 별이는 학생회장이 된 것이다.

 

 뭐, 지금 와서는 본인도 꽤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학생회 일은··· 꽤 즐거워졌어?“

 

 중학교 생활도 막바지인 지금, 별이는 꼭 내 옆이 아니더라도 웃음을 보일 때가 많아졌다.

 

 그 변화를 보고 있는 나로선 달면서도 쓴 초콜릿을 먹는 기분이지만···.

 

 “아, 꽤 즐거워. 학생회장쯤 되면 학교 SNS에 올라오는 익명 글을 누가 썼는지도 알 수 있어. 그 밖에도 출처 있는 소문들을 많이 알 수 있고 말이야. 예를 들어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누가 누구와 사귀는지, 누가 누구와 관계를 맺었는지 등.“

 

 ···마지막은 뭔가 이상한데.

 

 “아! 또 하나 더 있다.“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는 별이. 그 탓에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시원한 눈매가 차갑게 변한다.

 

 “누가··· 우리 영이를 좋아하는지··· 또 어떤 년이··· 우리 영이한테 꼬리를 치는지···.“

 

 하아, 이 녀석··· 그런 쓰짤데기 없는 걸 몰래 조사하고 있었던 거냐.

 

 “나한테 신경 쓰지 말고 열심히 하란 말이야! 그걸 위해서 전교 회장이 된 거잖아, 너는.“

 

 “하지만···.“

 

 별이라면 충분히 다른 무리 속에서도 잘 동화될 것이다. 아니지, 그녀라면 그저 인간관계에 스며들기 보단 관계를 형성시키는 중심이 될 수 있다.

 

 그런 훗날을 생각하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어진다.

 

 언젠간 별이도 내 곁을 떠날 거라는 건 잘 알고 있다.

 

 영원한 건 없다. 부서지지 않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이번만큼은 끔찍한 과거로 남기고 싶지 않다.

 

 이것만큼은, 이 시간만큼은··· 내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

 

 “어서 가자, 이러다 지각하겠다.“

 

 나는 붙들고 있던 팔짱을 풀며 말했다.

 

 “응···. 알았어.“

 

 별이 녀석은 똑똑하니 내 진의를 금방 파악했을 것이다. 그 때문인지 급 다운된 분위기는 녀석의 기분을 빗대어주는 것만 같았다.

 

 나는 이 분위기를 단번에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알고만.

 

 추억은 추억으로만 남을 뿐이다. 되돌아오지 않기에, 다시는 붙잡을 수 없는 추억으로.

 

 

 

 

 

 최악이다.

 

 점심시간이 지나 오후 수업이 시작된 지금까지도, 별이의 상태가 다운되어 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상대에게 내 곁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라고 간접적으로 말했으니, 당연한 결과겠지···.

 

 나는 어깨 위까지 가지런히 자른 검은색 머리카락을 꿰뚫어, 별이의 얼굴을 들려다 보았다.

 

 하아··· 이 녀석이 멍을 때리고 있다니···.

 

 똑똑한 녀석이니 수업 같은 건 듣지 않아도 문제 될 건 없겠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영 좋지 않다.

 

 아, 신경 쓰이잖아!

 

 나로 인해 비롯된 별이의 갑작스러운 행동변화가 짜증날 정도로 신경 쓰였다.

 

 나에 대한 과잉보호와 집착이 심해진 별이가 나라는 족쇄를 벗어 던지고 이제 그만 자유로워 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 속에선 두 가지의 마음이 대립한다.

 

 끊어내고 싶어 하는 나, 평생 붙잡아 두고 싶은 나.

 

 남겨진 것을 찾던 나에게 한 줄기 희망이었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영원히··· 끝없이 계속···.

 

 어쩌면··· 어쩌면 말이다.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단 것을···.

 

 마음이 갈등하는 사이, 내 손은 이미 옆자리를 향해 뻗어 나가고 있었다.

 

 감싸져 오는 별이의 손은 부드러우며 따뜻했다.

 

 나는 익숙한 촉감이 느껴지자 말자 다른 손으로 턱을 괸 채 시선을 책상 위에 펴진 소설책으로 도피시켰다.

 

 역시는 역시라지만··· 기분이 좋지 않다. 절조 없는 자기 자신에게 무력감을 느껴서일까···.

 

 마음은 편하지만···.

 

 “후훗··· 어차피 이렇게 될 줄 알았어. 그래도 이왕이면 앉아주는 게 더 좋은데.“

 

 바로 옆에 있던 녀석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시선을 피했기에 표정을 읽을 순 없지만, 나긋나긋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말하는 이의 생각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당사자는 이렇게 힘들어하는 데··· 본인은 이 예상된 상황을 즐기고 있다, 인가···.

 

 ···찝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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