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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신
작가 : 휘닛
작품등록일 : 2016.10.6

사신이 인도하는 비극적 결말 그리고 반전

 
사신 - 첫번째 이야기(불나방)
작성일 : 16-10-07 00:05     조회 : 596     추천 : 1     분량 : 6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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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 그녀가 처음 눈을 떴을 때 느껴진 것은 사막이었다.

 

  반쯤 뜬 눈으로 본 풍경과 가느다란 손끝으로 느껴지는 고운 모래 알갱이.

 

  그녀는 자신이 사막에 있음을 확신했다.

 

  반쯤 몸을 일으킨 그녀는 가슴을 부여잡고 다시 쓰러졌다.

 

  가슴이 너무 아파왔다.

 

  마치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고 호흡조차 가빠져왔다.

 

  정신이 점점 혼미해져왔고 희미해져가는 슬픔이 흘러들어왔다.

 

  끅끅거리는 울음이 터지고 눈물이 흐르는 가운데 의식은 점차 멀어져갔다.

 

  감성이 모두 로딩 되고 이성이 세이브 되었을 때 짧은 신음을 끝으로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가슴 통증은 사라지고 없었다.

 

  다만 머리만이 지끈지끈 아파와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관자놀이를 매만지며 일어서던 그녀는 끈적거리는 낯선 촉감에 자신의 두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약간 굳기는 했지만 여전히 진득진득하고 코끝을 비트는 비릿한 내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붉은 것으로 보아

 

  “피... 피다.”

 

  그녀가 나직이 내뱉었다.

 

  그녀의 가슴 또한 피로 물들어 있었는데, 자신이 지금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는지 빨간 원피스를 입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저 하나의 붉은색이 아니라 지금 그녀를 어우르고 있는 농축된 슬픔이 한 방울 한 방울 농축되어 긴 시간을 쌓아 올린 진한 검붉은 색 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무심하게 시선을 가슴으로부터 거두어 주위로 옮겼다.

 

  하늘엔 별 하나 없었지만 붉은 달이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떠있어서 밤이라곤 생각지도 못하게 이상하리만치 밝았다.

 

  영롱한 보랏빛 세상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모래 그 사이사이로 흰 가루가 달빛을 받아 반짝 반짝였다.

 

  이 끝없는 가루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생물도 전혀 없었으며 바람소리조차 없이 고요한 적막만 흐르고 있었다.

 

  단지 유골 몇 구만이 너부러져 있을 뿐이었다.

 

  흐리멍덩하게 유골을 바라보던 그녀의 초점을 빼앗은 건 붉은 빛이었다.

 

  그 빛은 태양의 코로나처럼 강렬히 타오르다가도 금세 짧은 주기로 나타나고 사라지고를 반복했는데 마치 그녀를 유혹하듯 아지랑이 춤을 선 보였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불빛에 이끌려 한 발 한 발 나아갔다.

 

  풀린 더듬이와 반쯤 접힌 날개를 이끌고 검붉은 나방은 이윽고 매혹적인 불빛에 도달하였다.

 

  그곳에는 커다란 구덩이가 대여섯 개 있었고 그 구덩이마다 팔팔 끓는 유황불로 가득 차 있었다.

 

  유황이 용암처럼 벽을 타고 흐르고 있었으며 커다란 화염불이 이글거리며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수많은 아이들이 괴로워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초등학교는 들어 갔을까싶은 아이들부터 수염이 막 자라기 시작했을 나이의 아이들까지 다양했다.

 

  반쯤 녹아 흘러내린 얼굴로 퉁퉁 불은 눈두덩 이는 같았지만 말이다.

 

  온통 시꺼먼 아이들은 유황불이 솟아오를 때만 보였지만 그들이 짓고 있을 일그러진 표정은 또렷하게 뇌리에 남았다.

 

  그녀는 놀라 내밀었던 고개를 뒤로 뺐다.

 

  그러나 놀란 가슴은 진정되지 않았고 후들거리는 다리로는 그녀의 몸뚱이를 지탱할 수 없었다.

 

  [아비규한]

 

  그것이 그녀가 본 전부였다.

 

  그녀는 오들오들 떨었다.

 

  그녀의 떨리는 몸을 진정시킬 수단은 없었다.

 

  오히려 새파래진 그녀의 얼굴을 날카로운 하이 톤의 비명들이 더욱 짙게 칠할 뿐 이었다.

 

  한참을 참혹한 잔상과 끊이지 않는 신음에 갇혀있던 그녀는 그 전에 그녀를 괴롭히던 슬픔을 모두 강렬하고 직접적인 아픔으로 모두 바꿔내고서야 간신히 뒷걸음을 칠 수 있었다.

 

  다리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지만 팔을 이용해 필사적으로 몸을 뒤로 움직였다.

 

  악을 쓰며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기어오게 되었을 때, 뒤에서 무언가에 부딪혔고 그녀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젖혀 올려다보았다.

 

  거기엔 하얀 옷을 입은 앳되어 보이는 청년이 싱긋 웃으며 내려다보고 있었다.

 

  “너는 누구지?”

 

  그녀는 공포감에 질린 표정에 걸맞은 얇게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지만 그는 아무런 대답 없이 그냥 웃고 있었다.

 

  그러다 그는 히죽 웃고 있는 채로 몸을 돌려 어디론가 걸어갔다.

 

  ‘누구지? 어디로 가는 거지? 따라가야 하는 건가?’

 

  그녀의 머리는 온갖 생각과 의심을 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발자국은 본능적으로 그의 것과 포개어지고 있었다.

 

  붉은 달이 반쯤 바스라진때 쯤 그녀는 하나의 긴 동굴을 지나 그 끝에 있던 커다란 문에 당도했다.

 

  하얀 옷을 입은 남자는 익숙한 듯 문을 열고 들어갔고 그 뒤를 그녀가 따라 들어갔다.

 

  마침내 그의 뒤통수에서 벗어난 그녀의 눈앞에는 커다란 원형식탁이 놓여 있었다.

 

  식탁에는 총 13개의 자리가 있었고 각 자리에는 접시, 스푼, 포크, 나이프가 놓여 있었으며 모두 은빛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또 바구니 가득 동그란 빵이 담겨 있었고 길쭉한 주전자가 포도주병 옆에 놓여있었다.

 

  그녀는 시선을 옮기며 건물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건물은 원기둥 모양으로 생겨 먹었는데 꼭대기까지 계단이 넝쿨처럼 이리저리 감겨 있었고 수많은 문이 주렁주렁 열매를 맺고 있었다.

 

  식탁에는 검은 옷을 입은 여자와 하얀 옷을 입은 그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검은 옷을 입은 여자와 눈을 마주쳤다.

 

  그 여자는 그녀를 향해 와인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포도주 안마실테지?”

 

  참으로 이상한 질문법이었다.

 

  그녀는 살짝 찌푸려진 눈가 주름을 금세 숨기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고 그 여자는 처다 보지도 않은 채로 자신의 잔에 포도주를 따라 마셨다.

 

  “저는...”

 

  “강미영. 31세. 지하철역에서 한 남성의 칼에 찔려 월요일 12시 05분 03초에 사망.”

 

  미영은 창백해진 얼굴을 푹 숙였다.

 

  기억은 나지 않으나 자신이 죽었으리라는 것은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직설적으로 마음에 대못을 찔러 넣으니 미영은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여자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내 이름은 세실. 저 녀석의 이름은 캐니스. 보다시피 여기는 지옥이다.”

 

  죽었다는 사실도 쉽게 넘길 수 없었지만 지옥이라는 말은 더욱 거대하게 다가와 미영의 온몸을 짓눌렀다.

 

  아닐 거야라는 희망의 종이 돛단배도 직접적으로 듣고 나니 머릿속에서 하얀 도화지가 되어 나풀나풀 수면에 퍼져 잠겨버렸다.

 

  세실이 두 잔째 포도주를 다 마셨을 때 미영의 온몸은 알 수 없는 분노로 치밀었고 세 잔째 포도주를 다 마셨을 때 미영은 눈에 초점이 풀리며 굳게 닫혀있던 입술을 떼었다.

 

  “당신들은 정체가 뭐야? 천사니 악마니 그런 거야~! 둘 중 뭐냐고!”

 

  미영은 악에 받친 목소리로 울분을 토해내었다.

 

  “헤~ 악마니 천사니 뭐가 그리 중요하지? 그건 네가 생각하기 나름이야. 변하지 않는 것은 네가 죽어서 지옥에 왔다는 거지.”

 

  세실이 여유롭게 피식 웃고는 말했다.

 

  미영은 뻥 뚫린 천장으로 고개를 빠끔히 내밀고 있던 붉은 달을 바라보았다.

 

  미영이 빠져 나가지 못할 만큼 높이 뻗은 탑 위로 붉은 달이 부서져 그녀의 뺨을 타고 흘렀다.

 

  그때 미영의 눈에 맞은편에 있던 철문이 들어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철문 앞에 섰고 상단에 달린 네모난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끝없이 펼쳐진 광산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곡질, 삽질을 하고 있었고 맨손으로 파내는 사람들도 만만찮게 있었다.

 

  이렇게 넓은 장소가 어떻게 이런 탑에 있을 수 있을까란 생각도 잠시 했지만 이곳에서 상식은 통하지 않을 것 이란 것 을 금방 상기할 수 있었다.

 

  짧은 잡생각을 뒤로하고 그녀의 머리에는 커다랗고 끔찍한 호기심이 점점 차올랐기에 미영의 입 꼬리는 점점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미영이 보고 있는 사람들이 지옥에서 벌을 받고 있는 거라면 있을 법도 한 간수가 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쉬거나 농땡이를 피우는 사람이 없었고 오히려 필사적으로 돌덩이를 긁어내고 있었다.

 

 그들의 손은 전부 부르터서 피가 굳고 흐르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미영에게는 아주 끔찍한 장면이었다.

 

  “저들은 무얼 하고 있는 거죠?”

 

  “루비를 캐는 거야. 구원받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계속 일하는 거지.”

 

  “구..구원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미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당연하지 키히힛”

 

  세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그리곤 여전히 실실 웃으며 포도주를 마셨다.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고민하는 미영의 어깨를 세실이 두드리며 말했다.

 

  “저기 저 페도라를 쓴 남자를 봐”

 

  세실의 손끝으로부터 직선상에 있는 남자로 미영의 눈길이 옮겨간 순간 그 남자는 우짖으며 커다란 루비를 하나 들어올렸다.

 

  루비는 그의 검붉은 피를 빨아먹은 듯 아주 새빨간 빛을 내고 있었다.

 

  “저 남자는 할당량을 모두 채웠어. 이제 구원을 받을 거야. 키히힛”

 

  세실의 기분 나쁜 웃음 뒤로 캐니스가 걸어왔다.

 

  그 남자는 캐니스를 보자 미친 듯이 달려왔고 그들은 함께 어딘가로 가버렸다.

 

  아마 구원을 받으러 갔을 것이다.

 

  “구원을 위해 이런 노동을 하다니...”

 

  미영은 절망에 찬 표정으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대부분은 나에게 진 빚을 갚고 있는 거야. 내가 이 루비를 굉장히 좋아하거든, 뭐랄까 새빨간 심장 같달 까나 키히힛“

 

  세실의 말에 미영은 순간 소름이 돋아 말문이 막혔지만 아직 물어볼 말이 많았기에 힘겹게 입술을 뗐다.

 

  “그들은 왜 쉬지 않는 거죠?”

 

  “그들과의 계약이지. 저래보여도 저들 스스로 하는 거라고 키히힛. 자발적으로 말이지!”

 

  “그러면 미쳐버리지 않나요?!”

 

  미영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미쳐버린다고? 키히힛 그들은 이미 미쳤어”

 

  세실이 뭐가 그리 웃긴지 웃어대며 알 수 없는 말을 계속이었다.

 

  “대부분이 구원을 바라지만 간절히 원하면 그 사람의 영혼이 붕괴되기 전에 하나의 희망을 주지. 그리고 그 작은 희망으로 계속 부려먹는 거야.”

 

  “그들에게 희망은 뭐죠?”

 

  “사실 사람의 본심은 아주 단순하고 소박하며 직접적이지. 사람마다 다르게 원하지만 그들에게는 삽, 곡, 노동력, 시간 따위의 것들이지.”

 

  “시간?”

 

  “그래 시간. 그들의 대부분은 겨우 휴식시간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1분 1초가 중요한건 마찬가지지.”

 

 “작은 희망의 대가는 뭐죠?”

 

 “희망은 한번에 1kg의 루비. 계산하자면 대략 1분의 시간은 1g의 루비로 살 수 있어. 1g의 루비는 10kg정도의 돌을 캐면 구할 수 있지.”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세실과 달리 미영은 답답함과 함께 흥분되고 있었다.

 

  ‘대략 1ton의 돌을 캐야하는데... 미쳤어. 불가능해. 어리석은 짓이야.’

 

  미영은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는 마. 요즘 사람들은 중요한 것 혹은 소중한 걸 잃더라도 당장의 필요나 욕구를 쫒아 충동적 소비를 하곤 하지. 멀리 내다보지 못한 채 충동소비를 말이야. 하물며 견딜 수 없는 고통에서는... 키히히히힛”

 

  세실은 새빨간 포도주를 보며 히죽이고 있었다.

 

  미영은 애처롭게 그들을 바라보았다.

 

  죽을상을 하고 있는 털 복숭이 남자, 한쪽 눈이 뽑혀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지 손으로 심하게 더듬고 있는 여자, 흉한 몰골에 서있을 힘조차 없는지 구더기처럼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지만 두 팔만큼은 바쁘게 움직이는 앳돼 보이는 남자.

 

  모두가 불쌍하게 보였지만 그중에서도 미영의 눈에 들어오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하나뿐인 팔로 어디서부터 루비인지 손인지 모를 붉은 결정체를 끄집어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저 남자는 왜 외 팔뚝이 인거죠?”

 

 “아아, 사실 그는 10주년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호텔에 왔다가 그만 화재로 인해 죽고 말았지. 평소 병약했던 그의 아내를 구원하기 위해 나와 거래를 했고 나는 팔을 한 짝 받았어. 키히히히힛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이야.”

 

  미영은 세실을 노려보았지만 세실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웃어댔다.

 

  어째서 저런 남자가 지옥에 와 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숭고하게 느껴져 잠시 고개를 숙였다.

 

  짧은 묵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디선가 달콤한 내음이 풍겨져왔다.

 

  그것은 미영의 몸을 한 바퀴 두 바퀴 감아 포박했고 그녀는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다만 그녀의 두 다리만이 본능적으로 계단을 오를 뿐이었다.

 

  꼭대기 층에 다다를수록 냄새는 짙어졌고 몽롱함은 심해졌다.

 

  그녀가 정신 차렸을 때는 이미 붉은 달과 대면하고 있었고 유리창 하나 없는 수상한 철문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그 문을 열었다.

 

  문 안에서 환한 빛이 그녀를 향해 뿜어져 나왔고 살갗에 스며들어갔다. 그녀는 머리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아악!”

 

  미영은 고통스러움에 발버둥을 쳤고 그 고통은 어느새 따라온 캐니스가 문을 닫을 때 까지 계속되었다.

 

  “아악. 하은이가.. 어흐어흡 하은이 하은이 아아악.”

 

  미영은 횡설수설하며 하은이를 찾았고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나왔다. 이미 얼굴은 눈물범벅이 된 채로 발작을 일으키고 있었다.

 

  “당신은 무엇을 본거죠?”

 

  캐니스가 차분하게 물었다.

 

  “끅 흡끅. 제 딸 하은이가 끅 죽었어요. 제 눈앞에서 칼에 찔려... 피를 분수처럼...”

 

  억지로 울음을 참으며 미영은 말을 했지만 끝내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다 캐니스에게 달려들며 말했다.

 

  “하은이 하은이는 어디 있죠? 어디있냐고요!”

 

  “오면서 불구덩이를 봤을 거야. 거기는 부모보다 먼저 죽은 자들이 가는 곳이지. 걔도 그리로 갔을걸. 키히히힛”

 

  어느새 다가온 세실이 대답했다.

 

  미영은 가슴을 잡고 쓰러져 절규했다. 고통 속에 짓밟힌 나방처럼 몸부림치던 그녀에게 달콤한 속삼임이 들려왔다.

 

  “도와줄까?”

 

  캐니스가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네. 제발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하은이를 구해야 해요. 제발요. 시키는 건 뭐든지 할게요. 제발 도와주세요.”

 

  간절함과 급박함이 묻어나는 목소리와 함께 미영은 캐니스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원했다.

 

  “그래, 좋아.”

 

  캐니스는 명료하게 말하고는 다시 문을 열었다.

 

  빛의 파도가 비루한 벌레를 집어 삼켰고 세실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끝으로 미영은 또 다시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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