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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카데미의 망나니
작가 : 최현우
작품등록일 : 2022.1.19

파멸이 예정된 게임 속 망나니 왕자에게 빙의했다.
전직 사기꾼의 화술과 계략으로 살아남아라!

 
00. 클래시 킹즈
작성일 : 22-01-19 23:24     조회 : 352     추천 : 0     분량 : 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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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말조심하라는 의미의 속담이지만 한번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말 한마디로 천 냥.

 현대 가치로 5,000만 원 상당의 돈을 갚지 않았다면 그건 사기 아닐까?

 

 ================

 《실패》

 재도전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

 

 만약 인생도 게임처럼 재도전할 수 있다면?

 그래서 결국 사기꾼으로 끝나버린 내 인생도 처음부터 다시 살 수 있다면?

 나도 어렸을 때부터 장래 희망이 사기꾼은 아니었다.

 내 아버지는 사기꾼이었고 나는 범죄자인 아버지가 싫었다.

 하지만 사기꾼 부모 밑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건 사기뿐.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느새 아버지를 능가하는 사기꾼이 되어 있었다.

 

 “말도 안 돼. 이건 사기네.”

 

 내가 은둔생활을 시작한 지도 벌써 두 달째.

 두 달 전에 거액의 사기 사건을 벌인 나는 경찰의 추적이 잠잠해질 때까지 잠적을 위해 마련한 비밀 아지트에 숨어지냈다.

 내가 아지트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낼 만한 건 재물조사용 컴퓨터에 설치된 저사양 고전 게임뿐이었다.

 

 “아니, 식사 예절 좀 어겼다고 선전포고하는 미친놈이 어디 있어?”

 

 다른 놀거리가 없어서 플레이하고는 있지만 ‘클래시 킹즈’는 정말 이상한 게임이었다.

 저사양의 고전게임이 의례 그렇듯이 그래픽 대신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텍스트 위주의 게임.

 게임의 주인공은 ‘생텀’이라는 가상의 귀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다.

 그리고 내가 아는 바로는 이 게임의 목적은 하나뿐이었다.

 

 ‘국가 간의 전쟁을 막는 것.’

 

 주인공이 속한 국가 ‘튜토리아’는 전쟁 시작과 동시에 멸망해 버리는 약소국이었다.

 주인공의 안위를 위해서도 전쟁은 무조건 막아야 했다.

 

 “아니, 왜 느닷없이 욕을 해? 이러면 또 전쟁 나잖아!”

 

 하지만 게임 속에서 전쟁을 막는 일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

 주인공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곧장 국가 간의 전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게임 도중에 주인공이 지닌 특성이 발현되면 주인공은 내 명령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했다.

 벌써 1000번도 넘게 재시도했지만 나는 아직 단 한 번도 이 게임을 깨본 적이 없었다.

 

 “에이! 딱 한 판만 더 해야지.”

 

 불합리한 난이도의 어려운 게임이었지만 이 게임은 아지트에 숨어 사는 내가 시간을 보낼 유일한 방법이었다.

 수 없이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했어도 그 오묘한 중독성 때문에 나는 게임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게임을 재시작하며 게임의 로딩을 기다리던 나는 문득 책상 위의 핸드폰이 진동하는 걸 보았다.

 경찰의 눈을 피해 숨어 사는 상황에서 함부로 소리를 낼 순 없었기에 모든 기기는 무음이나 진동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전화를 받았다.

 

 “예. 형님.”

 

 “야 이 새끼야! 전화를 왜 지금 받아!”

 

 전화를 건 사람은 이 비밀 아지트를 함께 마련한 사기 동업자였다.

 단순한 동네 아는 형 동생의 관계로 시작해서 함께 유년기를 보내다 함께 범죄의 세계로 뛰어든 사람이었다.

 형님의 차분하던 평소 모습과는 달리 지금 그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

 

 그 사실에 의아함을 느끼며 나는 되물었다.

 

 “무슨 일 있습니까?”

 

 “경찰에서 벌써 눈치챘다고! 빨리 거기 물건 다 태우고 너도 튀어!”

 

 형님의 말에 나는 갑자기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꼈다.

 지금 한가롭게 오락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나는 곧장 수화기를 내팽개치고, 부리나케 근처의 석유통을 집어 들었다.

 팔다 남은 물건들을 쌓아둔 아지트에는 내 형량을 늘려줄 증거품이 가득했다.

 지금 당장 이 물건들부터 전부 처리하지 않으면 아마 반세기 정도는 감옥에 갇혀 햇빛 구경하기 힘들 터였다.

 그때였다.

 

 쾅! 쾅! 쾅!

 

 “야! 문 열어!”

 

 “안에 있는 거 다 알아!”

 

 벌써 목전까지 들이닥친 경찰들이 아지트 밖에서 문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내가 이곳을 비밀 아지트라고 거창하게 부르고는 있지만 그래 봐야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없도록 창문에 전부 선팅을 한 일반 사무실 건물에 불과했다.

 경찰이 문을 열려고 마음먹는다면 문이 열리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나는 다급히 들고 있던 석유통을 기울여 사방에 석유를 끼얹었다.

 임시로나마 겉옷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나는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어느 모텔의 성냥으로 석유에 불을 붙였다.

 시뻘건 화염이 폭발하듯 치솟아 오르고 아지트 안은 삽시간에 검은 연기로 가득 찼다.

 닫힌 아지트 문틈 사이로 연기가 새어 나가자 문밖에서 경찰들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왜 연기가 나? 저 새끼 증거 태우는 거 아니야?”

 

 “열쇠집 아저씨 지금 오고 있답니다!”

 

 “야! 안 되겠다! 저 새끼가 증거 다 태우겠다! 힘으로 뜯어! 다 달라붙어!”

 

 힘 좋은 경관들이 잠긴 문을 뜯어내는 작업에 착수했는지 아지트 문의 경첩이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것처럼 날카로운 소릴 내기 시작했다.

 그사이 나는 유독가스 때문에 콜록거리며 아지트의 창문을 열었다.

 선팅된 창문 때문에 평소에는 아지트 안으로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기에 아지트에 숨어 살다 보면 시간 감각이나 날짜 감각도 잊기 쉬웠다.

 

 “으윽!”

 

 나는 창문을 열자마자 쏟아져 들어오는 밝은 빛 때문에 잠시 눈이 멀었다.

 아직 밝은 대낮이었다.

 대다수의 다른 성실한 사람들은 이 시간에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직장에서 일하며 경찰에게 잡힐 걱정 따윈 하지 않을 텐데.

 나는 몇 날 며칠을 소리가 새어 나갈까 봐 샤워도 제대로 못 한 채 쥐새끼처럼 숨어 살다가 결국 독 안에 든 쥐 신세가 되다니.

 나는 한숨을 쉬며 원래 계획했던 탈출 경로인 맞은편 건물 옥상으로 뛰어 도망칠 준비했다.

 

 우지직!

 

 “야 이 새끼야! 거기 서!”

 

 경찰들이 기어코 아지트의 문을 부수고 안으로 진입했지만 내가 질러놓은 불길 때문에 내게 섣불리 접근하진 못했다.

 더는 이곳 아지트에서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불 때문에 경찰들이 내게 접근하진 못하고 있지만 나는 지금 경찰에 체포되는 것보다 내가 지른 불에 타죽는 걸 더 염려해야 할 상황이었다.

 나는 긴 도약을 위해 창틀에 디딤발을 딛고 크게 심호흡을 한번 한 다음 반대편 건물로 몸을 날렸다.

 

 “엇?”

 

 하지만 이때 내가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두 달간의 은둔생활 동안 배달 음식만 시켜 먹으며 내 체중이 5kg이나 불었다는 점이었다.

 무거워진 내 몸은 원래 목표했던 아지트 반대편 옥상에 도달하지 못하고 건물과 건물 사이 15층 아래로 추락했다.

 

 “으아아아악!”

 

 만약 내게 인생을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솔직하게 말해서 손을 씻고 깨끗하게 새사람처럼 살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최소한 이보다는 나은 죽음을 맞을 자신은 있었다.

 빠르게 육박해 오는 콘크리트 바닥과 마주하며, 나는 죽음을 직감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콰직!

 

 ================

 《실패》

 재도전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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