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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 스텟은 내가 만든다!
작가 : strongya
작품등록일 : 2017.6.1

게임회사에 재직 중인 밑바닥 프로그래머 한울은 절망적인 현실에 좌절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순간. 악마와 만난다.
악마가 내미는 계약, 게임과 현실을 오고 가며 펼쳐지는 게임 판타지.

 
프롤로그
작성일 : 17-06-01 20:12     조회 : 510     추천 : 0     분량 : 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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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이 세상은 부조리하다.

 나는 늘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지론을 다시 한 번 떠올렸다.

 눈앞에 선 사내가 든 휘황찬란한 대검과 내 손에 들린 초라한 단검의 차이를 보면 당연히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그 대검이 내가 들어가야 할 탑의 입구를 막고 있다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탑의 입구에는 나뿐만 아니라 드문드문 모여 있는 사람들이 불만스럽게 입구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 뭔가 불만인가?”

 대검을 든 사내의 말에 자신 없게 시선을 돌리는 사람들. 호화로운 갑주, 은은하게 빛나는 고풍스러운 장식이 새겨진 대검. 이 자리에 모인 모험가들이 떼로 덤벼도 당해내지 못할 기사의 모습에 누구 하나 불만을 입에 올리는 사람은 없었다.

 기사의 뒤에는 시련의 탑이 우뚝 솟아있다.

 좀 전에 자신의 동료들을 탑으로 들여보낸 그는 대검을 꺼내 들고 그 입구를 막아서고 있는 것이다.

 시간대로 보아 던전 안에서는 막 부활한 몬스터들이 활개치고 있을 시간이다.

 그런 괴물이 우글거리는 곳으로 들어가길 막고 있는 모습이 마치 위험한 지역으로 사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유도하는 안전요원 같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상은 완전히 다르다.

 마법과 검의 대륙인 판게아에서 사람들은 몬스터에게 생명을 위협받지만 동시에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몬스터를 구성하는 핵인 마석이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몬스터의 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하던 사람들은 점차 필요에 의해 몬스터를 수렵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는 와중에 저렇게 길드라는 형태로 무리를 짓는 경제 공동체도 생겨나게 된 것이다.

 문제는 그들이 저런 규모를 앞세워 사냥터를 독점하기 시작했다는 것.

 그러다 보니 길드끼리 양질의 사냥터를 두고 알력다툼을 벌이기도 하는 모양이다.

 다만 이런 별 볼 일 없는 사냥터는 그런 것이랑은 연이 없는 곳일 텐데...

 “뭐 이런 데서까지 버스질이야. 망할 연놈들...”

 내 옆에 서있던 모험가가 이를 갈면서 중얼거렸다.

 기사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분명 아까 탑으로 들어간 사람들 중에는 고급스러운 장비를 착용한 사람도 있었지만 이곳에 모여 있는 사람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는 추레한 행색의 여자 모험가도 있었다.

 아마 그녀가 버스 승객일 것이다.

 버스란 꽤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는 전문용어인데, 쉽게 말해 고레벨의 케릭터가 저레벨의 케릭터를 도와주면서 성장시켜주는 것을 말한다.

 눈앞의 기사가 들고 있는 대검은 고가의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는 걸로도 유명한 것이고, 그걸 쓰고 있을 정도이니 필시 레벨도 높을 것이다. 어느 모로 보나 이런 초보 사냥터에는 어울리지 않는 존재.

 그런 놈이 여기서 망이나 보고 있을 정도라면, 꽤나 고급 버스인 것은 분명해 보였다.

 기사가 이쪽의 시선을 눈치 챘는지 좀 전에 중얼거린 모험가를 가리켰다.

 “야, 너 뭐라고 하지 않았냐? 왜, 맘에 안 들어?”

 “...아, 아뇨.”

 낮게 으르렁거릴 때의 위세가 거짓말처럼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이 자리에 서있는 모두가 그랬다. 짜증 섞인 분노를 느끼면서도 누구 하나 나서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기사는 이 자리에 모인 누구보다도 강자였기 때문이다. 강자가 하는 말, 그것이 설령 억지라도 약자의 항의는 의미가 없다.

 어딜 가나 마찬가지 아닐까?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늘 계층이 생긴다.

 그 계층을 분류하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뭐랄까... 이곳에서의 정의로 따지면 능력치, 스텟이다.

 스텟은 그 종류가 다양해 개인의 재능, 능력일수도 있고, 외모일수도 있다. 하다못해 가진 돈이나 인맥도 모두 스텟의 일부이다.

 이 스텟들의 총 수치가 그 사람의 가치가 되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주어졌든, 노력으로 쌓아올린 것이든 어떻게 얻었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째서인지 타고나는 스텟에 대해서는 짜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상론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건 마치 고 레벨의 길드가 이런 저 레벨의 사냥터를 점령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허무한 주장이나 마찬가지니까.

 이 세상은 그런 힘없는 도덕적인 잣대가 아닌 철저하게 결과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라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일까? 내가 매번 이렇게나 쉽게 유혹에 빠져드는 것은.

 “넌 뭐야?”

 내가 앞으로 발을 내딛자 대검남이 험상궂은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게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현실감, 그 박력에 나는 자기도 모르게 주춤하고 만다.

 현실 속의 나는 언제나 겁쟁이였다.

 늘 약자의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수십, 수백 가지를 대겠지만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는 누구보다 나 자신이 잘 알고 있다. 나는 단지 그 능력치를 올리는 과정이 싫었던 것이다.

 누구나 감수하는 노력과 인내를 어중간하게 피해 다닌, 전적으로 내 잘못과 태만 때문이다.

 “야, 안서냐? 이 자식 뭐야?”

 대검을 꼬나 든 기사는 그 팔을 휘두를 준비를 했다. 당연하게도 봐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당신이라도 그러지 않겠는가?

 벌레가 주위에서 귀찮게 앵앵대면 그냥 한 대 쳐서 잡으면 그만이다.

 기사는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태도로, 어이없다는 듯한 웃음을 띠고 칼을 휘둘렀다.

 묵직한 대검이 시야를 가린다. 내리꽂히는 육중한 대검이 바위처럼 덮쳐온다.

 이 세상은 틀림없이 스텟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력이 보답 받는 세상, 재능이 평가받는 세상, 미사여구를 늘어놓고 있지만 대접받고 싶으면 어떻게든 스텟을 갖추라는 이야기를 완곡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그것을 자신의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 세계의 규칙을 자기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건 분명 신에 가까운 존재일 것이다.

 나는 날아드는 대검을 살며시 몸을 비틀어 흘려 넘기며, 주먹을 뻗었다. 맨손으로 내뻗은 주먹이 방심한 기사의 얼굴에 클린 히트.

 기사는 그대로 튕겨 날아가 탑의 벽에 매다 꽂혔다.

 유품처럼 힘없이 떨어지는 대검.

 기사는 그렇게 즉사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탑 앞에 있던 모두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이 연기가 중요하다.

 방심해서 다가온 상대, 성의 없게 휘두른 공격에 우연히 카운터가 들어갔다... 는 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 게임은 입은 데미지의 수치가 표시되지 않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그렇기에 한 방에 9999가 들어왔는지 딱 사망할 만큼의 데미지가 운 나쁘게 들어왔는지는 확인할 수 없게 되어있는 것이다.

 이걸 어느 정도 무마할 근거가 있어야 수치를 조종한 버그 플레이가 아닌, 길 가던 은둔 고수의 미담 정도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지금 이 상황이 어디까지 현실에 적용되는지는 알 수 없다.

 주먹으로 느껴지는 얼얼한 감각이 생생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상쾌하다.

 분명 이것은 게임인데도, 비현실적인 현실감에 때때로 판게아에서의 이 생활이 현실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럴 리 없다는 이성이 적어도 현실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폭주를 막고는 있지만... 솔직히 말해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모험가들이 나를 우러러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어딜 가나 고수를 보는 시선은 비슷하다. 평생 받아보지 못한 선망의 시선이 기분 나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나는 그 시선에서 도망치듯이 탑 안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원형광장에는 몬스터의 시체가 즐비해 있었다. 버스팟은 어디까지나 보스의 격퇴가 우선인지 자잘한 아이템들은 줍지 않고 그냥 탑을 오른 것 같았다.

 불행 중 다행이다.

 나는 허겁지겁 땅에 떨어진 마석들을 줍기 시작했다. 오늘 밤 안에 마석 300개를 모아야만 한다.

 모으지 못하면 죽음이 기다린다.

 여기서 말하는 죽음은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다. 문자 그대로 나라는 존재의 생물학적 죽음을 의미한다.

 마석을 못 모으면 죽는다니, 이것도 또한 인간 세계의 룰을 벗어난 일이다. 이 게임 속에서 느껴지는 비현실적인 현실감 하며, 무엇 하나 인간의 상식에 맞춰주질 않는다.

 인간 세계의 규칙을 마음대로 다룬다면 그건 신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내 경우는 조금 다르다.

 나에게 들러붙은 것은 그런 공명정대하고 훌륭한 존재가 아니다.

 그녀는 스스로를 악마라고 부른다.

 나는 내 혼을 저당 잡힌 그 날부터 악마로 노예로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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