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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게임치고 너무 힘들잖아
작가 : 규율
작품등록일 : 2016.9.27

게임이라기에는 판타지세상에 가까운 로열 랭크, 그곳에서 유채현이 투덜거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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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29 01:38     조회 : 694     추천 : 0     분량 : 5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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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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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온하게 침대위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 신기록이 코앞일 무렵 누가 내 옆구리를 발로 쿡쿡 찌른다. 꾹 참고 버티고 버티었으나 발가락으로 꼬집히는 순간.

 

 “아, 쫌 라면은 형이 끓여 먹어.”

 

 “이번엔 딴 거다.”

 

 “밥 차리는 건 더 귀찮아.”

 

 “나 G택스에서 클로즈 베타 초대권이 왔다.”

 

 현란하게 움직이던 나의 캐릭터가 멈췄다. 핸드폰은 내려놓고 형을 바라보았다.

 

 “G택스에서 새로 만든다는 그 VR게임?”

 

 “맞아.”

 

 원래는 군용으로 개발된 시물레이션인데 큰돈을 투자하여 같이 개발하고 기술권을 샀다. 그 다음 만들기 시작한지가 어언 10년이다. 초등학생 때 이야기가 나왔는데 내가 벌써 스무 살이니 오래도 걸렸네.

 

 “그래서 할래?”

 

 “뭘? 클로즈 베타면 방송도 못 하잖아.”

 

 귀신 시나리오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 귀신이 ‘빨간 휴지랑 파란휴지랑 뭐부터 말해야 하죠?’라고 물으면 얼마나 황당하겠어. 그런데 정작 형이 ‘물티슈 줘’라고 들은 귀신마냥 굳었다. 뭐지 이 인간. 뭐 잘못 먹었나. 그럼 같이 먹은 나도 탈나야 할 텐데.

 

 “너 그거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냐? 나 몰래 술 마셨어?”

 

 “누가 할 소리.”

 

 형의 표정이 와락 구겨지며 눈초리가 살벌해진다. 어라? 치킨 다리 두 개를 전부 먹었을 때 느꼈던 경멸어린 시선. 내가 뭘 잘못했지.

 

 “나 군대 가잖아. 이 띨빡아.”

 

 “아!”

 

 맞다. 형 군대 간다. 까먹고 있었네. 그럼 이제 저 면상하고도 한동안 못 보네.

 

 “언제 가는데.”

 

 “다음 주다. 다음 주.”

 

 형이 냅다 복부를 밟았다. 꾸엑. 사람 죽네.

 

 “웬 돼지소리를 내.”

 

 “사람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돼지가 아니라 개였네. 우리 사람답게 대화하자.”

 

 그러니까 지금 형은 태연한 얼굴로 내가 개소리를 지껄인다고 하는구나. 형은 매도에도 재능이 있으며 그건 방송할 때 꽤 재미를 준다. 하지만 생방송도 아닌 지금 내가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이의있소. 그건 소설가와 시인을 포함한 위대한 예술가등을 무시하는 발언일세.”

 

 “딱히 그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고 무시는 네놈 혼자다.”

 

 “아무리 형이라도 동생을 무시할 권리는 없어. 이것은 인권의 의거하여 합당한 정론이다.”

 

 “아무리 동생이라도 다리 두 개를 모두 먹을 권리는 없어. 게다가 내 돈이잖아.”

 

 치킨의 진리에 거스를 수 없는 난 패배했다. 이 원한 다음 다리로 갚겠어. 둘이 먹을 거면 두 마리 시키면 되지. 꼭 한 마리만 시켜. 이 인간 군대 보내면 한 마리 통으로 먹어야지.

 

 “이건 나중에 따지기로 하고 어떻게 할래?”

 

 내가 어리둥절하게 쳐다보니 형이 한숨을 쉰다. 아 뭘 설명을 해줘야 알지. 나랑 방송 하루이틀하나.

 

 “테스트 참여 할 거냐고 묻잖아.”

 

 “내가? 형한테 초대권 왔다며.”

 

 “그래 너 말이다. 너. 나한테 오긴 했지만 너도 꽤 하잖아. 나랑 타잎이 달라서 그렇지 어떤 면에서 나보다 재능 있어. 너만 괜찮다면 말해볼 생각인데.”

 

 “어차피 대답 알면서 물어보는 얌체 짓은 그만 둬. 도대체 나한테 뭘 원해. 설마 내 몸?”

 

 내가 가슴을 가렸더니 형이 내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잠깐! 던지지 말아줘. 장난인거 알면서 그러네. 빌다시피 핸드폰을 사수한 나는 군대 가는 날까지 형을 못 봤다.

 

 “잘 갔다 와. 편지 많이 할게.”

 

 “나 갔다 올게. 바람피면 내 동생한테 죽을 준비하고.”

 

 “멀쩡한 사람을 살인자 만들지 마. 왜 나한테 시켜.”

 

 “내가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운 여자를 때려. 너 완전 야만인이네. 처음에는 방송하는 법도 모르더니 어디 석기시대에서 오셨어요. 문명은 어디 입에 맞으시고요?”

 

 내가 면회 가나봐라. 한 소리 해주고 싶지만 차마 소희누나 앞에서 상스러운 언어를 입에 담고 싶진 않다. 이 누나도 남친 욕 듣고 그냥 넘어가는 착한 여자가 아니니까. 하여간 끼리끼리 어울려서 내편이 하나 없네.

 

 형을 보내고 형 대신 방송중지를 알리며 정리를 했다. 미리 준비한 마지막 컨텐츠를 대신 한 다음. 내 친구들에게도 안부전화를 돌렸다. 기차로만 4시간, 버스와 도보까지 합해서 6시간이 걸려서 건물에 도착했다. 대학교 부지만한 크기의 6층 건물을 건물로 분류해야하는 지는 의문이 든다.

 

 “로열 랭크 연구소인가. 더럽게도 크네.”

 

 “어서 오세요. 게이머분이시죠. 초대장을 보여주시겠습니까?”

 

 서른쯤 보이는 젊은 청년이 입구에서 나를 반겼다. 흰 가운을 입고 있어서 의사 같은 느낌도 든다. 이런 회사에서 일하면 의사보다 돈 많이 벌겠지. 내가 초대장을 건네자 그는 이상하다는 듯이 살펴보았다.

 

 “유채환씨라면 군대 간다고 했는데.”

 

 “동생인 유채현입니다. 형의 추천으로 대신 왔어요.”

 

 “잠깐만요. 확인해 보고 올게요.”

 

 그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설마 나 다시 6시간 걸쳐서 올라가야하나. 아니 이제는 차표도 못 구하는데. 하룻밤을 어디서 자지.

 

 “저번 주에 건의를 했다고 하더군요. 전산처리가 끝나서 가능은 합니다. 일단 몇 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다행이다. 형이 친구들이랑 놀러 다녀도 할 일은 했구나. 생각나면 면회가주자.

 

 “직장이나 대학처럼 하시는 일이나 알바가 있나요?”

 

 클로즈 베타는 연구소 내에서 최대 3달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결과에 따라 다르지만 2달가량 스케줄이 비어있어야 한다. 보통 그렇게 조건이 빡세면 참여가 힘들겠지만, 여기에 초대받을 만한 하드코어 게이머들이라면 어차피 게임에 시간 내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다.

 

 “아뇨. 다 정리하고 왔어요.”

 

 “혹시 여친 있습니까?”

 

 있겠냐. 초면에 뭐하는 짓거리야. 주먹을 날리는 것도 뭐해서 참고 고개를 저었다. 당연하게 수긍해서 더욱 기분이 나쁘다. 3분정도가 지나자 사소하다면 사소한 질문이 끝났다. 이것도 일종의 테스트여서 생활이 불가능한 인간은 돌려보낸다고 한다.

 

 백수가 된 인간답게 무사통과하여 안내서를 따라 이동하니 나의 개인실을 쉽게 찾아냈다. 넓다고는 하기 힘들어도 내 방보다는 크고 욕실도 있고 갈아입을 옷이 3벌 정도 있다.

 

 「옷은 세탁하는 곳이 따로 있으며, 옷이 찢어지거나 분실할 경우 세탁하는 곳에서 새 옷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식사는 식당이 따로 존재하며 음료를 제외한 음식은 가지고 다니는 것을 금지합니다.

 게임은 게임기기가 모두 모여 있는 곳에서 진행되며 A부터 F까지 6개의 공간과 여분의 기기들을 놔두는 ex방 그리고 소수를 위한 sp방이 있습니다.

 이 방의 번호는 f-13이며 전용캡슐의 번호도 같습니다. 문의사항은 2번을 꾹 눌러주세요.」

 

 2번? 바구니 옆에 있는 글을 읽던 나는 그것이 전화의 단축키임을 눈치 챘다. 위급 시 전화용인가. 옷을 갈아입어보니 사이즈가 딱 맞다. 형이 적어줬나. 이런 친절한 행동이 여친을 만드는 비결중 하나일지도. 그래도 소희누나정도의 미인을 사귀는 건 좀 아니라고 보지만.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지금부터 10분 후에 게임을 시작하실 수 있으니, 게임을 진행할 게이머들은 미리 이동하셔도 좋습니다.

 

 같은 내용의 안내방송이 2번 울린다. 복도로 사람들이 우르르 나왔다. 그들을 따라가다 보니 더 많은 인파를 만났다. 여성도 가끔 보이고 대부분 2,30대인데 중년과 어린애도 있다. 노안과 동안일 수도 있지만 여기 있는 100명 정도의 사람들은 형과 동급이다.

 

 어쩌면 더 뛰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 형보다 2단계는 아래라고 생각되는 난 아마도 꼴지. 그래도 새 게임을 가장 먼저 하니 좋게 생각하자.

 

 내게 해당된 f방은 여러 개의 통들이 놓여있었다. 그중에서 13번은 왼쪽 끝에 위치했고 그 반대편에는 14번이 있다. 14*6은 84, 여기다 스페셜이란 알파를 더하면 아까 본 인원수와 비슷하다. 서버에 사람이 백 명쯤이라. 시작마을에서 북적북적하겠네.

 

 남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고 나도 따라서 통밖에 카드를 대고 들어간 다음 안쪽 벽에 꽂았다. 반쯤 누워있는 의자형상과 연결된 바닥의 선들이 빛을 냈고, 기계가 움직여 손목과 목을 가볍게 감쌌다.

 

 -1분후 게임을 시작합니다.

 

 아까 방송안내와 다르게 머릿속으로 전달되는 소리. 신기한 경험에 두근거리던 나는 정사각형 방안에 서있었다. 몸은 누워있는데 난 서있다니 기술 대단한데.

 

 “스킬 창.”

 

 -스킬 창 열기를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구매에 필요한 포인트는 3,000입니다.

 

 “스킬 창을 팔아? 안사면 스킬을 못 익히나. 구매.”

 

 -구매 완료하였습니다.

 

 “스킬 창.”

 

 「나의 스킬 창.

 1번. 비어있음」

 

 초라하네. 스킬슬롯이 하나라는 건 설마 스킬 슬롯도 구매품?

 

 “스킬슬롯 구매.”

 

 -스킬슬롯은 스킬이 늘어나면 자동적으로 생깁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네. 스킬도 구매가 가능할까? 보통 초보자한테 스킬 한 두 개쯤 주잖아. 고민할 시간에 시도해보았다.

 

 “스킬 구매.”

 

 -스킬은 지정 10,000포인트. 지정랜덤 5,000포인트. 랜덤 2,000포인트를 소모합니다.

 

 “지정 구매.”

 

 -포인트가 모자랍니다. 현재 2,000포인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랜덤 구입.”

 

 -랜덤 스킬을 구매했습니다. 스킬 창을 확인합니다.

 

 「나의 스킬 창.

 1번. 쾌진격 lv:1 빠르게 나아가 공격한다. 0M

 2번. 비어있음.」

 

 M? 숙련도 마스터란 건가? 레벨이 있는 걸로 보아 그럴지도. 고민을 하는 사이 나의 주위는 숲으로 바뀌었다. 숲에서 향기로운 숲 내음이 느껴지고 바닥에서 흙의 감촉이 느껴진다. 기술에 감탄하며 주위를 살피는 나의 시선이 천 옷에 머물렀다.

 

 “왜 옷을 주나 했는데. 이거랑 똑같은 디자인이네.”

 

 다시 주위를 둘러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후 바지를 슬쩍 벌려보았다. 비밀 안에는 옷이랑 놓여있던 팬티다. 판타지시대에 이런 팬티가 허용가능한가에 대한 것은 편하니 넘어가기로 하고, 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검지와 엄지로 사각팬티의 고무줄을 잡고 아주 천천히 움직인다. 온 신경이 아래로 쏠리던 그때 부스럭 소리가 났다.

 

 “으힠.”

 

 갑자기 들린 소리에 질겁하여 손을 놓았다. 무엇이 나의 지적호기심을 방해했는지 소리가 난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그것의 피부는 숲속의 녹색과 확연히 달랐다.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안 좋아지는 짙은 녹색. 무릎과 등을 굽힌 구부정한 자세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걸어온다. 한 발자국씩 다가올 때마다 작은 체구는 점점 크게 늘어나 주위 풍경을 가린다.

 

 어느 순간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압도적인 공포감.

 

 머리는 저것과 가장 닮은 생물체가 고블린이라고 판단한다. 웃기지 말라 그래. 입가가 굳어서 웃을 여유가 없으니까. 심장소리가 몬스터의 발자국소리를 뛰어넘었다. 도망가야 한다. 하지만 떨리는 다리는 땅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등줄기가 오싹하고 어디서 딱딱소리가 난다. 시야가 흔들린다. 하지만 다가오는 괴물만큼은 똑똑히 보인다. 녹색의 죽음이 내게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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