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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령(惡靈) : 김도
작가 : 고기를좋아함
작품등록일 : 2017.6.1

악령(惡靈) : 김도

 
1. 불청객
작성일 : 17-06-01 20:52     조회 : 427     추천 : 7     분량 : 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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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그대는 들리는가.

 

 .

 

 .

 

 이 찬란한 파멸의 소리가.

 

 .

 

 .

 

 .

 

 그대는 보이는가.

 

 .

 

 .

 

 이 어두운 달빛의 그림자가.

 

 .

 

 .

 

 .

 

 전사여. 일어나라.

 

 .

 

 .

 

 .

 

 .

 

 "김도!"

 

 "끄응."

 

 꾸벅 졸던 김도는 부장의 불호령에 잠을 깼다.

 

 부장은 그런 김도를 한심한 듯 쳐다봤다.

 

 "회사 꼴 잘 돌아간다. 잘 돌아가. 이거나 다시 검토해!"

 

 부장은 들고 있던 서류를 책상에 힘껏 내팽개치고 밖으로 나갔다.

 

 "괜찮아?"

 

 옆에서 눈치만 보고 있던 최대리가 어깨를 다독였다.

 

 "후."

 

 김도는 긴 한 숨을 내쉬었다.

 

 내 이름은 김도.

 

 올해 나이 29살.

 

 직급은 사원.

 

 한 마디로 심부름꾼.

 

 소문난 부장님 샌드백.

 

 쥐꼬리 만 한 월급에 만족하는 소인배.

 

 하지만.

 

 183의 훤칠한 키의 붉은 머리칼을 날리는…

 

 은 뻥이고.

 

 그냥 사원.

 

 아니.

 

 .

 

 .

 

 .

 

 김도 사원.

 

 .

 

 .

 

 .

 

 .

 

 1화. 불청객

 

 .

 

 .

 

 .

 

 "김도 사원!"

 

 "이봐. 김도 사원!"

 

 "김도!"

 

 "야. 인마!"

 

 .

 

 .

 

 ‘그놈의 김도, 김도.’

 

 하루 종일 이리저리 치인 김도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퇴근 카드를 찍었다.

 

 여느 때처럼 집으로 가는 길목 포장마차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주 한 병 주세요."

 

 김도는 혼자서 홀짝 홀짝 술잔을 비워냈다.

 

 ‘후.’

 

 술이 달아오른 김도는 취기가 채 가시기 전 금세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오늘따라 엘리베이터 거울 속 비친 자기 모습이 처량해보였다.

 

 21층.

 

 김도는 힘없이 현관문을 열었다.

 

 들고 있던 서류 가방을 툭하고 바닥에 내던졌다.

 

 딸깍.

 

 거실 등을 키려하자 불이 켜지지 않았다.

 

 딸깍.

 

 딸깍.

 

 김도는 짜증스레 몇 번이고 다시 눌렀다.

 

 마찬가지였다.

 

 끼익.

 

 열린 창문으로 들어 오는 바람이 커튼을 흔들어 제꼈다.

 

 끼익.

 

 창가로 고개를 돌린 김도는 무언가에 놀라 그만 다리가 풀렸다.

 

 뭔지 모를 검은 물체들이 달빛에 노을져 흐릿하게 서있었다.

 

 "누. 누구냐."

 

 아무 대꾸도 없었다.

 

 김도는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검은 물체들이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겁에 질린 김도는 일어서지 못한 채 질질 뒷 걸음질 쳤다.

 

 "같이 가자."

 

 그 중 하나가 소리를 냈다.

 

 "누. 누구."

 

 김도는 무서운 마음에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같이 가자."

 

 또 한 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검은 물체들이 몸 안으로 휘몰아쳐 들어왔다.

 

 김도는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잠시 뒤.

 

 .

 

 .

 

 .

 

 주위엔 무언가가 빙둘러서있었다.

 

 ‘여기가 어디지.’

 

 김도는 눈을 껌뻑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인기척 외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한 줄기 빛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형체 없는 무언가였다.

 

 "우린 악령이다."

 

 그들의 말이 그런 김도의 고막을 또렷이 울렸다.

 

 ‘악령?’

 

 잠시 뒤 그 중 한 명이 김도의 머리 위에 손을 갖다 댔다.

 

 그러자 김도의 몸이 공중으로 솟구쳐 올랐다.

 

 단지 붕 뜬 기분이 아닌 정말 아무 것도 지탱하지 않은 채.

 

 몸 주변으로 검은 오라가 돌기 시작했다.

 

 "도마사라무"

 

 악령들은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오라가 점점 크고 짙어졌다.

 

 이미 몸 안에선 주체할 수 없는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

 

 .

 

 .

 

 RRRRRR.

 

 .

 

 .

 

 .

 

 8시 30분.

 

 늦었다.

 

 잠에서 깬 김도는 서둘러 출근준비를 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차까지 막혔다.

 

 ‘아. 큰 일 났다.’

 

 김도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회사로 부리나케 뛰어 갔다.

 

 오늘은 전체회의가 있는 날.

 

 회의는 이미 한창이었다.

 

 회의실 문을 열자 모두의 시선이 김도에게 향했다.

 

 "대체 지금 몇 시야!"

 

 부장은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언성을 높였다.

 

 잠시 정적이 흘렀지만 회의는 다시 이어졌다.

 

 회의가 끝나자 저기서 부장이 따라오라는 듯 손짓을 했다.

 

 "자네. 일하기 싫은가."

 

 "아닙니다."

 

 부장은 한참동안 아무 말없이 김도를 노려봤다.

 

 "더 이상 말하지 않겠네. 그런 식으로 할 거면 당장 때려 쳐."

 

 "죄송합니다."

 

 김도는 처진 어깨를 한 채 부장실을 나왔다.

 

 "밥 먹고 합시다!"

 

 어느새 시계바늘은 정오를 가리켰다.

 

 "집에 무슨 일 있어?"

 

 최 대리는 식판을 든 채 슬그머니 김도 옆으로 다가왔다.

 

 "아뇨. 무슨 일은요."

 

 김도는 그날 밤도 집에 가기 전 포장마차를 들렸다.

 

 ‘후. 그래 너밖에 없지.’

 

 김도는 그렇게 혼자 술잔을 기울였다.

 

 라디오에선 때 지난 노래 소리가 주저리 흘러 나왔다.

 

 "가보겠습니다."

 

 김도는 얼마못가 비틀거리며 포장마차를 나섰다.

 

 엘리베이터 한 쪽 구석에 몸을 기댔다.

 

 한 쪽에 붙어있는 거울을 보자 문득 어제 꾼 꿈이 생각났다.

 

 덜컹.

 

 현관문을 천천히 닫았다.

 

 '아무도 없는 거지?'

 

 안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럼 그렇지.’

 

 김도는 다행인 듯 거실 스위치에 손을 가져갔다.

 

 그 때 어디선가 조그만 인기척 소리가 들렸다.

 

 "같이 가자."

 

 김도는 일부러 못 들은 척 서둘러 불을 키려했다.

 

 딸깍.

 

 딸깍.

 

 아무리해도 스위치가 말을 듣지 않았다.

 

 등 뒤에 검은 물체들이 서서히 다가옴을 느꼈다.

 

 바로 뒤까지 온 그들은 순식간에 김도의 몸 안을 헤집고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뒤.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주위는 온통 짙은 어둠이 깔려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수많은 악령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느헤아모아."

 

 김도의 입에선 어느샌가 자기도 모르는 말들이 튀어 나왔다.

 

 "느헤아모아."

 

 그러자 악령들이 일제히 김도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 때.

 

 .

 

 .

 

 어디선가 강력한 빛 줄기가 내리 쬐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만한 강력한 빛이었다.

 

 악령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빛에 닿은 악령들은 곧 하나 둘씩 타들어갔다.

 

 그리고 그 빛은 김도의 목전까지 다가왔다.

 

 고통스러웠다.

 

 .

 

 .

 

 ‘하아.’

 

 식은 땀을 흘리며 눈을 떠보니 방 안 침대 위 였다.

 

 ‘......’

 

 한 참을 멍하니 누워 있던 김도는 일어나 냉수를 꺼내 들었다.

 

 너무나 생생한 꿈이 눈에 가시지 않았다.

 

 쉽사리 다시 잠에 들지 못했다.

 

 거실 불을 켜고 소파에 몸을 뉘였다.

 

 마음을 달래려 TV를 보던 중 곧 자정을 알리는 시계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잠시 뒤.

 

 .

 

 .

 

 집안의 불이 모두 꺼졌다.

 

 .

 

 .

 

 겁에 질린 김도는 옴짝달싹 못한 채 그대로 얼어붙었다.

 

 .

 

 .

 

 .

 

 곧 귓가엔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

 

 .

 

 .

 

 "같이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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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라 17-06-01 22:23
 
헐!!! 어디로 끌고 가려고.....악령 무서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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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좋아함 17-06-07 17:12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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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희 17-06-01 22:40
 
으억... 도막사라무! 그랑죠가 생각나네요! ㅎㅎ
확 몰입해서 봤어요 작가님~ 김도 사원은 이제 어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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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좋아함 17-06-07 17:11
 
슈퍼 그랑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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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빈 17-06-01 22:46
 
전 오래전 읽었던 공포특급이 생각나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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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좋아함 17-06-07 17:11
 
페리빈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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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알 17-06-01 23:22
 
고기님 어쩜 제가 좋아하는 취향의 글만 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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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좋아함 17-06-07 17:11
 
앞으로도 쭈욱.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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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 17-06-02 00:11
 
오오오오~~ 흥미진진한데요~ 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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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좋아함 17-06-07 17:11
 
땡큐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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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슈크림 17-06-02 00:43
 
고기님 달팽입니다 ^^ 필명이 바뀌셔서. 어쨌든 잘 찾아왔습니다. 관작!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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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좋아함 17-06-07 17:10
 
네. 찾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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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린 17-06-02 01:03
 
고기님 으리으리 관작하고 가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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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좋아함 17-06-07 17:10
 
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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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륀느 17-06-02 01:33
 
헉 재밌다. 글 초반도 너무 좋아요. 악령들 처음에 덤빌 때 왠지 닌자어쌔신이 생각나며 바람소리가 쉬쉭 들릴 듯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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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좋아함 17-06-07 17:10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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