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설아야."
나의 연애는 왜 항상 오래가지 못할까.
"정말 지치고 힘들다."
나는 이 아이를 사랑했을까.
"제발.. 정말.. 너무 힘들다.. 설아야."
아니 좋아하기라도 했을까.
"하.. 미안해."
이번 연애도 이렇게 짧게 끝나는 구나.
"그래. 그러자."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더 이상의 이야기는 똑같은 래파토리 일뿐.
누가 더 상처를 받았니, 누가 더 많이 좋아했냐느니. 이딴 식의 대화만 오갈 뿐이다.
나 싫다는 남자에게 굳이 매달릴 필요가 있을까.
모든 연인에게는 '영원히'라는 것은 없다.
둘 중 한 명은 언젠가 질릴 것이고.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은 당연한 거니까.
나의 연애는 항상 이런 식이다.
호감은 있지만 그게 지속되지 않는다. 좋아하는 감정, 사랑을 단 한 번이라도 느끼지 못 했다.
내가 레즈비언 인가라는 생각부터 아니면 정말 감정이라는 것이 없는 사람인가 뭐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해봤다.
하지만 결론은 '나도 모르겠다' 이다.
저 친구는 같이 일하다 만난 친구이다.
카페에서 알바를 했었을 때였는데 키도 훤칠하고 얼굴도 훈훈하고 자기를 잘 꾸미고 대화도 잘 통해서 호감이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이스 한 타이밍에 그 친구 또한 나에게 호감 표시를 했었고 우리는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야 오래갈 것 같고 같이 카페 가고 같이 밥 먹고 같이 영화 보고. 그냥 남들 연애하는 것만큼만 했다.
그런데 만남을 가지면 가질수록 왜 이렇게 질리던지.
점점 일방적인 사랑을 받다보니 당연시하게 행동을 했었고 식어가는 사랑에 그 친구는 나를 갈구했다.
그는 더욱더 사랑을 표현했고 어떻게 해서든 마음을 돌리려 애를 썼다.
뭐, 인정한다 나에게 정말 잘했었다.
사랑받는다라는 표현을 이때 쓰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주변에서 정말 너 남자친구 괜찮다 결혼까지 생각해봐라고 할 만큼.
그는 나에게 헌신적이었다.
하지만 그런 나는 그런 너에게 질려갔고 손잡기도, 만나기도, 아니 연락 자체도 싫어졌다.
그는 알면서도 이 관계를 유지하려 나를 끌고 갔지만 이렇게 헤어져버렸다.
여기서 하나 더 인정한다.
나는 분리수거도 안될 만큼 쓰레기라는 것을.
이만하면 오는 궁금증이 있을 것이다.
첫사랑이 있기는 있었냐고 정말 사랑했던 남자가 있었냐고.
당연히 있었다. 아마 있었을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