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일반/역사
반로국왕자 비름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2.2.11

대가야의 전신인 반로국에 관한 역사 판타지입니다. 조그만 반로국이 철을 이용하여 여러 나라와 해상무역으로 성장하여 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오래전 백제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이 있다는 기사를 접한 후 그보다 훨씬 빨리 제철기술이 뛰어났던 가야국들도 그랬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지고 이 글을 썼습니다. 가야의 여러나라들도 여러 다양한 국가들과 교류한 흔적은 있지만 역사적 자료가 극히 부족합니다. 하지만 금관가야의 왕비 허황후도 파사의 석탑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왔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오래 전 가야의 여러 나라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멀리, 그리고 다양한 나라들과 교류를 했을 것이라는 작가의 개인적인 추측과 상상력으로 이 글을 조심스럽게 써보았습니다.

 
탄생
작성일 : 22-02-11 20:33     조회 : 309     추천 : 1     분량 : 399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 탄생

 

 넓은 들판에 곡식들이 익어가고 산 위로 고인돌들이 몇 개 보인다. 앞에는 길게 냇물이 흐른다. 저녁이 되자 커다란 초가집에 여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빨리, 빨리. 지금 작은 마님이 산통을 시작하셨으이. 물 퍼뜩 데우고.”

 늙은 산파가 허둥지둥 방안으로 들어가면서 소리쳤다. 방안에서는 젊은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아악!”

 이런 모습을 나이가 지긋한 남자가 초조한 모습으로 바라보면서 마당 안을 불안한 듯 왔다갔다한다. 그는 반로국의 수장. 고광이다. 그의 앞으로 그의 첫째 아내 은난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선다. 은난의 뒤를 따라 대여섯 살 먹은 아들. 야차가 따라온다. 야차는 나이에 비해 골격이 커보인다.

 “설앵이 아이를 낳는 것이 걱정되십니까?”

 “아..아니오. 그저...시간이 지체되는 것 같아서”

 은난은 코웃음을 친다.

 “당신. 나이를 먹더니 많이 달라지셨군요. 아이 안 낳는 여자도 있답니까? 여긴 내실이니 제게 맡기고 그만 들어가보시지요.”

 고광은 얼굴을 붉히며 그의 아내 은난의 말에 쫓기듯 사라진다.

 은난부인은 남편의 뒷모습을 보면서 코웃음친다.

 “그깟 포로로 끌려온 것이 아이 낳는 게 무어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넓은 초가에서는 연이어 계속 젊은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밤하늘에 유난히 별들이 반짝인다. 그러다가 별똥별이 하나 떨어진다.

 고광의 눈동자에 불안함이 지나간다.

 잠시 뒤, 늙은 산파가 눈물을 훔치면서 문을 열고 나온다.

 “그래, 무엇을 낳았느냐?”

 은난부인이 옆으로 다가가 불안한 표정으로 묻는다.

 “떡두꺼비같은 아들을 낳았습니더. 흑흑흑.”

 “뭐? 아들?”

 은난부인의 얼굴이 찌푸려진다.

 “그런데 울기는 왜 우느냐? 산모가 잘못되기라도 했느냐?”

 “설앵아씨가 초산인데다 아이가 커서 하혈이 심합니더.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습니더. 흑흑흑.”

 “뭐라? 그게 정말이냐?”

 어느새 다가왔는지 뒤에 있던 반로국의 수장 고광이 급히 집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설앵아! 정신차리거라! 설앵아~~”

 방안에서는 어린아이의 칭얼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광의 통곡소리가 들려온다.

 마당에 선 은난부인은 불퉁한 얼굴로 방안을 바라본다.

 ‘그깟 포로로 끌려온 종년이 하나 죽었기로 무슨 대수라고? 그나저나 아들이라 참 화근덩어리구만.’

 열려진 문 안으로 식어가는 설앵의 시신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는 고광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 남편의 모습이 못마땅한 듯 은난부인의 눈초리가 사나웠다.

 고광이 갓 태어난 아들을 안아들고 말했다.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잃은 불쌍한 것. 그래도 너는 씩씩하고 끈질기게 살아남아야한다. 네 이름은 온 천지에 강하게 자라나는 비름! 비름이다.”

 아기는 강보에 싸여 나이든 아버지를 올려다보았다.

 

 며칠 뒤, 강이 흐르는 넓은 평야가 보이는 가시혜국에서도 수장의 집에서 부인이 산고를 겪고 있다. 이내 고양이 울음소리만한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이때 집 근처에서 보랏빛 오묘한 연기가 피어올라 집 주위를 감싼다.

 가시혜국의 수장 장대에게 산파가 얼굴에 함박웃음을 머금고 나와서 말한다.

 “예쁜 따님을 보셨습니다. 나으리.”

 장대는 기쁜 빛을 감추지 못하고 말한다.

 “정말 수고 많았소. 기다렸던 대로 딸이라. 이거. 참 경사로구만.”

 그 옆으로 늙은 신녀가 다가와서 말한다.

 “아기가 태어날 때 신묘한 빛이 집안을 감쌌다. 이 아기는 대무녀가 되어 우리에게 하늘의 뜻을 전해줄 영험한 아기이니 이름은 하늘말나리라고 짓게.”

 그러자 가시혜국의 수장 장대는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말했다.

 “하늘나리. 장모님. 우리딸은 장차 반로국의 왕비가 될 몸이니. 그것 참 좋은 이름입니다.

 허허허.”

 그들의 머리 위로 한동안 보랏빛 연기가 머물다가 사라졌다. 가시혜국에서는 신과 소통할 무녀들을 아주 귀하게 대접했는데, 무녀가 나라의 수장의 처가 되기도 했다.

 무녀들은 대개 어머니에서 딸로 대물림되었다. 무녀들의 제사를 모시고 하늘과 소통하며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데 힘을 썼다. 오늘 가시혜국 수장의 딸이자 대무녀의 후계자인 외손녀가 탄생한 것이다.

 

 불을 다루는 야철소에서 대장장이들의 강인한 팔이 끝없이 내려치는 망치질 소리가 울려퍼진다. 서역에서 온 듯한 꼬불꼬불한 머리카락을 한 상인들과 인근 나라의 장사치들이 분주하게 왔다갔다한다. 적화국의 수장 시우쇠는 대장장이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서역상인들이 모레까지 배에 실어 떠나야하니 힘들더라도 힘을 내시게들.”

 이때 시녀가 다가와서 시우쇠에게 귓속말을 한다. 그때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지면서 천둥번개가 친다. 사람들은 급한 비를 피하러 여기저기 흩어진다.

 산 아래 잘 지은 초가집에서 산모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진다.

 “아악.”

 벼락이 야철소 근처 큰 소나무 위로 떨어져서 소나무가 불에 탄 채 부러진다.

 “콰아앙!”

 큰 소나무가 부러져서 절벽 아래 폭포로 떨어진다.

 절벽 근처. 신녀들이 기거하는 동굴에 있던 적화국의 대무녀 산울림이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다.

 “아니, 해괴한 일이구나. 이게 무슨 변고인고? 얘들아! 내가 나가봐야겠다. 우산을 준비하라!”

 “예.”

 어린 신녀무리가 대무녀 산울림에게 우산을 씌운 채 산 아래 계곡으로 내려온다.

 적화국 수장 시우쇠도 근심어린 얼굴로 야철소 마당에 떨어져서 나뒹구는 부러진 소나무를 바라보았다.

 그때 무사 하나가 급히 달려와서 시우쇠에게 귓속말을 했다.

 “무어라? 산달이 아직 한달이나 남았는데... 이렇게 갑자기?”

 시우쇠가 급히 집안으로 뛰어들었다. 시우쇠의 부인 타래가 파리한 얼굴로 힘없이 누워있었다.

 “부인. 괜찮소? 이게 어찌 된 일이오?”

 “제가 마당을 거닐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아이가 충격을 받아서 급하게 나온 것 같아요.”

 “예쁜 왕녀가 건강하게 태어났으니 이제 그만 됐소. 너무 걱정말고 쉬시오.”

 시우쇠와 타래의 어린 아들 뚝갈이 뛰어들어온다.

 “엄마! 엄마!”

 “예쁜 여동생이 태어났단다. 우리 뚝갈이 좋지?”

 시우쇠가 어린 뚝갈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거 뭐야?”

 어린 뚝갈이 아기의 이마에 있는 타오르는 불꽃모양의 얼룩을 가리킨다.

 시우쇠와 타래부인이 아기의 이마에 있는 얼룩을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때 밖에서 시녀가 시우쇠에게 급히 다가와 귓속말을 한다. 시우쇠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야철소의 마당으로 나가자 기다리고 있던 대신녀 산울림이 근심어린 얼굴을 하고 돌아본다.

 “왕녀가 태어났다지요?”

 “그렇습니다. 대신녀님.”

 시우쇠는 활짝 웃는 낯으로 말했으나 대신녀 산울림의 얼굴을 무척 어두웠다.

 “기도를 하던 중에 벼락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때 신탁을 받았습니다.”

 “신탁이라니요? 그게 무슨.....”

 대신녀 산울림은 어린 신녀들을 물러나게 한 후, 시우쇠에게 목간에 쓴 글자를 시우쇠에게 보여준다.

 “멸할 滅(멸)”

 글자를 본 시우쇠의 낯빛이 창백해진다.

 “아니, 이럴 수가? 이것이 무슨 말입니까?”

 대신녀 산울림은 시우쇠에게 나직한 음성으로 속삭인다.

 “오늘 태어난 왕녀와 적화국의 미래를 알리는 것입니다. 왕녀가 후손을 낳으면 적화국은 멸하여 사라지리라. 이것이 제가 기도 중에 들은 신의 목소리입니다.”

 목간을 들고 두 손을 부들부들 떠는 시우쇠가 절망적인 표정으로 산울림에게 말한다.

 “말도 안되는 소리....”

 “아기의 얼굴에 뭔가 특이한 것이 있지 않던가요?”

 “불꽃무늬 얼룩!”

 “불꽃무늬 얼굴!”

 두 사람이 동시에 말하면서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시우쇠는 눈이 커지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애걸한다.

 “그...그럼 우리 왕녀는... 우리 딸의 운명은 어찌해야 합니까? 우리딸을 살려주시오.”

 대신녀 산울림은 창백한 입술로 말했다.

 “왕녀를 살릴 길은 오직 하나! 오늘 왕녀는 죽어야합니다. 죽은 왕녀를 위해 내일 장례를 치르십시오. 왕녀가 죽으면 왕녀의 후사도 없겠지요.”

 대신녀의 냉정한 말에 시우쇠는 땅바닥에 쓰러져서 흐느낀다. 잠시후, 시우쇠가 산모의 방으로 들어간 후 타래부인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다음날 태어나자마자 죽어야했던 왕녀의 작은 관이 집에서 나간다. 그 뒤를 아무 생각없는 적화국의 왕자 뚝갈이 방긋방긋 웃으면서 뒤따라간다. 그리고 한참 뒤, 타래부인의 시녀가 보자기에 뭔가를 싸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뒷문을 연다.

 “어서, 어서 오오.”

 그 뒤를 유모가 남몰래 따라간다. 두 여자는 산속으로 사라진다. 그 뒤를 몇 명의 무사가 호위하듯 따라간다.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야곱의축복 22-02-11 21:45
 
* 비밀글 입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9 정복전쟁 (5) 2022 / 2 / 20 246 1 3387   
28 사랑의 힘 (2) 2022 / 2 / 20 217 1 5908   
27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다 (2) 2022 / 2 / 20 216 1 4119   
26 길략족 사냥꾼들 (1) 2022 / 2 / 20 207 1 6632   
25 길략족의 땅으로 들어서다. (1) 2022 / 2 / 20 211 1 5662   
24 눈과 얼음의 나라. 북국으로 (1) 2022 / 2 / 20 215 1 4878   
23 이진아시의 첫사랑 2022 / 2 / 20 188 1 8679   
22 거래 2022 / 2 / 20 190 1 5690   
21 다래의 작은 야망 2022 / 2 / 20 184 1 5492   
20 이방의 신, 이방의 공주 2022 / 2 / 20 178 1 7019   
19 운명의 고리 2022 / 2 / 20 187 1 5378   
18 전투 2022 / 2 / 20 190 1 4336   
17 바다 멀리 새로운 나라로 2022 / 2 / 20 185 1 3942   
16 지나친 욕심의 끝 (2) 2022 / 2 / 16 216 1 4167   
15 만나는 사람들 & 떠나는 사람들 2022 / 2 / 16 186 1 4568   
14 재회, 그리고 또 다른 이별 2022 / 2 / 16 190 1 5984   
13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2022 / 2 / 16 195 1 3945   
12 죽음 (2) 2022 / 2 / 15 213 1 5314   
11 질투의 끝은 파멸 2022 / 2 / 15 199 1 6800   
10 질투의 끝자락에서 2022 / 2 / 15 179 1 4350   
9 태양과 불꽃이 만나면 2022 / 2 / 15 192 1 5164   
8 삼각관계 2022 / 2 / 15 191 1 4447   
7 적화국의 멸망 2022 / 2 / 15 181 1 4202   
6 배신 2022 / 2 / 15 191 1 6018   
5 불행의 씨앗 2022 / 2 / 15 198 1 6940   
4 하늘이 내려준 배필 (2) 2022 / 2 / 11 224 1 7059   
3 새로운 인연들 2022 / 2 / 11 188 1 3283   
2 시련 2022 / 2 / 11 189 1 3460   
1 탄생 (1) 2022 / 2 / 11 310 1 399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버들밭아이들(작
코리아구삼공일
시나의 결혼기록
코리아구삼공일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