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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Romantic Cliches
작가 : 이순정
작품등록일 : 2022.2.3

해봄은 어느 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듯 익숙한 얼굴과 마주한다. 처음 보는 얼굴이라 생각하고 넘겼던 남자는 어렸을 때 같은 아파트에 살았었던 민현이었다. 다시 재회한 후 전처럼 가까워진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고 그 가운데 민현은 해봄에게 작은 도움을 요청한다.

 
Episode 1. 재회
작성일 : 22-02-03 22:40     조회 : 297     추천 : 0     분량 : 6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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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1. 재회

 

 

 

 문이 열렸다.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던 해봄이 고개를 든다. 같은 또래의 남자가 서 있다가 수그리고 있던 고개를 든다.

 덕분에 시선이 마주쳤다. 잘생긴 얼굴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잘생긴 얼굴에 해봄이 속으로 감탄하며 슬쩍 남자를 훔쳐본다. 남자가 엘리베이터에 타자 향수향이 함께 들어온 바람을 타고 흘러왔다. 향수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남자와 퍽 잘 어울린다고 해봄은 생각했다.

 해봄이 느껴지는 진동에 핸드폰을 확인한다. 오랜만에 함께 가기로 한 진희에게서 온 문자다. 아파트 앞에 도착해 있다는 내용의 문자. 간단히 답장을 보낸 해봄이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앞에 선 남자의 등을 바라본다. 어깨에서 등으로 이어지는 선이 곧았다.

  문이 다시 열리고 남자가 걷는다. 그리고 그 뒤를 해봄이 따라 걸었다. 어깨에 둘려져 있는 검정색의 가방이 걸을 때 마다 달랑거렸다. 허전한 귀에 이어폰을 꼽고 저 멀리 사라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눈으로 쫓던 해봄이 이내 근처에 서 있는 진희를 발견하고 걸음을 옮겼다.

 

 "야, 이진희. 저 남자 좀 봐."

 "누구? 저기 걸어가는 남자?"

 "응. 나 오늘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봤는데 완전 잘 생겼어."

 "진짜? 나 핸드폰 하느라 못 봤어."

 

 해봄의 말에 진희의 얼굴이 금세 아쉬움으로 물들었다. 뒤늦게 시선을 던져보지만 남자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거리는 휑하기만 했다.

 

 "같은 엘리베이터 탄 걸 보면 같은 아파트 사는 것 같은데 왜 한 번도 못 봤지?”

 “여기 오래 산 네가 본 적 없는 거면 이사 온 거겠지.”

 “그런가.”

 “근데 그렇게 잘생겼어?”

 “어. 그 얼굴로 왜 연예인 안 하나 싶을 정도로.”

 

 해봄이 투덜거리며 기지개를 켠다. 곁에서 함께 걷던 진희가 해봄의 투덜거림에 웃으며 해봄에게 기대왔다. 부러워? 진희의 물음에 해봄이 냉큼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내가 그 얼굴이었으면 진짜 당장 연예인 했어.”

 

 솔직한 해봄의 대답에 진희가 조금 크게 웃으며 해봄을 꽉 끌어안았다. 진희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해봄이 좋았다. 부러운 건 부럽다고 말하고, 질투 나면 질투 난다고 말하는 해봄의 성격은 진희가 가장 좋아하는 해봄의 장점 중 하나였다.

 

 “근데 어디서 본 것 같단 말이야.”

 

 몇 발자국 걷다가 멈춰서 뒤를 돌아본다. 남자가 멀어진 거리를 가만히 바라보며 해봄이 가볍게 얼굴을 구겼다.

 

 “처음 본다며.”

 “어. 처음 보는데, 근데 왜 이렇게 낯이 익지.”

 “너 설마.. 반했는데 이런 식으로 말 돌리는 건 아니겠지.”

 

 진희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에 해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아닌데.

 

 “아, 진짜 어디서 봤지?”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모르겠다. 착각인가. 해봄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가볍게 혀를 찼다. 그래, 저 얼굴이면 분명 기억했을거야. 기억 못 할리가 없다.

 

 “1교시는 진짜 최악이야.”

 “내 말이.”

 “오늘은 안 졸아야 되는데.. 아, 맨날 존다니까. 눈꺼풀을 이길 수가 없어.”

 “커피 사가자. 커피라도 있어야 덜 졸 것 같아.”

 

 1교시는 무조건 전투적으로 대해야 한다. 아니면 불의의 습격처럼 방심한 틈을 타 자신을 몰락시킬 잠이라는 악마가 순식간에 자신을 무너뜨려 버리니까. 잠이 많아 어떻게든 1교시는 피해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아니, 무조건 들어야하는 전공과목이 죄다 1, 2교시에 몰리냐고. 이게 말이 돼? 되냐고!

 또 다시 곱씹어도 열 받는 과목 시간에 해봄이 씩씩대며 체크카드를 카운터에 내밀었다.

 

 “이진희 없었으면 진짜 나 어떻게 할 뻔했냐고.”

 “그러니까. 내가 어떻게 딱 이렇게 너네 집 근처에 자취방을 구했냐고.”

 “졸업할 때까지 절대 다른 데로 이사가지마.”

 “아주머니가 월세만 유지해 주신다면..”

 

 아침잠이 많은 해봄이 지각하지 않고 3학년인 지금까지 아침 강의에 출석할 수 있었던 건 집 근처에 사는 진희의 도움이 컸다. 왈칵 밀려드는 고마움에 자신의 허리를 꽉 끌어안은 해봄의 머리를 진희가 즐겁게 웃으며 쓰다듬었다.

 커피를 손에 하나씩 들고 강의실 가장 끝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교수님이 오시기도 전인데 벌써 지루하다. 해봄이 지친 얼굴로 가방에서 전공책을 꺼냈다.

 이제 3학년. 반년 뒤면 4학년이 될 텐데 아직도 해봄은 뭘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남들은 다 미래를 계획하고 앞서고 있는 것 같은데. 교수가 들어오자 순식간에 조용해진 강의실 맨 끝에서 열심히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해봄이 복잡한 시선으로 응시했다.

 늙은 교수가 느릿느릿한 어조로 강의를 시작했다. 졸립긴 하지만 잠을 자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바람이 열어놓은 창문을 타고 나른하게 불어왔다. 바람이 부는 건 좋다. 적당히 시원한 바람은 무언가 때문에 막힌 가슴을 잠깐이나마 해방시켜주니까.

  여름을 보냈더니 가을이 왔다. 야심차게 시간을 보낼 것 같았지만 실상으로는 빈둥거리며 방학을 보냈다. 이번 학기에는 공부를 좀 열심히 해볼까. 필기를 하며 해봄이 생각했다. 엄마 친구 아들, 딸들은 다 장학금 받고 다닌다며 한탄을 하던 엄마의 목소리가 귓전에 울렸다.

 

 "해봄아. 끝나고 과모임 있다는데 갈래?"

 "아니. 귀찮아."

 "넌 그렇게 귀찮은 게 많아서 어떻게 하냐. 숨 쉬는 건 안 귀찮아?"

 "귀찮아도 그냥 본능적으로 쉬어지네, 숨은."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도착한 문자를 확인한 진희가 소리 죽여 물었다. 해봄의 칼답에 진희가생각 좀 하고 대답하라고 투덜댔다. 진짜 안 갈 거야? 다시 한번 묻는 말에도 해봄이 단호하게 고개를 끄떡였다.

 

 “어, 안 가.”

 

  어차피 가봤자 하는 일이라곤 술 마시는 것뿐이다. 피곤해. 사람들은 상대하는 건 에너지가 생각보다 많이 소모되는 일이다. 1학년 때는 선배들도 있고 하니 눈치를 봤는데 이제는 3학년인데 눈치 볼 필요 없지.

 언젠가 술자리에서 진희가 '마음에 없어도 생긴 것에 반만이라도 사근히 행동하고 말하라'고 타박을 주던 것이 기억났다. 1학년 때 마이웨이로 늘 혼자 다니다 보니 안 좋은 소문이 많이 돌았었다. 물론 그것도 진희가 알려줘서 알게 된 거였지만.

 진희는 자신이 있지도 않은 일들로 욕을 먹고 이상한 소문에 엮이는 게 퍽 서러웠던 모양이다. 한 번은 술을 왕창 먹고 와서 운 적도 있었다. 너가 얼마나 좋은 애인 줄 사람들이 몰라서 서운하다고.

 그 뒤로 노력을 하긴 했지만 역시 시간이 지나니 본 모습이 나왔다. 억지로 스스로를 꾸며 그 틀에 맞추는 건 역시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는데, 해봄은 그게 좀 버거웠다. 꾸며진 모습으로 사귄 인연이 무슨 소용이 있지? 그 사람들은 꾸며진 내가 진짜인 줄 알고 다가왔을 텐데 결국 본모습을 보게 되면 다 실망하고 떠날 걸.

 그 후로 해봄은 노력하기를 포기했다. 대신 옆에 있는 사람에게 더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이번에 공강이지? 뭐 할 거야?”

 

 드디어 강의가 끝났다. 자지는 않았는데 필기한 걸 보니 이걸 자지 않고 들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글씨가 엉망진창이다. 진희가 정리한 노트는 저렇게 깔끔한데 대체 뭘 적은 거야? 똑같은 강의를 들었다고 볼 수 없는 필기 자치에 해봄의 얼굴이 새삼 심각해졌다.

 

 “수면실 가서 자려고. 졸려.”

 

 강의실을 나서서 나란히 걷는 길. 해봄이 하품을 하며 길게 기지개를 켰다. 너는? 연강이지? 1학년 때부터 붙어 다니다 보니 서로의 시간표 정도는 자신의 시간표처럼 파악하고 있다. 해봄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진희의 시간표를 머리 속으로 체크하며 물었다.

 

 “어. 끝나고 팀플도 있어. 최악이야. 내가 말했지? 내가 좀 싫어하는 애랑 같은 팀 됐다고.”

 “팀 바꿀 순 없어?”

 “무슨 이유로 바꾸냐고. 나 쟤 싫으니까 팀 바꿔줘요, 이래?”

 “… 힘내.”

 

  해봄이 진심을 담은 얼굴로 주먹을 꽉 쥐었다. 파이팅, 이진희.

 

 

 * * *

 

 

 수면실에서 자고 몽롱한 기분으로 다음 강의에 가서 계속 자기만 했다. 잠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잠이 쏟아지는지 모르겠다. 엎드려 자느라 눌려 빨개진 이마를 문지르며 해봄이 커다란 기지개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에 가야 할 시간이었다.

 가을인데도 햇빛이 강하다. 살갗이 타는 기분에 내리쬐는 햇빛은 싫지만 그와 함께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에 만족하기로 한다.

 바람이 분다. 살랑살랑.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스리슬쩍 제게 다가와 볼을 건드리고 머리카락을 쓰다듬더니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그리고 그와 함께 귀찮고 무료한 세상 속의 해봄이 지니고 있는 모든 권태의 감정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조만간 바다에 가볼까.

 

 "아, 죄송합니다."

 

 학교와 가까운 집에는 바다를 생각하며 걷다 보니 금방 도착했다. 시선을 아래에 둔 채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다가 누군가와 부딪쳤다. 과모임에 오라는 선배의 문자에 답장을 망설이던 차였다.

 부딪쳐 얼얼한 머리를 손으로 문지르며 해봄이 숙이고 있던 고개를 그대로 허리를 굽혀 사과를 하고 고개를 들었다. 눈이 조금 커졌다. 놀라움으로 동그랗게.

 그 남자다.

 해봄이 속으로 작게 외쳤다. 엘리베이터에서 봤던 그 남자.

 

 “아, 괜찮아요.”

 

 해봄의 말에 괜찮다는 듯 살짝 고개를 숙이며 대꾸한다. 생김새와 퍽 잘 어울리는 목소리.

 걷다 보니 나란히 아파트 단지를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좀 다른 게 있다면 아침에는 앞이었는데 이번에는 옆이라는 것 정도.

 해봄이 숫자가 올라가고 있는 계기판을 바라보다가 다시 핸드폰에 시선을 둔다. 아직 선배에게 답장을 하지 않았다. 갈까 말까. 마음이 흔들린다.

 

 "어, 그래. 왜. 어? 오늘? 아, 오늘은 안되겠는데. 약속 있어. 미안."

 

 해봄이 거절의 문자를 작성할 때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대방의 말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시계를 보더니 거절한다. 엘리베이터 안에 수화기 너머를 통해 흘러 들어온 여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여자친구인가. 조용한 공간에 목소리가 울리니 쓸데없는 호기심이 앞선다.

 자책을 하는 동안 남자가 누른 층수에 도달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한숨과 함께 머리를 쓸어 넘긴 해봄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위로 향했다.

 

 “그럼.”

 “… 아, 네. 안녕히 가세요.”

 

 남자와 시선이 맞닿는 건 해봄의 예상 밖의 일이었다. 층수를 보기 위해 올렸던 시선이 내리기 전 남자와 마주쳤다.

 수초의 침묵을 끊은 건 남자의 나지막한 인사 한 마디였다. 짧은 경례와 함께 내뱉은 인사에 해봄이 답지 않게 머뭇대다 어색한 대답을 토해냈다.

 

 “……”

 

  문이 닫히고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해봄이 왠지 모를 기분에 고개를 기울였다. 진짜 어디서 본 것 같단 말이야.

 

 

 * * *

 

 

 그리고 현재. 해봄이 자신의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 남자를 보며 눈을 깜빡였다.

 

 “해봄아. 전혀 몰라보겠지? 민현이래.”

 “… 어?”

 “누나, 오랜만이야.”

 “… 권민현?”

 

 분명 오늘 하루에만 두 번이나 마주친 그 남자였다. 와, 세상 좁네. 해봄이 자신에게 인사하는 민현을 바라보다 기가 찬 듯 웃었다.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 잘생겼다고 생각했던 남자가 옛날에 내가 그렇게 귀여워하던 권민현이라고?

 

 “와, 진짜.. 어떻게 이렇게 변해?”

 

 민현은 해봄이 어렸을 때 같은 아파트에 살던 동생이었다. 둘이 친했던 건 아니고 엄마끼리 친해서 얼굴 정도 알고 지냈던 사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지. 그러다가 민현의 집이 이사를 간 후 연락이 끊겼다. 엄마끼리는 계속 연락을 하고 있었던 것 같지만 해봄과 민현은 서로 연락할 이유가 없었다.

 오랜만의 회포에 신이 난 엄마의 등쌀에 못 이겨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러 나왔다. 해봄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옆에서 걷는 민현의 얼굴을 조금은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민망한데 그만 좀 보지.”

 “아, 미안. 근데 진짜 신기해서 그래. 내 기억 속에 권민현은 키도 작고 말랐는데 언제 이렇게 컸대.”

 

 해봄이 말을 하며 맥주를 꺼내 민현에게 건넸고 민현은 자연스럽게 해봄이 준 맥주를 품에 안았다.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안아. 해봄이 말을 하며 마지막 맥주 두 캔을 추가로 꺼냈다.

 더 주면 어떻게 하나 했는데 다행히 마지막 두 캔은 해봄의 품 안으로 들어갔다. 안주도 좀 사갈까? 대답을 할 새도 없이 해봄이 먼저 앞서 나간다. 그 뒤를 따르던 민현이 불현듯 드는 옛 생각에 푸핫, 소리 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나도 안 변했네, 류해봄. 예전에도 이랬지. 자신은 늘 해봄의 뒤를 따라다녔다.

 

 “근데 너 나 엘리베이터에서 봤을 때 알아봤어?”

 “누나는?”

 “솔직히 말하면 나는 좀 낯이 익어서 어디서 본 적 있었나 생각했어. 분명히 이렇게 생긴 얼굴은 처음 보는데 이상하게 어디서 본 것 같더라고.”

 “이렇게 생긴 얼굴?”

 “이렇게 잘생긴 얼굴.”

 “…..”

 

 민현의 반문에 해봄이 똑바로 눈을 마주하며 말했다. 덕분에 걷던 걸음이 천천히 멈춰섰다. 민현이 제 앞을 가로막고 선 해봄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이렇게 보니 옛 생각이 난다. 예전에는 자신이 이렇게 해봄을 올려봤었다. 그리고 해봄은 그 때도 지금처럼 자신을 보며 웃어줬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제게, 그렇게.

 

 “다행이야, 누나 마음에 드는 얼굴로 커서.”

 “… 뭐?”

 “누나가 이 얼굴을 꽤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

 

 민현이 살짝 허리를 숙여 눈앞에 선 해봄이 눈을 맞췄다. 해봄이 입꼬리를 올려 제법 근사하게 웃는 민현의 얼굴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그러다 가볍게 웃으며 다시 멈췄던 걸음을 내딛었다.

 

 “너 나 놀리려는 거면 관둬라. 이 누나는 이미 닳고 닳아서 그런 얼굴 공격에는 안 막혀요.”

 

 해봄이 뒤따라오는 민현을 보며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이제 얼굴에 혹하는 날들은 끝났다 이거야! 덧붙이는 말이 왠지 개인적인 경험 같아 보인다면 착각인가.

 뒤돌아보지 않고 걷는 해봄의 뒤를 따라 걷는 민현의 표정이 묘해진다. 궁금하긴 한데 지금은 물어봐도 안 알려주겠지.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빨리 오라며 건물 안으로 사라지는 해봄의 그림자에 민현이 픽 웃으며 걸음을 빨리 했다.

 

 

 

 

 

 
작가의 말
 

 반갑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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