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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코스모스
작가 : 천일
작품등록일 : 2022.1.26

'영혼'의 죽음 권속을 훔쳐간 망자들의 합체 영왕(靈王). 그 힘으로 '우주'와 별개인 '차원'을 만들고 독자적인 세계를 가꾸어 나간다. 그과정에서 죽음의 절대자로 창조된 이자벨이 도움을 주고, 우호적인 관계를 쌓았으나 점점 '차원'세계의 영혼들이 오류를 범하면서 '우주'의 균열을 만들어내고 혼란을 만들어낸다. 그 결과로 '우주'는 존재위기에 처한다. 이 위기들을 타파해나가는 절대자들의 이야기!

 
1화: 절대자 (1)
작성일 : 22-01-26 19:34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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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린. 너 매스매거진에 웃긴 인터뷰 해놨더라? 인간을 사랑해 아끼지 않아 절대자로서 남는 게 아닌, 사회의 구성원으로 남아 기쁨과 슬픔, 모든…”

 “조용히 해.”

  듣기 좋은 청량감을 가진 목소리였을 게 분명하지만, 기분 나쁜 내색을 내기 위해 일부로 낮고 무거운 소리로 내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실제로 낮은 음역대는 아니었고, 평소 목소리보단 다소 낮은 음색으로만 들렸을 뿐이다. 이자벨은 그런 아이린의 반응에 크게 웃다가, 의자와 책상에 걸터누운 자세에서 의자 위로 몸을 앉혔다. 아이린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샛노란 긴 머리카락, 일에 집중하느라 조용히 가라앉은 초록색 눈, 꼭 다문 선분홍색 입술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절세가인의 모습 그자체였다. 너무 오랫동안 봐온 이자벨로선 이제 그녀의 얼굴에 별 감흥이 없지만, 태초에는 그런 모습에 가끔은 이쁘단 생각이 들곤 했다. 이자벨은 살짝 웃으며 가벼운 목소리로 아이린에게 말을 건넸다.

 “내가 풀어놓은 장난감들은 어때? 이번엔 조금 어렵게 만들어봤는데. 마음에 들었을려나?”

 “너가 아로마에 마물 풀어놨냐?”

 아이린은 서류에 내려앉은 시선에서, 이자벨로 시선을 옮겼다. 이자벨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찌나 날카로운지, 근처에 단도가 있으면 이자벨로 던질 듯한 눈빛이었다. 이자벨은 그런 시선을 오히려 즐기는 듯, 더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응! 이정도야 소소한 유흥거리지. 물론 난 기별도 안 찼지만…. 너랑 블란치한테 조금 혼날 것 같아서 그정도만 했어.”

 “뭐? 유흥거리? 너가 풀어놓은 마물 때문에 부상자만 200명이 넘고, 민가 12채가 부숴졌고, 24채가 훼손됐어. 부상자 중에는 중증환자도 절반이 넘어! 근처 마법조합에서 해결이 안 돼서 중앙조합까지 구조 요청이 들어왔었어. 인간을 상대로 그런 짓 할 거면 그냥 ‘차원’으로 넘어가서 벨제뷔트랑 놀지 그래?”

 아까 냈던 어색한 낮은 음색 대신, 날카롭게 퍼부으며 진정으로 화난 목소리였다. 이자벨은 웃으며 듣다가 아이린의 마지막 말에 무표정하게 표정이 가라앉았다. 어깨 아래로 조금 긴 보라색 머리카락과 오른쪽에 길게 땋은 머리카락. 그녀의 본래 치수보다 훨씬 커보이는 하얀 와이셔츠와 그를 덮는 보라색 망토. 그 아래로 검은색 스타킹을 신은 모습은 옷차림이 자유로운 모습을 연상하게 했으나, 이자벨의 타는 듯한 붉은 눈동자가 그 모습을 오히려 공포스럽게 만들었다. 먹잇감을 찢어죽이려는 듯한 세로로 찢어진 동공으로 바라보는 탓에 아이린은 날카롭게 쏘아붙이던 시선이 살짝 흔들렸지만, 동요하지 않은 기색을 유지했다. 이자벨은 이정도 쓴소리는 당연하게 들어야한다는 생각이 아이린을 강하게 만들었다.

 ‘또 찢겨죽을 것 같아…. 무섭지만 이번에도 강하게 나가야 돼. 그래야 저 몹쓸 생각들이 고쳐지지. 내가 당장 죽는대도, 사회에 큰 지장은 없으니까. 괜찮아…. 버티자.’

 “…….”

 아이린의 예상과 달리, 이자벨은 가만히 있었다. 긴장된 채로만 있다, 이자벨이 그 시간동안 가만히 있는 것을 깨닫고 서서히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어딘가 슬퍼보였다. 기억나지 않는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이 조금 배어나오는 표정이었다. 이자벨이 벨제뷔트 얘기를 해도 가만히 있는 상황은 대개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첫 번째는 벨제뷔트를 최근에 만난 경우, 두 번째는 오랫동안 보지 않아 벨제뷔트에 대해 무뎌진 경우. 지금은 아마 두 번째 경우이리라. 아이린은 이자벨과 벨제뷔트의 관계를 잘 모르지만, 이따금 두 번째 경우로 짓는 표정을 볼 때면 괜시리 자신도 슬퍼지곤 했다. 지금은 이자벨에 대한 분노가 더 커서 그런 감정이 들진 않는다. 아이린이 조금 누그러뜨린 표정을 하자, 이자벨도 그제서야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일거리를 주면, 가만히 있어줄게.”

 “일거리? 무슨 일거리?”

 “아무거나. 뭐든지 싸우고 죽일 수 있는 걸로.”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거다.”

 아이린은 딱 잘라 말했다. 이자벨이 할 일 거리를 부탁하는 것은 무자비한 살육을 벌일 수 있는 곳을 원하는 것이었다. 아이린도 처음엔 순수하게 그 말만 믿고 사교계, 외교사절단, 혹은 경제활동을 돕게 하는 활동들을 부탁했으나 무엇이든 한참을 부수다가 해결하곤 했다. 어떤 분야의 일을 맡겨도 좋지 못한 결과에 아이린은 780년 전부터 이자벨의 부탁을 거절했다. 가끔씩은 아이린이 먼저 그녀에게 부탁하는 일도 있는데, 그건 전쟁이 일어날 때만 해당됐다. 이자벨의 압도적인 전투능력을 보여주고, 적군들에게 빠른 항복을 압박하는 용도로 부탁했다. 하지만 그것도 옛날 일일뿐, 지금은 사회가 많이 안정됐고 평화로웠다. 이자벨에게 시킬 일거리가 있을 리 만무했다. 아이린은 다시 책상 위의 서류로 시선을 옮기고 펜을 잡았다. 이자벨은 그런 아이린의 모습을 보면서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았다.

 ‘아니! 전쟁을 말한 것도 아닌데 왜 사서 발 저리는 거야? 기껏 현장 일에 도움을 베풀려해도 난리야. 어이없어.’

 이자벨은 속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동안, 아이린은 다소 어두워진 표정으로 서류를 읽어내려 갔다. 아이린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툭툭- 두드리더니 껄끄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자벨, 너 ‘영혼’ 관련 권속은 여전히 없는 거지?”

 “……. 응. 왜?”

 이자벨은 ‘영혼’이라는 말에 멈칫하고 대답했다.

 “요근래 인간이 폭주하는 일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서 말이야. 내가 몇 번 통제하려고 만져봐도 전혀 통하질 않아. 그냥 수용소에서 치료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고, 발현될 때마다 주변에 큰 충격을 주거든. 외상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내 능력으로 안 되는 수준에서 이미 ‘산 것’의 범위를 넘어선 것 같아. 해서 너가 좀 봐줬으면 하는 바람에…. 권속이 없다면 어쩔 수 없지.”

 “권속은 없어도, 상태를 살펴줄 순 있어.”

 이자벨은 진지한 어투로 답했다.

 “권속이 없다해서 영혼을 못 보는 건 아니니까. 상태를 살피는 것 정돈 할 수 있어. 다만, 영혼을 소멸시키거나 지배하거나 등의 내 능력을 못 쓰는 것뿐이야.”

 “그래? 그럼 중앙조합에 들어가서 살펴줄 수 있어?”

 아이린은 이자벨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싱긋- 웃었다.

 “뭐? 굳이? 그냥 너가 산채로 들고오면 내가 죽여서 보면 되잖아. 뭐하러 귀찮게 해.”

 “일거리가 필요하다며? 그리고 무작정 죽이는 건 안 돼. 최후의 수단까지 살핀 다음에 죽여서 영혼을 보는 건 가능하지만.”

 “피곤하게 사네…. 뭐, 같은 인명피해를 끼쳐도 인간은 죽이면 안 되고 나는 죽임이 당연한 취급을 받네?”

 이자벨은 어이없단 듯이 아이린을 쳐다보다가 시선을 돌리더니 조금 뜸들이며 말을 이었다.

 “해줄게. 다만, 조건이 있어.”

 아이린은 불안한 마음을 누르고 고개를 기울였다.

 “말한 조건대로 지켜줄게. 산 채로 살펴본 다음, 방법이 없으면 죽이는 거. 대신에 이 모든 일을 나한테 권한을 넘겨.”

 “뭐? 넌 아무런 직위도 없잖아.”

 아이린은 황당한 나머지 목소리가 평소보다 크게 나왔다. 이자벨은 아이린의 반응에 만족스럽단 듯이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너가 알아서 해야지. 말한 대로 중앙조합은 들어가줄게. 대신에 이 일에 더 이상 간섭하지마.”

 “……. 좋아, 해결할 자신이 있으니 그렇게 말하는 거겠지. 중앙조합에 들어갈 생각이라면 당연히 ‘인간’ 정도의 능력만 발휘해야하는 건 알지?”아까와 달리 차분한 목소리로 아이린이 답했다.

 “알지. 섞여산 지가 얼만데. 그정돈 조절할 수 있어.”

 “아니, 너가 임의로 조작하는 게 아니라 게브리엘에게 조절해달라고 하고 와야지. 너가 그 조절 못하면 얼마나 난감해지는지 알아? 일단 이 일은 물건너 가는 것을 불보듯 뻔하고, 중앙조합에 들어간 이상 신분증도 생길텐데 그 신분증으로 사람 추적하랴, 진상 캐묻으랴, 난 감당 못해. 너도 그정도는 감수해.”

 “…….”

 이자벨은 아이린을 노려보았다.

 ‘처음부터 이럴 심산이었구만? 나를 유효하게 혼낼 수 없으니 게브리엘에게 맡길 생각이었어.’

 아이린은 아무렇지 않게 여태없던 밝은 표정으로 이자벨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야 상관없지. 오롯이 ’그‘를 다시 볼 수 있다면….’

 “알겠다. 감수하도록 하지. 얘긴 끝난 걸로 알겠다.”

 이자벨은 잠긴 목소리를 뒤로하고 곧바로 자취를 감추었다. 아마, 몰려오는 슬픔을 감당할 수 없어리라. 아이린은 이자벨이 떠난 자리를 잠시 바라보더니, 곧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2017년에 창작한 절대자들의 리메이크입니다! 서툴지만 재밌게 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잘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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