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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세외취세전
작가 : 정위
작품등록일 : 2016.10.10

현무문의 장자인 '손정'은 황제의 친필 편지를 세외 세력인 서방 국가의 왕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임무 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인해 크게 다치고, 우연히 서방의 한 무명 용병단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같은 방향, 다른 목적으로 수도 '알덱'으로 동행하게 되는데....

(작가 E-mail : 2ndvoice@naver.com)

 
1화 서방으로 가는 길
작성일 : 16-10-10 20:43     조회 : 571     추천 : 0     분량 : 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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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무문의 문주 손강은 장자인 손정에게 밀봉된 편지 한 통을 내어놓았다. 평범한 편지였지만 그것은 황실의 문양이 찍혀 봉인된 것이었다.

 

  “정아, 이번 일은 혼자 다녀오도록 해라.”

  “예? 저 혼자요?”

 

  서역을 넘어가는 멀고 험한 길을 혼자 보낸다는 말에 회의장에 모인 사람들이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정이는 머뭇거렸다.

 

  “하지만 저처럼 느린 사람 혼자 서역까지 가는 것은...좀 무리 아니겠습니까?”

  “시간은 관계없다 하셨다. 안전하게 옮기는 것을 최선으로 해라. 물론 빠르면 좋겠지만.”

 

  문주의 어조는 단호했다. 하지만 정이는 의아한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아무리 그래도 저는 타 무인들보다 둔한지라...오히려 저희 산하에 있는 천무문처럼 빠르고 경공도 훌륭한 문파 사람들을 보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어허, 현무문이 북부에서 서부로 온 까닭을 잊었느냐? 우리는 서역과의 안전한 무역과 동시에 서역으로부터의 중원 방어라는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다. 한 문파의 후계자로서 그런 발언이나 중얼거리다니...한심한 놈.”

  “...죄송합니다.”

 

  정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사죄하였으나 속으로는 답답해하고 있었다.

 

  “황실에서 현무문에 직접 사람을 보내어 친필 지령과 함께 부탁한 일이라면, 그게 단지 편지 한 통이라 할지라도 중요한 사안이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겠느냐.”

  “허나 그것 때문에 더욱 망설여지는 것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물건을 보내는 데 저 혼자 보내시다니요...”

  “현무문은 방어에 있어서만큼은 최고의 문파다. 그런데 여기에서 본인 외에 너만큼 방어에 능한 자가 있더냐? 아니면 우리 문파가 축적해온 힘을 못 믿는 것이냐?”

  “아, 아닙니다, 결코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잔말 말고 지금부터 준비해서 내일 당장 출발토록 해라.”

 

  정이는 알겠다는 대답과 함께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이를 지켜보던 현무문의 장로들 중 한명인 연오가 말했다.

 

  “문주님, 그런데 황실의 물건인데 도련님 혼자 보내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도련님의 무공을 못 믿는 것은 아니나...그래도 사람 일이라는 것이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라...”

  “황실에서 조용히 움직이길 원하더군요.”

 

  문주가 진중하게 말했다. 장로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모두가 모르는 눈치였다. 장내에 한동안 침묵만이 감돌았다.

 

  “그런데 무슨 편지일까요? 현무문에 직접 친필 지령을 보내 움직임까지 신경 쓰라고 부탁할 정도라면...”

  “저도 자세한 건 모릅니다, 우리는 그저 황실의 명을 받들 뿐.”

 

  연오는 탁자위의 지도를 보며 정이가 나아갈 경로를 살폈다. 서역으로 넘어가는 세외 지역은 평지는 거의 없이 오로지 산과 강이 사방으로 뻗어있을 뿐이었다.

 

  “아무리 도련님이라도 쉽지 않은 길이 될 것 같습니다.”

 

  송 문주는 가벼운 미소를 띠었다.

 

  “우리 정이가 많이 걱정되십니까?”

 

  당황하고 있는 연오 대신 옆에 있던 부인이 껴들어 말했다.

 

  “앞으로 문파의 주인이 될 사람을 혼자 저 먼 거리에 보낸다는데 걱정 안되는 게 이상하지요. 문주님은 아들의 신변이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이 많은 문파 사람들을 놔두고 왜...”

 

  부인은 그를 원망하는 표정이었다.

 

  “허어, 이것 참... 걱정들 마시오. 사람을 붙이긴 붙일 것이니...”

  “아까는 혼자 보내신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연오는 약간의 기대를 하며 문주를 쳐다보았다. 송 문주는 지도 위에 자신의 왼손 검지로 정이의 예상 경로를 그렸다. 그리고 그 뒤에 한 뼘 정도의 간격을 두고 동일한 경로를 오른손으로 그렸다.

 

  “이렇게...사람을 따라 붙일 것입니다.”

  “누구를요? 설마 둘째 아들까지 보내시려는 건 아니시겠지요?”

 

  부인이 눈을 부릅뜨고 그에게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문주는 너털웃음을 짓더니 말했다.

 

  “걱정 마시오. 휘는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그 녀석은 누가 봐도 아직 부족하고...대신 아까 정이가 말했듯 천무문에서 사람을 하나 보낼까 합니다. 이미 그곳에 휘를 전령으로 보내 제 뜻을 전했습니다. 한시가 급하니...”

  “누구를 말입니까?”

 

  연오는 의아하다는 듯 그를 쳐다봤다. 문주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했다.

 

  “이번 건은 현무문과 천무문의 후계자 시험이 될 것입니다.”

 

  ***

 

  정이는 주섬주섬 짐을 싸다가 털썩 주저앉아 한숨을 쉬었다. 호송물에 대한 책임이나 간수, 그리고 그 지역 언어로 대화하는 것까지 모두 본인에게 주어진 부담이라는 것이 많은 압박감을 주었다. 그는 천성은 게으른 편이었다.

 

  “도련님 계십니까? 장로입니다.”

  “아, 장로님, 들어오세요.”

 

  연오가 방으로 들어왔다. 가벼운 미소와 함께 곧장 정이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아...이건...”

  “밀봉상자입니다. 가다가 비를 만나실 수도 있으니 젖지 않도록 넣어가세요. 웬만한 물은 스며서도 들어가지 않는 견고한 상자입니다. 이건 그 상자를 열 수 있는 열쇠입니다. 따로 보관하십시오.”

 

  단단한 쇳덩어리 상자가 그의 앞에 놓였다. 편지 하나가 딱 들어갈 만한 상자였다.

 

  “도련님, 잘 다녀오셔야 합니다. 문주님이 이번 일에 유심히 관심을 보이고 계시는 것 같더군요.”

  “예, 그러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역 너머까지 가는 것은 우리 문파가 수행한 호송 중에서도 별로 사례가 없는 일인데... 혼자 가는 것이 영 마음에 걸립니다.”

  “허허허...그만큼 도련님을 믿는다는 것이겠지요. 아, 그리고 이것을...”

 

  연오 장로는 소매에서 접힌 천조각을 꺼냈다. 정이는 그걸 받아 펼쳐보았다. 서방의 지도였다.

 

  “사람을 시켜 가장 최근의 것으로 새로 구해오라고 했습니다만 얼마나 정확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대략적으로는 맞을테니...여기 이 문자들은 이 늙은이는 해석하지 못합니다만, 도련님은 알아보시겠지요?”

 

  각 지역의 명칭이 그들의 언어로 적혀있었다. 정이는 그걸 알아볼 수 있었다.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로님. 안 그래도 지리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이거 보고 어디 지름길이라도 고민해봐야겠습니다.”

  “허허...그저 참고삼아 드리는 물건입니다. 도련님께 굳이 문제가 생긴다면 길 잃는 것밖에 없을 것 같아서요. 누가 도련님 몸에 손이나 댈 수 있겠습니까.”

  “강호는 넓고도 넓습니다. 방심할 수 없지요. 아무튼 서운하게 저 잊어버리고 너무 잘 살고 계시면 안 됩니다. 하하하.”

 

  두 사람은 가볍게 웃었다.

 

  ***

 

  천무문의 영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무술 수련을 하고 있었다. 문하에서 수련하고 있는 이들은 건장한 청년들뿐만 아니라 여인들, 노인이나 어린 아이들까지 다양했다.

 

  “오호, 역시 천무문은 끝까지 ‘대중 문파’를 표방한단 말이렷다?”

 

  휘는 문주인 아버지에게 받은 전령을 옮기고 있는 중이었다. 천무문 내로 들어가려 하자 보초들이 그를 막아섰다.

 

  “실례지만 누구십니까?”

  “저는 현무문의 손휘라고 합니다. 천무문 문주님께 드릴 전령을 가지고 왔습니다.”

  “아, 손휘라면...현무문 문주님의 차남 분 아니십니까?”

  “예, 맞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저희가 현무문 측에서 사람이 온다는 연락을 받은 일이 없어서 잠시 내부에 확인 절차만 거치도록 하겠습니다.”

 

  말하던 사람이 뒤를 보며 고개를 까딱 움직이자 함께 서있던 이가 목례를 하고 움직였다. 휘는 그 사람에 대고 소리쳤다.

 

  “아참, 사전에 연락을 못 받으셨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급히 명을 전하는지라...가시는 김에 말씀 좀 해주세요! 허헛.”

 

  휘는 머리를 긁적거렸고, 두 사람은 왠지 허술해 보이는 이 사람이 현무문의 사람인지 의심만 되었다. 멋대로 풀어헤친 머리와 옷에 묻은 먼지와 땀자국,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곱상해서 칼 한번 안 잡아봤을 것 같은 외모가 그의 정체를 더욱 미심쩍게 했다.

  그러나 잠시 후 천무문의 장녀인 강랑이 달려왔다.

 

  “정말 휘 맞네! 오랜만이야! 꺄악!!”

 

  랑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의 손을 잡고 흔들며 호들갑을 떨었다.

 

  “아, 그, 그래...너는 여전히 활발...하구나?...그런데 문주님은?”

  “아버님? 아까 산책나가시는 것 같던데. 멀리는 안 나가셨을 거야.”

  “흐음. 어디로 가셨는지 알아? 좀 급한 일이라. 전령으로 온 건데.”

  “그래? 무슨 일이기에...잠깐만...”

 

  랑은 경공으로 천무문의 높은 담장 벽을 타고 올랐다. 그리고 위에서 기와를 차고 위로 떠 사방을 살폈다.

 

  “으음? 안 보이는 것 보니 숲 쪽으로 가신 것 같네...으응? 으악!!”

 

  랑은 너무 높이 뜨는 데만 집중한 나머지 벽 위가 아니라 바로 땅으로 떨어질 판이었다. 경비병들은 아래에서 그녀를 받으며 같이 넘어졌다.

 

  “하하하. 여전히 부실하구만. 이래서야 문주님이 마음 놓고 후계자 물려주겠어? 고맙긴 하지만 그렇게 마음만 앞서서야.”

  “으윽...아무튼...아버님은 서쪽 숲에 가신 것 같아.”

  “오랜만에 만난 인사는 문주님 뵙고 돌아오면서 들를 테니 그 때 하자. 실례 좀 할게. 흐읍!”

  휘는 다리에 기공을 싣고 몸을 낮추었다.

 

  ‘현무지보(玄武地步)!’

 

  그는 땅을 박차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땅을 디딜 때마다 발자국 대신 가뭄 같은 금이 갔다. 한보를 디디며 뛰어나가는 폭이 일반 걸음의 스무 배는 되었다.

 

  “저...저건...”

 

  천무문의 경비들이 입을 떡 벌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랑은 무슨 동물의 재롱을 본 양 “오오옷! 멋지다 멋져!!” 소리치면서 박수를 쳤다.

 

  ***

 

  지오는 옆구리가 통째로 부숴져 누워있는 프레드릭을 보며 비통해하고 있었다. 카렌은 프레드릭의 왼쪽 옆구리에 두 손을 올리고 주문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프레드릭은 역정을 냈다.

 

  “제길...환부에 손을 올리는 의사도 다 있나? 지오, 이런 마녀의 재주따위 필요 없으니 치워!”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건 이 자의 치료뿐이다.”

 

  카렌은 개의치 않고 자신의 ‘치료’를 계속했다. 프레드릭은 고집을 피웠다.

 

  “넌 대체 포로를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믿는거야! 크윽. 아까보다 고통이 심해지는 느낌인데...제기랄 이 요망한 마녀같으니...”

  “몸이 회복되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거예요. 조금만 참으세요.”

 

  카렌이 프레드릭을 달랬다. 그녀의 얼굴은 식은땀이 끝도 없이 흐르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로렌은 말에 달린 바구니에서 수건을 꺼내 카렌의 땀을 닦아준다.

 

  “프레드릭, 이 여자가 널 죽일 거였으면 오히려 이 고생할 것이 아니라 가만히 놔뒀을 거야. 지금은 믿고 기다려.”

  “쳇...”

 

  모두가 숨죽여 카렌의 치료를 보고 있었다.

 

  “이러다간 보론 지역으로 넘어가지도 못하고 말살 당하게 생겼어. 뭐야 그 산적 놈들은?”

  에리카가 가만히 창에 기대고 서서 짜증을 냈다. 지오는 차분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탈영병들인 것 같아. 그쪽 지형은 주의할 필요가 있겠어. 화살하고 낙석에 아주 쥐약이야. 그리고 그 대포들...성도 없는 산에서 무슨 대포야 제기랄...”

 

  그때 뒤에 여관 문이 열리고 사라가 들어왔다. 어두운 표정이었다.

 

  “기습당하기 전 정도 수준으로밖에는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아. 여기 프렌 지역에 주둔하는 용병 자체가 별로 없는 게 문제야. 부대 이끌만한 사람은 아예 없고.”

  “...일단 프레드릭 회복하고 생각해보자. 그때까지 고용할 병력이나...실력있는 군단장이 나타나길 바라는 수밖에.”

 

  모두의 시선은 프레드릭과 카렌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

 

  현무문의 서부에 한 무리의 인파가 모였다. 현무문의 문주와 부인, 장로들과 현무문의 무인들 일부였다. 그 앞에는 정이가 혼자 사람들을 둘러보며 인사하고 있었다.

 

  “휘는 어디있습니까?”

  “어제 급히 시킬 일이 있어 보냈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안부 전해달라고 하더구나.”

  “아...제 안부도 전해주십시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히 다녀오너라.”

 

  휘는 절을 올리고 뒤돌아 길을 출발했다. 현무문의 서쪽은 곧장 숲 지대에 맞닿아 있었다. 울창한 숲 속을 걸으며 어제 미리 표시해 둔 루트를 다시 살폈다.

 

  “도시 이름이 ‘보론’이라...아 이거...산을 8개 이상 넘어야 되다니...길이 왜 이 모양이야.”

 

  투덜거리며 산길을 걷는 그의 앞날엔 그보다 더한 고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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