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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벨라가 제임스를 만났을 때
작가 : 스피루리나
작품등록일 : 2016.11.16
벨라가 제임스를 만났을 때 더보기

조아라
http://www.joara.com/premium_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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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부터 가장 친했던 친구, 크리스틴과 가장 사랑했던 남자친구, 제임스가 바람을 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결국 헤어짐을 택하며 도망쳐버린 벨라.

몇 년 후, 황궁 소속 관리로 제임스와 크리스틴을 마주한다.
모르는 사이로 지내고 싶지만 자꾸 벨라의 앞에 나타나 그녀를 괴롭히는 제임스와 크리스틴.

어떻게 하면 그들과 멀어질 수 있을까.

 
1장: 벨라가 처음 제임스를 만났을 때
작성일 : 16-11-17 11:21     조회 : 585     추천 : 0     분량 : 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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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벨라가 처음 제임스를 만났을 때>

 

 

 

 제임스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13살의 초등아카데미 학생이었다. 물론 제임스도 같은 나이였고.

 

 13살의 제임스는 나의 취미를 좋아해 줬고 나와 대화해줬으며 다행히도 조금은 통통하고 공부만 하는 나를 좋아해 주는 것 같아 나는 제임스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리옹은 우리나라에 있는 교육도시로 대부분의 평민과 귀족은 이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며 국가를 위한 교육을 받는다.

 

 유아 시절은 고향에서 보내지만 초등학원을 들어갈 나이가 되면 초등, 중등, 고등의 교육을 받고 그 이후의 직업이나 교육은 본인의 선택으로 행해진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훌륭한 경영자의 꿈을 꾸었던 나는 당연히 리옹 초등 아카데미를 다니면서 다른 또래보다 더 높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한 보조교육기관인 학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제임스를 만났다.

 

 제임스는 리옹 초등아카데미 근처에 있는 조던 초등아카데미를 다녔다. 서로 다른 초등아카데미에 다녔지만 통신구를 통해 전화나 문자를 하면 되므로 제임스와 연락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소심하고 위축된 성격은 집에서만 활동하기를 좋아하고 지방은 날로 축적하는 통통한 몸매로 만들었고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는 나를 공부에 열중하게 만들었다.

 

 “벨!!! 쉬는 시간에 나랑 매점에 가자.”

 

 “매점? 나 배 안 고픈데.”

 

 “그래? 금방 다녀올 테니까 공부는 그만하고 쉬고 있는건 어때. 너 요즘 중등학원 시험공부 한다고 너무 무리하는 것 같어“

 

 사실이었다. 초등아카데미에서 중등아카데미로, 중등아카데미에서 고등아카데미로, 고등아카데미에서 진실된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만 갈 수 있는 제국의 자랑, 모스코아카데미까지….

 

 리옹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이렇게 큰 시험을 치러야만 다음 교육단계로 진입할 수 있었고 나는 우수한 성적으로 내 인생을 탄탄하게 설계하고 싶었다. 어린 나이지만 다들 그러한 생각이기 때문에 정규아카데미 이외에서 보조의 교육기관에서 저녁 시간과 주말을 보내면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내심 공부를 안 하는 제임스가 걱정되었지만 그는 늘 내가 있는 자리에 따라와 줬으니 괜찮을 것이다. 매점으로 달려가는 제임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소소한 걱정을 한 뒤 나는 다시 내 눈앞에 있는 중등아카데미시험문제로 눈을 돌렸다.

 

 '올해 중등시험은 작년 시험이 물 시험이었으니까 조금 깐깐한 문제들 위주로 나올 가능성이 있으려나.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지? 뭐하고 있는거야, 벨라. 이런 간단한 문제도 풀지 못하고 있으면 좋은 중등아카데미로 못 가겠어.'

 

 교육의 도시, 리옹에는 단 한 개만의 초등, 중등, 고등아카데미만 있는 게 아니다. 여러 개의 아카데미들이 있으며 그 아카데미들 중에 당연히 급이라는 것이 있고 좋은 급의 아카데미에 진학하여 사회로 나오게 되면 황궁이나 해외 상단 등 좋은 복지와 미래를 보장해주는 곳에서 일한다.

 

 평민과 귀족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었으며 단지 귀족이란 신분이 좋은 이유는 더 나은 집안 환경을 통해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특권이 있다.

 

 모든 곳이 그렇듯 계급은 존재한다.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는 귀족은 아니었으나 풍족한 돈을 가진 평민이었고 나는 그런 집안을 배경으로 돈 걱정 없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 또한 귀족까지는 바라지 않더라고 평생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는 직장을 구하고 싶었다.

 

 “아.”

 

 갑자기 내 볼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차가웠어? 미안해.”

 

 제임스였다. 그는 내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쳐다보자 환하게 웃던 미소를 지우고 금세 풀죽은 목소리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나는 그저 차가움에 놀랐을 뿐인데 이렇게 또 친절하게 물어보니깐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숨기기 위해 툴툴거리며

 

 “왜 내거까지 사 온 거야. 그냥 너 먹지 그랬어.

 

 나의 말투에도 그는 여전히 친절했다.

 

 “아까 말했잖아, 쉬고 있으라고 했는데 안 쉬고 있으면 걱정되는데 이거 마시면서 조금만 쉬면 안 될까?”

 

 “쉴 거야. 이 문제만 다 풀고. 어차피 다음 수업만 끝나면 집에 가니깐 집에 가서 쉴 거야.”

 

 “벨라…….”

 

 제임스는 내 이름을 애처롭게 부르며 쉬기를 종용했고 나는 금세 그의 표정에 허물어질 수밖에 없었다.

 

 “자, 모두 자리에 앉자. 수업시간 시작했으니깐 제임스도 자리에 앉고….”

 

 교실로 들어오신 선생님은 제임스가 내 자리에서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그가 자리로 돌아갈 것을 말했고 끝까지 나한테 애처로운 표정을 보여주면 내 뒷자리로 이동했다.

 

 모두 자리에 앉자 선생님은 수업을 시작하셨고 리옹 초등과 학원을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은 금방 빠르게 지나갔고 어느덧 중등아카데미 시험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나는 선생님과의 면담을 기다리며 교실에 있었다. 다른 아카데미인 조던 초등에 다니고 있는 제임스가 먼저 선생님과의 면담에 들어갔다는 것을 떠올리며 초조하게 내 결과뿐만 아니라 제임스의 결과도 기다렸다.

 

 '띠동'

 

 내 책상 위에 있었던 통신기에서 나오는 소리에 나는 결과를 기다리며 숙였던 고개를 들고 서둘러 문자를 확인하였다.

 

 -나 방금 면담하고 오는 길인데 선생님께서 조던 중등아카데미에 배치받았다고 말해주셨어. 벨, 너는? 아직 면담이 안 끝났니?

 

 그의 따스하고 정중한 문자에 굳어진 얼굴에선 미소가 지어졌고 나는 재빨리 통신기를 두드리며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

 

 -응, 아직 선생님께서 안 부르셨어. 근데 조던 중등아카데미이면 역시나 조던 초등아카데미 출신이어서 그런 건가 봐.

 

 나도 조던 중등아카데미에 가고 싶어라고 입력하려다가 나를 부르시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급하게 전송 버튼을 누르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교무실에 들어갔다.

 

 “여기 앉으렴, 벨라“

 

 선생님이 권하시는 의자에 앉으며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선생님께 여쭈었다. 그녀는 차근차근 나의 성적이 적혀있는 서류를 읽으셨다.

 

 “우선 벨라 너가 성적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였기 때문에 리옹 중등아카데미로 가는 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선생님은 리옹 중등아카데미, 소위 우리가 말하는 좋은 등급의 중등학원에 들어가는 데 문제는 없다는 반응에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다가 제임스 생각이 나서 급하게 그녀의 말을 자르면 물었다.

 

 “선생님, 그럼 조던 중등아카데미로 갈 수는 없나요? 집에서 리옹이나 조던이나 큰 차이가 없는데 그쪽으로 가면 안 되는 건가요? 성적이 모자란 것은 아니잖아요.”

 

 “조던 중등아카데미? 벨라, 거기는 리옹보다 낮은 등급일뿐더러 너희 집에서는 돌아가는 길 아니니? 혹시 다른 친구들이 그곳으로 배치받았다고 하니?”

 

 나는 조던 중등아카데미를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그녀의 말투에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제임스랑 같이 아카데미를 다니려면 조던으로 가야 하는데.

 

 “일단 나는 너가 리옹 중등아카데미로 진학하길 바란다. 이 교육도시 리옹 이름으로 지어진 첫 번째 중등아카데미인 데다가 리옹 중등으로 가면 리옹 고등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니. 너가 무슨 마음으로 조던 중등을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너가 리옹 중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할 것이라 믿으며 그곳 학교에 너의 지원 서류를 넣은 거야.”

 

 “하지만 선생님 지금이라도 아카데미를 바꿀 수 없는 건가요? 조던이 조금 더….”

 

 “그만, 벨라. 더이상 말하는 건 의미가 없겠구나. 너처럼 똑똑한 친구가 더 잘 알 텐데 갑자기 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리옹 중등아카데미로 가는 것은 이미 결정된 일이고 그걸 바꿀 일은 없을 거야. 이제 그만 나가봐도 좋아. 리옹 중등아카데미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려면 앞으로 입학하기 전까지 더 많이 준비해야 할 텐데 오늘은 그만 돌아서 쉬는 게 좋겠구나. 그럼 졸업식 때 보자 벨라“

 

 그녀의 축객령에 나는 더이상 조던의 ㅈ자도 꺼내지 못하고 교무실을 나와야 했다. 제임스와 다른 초등아카데미를 다니기 때문에 중등아카데미부터는 꼭 같은 곳에 가고 싶었다. 조던과 리옹은 거리가 멀진 않았지만 중등 교육부터는 조금 더 아카데미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지금처럼 제임스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 가장 불안한 건 제임스가 나보다 예쁘고 착한 여자동급생과 친해질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 앞섰다. 다른 학생에 비해 큰 키와 체격 덕분에 아주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안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 꽤나 멋있어 다른 여자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거기에다가 제임스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 사이가 좋았고, 유머러스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그를 싫어할 사람은 없었다.

 

 나의 집은 리옹 초등아카데미에서 바로 보이는 주택가에 위치했다. 교무실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길은 고작 5분 거리였기 때문에 금방 집 앞에 도착했고 가방을 바닥에 던져둔 채 통신기를 꺼내 제임스의 답장을 확인했다. 그는 내가 불안해할까 봐 친절하게 걱정 말라는 말과 함께 결과가 나오면 꼭 자신한테 먼저 알려 달라 했다.

 

  나는 버튼을 꾹꾹 누르며 최대한 제임스와 같은 중등아카데미에 가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숨겼다. 나는 내가 원하던 리옹 중등아카데미에 진학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지금보다 더 열심히 공부할 거다. 오늘 너무 긴장해서인지 피곤한 것 같다. 조금 있다 학원에서 만나자는 문자를 보내며 침대 속에서 한참을 웅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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