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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뷰티풀, 비호니스트!
작가 : 하다하
작품등록일 : 2016.10.11

사방팔방의 결혼재촉으로 누덕누덕 마음이 낡아버린 친구들이 진지하게 비혼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니 솔직히, 이젠 실버타운도 잘되어 있는 마당에 내가 하고싶은 공부하고 내 능력으로 돈 벌어서 인생 즐기면서 행복하게 사는게 낫지 않나? 비혼의 조건, 비혼의 연애 그리고 행복한 비혼은 어떤걸까? 가능한 이야기일까? 결혼과 인생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30대의 이야기.

 
1화. 미혼의 수다테이블
작성일 : 16-10-11 07:53     조회 : 531     추천 : 0     분량 : 4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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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IT업계는 밤새 불이 꺼지지 않는다!!

 내 몫을 마치고도 남의 일 돕느라가 아니라 내 몫이 안 끝나서!!! 오늘 하루 종일 죽상을 하고 미친듯이 기획안 짜면서도, 저녁 약속 갈 생각에 뼛골을 고아서 일을 했는데도 야근은 피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평소보다 30분 일찍 뛰쳐나올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진짜 이렇게 뛰쳐나와서라도 사람들을 만나야지 안그럼 내가 언제 이런 분위기 있는 한남동 레스토랑을 와보려나 싶다.

 

 ~짤그랑~

 

 주아 “나영, 여기야~”

 나영 “언니!!”

 

 오늘의 모임은 대학원 동기 모임. 재학 당시에 2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까지의 다양한 나이대가 있어 나에겐 뭐랄까 가장 자극적이고 버라이어티한 즐거움이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방금 나를 부른 언니는 주아 언니. 골드미스의 이상향. 능력 있고, 매력 있고 교양 있는 42세 왕언니. 우아하면서도 교태 넘치는 목소리와 상당한 수준의 음식 솜씨(!)를 가지고 있어 밤샘 팀웍 중 오병이어의 기적에 가까운 요리를 해주곤 했다.

 

 가끔 결혼할걸 그랬나.. 하고 읊조리기도 하지만 내가 보기엔 지금 언니 친구들 중 제일 행복하다, 분명히.

 

 속 썩이는 자식이 있길 해 괜히 스트레스 주는 시댁이 있길 해 바람피우고 술 먹고 집안일도 안 하는 남편이 있길 해.. 언니가 친구들이랑 있는 걸 한번 봤는데, 행복은 얼굴에서 바로 드러나는 거구나.. 하고 깨달았지.

 

 주아 “에이그, 또 야근했구나? 그래도 딱 재밌는 이야기 나올 때 도착해서 다행이네~”

 

 나영 “무슨 얘기들 하고 있었어요? 아니 나는 일을 하고싶지가 않아요, 진짜. 개념 버리고 월급 버리고 뛰쳐나올라다 이성의 끈을 겨우 잡았어요. 암튼 무슨 얘기 중?”

 

 정현 “나영아, 내가 이번엔 찐찐따를 만났지 않겠니? 얘기가 길어~”

 

 예미 “악 찐찐따래 ㅋㅋㅋㅋ언니 진짜 웃겨죽겠어요, 맨날 찐따 아니면 찐찐따래 ㅋㅋㅋ”

 

 박사 “그러게 말이야, 왜 맨날 소개팅남들을 그렇게 불러요 누나?? 그 사람들이 알면 얼마나..”

 

 나영 “그 사람들이 뭔 수로 알아~! 언니 그래서요? 이번엔 어땠는데?”

 

 소개팅 이야기가 별거 아닐거 같긴 한데 이게 또 은근 듣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소개팅 때 항상 심심했어서인지 정현 언니의 뭔가 자극적인 소개팅 이야기는 항상 흥미롭다.

 

 아, 정현 언니는 진짜 엄청 일을 사랑하는 언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남자도 사랑하는 언니. 전업주부로 변한다면 신사임당이 따로 없을 거 같은데 소개팅하는 남자들마다 언니를 못 꼬신다.

 

 왜냐면 그분들은 코드가 다르달까.... 예를 들면, 소개팅하는데 나이 서른 중후반 남녀가 홍대입구역 9번출구 케이에프씨앞에서 만났다... 한겨울에. 어디가죠?로 30분 덜덜 떨면서 보내고, 밥 먹으면서 맛이 짜네 뭐네 투덜투덜, 커피는 사실거죠? 등등. 수정수정! 코드가 다른게 아니고 걍 걔네들이 찐찐따.

 

 정현 “너네 티비 프로그램 우찾, [우리가 찾아갑니다.]알지? 왜 주말에 하는 건데 막 가슴 절절한 사연자가 고마웠던 또는 원망스러운 사람 찾아가서 막 눈물 콸콸 쏟으면서 한풀이하고 마지막은 결국 용서와 화해와 사랑으로 끝나는 거~”

 

 예미 “오 그거 우리 할머니 페이보릿이예요~ 맨날 그거 보고 우시잖아요.”

 

 정현 “응, 근데 이번 소개팅남이 그 프로를 참 좋아하나 보더라고.. 소개팅 장소도 잘 잡고 메뉴도 맛있는 거 골라주길래 느낌이 괜찮다! 싶었는데.. 근 세 시간 동안 그 프로그램 얘기만! 그 얘!기!만! 줄창! 계속 하는 거야....”

 

 주아 ”어머ㅋㅋ 그 프로그램 하나 가지고 그렇게 할 얘기가 많아?”

 

 박사 “우찾이 뭐야? 난 본 적이 없어가지고..” <- 소리 없이 묻힌 목소리.

 

 나영 “악ㅋㅋㅋㅋㅋ언니에 대한 질문은 안 했어?”

 

 정현 “안 했지. 그 분은 나 같은 거 안중에 없으셔. 나 정말 [우찾] 영업당하러 온 줄 알았잖아... 언니. 프로그램 하나 가지고 할 말이 많으시더라구요... 첫 화부터 최근화까지 줄거리 막 설명하면서 기획의도가 어떻고.... 피디가 어떤 사람이고... 그 중 가장 감명 깊었던 건 뭐고....”

 

 눈치챘겠지만 중간중간 공감능력 제로인 한 마디 두 마디가 있다. 이박사.(이름이 박사. 박사님 되라고 박사라고 지었다나) 우리가 진짜 몰래 만나려고 해도 어떻게 알고 득달같이 달려와서 간섭에 참견에...

 

 박사과정 중이라 배운 것도 많고 그럴싸한 말들을 많이 하는데 그 자리에선 다들 깜박 속아넘어가지만 지나고 나서 확인해보면 전부 다 개소리.. 게다가 넘치는 가부장 마인드로 사람을 질리게 한다.

 

 

 나영 “...그분 방송국 관계자예요?”

 

 정현 “ 아니 연구원이야.. 그 얘길 세 시간 내내 하고 카톡으로도 그러더라고. ‘정현씨, 오늘 정현씨 만나서 정말 좋았어요. 정말 좋으신 분 같아요. 다음 주말 어떠세요? 댁 앞으로 [제가 찾아갑니다.]’ ”

 

 일동 “악ㅋㅋㅋㅋㅋ 나름 센스 부린 거 같은데ㅋㅋㅋㅋ”

 

 정현 “암튼 거래처 사장님 소개로 만난 거라 총 두 번쯤을 더 만났어. 그다음 만남에 그분이 아는 일식집 잘하는데가 있다고 해서 따라갔는데.. 진짜 나 산 넘고 물 건너서 바다까지 간 거있지. 월미도를 간 거야..우리집이 하남인데...”

 

 주아 “월미도에 그냥 횟집 말고 일식집 좋은 데가 있나 보네.”

 

 정현 “아뇨 언니, 걍 횟집 일식 정식이었어요. 근데 그날따라 또 그분이 좋아하는 생선이 없었나 봐요ㅠ 막 사장님 찾고 왜 없냐 그러고 자기 단골인데 막 서운하다 그러고.....”

 

 나영 “아아 지옥의 소개팅...”

 

 정현 “난 왜 자꾸 이런 사람들만 만나는거야ㅠㅜ 심지어 소개팅 주선해준 분들은 이런 사실도 몰라! 흔치않은 진국 청년이래! 왜 내 앞에서만 다들 찐따되는거냐고!”

 

 주아 “휴 나도 뉴욕제과 앞에서 숱하게 만났다 그런 분들~”

 

 

 이상하게, 서른이 넘고 중반에 다다르고 마흔을 넘길수록, 소개팅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 또는 대화가 통하는 상대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아니 쉽지 않은 게 아니고 ‘랜덤골탕먹기게임’ 참여 중인 느낌이 든다. 차랑차랑 이뻤던 20대에도 이랬던가?

 

 우리들의 이야기는 회사 인간관계, 소개팅, 재산증식 등을 넘어 결혼에 이르게 된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 부모님의 잔소리 이야기는 당연한 피쳐링. 거기에 좀 더 첨가하면 이미 결혼한 친구들의 결혼생활 소식과 2세 이야기들이 되겠지.

 

 학업과 취업, 멋진 롤모델, 잘생긴 연예인, 나를 꾸미는 방법 등 우리의 겉모습을 꾸미는 멋진 것들로 가득했던 대화의 주제는 어느새 우리 내부로 그 위치를 옮겼다.

 

 인간관계와 나의 마음의 변화, 안정과 평온 등. 피할 수 없는 시간을 겪으면서 송중했던 어떤 것들이 부질없다 느껴지고, 또 부질없다 느꼈던 것들이 너무나도 소중해지는 경험을 하면서 우리는 모두 우리 마음속으로 시선을 돌렸나 보다.

 

 정현 “이래가지고 결혼하려나 모르겠어요 정말..”

 

 주아 “에휴, 나도 그런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만, 꼭 결혼을 안 한다고 해서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슬슬 되돌아오는 친구들을 보니.”

 

 박사 “에이, 누나 아니죠. 결혼 안 하면 노년에 외롭대요~~안돼 안돼.”

 

 나영 “아니 솔직히 비혼도 선택의 한 종류잖아요~ 모든 선택은 존중받아야 되는데 아직은 비호니즘이나 비호니스트에 대한 존중이 없는 거 같아요.”

 

 예미 “비호니즘? 비호니스트??”

 

 나영 “응. 비혼주의와 비혼주의자를 걍 내 맘대로 부르는 거야 ㅋㅋ”

 

 주아 “그거 말 되는데? 뭔가 그럴싸해 보인다~ 근데 난 비호니스트가 될지말지 고민이 많긴해 아직도.”

 

 예미 “언니 그래도 결혼은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ㅠ”

 

 우리 이쁜 예미. 서른이 되면서 결혼에 대한 압박감이 생겼다. 결혼을 너무나 하고 싶은 나머지 남자친구에게 을의 입장이 되어버렸다. 을의 연애는 정말 너무 슬프다는 걸 간접적으로 겪게 해준 장본인.

 

 그렇지만 본인은 어떻게든 자신만의 가정을 꾸려 행복해지고 싶다. 결혼은 행복을 위한 관문이고 도피처라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본인의 진심을 잘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혼자 삭이는 게 보여서... 괜히 마음이 더 가는 동생이다.

 

 박사 ”비혼은 말도 안되죠. 결혼은 무조건하는 게 마음도 안정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길이라고 봐요.”

 

 주아 “너 지금 나한테 불효녀라고 대놓고 말하는 거니?”

 

 박사 “아뇨.. 그게 아니라 누나도 아직 기회가 있잖아요. 안 한다는 생각은 하지 마시라는 거죠...”

 

 정현 “오빠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으면 어디 절이라도 가던가 바다라도 보러 가고 그래요... 너무 공부만 해서 그런가 봐 어쩌니 저분..”

 

 주아 “그래 박사는 어디 가서 바람이나 좀 쐬기로 하고, 오늘은 비호니스트라는 단어를 알게 된 기념으로, 건배~”

 

 건배~

 반짝이는 와인 잔 아래 모인 우리는 모두 미혼이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연애와 결혼이 될 수밖에 없다. 정말 우리는 꼭 결혼을 해야 하는 걸까? 아니 나는, 막연히 연애와 결혼에 대한 갈망을 안고 있지만.. 정말 결혼을 원하는 걸까? 나는 앞으로 함께할 누군가를 원해야 하는 걸까 결혼을 원해야 하는 걸까?

 

 갑자기 머릿속이 강아지 꼬리처럼 말려들어간다. 술 때문이라기엔 너무도 복잡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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