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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알데바란 b 유체이탈기
작가 : 꿀뚝뚝
작품등록일 : 2023.9.12

어떤 남자가 알데바란 b 행성에서 탈출하기 위해 유체이탈을 시도하는 이야기입니다

 
탈출
작성일 : 23-09-12 19:18     조회 : 161     추천 : 0     분량 : 5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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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든은 손가락 지문의 감촉을 느껴보고 있었다. 사지가 다 침대에 고정되어 있어서 움직일 수 있는 건 엄지로 나머지 손가락들을 만져보는 거 정도였다. 계속 누워 있는 상태로 의식이 돌아왔다 강제로 주입되는 이미지들의 꿈과 정보들을 학습하다 보면 하루 하루 빠르게 시간이 지나갔다. 이 행성에서 묶인 게 벌써 100년이 넘었다. century 한 세기가 가도록 절대 무음 같은 이 탱크 안에서 자신의 육체를 돌볼 필요도 못느끼고 정신만 의식이 돌아왔다 잠이 들었다 하다 보니 이제 정말 그만 하고 싶은 생각이 참을 수 없이 들었다. 함께 하는 협업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면 어땠을까? 가끔 생각해봤다. 그러나 자기 성격에 다른 사람들을 잘 견뎌내고 포용할 수 있었을지 아무래도 혼자가 컨트롤하기 쉽고 실패할 위험요소가 적었다. 페이는 지금 쯤 임무를 끝내고 고향별로 돌아가 잘 살고 있을까? 이든은 페이의 고향별 섹테우스가 갤럭시 성좌의 끄트머리 행성이라는 걸 들었지만 가보진 않았다. 너무 멀기도 하려니와 임무에 드는 반물질 연료 말고는 여유가 없었다. 그 근처 임무라도 맡으면 모를까. 이든은 페이 생각을 가끔 했지만 각자 임무를 맡아 떠나 헤어진 뒤로는 103년 째 연락을 취하거나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다. 궁금하긴 하지만 잘 살고 있겠거니 여기고 자신의 일을 할 수 밖에. 더 높은 상급 간부들을 통하면 분명 소식이나마 전해들을 수 있을테지만 그런 개인적인 부탁을 하기 위해 간부들에게 친하지도 않은데 청탁을 넣을 수는 없었다. 페이 말고 친했던 도슨에 대해 생각해 본다. 늘 3D 홀로그램 영상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을 취하곤 했는데 도슨조차 이든에 대한 어떤 개인적 친밀도가 희미해질대로 희미해졌는지 늘 형식적인 대화일뿐. 너무 서로가 멀리 있다 보니 사는 모습도 너무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그러니 대화도 별로 지지부진한 거 같았다. 가끔 도슨이 이든을 위해 진심으로 화라도 내야 아 아직 나를 생각해 주는구나 느끼는 정도일뿐.

 탱크에 갇힌지는 30년 하고 10달 12일째다. 이 곳의 임무는 원래 지구형 행성으로 생명체와 환경에 관한 조사와 기반 시설 건설 같은 일이 끝나면 30년 정도 임무를 마치고 돌아갈 예정이였다. 그런데 갑자기 이 행성에 대해 투자하던 제1기업이 부실경영으로 인한 해체가 되고, 정부도 사회도 어떤 단체도 이곳 기지 건설을 끌고 나갈 동력이 없음으로 해서 철수를 선언하고 모든 인력을 철수시켰다. 이든은 공사 책임자여서 유일하게 이곳에 남든지 돌아가든지 선택을 할 수 있었는데, 이든은 남는 걸 선택했다. 지구에 돌아가 봐야 그렇고 그런 사람들과 부대껴 사는 것이 좋지도 않을 거 같고 지구보다는 페이의 별에 더 가까우니까 혹시 오다 가다 한 번 보려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알데바렌 b 행성은 a 행성과 교차 하면서 공전을 하는 특이한 행성운동을 하는데 모든 인력이 철수하고 이든만 혼자 남은 상태에서 이 행성이 a행성과 교차공전을 할 때 극점프를 한다는 특이사항을 너무 늦게 알았다. 주거지로 적합하다 선택되었던 기반시설은 무용지물이 되고, 이든은 생명연장을 위한 캡슐탱크에 강제로 갇히고 사지를 꼼짝 못하고 침대에서 자는 듯한 자세로 자다 깨어 뭔가 생각하고 그러다 다시 잠드는 인생을 살게 되었다. 이런 눕생이 행성 건설 시절 개고생할 때는 아 그렇게 잠만 자다 깨다 살 수 있는 생활이라 너무 맘속으로 부러워 하기도 했지만 실재 현실이 되니 그냥 고생하면서 직접 몸으로 뛰는 게 낫지 정말 무료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 견디기가 하루 하루 힘들다. 이든은 그 와중에 머리에 강제 주입되는 온갖 컨텐츠들 덕분에 제대로 지루할 틈도 없이 생각을 잠식당해서 컨텐츠를 고르는 거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한다. 내장되어 있는 정신과 닥터 프로그램이 적당히 밸런스를 위해 고안된 여러 컨텐츠들에 하루는 탱고를 하루는 뜨개질을 하루는 서예를 이렇게 끊임없이 배우고 실스하고 트레이닝하도록 되어 있다. 하도 체스를 많이 둬서 체스 한정 천재가 될 법도 한데 그건 또 아니다. 체스 계통은 직업으로 하는 ai 트레이너들도 많고 프로그래머들도 많아서 이든은 그냥 승률이 50:50 뭐 그냥 부끄럽지 않은 정도나 될까 싶다.

 

 지구는 여전히 모행성으로 많은 위성 행성을 거느린 행성그룹의 리더별이다. 아직 별을 통째로 트랜스퍼 하는 기술과 별을 창조하는 기술은 없었지만 많은 부분 과학에 의해 점령되어서 사회는 전통적 사회의 모습과 달라져 있었다. 가장 큰 예로 가족이다. 첫번째 만나는 사회이지만 이든 세대는 그 훨씬 이전부터 전통적 의미의 가족이 없는 시스템에서 성장했다. 양육은 일생 일대의 미션으로 양육을 맡는 사람은 다른 임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교육은 각종 ai튜터가 프로그램을 제공했지만 양육자는 한 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과 잘 어울려서 살 수 있도록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사회인으로서 사회에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책임이 있다. 만약 교육에 실패해서 피교육자가 임무에서 실패를 하거나 반사회적 행동을 하거나 하면 양육자는 연대책임을 물어야 해서 많은 경우에 양육 임무는 제일 달란트가 많은 유형의 사람 아니면 맡지 않고 그보다 더 힘든 임무라도 다른 여러 임무를 맡는 일이 일반적이였다. 이든의 양육자 보어는 무용가였다. ai에게 안무를 짜게 하고 그것을 직접 몸응로 재현해 보면서 많은 댄스그룹과 팀을 이끄는 투잡러였다. 보어는 이미 무용가로 명성이 자자했는데 이든을 양육하게 된 이유는 이든이 보어의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나은 아이였기 때문이였다. 보어는 이든의 양육을 기꺼이 맡았고 훌륭하게 해냈다. 이든이 아직도 여러 춤을 헷갈려 하고 잘 추지 못하는 건 보어의 지도가 형편없어서는 아니다. 순전히 이든이 춤에 소질이 없는 탓이다. 몸치, 박치 동체시력이나 움직임에 대한 기억력이 아주 안좋았다. 이것은 우주 비행을 할 때도 하나의 큰 도전거리가 되는데 우주정거장 같은데서 생필품들을 보급받을 때 도킹을 잘하는 건 아주 중요한데 이든은 번번히 실패해서 자동도킹장치로만 도킹을 할 수 있는 조종사라 비행선에 ai 비행사를 같이 등선해야 해서 고용주 측에서는 비용이 많이 들어 프로젝트로 내보내는 일이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 이든이 이번 알데바란 행성 임무를 맡은 것은 보어의 입김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든은 늘 먼 심우주로 나갈 수 있는 임무를 원해왔음을 가까이에서 오랜 세월을 같이 한 보어는 잘 알고 있었으니까. 보어는 이든과 51년 7개월 스물 여드레를 같이 보냈다. 이든은 그 나이가 되었을 때도 신체 노화는 거의 없었다. 젊은 청년과 같은 상태였고 보어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은 노화를 일으키는 dna에 대한 해독이 다 끝나고 노화를 억제시키는 효소가 발명되면서 인류가 얻은 선물이였다. 그래서 전통적인 나이듦보다 10배는 더 살 수 있다고 한다. 전에는 지금보다 10분의 1로 살았다니까 참 뭐든 빨리 빨리 배우고 익히고 만들었어야 했겠다. 이든의 dna지도는 이든이 사회성보다는 혼자 지내는 게 업무 성과도 더 좋다고 나타나고, 그밖에 언어와 수리, 고차원적 정신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었다. 그러나 지구에서는 유체이탈을 체험하거나 학습할 기회가 없었다. 그냥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을 때 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일을 할 때 이든은 가끔 자신의 정체성에 본능적 이상 느낌을 감지하고 자신을 잃어버릴까 찾는 이상한 경험을 몇 번 한 정도가 다였다. 그 밖에는 남들 다 하는 낭떨어지에 떨어지듯 추락하는 느낌, 또는 하늘로 높이 높이 올라 가는 느낌 그런 무의식 속에서 비행을 체험하는 꿈들도 남들보다 많이 꾸긴 했다. 그치만 어떻게 정신을 몸에서 분리해서 마음대로 몸밖으로 나가 돌아다닐 수 있는지 하나도 현실성이 있는 거라곤 없는 얘기 같았다. 그러나 알데바란 행성 b가 a와 교차공전을 하다 극점프 현상을 빚는 것을 너무 늦게 안 여파로 생명유지 캡슐탱크에 갇힌 신세가 되고부터는 어렸을 때 그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그 느낌을 살리려 부단히 애쓰고 있는 중이다.

 이든은 언제나 이 시도를 할 때 과거 어렸을 때 처음 그 유사경험을 했던 때의 그 상황으로 자신을 이끌곤 했다. 다른 비슷한 모습의 사람들이 많이 있는 그 한 가운데 똑같은 포즈를 취하고 뭔가를 하고 있으면 자신의 정신은 갑자기 이 여러명의 사람들 중 나는 어디있지 누구지 하고 자기 자신을 찾아 몸밖에서 외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정신을 차리면 자신은 평안한 자세로 아까부터 계속 그자리에 변함없이 있는 것을 발견하는 그런 식이다.

 이든은 유체이탈에 성공하면 정신만 이끌고 페이의 고향별이나 페이가 우주에 어디 있든지 페이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생각하고 있다. 페이는 하나의 굉장히 레어한 레어템으로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었다. 이든의 기분이 나아지게 하고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게 하는 그러나 페이는 엄청 사회성이 좋아서 이든과는 친하게 지내려고 해야 물과 기름처럼 가까워지기 힘든 사람이였다. 이든은 페이의 순수한 아이같은 모습을 사랑하면서도 그 모습에 가장 괴로워 해야 해서 페이가 눈에 보이지 않게 되자 안심하고 이제 자신의 생을 살면 되겠구나 생각했었다. 그러나 페이의 가치는 굉장히 드문 레어템이라는 거 외에도 이든에게 유일하게 관심을 끌고 호기심이 동하게 하는 존재라는 점도 특이한 일이였다. 이든은 인간의 부정적인 면을 꿰뚫어 보거나 그냥 그 일면을 알아차리는 데 신비할 정도의 재주가 있어서 사람을 쉽게 좋아하기가 힘든 성격이다. 이든이 보어를 바라보면 많이 참아 주고 접어 주어 아쉬운대로 양육자로 인정하고 따르는 것이고 마음으로부터의 존경은 아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이든은 페이 한정 그런 부정적인 일면이 보여도 자꾸 눈감아 주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을 느꼈다. 보통은 자신이 그런 부정적인 것을 캐치할 때 아 그러면 안돼 라고 이성적으로 자신을 제지하곤 하지만 페이의 경우는 의지적으로 선택적으로 페이의 부정적인 면은 아예 없는 것으로 블랙아웃으로 그 부분을 가려버리는 것이다. 왜냐면 이든은 페이를 예쁘고 귀엽게 감상하고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장 좋아하는 대상의 부정적인 부분을 봐버려서 감정이 사라지거나 꺼져버리는 것이 싫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관찰되는 부정적인 모습들에 대해선 기억을 지우곤 했다.

 오늘도 이든은 탱크에서 주입되는 생명 유지 성분을 몸에 흡수하면서 머리로는 열심히 유체이탈이 가능할 수 있도록 유년 한 때의 유사체험과 비슷한 느낌으로 자신을 유도하고 있다. 캡슐에서 벗어나면 페이에게 가야지 그러나 정신만 가서는 뭘 할 수 있을까? 신체를 찾으러 이 지긋지긋한 행성에 다시 와야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이든은 몸서리를 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것도 유체이탈에 성공한 다음의 일이다. 의식의 껍질을 깨고 정신을 몸밖으로 삼투압 현상의 반대로 밀어내려고 애썼다. 몸을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있나 다시 지문을 확인해보고, 다시 정신에 온 힘을 집중했다. 이번에야 말로 성공해야지. 못해먹겠어. 언제까지 이렇게 누워서 파산한 회사의 자회사들 중 하나가 자신을 기억하고 구조해 주러 올 때까지 기다린단 말인가. 타인과의 현실적 대화는 도슨과의 극점프 전의 대화가 마지막으로 30년도 지났다는 말. 이미 캡슐에 몸을 의지한 채 정신만 꺼졌다 켜졌다 하는 정신체와 가까웠다. 자신은 이미 정신체의 존재형태랑 유사하다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이든은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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