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
 1  2  3  4  5  >>
 
자유연재 > 판타지/SF
THROUGH
작가 : 김원글
작품등록일 : 2023.2.16

사랑하는 아내를 찾아 지옥을 관통하고자 하는 남자의 이야기.

 
THROUGH -1-
작성일 : 23-02-16 23:32     조회 : 358     추천 : 0     분량 : 499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따라랑~]

  카페의 문이 열리며 매달린 풍경이 청아한 소리를 냈다. 문 뒤에서 한 쌍의 부부가 걸어 나왔다. 아내가 소리쳤다.

  “와~! 눈이다~!”

  “그러게, 와~엄청 오네. 언제부터 왔기에 이렇게 쌓였대? 운전 진짜 조심해야겠다.”

  “그러게 말이야. 예보보다 눈이 빨리 시작됐나봐. 자기, 운전 괜찮겠어?”

  “그럼~내 운전실력 알면서!”

  남편은 자신 있게 답했고, 둘은 웃으며 팔짱을 끼고는 꼬옥 붙어서 눈 쌓인 길에 한 발짝씩 발자국을 남겼다.

 

 *

 

  도로는 한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발은 굵어졌고, 안개까지 드리워 그렇지 않아도 한적한 도로가 더욱 고요했다. 부부는 차의 비상 깜빡이를 킨 채, 아주 천천히 서행하고 있었다.

  “이렇게 시야 확보가 어렵고 운전에 주의가 필요할 때는 비상 깜빡이를 켜서 반대쪽이나 뒤쪽의 다른 차나 사람들에게 우리 차가 여기 있다는 걸 알리면서 가야 안전해. 빛은 멀리 퍼지니까~”

  “오호~”

  아직 면허가 없는 아내에게 남편이 친절히 설명했다. 아내는 요즘 운전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터라 귀를 기울였다. 여행을 좋아해 장거리운전을 하는 일이 많았는데, 피곤해하는 남편을 위해 운전을 교대해주고 싶은 마음에 운전면허의 필요성을 느끼데 된 것이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의 뒤쪽에서 빛이 비쳐 들어왔다. 뒤 쪽의 차는 거리가 꽤 있었지만, 빛이 먼저 그 존재를 나타냈다. 아내는 신기해하며 외쳤고, 남편은 그런 아내를 귀여워하며 답했다.

  “오! 정말이네? 빛이 진짜 멀리 퍼지는 구나~!”

  “그렇지? 우리가 이렇게 비상 깜빡이 안 켰음, 저 차도 앞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속도 엄청 높인 채로 달렸을지도 모르지. 뭐, 이렇게 눈이 잔뜩 쌓여서 그러지 못했을 가능성이 더 높지만.”

  “그랬겠네~ 근데, 남편.”

  “응?”

  아내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자기, 이렇게 절 방문하고, 이러는 거 괜찮아? 나는 역사 공부하는 차원으로 원래 어려서부터 가족들이랑 자주 다니긴 했는데...”

  “괜찮아~나도 여행하는 거, 이렇게 역사적인 곳 들러서 보는 거 다 좋아하니까~ 그리고 나 사실 학교 다닐 땐 역사공부 안 했거든. 그래서 지금이라도 이렇게 다녀보고 하니까 재미있어. 이래서 현장학습, 현장학습 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남편이 밝게 답했다. 하지만 아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어머님께서 예전에 그런 일을 겪으셨는데...”

  “그건 그 교회 문제지, 그리고 옛날 일인걸 뭐~”

  “혹시... 괜히 나 때문에...!”

 [콰과과광!!]

  엄청난 충격이었다. 가까이서 천둥이 계속 쳐대는 것 같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충격은 태풍에 휩쓸린 것 같았다. 부부의 차는 방향을 잃은 채 제멋대로 움직였고 차 안에는 비명이 가득 찼다. 백미러를 얼핏 본 남편의 눈에 좀 전까지 뒤쪽 멀리 보였던 차가 어느새 바짝 붙은 채로 자신의 차를 밀어붙이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남편은 곧 정신을 잃었다.

 

 *

 

  “... 탄...”

  남편의 정신이 조금씩 돌아왔다. 가장 먼저 낯선 목소리가 귀를 자극했고, 곧 살짝 띄어진 눈으로 들어온 빛이 그를 괴롭혔다. 미간을 잔뜩 찌푸렸던 남편은 차츰 시야가 확보되어 감을 느꼈다. 몸의 감각도 차츰 돌아오니 아까 사고에서 받은 충격으로 온몸이 비명을 질러댔다. 하지만 그는 어떤 조치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자신의 몸이 의자에 완전히 결박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온전히 시선을 회복한 남편은 곧 옆에서 아예 바닥에 쓰러져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소리쳤다.

  “여보! 아진아! 정신 차려봐! 아진아! 최아진!”

  아내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때 낯선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깨어... 났... 는가...? 사... 탄... 이여...”

  남편이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근원지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키가 족히 2미터는 되어 보이지만 몸은 삐쩍 마른 한 남자가 옷걸이에 걸린 옷처럼 축 늘어진 채 서있었다. 주변은 무엇인가 잔뜩 쌓여있었지만 가까운 곳을 제외하고는 어두웠기에 정확한 식별은 불가능했다. 주변을 살피던 남편이 다시 앞에 서 있는 괴한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눈동자의 반 이상이 눈꺼풀에 가려질 정도로 위로 치켜떠져 있었고 가만히 서 있는 중에도 한 번씩 비틀댔다. 그의 입은 자신에게 말하지 않을 때는 계속해서 무엇인가 웅얼거리는 듯 움직이고 있었지만 정확한 발음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남편이 물었다.

  “뭡니까? 당신은 누구시죠?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왜 우리를... 그리고 우리 집사람은 왜 저렇게 눕혀놓은 것입니까? 바닥이 차단 말입니다! 어서 일으켜 세...!”

  “저 암컷 사... 탄은 이미... 숨이 끊어졌... 다... 사탄... 도 암컷보다는... 수... 컷이 강한... 모양이... 지...”

  “무, 무슨 소릴! 무슨 소릴 하는 겁니까?! 아진아! 정신 차려! 아진아! 아진아!!!!”

  “너도 금... 방 곁으로 보내... 줄... 테니... 너무... 노여워 마... 라... 사... 탄이... 여.”

  남편이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자신을 사탄이라고 부르는 그 남자에게 소리쳐 물었다.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 겁니까?! 사탄이라니! 주여, 도대체... 도대체 왜... 왜 우리가... 아진아... 아진아! 눈 좀 떠봐! 최아진! 아진아...”

  “그렇게... 불... 러도 소용없다... 배... 주원... 최아진... 너희 부... 부는... 하나님을... 그 더러운 입으로 주님을 찾지 마라!... 믿는... 다고... 세례까지 받... 은... 자들이면서... 사찰을 즐겨 방문... 하... 고... 주일... 성수를 하지... 않... 기도... 하며, 그런 짓을 해서는 안돼! 주... 일에... 교회를 가... 지 않... 는... 것은 죄악이고... 우... 리가 섬기... 는 분은... 오직 주... 님... 단... 한... 분... 이시다... 우상숭배! 우상숭배! 처단하라! 처단하라! 여러... 신... 을... 인정하며... 주님이 아닌... 존... 재를... 우... 상으로... 섬기... 는... 너희... 는... 사... 탄이다... 그런... 존... 재는 처단받아야... 마... 땅... 하다...”

  마치 여러 자아가 말을 하는 것처럼 중간 중간 말투나 목소리가 바뀌기도 하며 말했다. 그의 눈동자는 더욱 하늘로 추켜올려지며 거의 흰자만 보이다시피 했다. 말을 모두 마친 그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고개를 하늘로 들고 계속 중얼거렸다. 정적 가운데 그 소리가 귀에 익숙해지고 나자 주원은 그것이 방언기도라는 것을 알게 됐다.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울기만 하던 주원이 대답했다.

  “우리 부부는... 사찰을 관광지로 방문했을 뿐, 단 한순간도 그들을 우상으로 받아들인 적이 없다! 그리고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믿는 사람 둘 이상이 모여 있으면, 그곳이 어디든 교회다! 우리의 가정도 교회가 될 수 있고, 그렇게 어디서든 주님께 예배를 드릴 수 있단 말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왜 당신의 기준으로, 당신이 판단하고 벌하겠다는 거지?! 우리는 심판하는 존재가 아니야! 심판하시고 벌하시는 것은 주님의 몫이다! 그리고... 그리고 당신, 도대체 어떻게 우리에 대해서 그렇게 알고 있는 거지?!”

  “시... 끄럽... 구나... 그따위... 사탄의 혀... 놀림에... 넘어갈... 내가... 아니다... 닥쳐라!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냐?! 네 암컷이... 옆에... 있을 때는... 없... 으면... 못... 살... 것... 같이 굴... 더니... 이제... 와서... 네... 놈이라도... 살... 겠... 다고... 발악하는... 그 모습.... 이... 우... 습구나... 그... 리고... 네... 놈이야 말...로... 주님을... 망령되게... 이르지... 마라... 왜... 주님의 말... 씀을... 네 중심...으로... 해석하... 려... 드느냐...”

  말을 마친 그 남자는 품에서 칼을 꺼내 들고는, 한 걸음씩 주원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이제... 네... 차... 례다...”

  주원이 고개를 숙이고, 기도했다.

  ‘주여... 지금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합니까... 잘못된 믿음을 가진 저 자를 어찌해야겠습니까... 주여... 저희를 필요로 하여 하나님 나라로 데려가신다면, 저와 아진이가 이곳에서 주님 사명을 모두 마쳤다고 믿고 주님께서 부르시는 것이라 믿겠습니다. 허나 주님! 아직 제게 사명이 남아 있다면... 주님께서 도와주소서! 주여! 이미 아진이는 주님 곁으로 갔지만, 아직 제게 사명이 남아있다면 저를 주님 뜻대로 쓰소서. 주여~!’

  주원이 온몸에 힘을 주었다. 의자에 앉힌 채 줄에 묶여있는 상태여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주원은 있음 힘을 다해 몸을 확장시켰다. 뒤로 묶여있던 팔을 양쪽으로 벌리며 의자를 지렛대 삼아 몸을 일으키려 했다. 주원의 팔이 벌어지려는 힘과 묶여 고정돼있는 힘이 서로 맞물리면서 주원의 어깨에서부터 뼈가 틀어지고 근육이 찢어지는 느낌이 전해졌다. 한쪽 무릎 뼈가 어긋나고, 팔은 압박을 이기지 못해 근육들이 터지고 뼈가 부러졌다. 하지만 주원은 멈추지 않았고 결국 의자가 산산조각나며 그를 묶고 있던 줄들은 일순간에 터지듯 끊어졌다. 그리고 주원은 몸을 확장시키던 그 힘에 의해 앞으로 튕겨나갔다. 그의 머리가 괴한의 목을 향했고 주원은 주저 없이 입을 벌렸다.

 [우직!]

  주원은 남아있던 모든 힘을 턱에 집중시켜 있는 힘을 다해 그의 목덜미를 물어 뜯었다. 주원의 입 안으로 그의 피가 차오르고 뼈가 부러지는 느낌이 전해졌다. 주원과 괴한은 함께 바닥으로 쓰러졌다. 괴한은 쓰러져 부들부들 떨었고 주원은 입에서 그의 목 조각을 뱉어냈다. 그 남자는 서서히 움직임이 멈췄고 주원도 서서히 눈을 감았다.

  ‘주님, 죄송합니다. 제가 살인을 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지옥으로 보내신다 해도... 저의 죄를 인정합니다...’

  주원이 아진을 향해 고개를 움직였다.

  “아진아... 미안해... 우리 이 세상에서 삶이 다 해도, 천국에서 다시 만나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던 그 약속... 못 지킬 것 같아... 미안해... 사랑해.”

  주원이 눈을 감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5 THROUGH -5- (마지막회) 2023 / 3 / 21 205 0 3978   
4 THROUGH -4- 2023 / 3 / 14 219 0 7138   
3 THROUGH -3- 2023 / 3 / 7 222 0 4269   
2 THROUGH -2- 2023 / 2 / 16 210 0 4146   
1 THROUGH -1- 2023 / 2 / 16 359 0 499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거울동화 시리즈
김원글
고물상 유씨
김원글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