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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회귀한 마법사가 마법을 피하는 이유
작가 : 해르
작품등록일 : 2024.2.15

7살이 되던 해였다. 모든 것을 삼키어버릴 듯한 굉음과 함께 커다란 해일이 온 세상을 삼키어나갔다. 막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난 무력했다. 곁에 있던 이들을 모두 잃고 혼자가 되어버린 나로서는. 난 결국 그대로 죽음을 받아들였다. 첫 번째 죽음이었다.

그렇게 꿈은 멈추지 않고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나의 마지막 순간들을.

재해 앞에선 어떠한 종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 너무나 당연한 명제였다.

하지만 그 명제에 반박하기라도 하듯 인간에게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는 힘이 주어진다면?

그 힘을 가진 존재가 하나둘씩 모여 쏟아지는 재앙 앞에서 대항한다면?

갑작스레 전 세계를 뒤덮은 자연재해. 그 속에서 피어난 영웅들. 쏟아지는 온 국민들의 응원과 환대! 이번 생에선 사양합니다. 절대 안 할 거예요!

8번 죽고 살아난 회귀 자의 행복한 인생을 향한 고군분투기

지금 시작합니다.

 
1화- 맞혀보세요
작성일 : 24-02-15 19:55     조회 : 143     추천 : 0     분량 : 6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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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l right, page 52. Wow... It's already the last chapter of the textbook. Yes, if you look at the textbook, you will be able to see the pictures. What do you see in the picture? Raise your hand if you know the answer.”

 (좋아요, 52페이지. 와... 벌써 교과서의 마지막 장이네요. 네, 교재를 보시면 사진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사진 속에 무엇이 보이나요? 답을 알면 손을 들어보세요.)

 “Teacher, it's me!” (선생님, 저요!)

 “No, it's me!”(아뇨, 저요!)

 “Me, Me!” (저요, 저요!)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저요, 저요를 외치며 손을 들어 올렸다. 그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며 아이들을 둘러보던 선생님은 가장 맨 앞에서 얌전히 손 만 들어 올린 아이를 호명했다.

 

 “Umm, Should Jihyun say it? (음 지현이가 말해볼래?)

 “Yeah! In the picture, two people are enjoying a meal while talking. ” (네! 그림 속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즐기고 있어요.)

 “Yes, right! So what are these two talking about? Who wants to guess! ” (네, 맞아요! 그럼 이 두 사람은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을까요? 맞혀보고 싶은 사람!)

 

  이번에도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을 들어 올렸다. 아니다, 아까 들었던 애들만 다시 들어올린 것 같다. 사실 뭐가 됐든 상관이 없다. 난 손을 안 들었으니까.

 

 “야, 너 왜 그래?”

 

  그 때였다. 떠들썩한 수업 분위기와는 대조되는 작은 속삭임이 들려온 건, 뭐지? 의아함을 느낀 나는 조심스레 고개를 올려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냈다. 답은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워낙 소리가 작아 먼 곳에서 들려오던 게 아닐까 짐작했던 것과 달리 그 물음은 바로 내 앞자리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화장실...”

 “뭐라고? 잘 안 들려.”

 “화장실 가고 싶어...”

 “아...”

 

  조용히 속삭이는 남학생의 말에 여학생은 황급히 시계를 찾았다. 11시 45분. 안타깝게도 수업시간이 끝나려면 15분이라는 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었다.

 

 “아직 끝나려면 멀었는데...”

 “나도 알아...”

 “많이 급해?”

 “응.”

  울적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의 얼굴이 하얬다. 연신 배를 쓰다듬는 손과 어느새 베어나온 식은 땀으로 인해 푹 젖어 있는 얼굴이 소년이 꽤 오랫동안이나 용변을 참아왔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그럼 그냥 선생님한테 손 들고 말해! 화장실 가고 싶다고.”

 

  그럼, 당연히 그래야지. 앞으로 구르고 뒤로 구르며 들어도 맞는 대답에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안돼...”

 “왜?”

 “선생님. 수업시간 중간에 화장실 가는 거 싫어하시잖아.”

 “아... 맞다.”

 

  이것 또한 맞는 말 이었다. 이상하게도 지금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저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화장실을 가는 걸 참 탐탁치않아 하신다. 반 아이가 수업 중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하면 선생님은 몹시 못마땅한 표정으로 쉬는 시간에 가지 않고 뭐했냐는 물음을 던졌다. 듣는 입장에서 참 할 말이 없어지는 마법의 언어였다.

 

  ‘하지만 갑자기 발생한 소화기의 문제를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거 아닌가.’

 

 쉬는 시간 까지는 멀쩡했다가 갑자기 아플 수도 있는 거잖아. 솔직히 이건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이지 싶은데... 12살 밖에 되지 않는 어린 애가 겪기에는 더더욱.

 

 “어떡하지? 배 많이 아파?”

 “응. 배 속에서 커다란 도깨비가 계속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아. 막 꾸르륵 대.”

 “그럼 그냥 말 하고 화장실 갔다 오자.”

 “싫어. 말하면 선생님한테도 혼나고 다른 애들도 다 알게 되잖아.”

 

  아가야. 지금 그게 중요하니? 왜 어렸을 때는 학교에서 용변을 보는 것을 아이들은 하나의 놀림거리로 생각하는 걸까 그러는 자기들도 집에서는 다 보잖아. 몇 번을 겪었지만 참으로 이상한 아이들의 세계였다. 그러는 사이 소년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졌다. 동그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갔다.

 

 “어떡해...”

 

  ‘어떡하긴 뭘 어떡해. 당장 손 들고 화장실 가!’

 

  소리치고 싶은 걸 간신히 참은 나는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전히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선생님, 그에 반응하는 아이들 반과 시큰둥한 아이들 반, 내 앞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아이 둘, 마지막으로 아까 시간에서 고작 1분 밖에 지나지 않은 시계의 초침 등 교실 안의 모든 풍경들을 하나하나 차례대로 바라보았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천천히 책상 아래로 내린 손의 엄지와 중지를 최대한 작은 소리가 나게 마주쳤다. 딱 하는 소리가 막 발표를 시작하는 아이의 말 소리에 묻혀 조용히 퍼져나갔다.

 

 띵동 댕동

 

 “어머? 왜 벌써 수업 종료 종이 울리지?”

 

  깜짝 놀란 선생님은 황급히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런... 선생님이 시간 확인을 잘 못했나 보다.”

 “와~!!”

 “네, 아쉽지만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고 모두 점심 먹을 준비합시다. 화장실 가서 손 씻고 오세요!”

 “네~!”

 

  우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반 아이들의 반이 썰물 빠지는 것처럼 빠져나가 복도로 달려 나갔다. 물론 그 중에 제일 먼저는 당연히 소년이었다. 부리나케 달려나가는 소년의 뒷모습이 점점 작아질 무렵에 복도도 조금씩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다른 반에서 나온 학생들이 삼삼오오 복도로 모여든 탓 이었다.

 

 “박하야. 우리도 손 씻고 오자.”

 

  긴 머리를 양쪽으로 깔끔하게 올려 묶은 여자 아이가 조심스레 손을 내밀며 말했다. 아마도 같이 손을 잡고 화장실에 가자는 의미 같은데.

 

 ‘굳이...?’

 

  내게 내민 작은 손을 보며 작게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의문이 들었다고 해서 그걸 굳이 입 밖으로 꺼낼 생각 따위 손톱만큼 도 없었다. 여기서 내가 느낀 그대로 입을 놀렸다간 이 자그마한 아이가 혹시 자기랑 손 잡는 게 싫은 거냐면서 두 눈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난, 나이 쳐 먹고 어린 애를 울린 못된 어른이 되는 것이다. 떠오르는 상상만으로도 아찔해지는 미래에 군말 없이 내민 손을 잡고 일어섰다. 뭐가 좋은 건지 손을 잡은 소녀는 헤헤 거리며 오늘 나올 급식의 반찬들을 하나하나 말해주었다.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달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서 일어난 해저 화산 폭발 현장에서 큰 활약상을 펼친 팀 청하와 팀 단화가 오늘 오후 경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무사히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인천 국제 공항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김세현 기자. 두 팀은 모두 귀국했습니까?”

 “네 해저 화산 폭발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구한 두 팀은...”

 

  매점 한 가운데 떡 하니 놓인 커다란 모니터에서 들려오는 뉴스에 학생들은 너나 할 거 없이 모두 눈을 반짝이며 경청했다. 그럴 만도 했다. 국민적인 영웅의 귀환이었으니까. 북새통이나 다름없던 계산대 앞의 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다들 모니터 앞으로 향했기 때문이었다.

 

  아싸. 개 이득. 작게 미소 지은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바구니를 계산대 위에 올려 놓았다.

 

 “여기 계산해주세요.”

 “...어? 아, 그래.”

 

  다른 애들처럼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매점 아줌마가 황급히 정신을 차렸다.

 

 “박하 너는 친구들이랑 같이 뉴스 안 봐도 되니?”

 “네.”

 “아니 왜?”

 

  어차피 다 아는 내용이에요.

 

 “어차피 자리는 이미 다 찬 걸요. 제가 가도 저 같이 키 작은 애는 보이지도 않아요.”

 “뭐? 하하하!

 

  뭐가 웃긴 거지? 의문은 들지만 내색하지 않고 씨익 웃어보이자 매점 아줌마는 더 큰 소리로 깔깔 대며 웃었다.

 

 “그래 우리 꼬마 아가씨 께서는 책이랑 공부 밖에 모르죠. 자 학생증 이리주렴.”

 “여기요.”

 

  눈은 아주머니 손으로 넘어가는 학생증을 향하는 반면 머릿속은 돈 계산에 여념이 없었다. 어디보자. 아이스크림 콘 하나에 1000원, 과자 한 봉지에 800원 이니까 총 4800원. 현재 저 카드에 남아있는 내 잔액이... 다행히도 괜찮네. 그냥 내가 다 결제 해야겠다.

 .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반 이상이 부잣집 자제들이라고 해도 내 눈에 그냥 한철 나이 어린 코찔찔이로 밖에 안 보였다. 그리고 이 착한 아이들은 넉넉하지 않은 나의 형편을 배려해 돌아가며 간식을 대신 사주고는 하는데 난 그럴 때마다 아주 미칠 지경이었다. 마치 어린 조카의 용돈으로 게임 코인을 지르는 못된 삼촌이 된 기분이랄까.

 

  맘 같아선 ‘그 돈 나한테 쓰지 말고 아껴서 너 장난감이나 사렴.’ 하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나는 안다. 이 어린 것이 친구를 위한 마음을 그런 식으로 돌려주면 상처입을 거란 사실을. 더군다나 이 애들이 나에게 간식을 사주는 건 정말 순수한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나보다 못사는 친구에게 베풀며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나를 친구로 여기기에 간식을 사주고 싶은. 참으로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씨였다.

 

  그런 예쁜 마음을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거절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렇게 매번 얻어먹으면 양심에 털이 나다 못해 선천적으로 양심을 갖고 태어나지 않은 어른이다. 그러니 나는 내 선에서 받은 만큼 꼬마 친구들에게 보답하면 되는 것이다. 그게 긴 시간을 살며 터득한 자신만의 철칙이었다.

 

 “네, 이번 저희 팀은 해저 화산 폭발 현장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여...

 “와~!!!”

 “......”

 

  아이들의 열띤 환호성 사이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가 모든 생각을 멈추게 만들었다. 침착하자. 그러나 마음은 자꾸 약해져갔다. 할 수만 있다면 고개를 돌리고 싶었다. 보고 싶은 그 얼굴을 마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여기는 안 된다. 적어도 집에 그게 안된다면 최소한 나 혼자 있는 장소여야 했다.

 

  주책 맞게 나도 모르는 사이 펑펑 울어버릴 수도 있는데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그걸 어떻게 수습해. 그러니 정신 차리자.

 

  할 수만 있다면 두 귀를 다 막아버리고 싶다.

 

 “크으~ 오늘도 대장님 외모는 진짜 미쳤고요.”

 “난 한서리. 카메라에 3초 정도 밖에 안 비쳤는데 외모 무엇?”

 “안 그래도 벌써 인터넷에 올라오기 시작했어. 사람들 대단하다. 진짜 짧게 나왔는데 그걸 캡쳐해서 올리네.”

 “다른 사람들은? 다른 팀도 다 올라왔지?”

 

  다행히 인터뷰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화면이 바뀌자 학생들은 다시 본래의 목적을 위해 빠르게 모니터 앞에서 해산하였다.

 

 ‘그럴 줄 알았다.’

 

  언제나 한결같은 그 다운 면모에 픽 하고 웃음이 터졌다.

 

 “어? 박하야. 그거 네가 다 결제한거야?”

 

  정신을 차린 건 가장 마지막까지 모니터를 지키고 있던 아이들이 곁으로 돌아오고 나서였다. 내 손에 들린 간식들을 놀란 듯이 바라보는 얼굴과 마주하며 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랬어. 우리가 사려고 했는데.”

 “맨날 얻어먹었으니 한번은 내가 사야지.”

 “안 그래도 되는데.”

 

  아니. 원래는 처음부터 내가 다 사야 했던 게 맞는데. 차마 할 수 없는 말을 삼키며 각자의 손에 골랐던 간식들을 건네주자 아이들은 고맙다며 웃었다. 해맑은 미소에 가슴이 미치도록 찔려왔다.

 

  겨우 찾아낸 빈자리에 앉아 나누는 이야기는 오늘도 한결 같았다. 마법학교 카이로스. 곧 다가올 학교의 입학편지와 관련해서 아이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내놓았다. 물론 이 주제는 비단 우리만 나누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세히 들어보면 이쪽도 저쪽도 매점 휴게실의 전체가 아니 온 전국민의 관심이 모두 여기에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혹시 나에게도 입학편지가 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카이로스에 대해 자신들이 아는 정보들을 공유해 나가며 설레어 했다. 이해는 한다. 아까 청하와 단화가 휩쓸고 간 자리다. 충분히 들 뜰만 했다.

 

  특히 이제 몇 달만 지나면 곧 13살이 될 아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는 없을 테지. 물론 난 아니지만. 카이로스인지 카약인지 내가 알 게 뭐냐. 그것보단 곧 다가올 겨울방학이 나에겐 더 흥미롭다.

 

  한 아이가 새롭게 알아냈다며 신나게 꺼내놓는 카이로스의 이야기도 역시 아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난 그 이야기 최대한 성심껏 대응해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처치에 너무 관심 없어 보이는 것도 문제가 될 것이었기에.

 

 

 

 “네, 이번 저희 팀은 해저 화산 폭발 현장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결과 인명피해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협력해주었던 아프리카 팀과 연구팀 그리고 응원해주신 많은 국민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드리겠습니다.”

 

  인터뷰는 짧고 간결했다. 자신의 팀이 한 일들을 주절주절 읊기 보다는 간단히 축약하고 같이 일했던 사람들 언급 한 번 씩 해주고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고맙다는 인사로 마무리하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인사였다. 인터뷰를 요청한 취재기자는 어떻게든 그에게서 더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고 싶어 했지만 그는 칼 같았다. 자기 할 말이 다 끝나자마자 아무런 미련 없이 돌아섰다. 이런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그 다운 행동이었다. 내가 아는 그와 다를 게 없었다.

 

  먼저 움직이는 팀장을 따라 팀원들도 몸을 움직였다. 영상 마지막 즈음에는 팀원 한 명이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기웃거리기 시작하자 그 낌새를 눈치챈 부팀장이 웃으며 팀원의 등을 떠미는 장면이 카메라에 작게 잡혔다.

 “킥 하여간에.”

 

  오랜만에 미디어를 통해 만나는 그리운 얼굴들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밝고 씩씩하고 또 유쾌했다. 내가 사랑해 마지않던 모습들. 그래서 더 반가웠고 기뻤지만. 그래서 더 슬픈 것 같았다.

 

  ‘한 때는 너무나 당연히 내 옆에 있었는데...’

 

  그래도 이젠 전처럼 눈물이 쏟아지지는 않았다. 몇 년 전만해도 인터넷에 뜬 그들 사진에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울어댔었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지 마음이 아프지는 않았다. 역시 슬픔도 면역이 되나 보았다. 시간이 더 흐르면 언젠가는 아무런 슬픔 없이 이들을 바라보게 될 수 있는 날들도 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때가 오기 전까지만 지금은 그들을 그리워해도 될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몇 번이고 짧은 동영상을 계속해서 돌려 보았다. 해가 뉘엿 뉘엿 저물어 온 하늘을 붉게 물들 때 까지.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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