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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안녕, 아저씨
작가 : 소냥
작품등록일 : 2022.1.10

“아저씨는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연세,,? 풉, ..서른아홉. 넌?”
“헐.. 저 열아홉이요..”
“각자 나이대에서 꽃이 지는 나이네.”

열아홉 손연수. 서른아홉 최지한.
서로 가장 외로울 때 만나 첫 만남 이후 늘 함께한다.
둘은 서로의 위로인이 되어줄 수 있을까?

 
1화
작성일 : 22-01-12 12:14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6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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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시끌벅적한 교실 속 요즘 유행하는 오픈채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소녀들이 있다.

 

 

 “아 너네도 해보라니까?”

 

 “됐어~ 난 있는데 무슨.”

 

 “배신자는 빠져라~ 연쑤! 너 해봐!”

 

 “나도 됐어! 관심 없어~”

 

 “손연수 진짜.. 범생이 아니랄까봐! 오픈톡이 꼭 남자 사귈려고 하는게 아니라고요~ 그냥 심심할 때 하는거지! 우리 셋이 방 만들어서 다른 사람도 끼자!”

 

 “싫어~ 현민이 알면 난리친다~“

 

 “아 배신자는 빠지라고~! 연수 너라도 해! 나랑 같이 하자 응~?”

 

 “글쎄, 난 모르는 사람이랑 대화 잘 못하겠던데.”

 

 “야 손연수! 너 쟤 말 듣지 말고 나랑 매점이나 가자.”

 

 “씨이.. 너네 나중에 나한테 오픈채팅 하는 모습 걸리면 매점 쏴라~?!”

 

 “어 그래~”

 

 

 

 연수와 민희는 팔짱을 끼고 교실문을 나섰다. 민희가 연수를 이끌고 매점 쪽으로 가다가 지연이 따라오나 싶어 뒤를 돌아봤다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는 길을 틀어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거울을 보고는 립스틱을 꺼내 바르며 말했다.

 

 

 

 “아유 쟤 저러는거 며칠 째야~“

 

 “그냥 오픈채팅 한번만 해볼까?”

 

 “야 됐어!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마라 너~?”

 

 “아니. 그냥~ 뭐 요즘 유행한다니까 궁금하기도 하고.”

 

 “너네 어머님이 들으시면 아주 뒷목 잡고 쓰러지시겠다!”

 

 “왜?”

 

 “너네 어머님 엄하시잖아~ 카톡친구 다 꾀고 계신거 아니야? 근데 나였으면 절대 못참아. 우리 엄마가 내가 누구랑 무슨 대화하는지 다 알고 있을거 생각하면 소름돋고 기분나쁜데 넌 도대체 어떻게 버티냐?”

 

 “중학교때부터 그래왔으니까 익숙해진거지.. 근데 너가 봐도 이건 좀 심하지..?”

 

 “어~ 좀이 아니라 좀 많이~ 난 절대 못참아!”

 

 “그런가..”

 

 멍하니 있는 연수를 빤히 보고는 민희가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가자! 수업 시작하겠다.”

 

 “아.. 응!”

 

 

 

 모든 수업이 끝나고 연수. 민희. 지연이 교문을 나섰다. 그리고 민희가 먼저 입을 뗐다.

 

 

 “나 오늘 현민이랑 만나기로 해서 먼저 갈게?”

 

 “깨져라.”

 

 “아잇 진짜. 야! 나 현민이랑 아직 안사귀거든?! 죽을래?”

 

 “엥? 너네 아직도 안사겨?? 왜? 안현민이 고백 안해?”

 

 “하아.. 나도 몰라. 자금 이주째 이 상태~“

 

 “허얼~ 근데 넌 걔가 뭐가 좋냐~?”

 

 “걔~? 야 우리보다 오빠거든?! 쯧, 암튼! 맨날 유치한 장난만 치는 동갑 남자애들만 보다가 오빠 보니까 진짜.. 연상이 왜 좋은지 이해가 가더라!”

 

 “너도 맨날 현민이 현민이 거리잖아~ 근데.. 부럽다 씨이..”

 

 “화이팅하시고~ ㅋㅋㅋ 암튼! 다음주 월요일날 봐 친구들~ 아 참, 손연수! 너도 화이팅!!”

 

 

 민희가 활기차게 인사를 하고는 뒤를 돌아 뛰어갔다.

 민희가 남기고 간 의미심장 한 말에 지연이 연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심기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했다.

 

 

 “어쭈~ 둘이 무슨 얘기 했나~? 내가 없는 사이에?”

 

 “뭐~? 크킄. 그런거 아니야~“

 

 “치, 아니긴 무슨! 아 맞다 나 오늘 옾챗 오빠 만나기로 해서 빨리 가봐야 돼~”

 

 “어? 옾챗오빠? 그게 누구야?”

 

 “오픈채팅에서 톡한 오빠!”

 

 “뭐어~? 야! 그런 사람 함부로 만나지마! 어떤 사람인 줄 알고!”

 

 “당연히 나도 처음에는 조심스럽고 경계하면서 대화했지! 근데 몇번 톡하고 친해지다 보니까 편하더라구? 뭔가 비밀친구 느낌? 옾챗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니다~ 나 먼저 갈게! 담주에 봐 쑤~~”

 

 

 지연이 통화를 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혼자 남게 된 연수가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그리고 문득문득 오픈채팅을 추천한 지연의 말이 떠올라 슬쩍 주변의 눈치를 보고는 오픈채팅앱을 깔았다.

 ‘외로워서 하는게 아니라 심심해서! 남자 사귀려고 가 아니라 친해지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고는 가입하고 목록을 봤다.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오픈채팅에 가입해 있었다.

 천천히 내려보다가 검색창에 지연을 쳐봤다.

 지연의 프로필이 나왔다.

 

 

 이름 : 김지연

 나이 : 비밀~

 소개 : 친해져요~ 안 친해질거면 말 걸 지 마. ^^

 

 

 “이게 뭐야! ㅋㅋㅋㅋ 아 진짜 김지연! 하여튼 특이하다니까.”

 

 웃다가 잠시 고민에 빠진 연수가 빠르게 프로필을 만들었다.

 

 

 이름 : 수연

 나이 : 91

 소개 :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드는건가? 91은 좀 그런가? 에이 뭐..”

 

 

 연수는 혹시몰라 이름과 나이를 거꾸로 적었다.

 등록을 누른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알람이 연속으로 울렸다.

 

 

 - 띠링 띠링 띠링

 

 

 “어? 뭐야.. 벌써 톡 왔나?”

 

 

 1. - 요즘에는 할머니들도 옾챗해요? ㅋㅋㅋ

 2. - 할머니 이름이 예쁘시네요~

 3. - 친해져요 할머니! 전 81세임 ㅋ

 

 

 “헉.. 뭐가 이렇게 많이.. 답장을 뭐라고 보내지..!?”

 “아 모르겠다. 집에 가서 보내야지.”

 

 

 연수는 빠르게 집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현관문 비밀번호를 눌렀다. 가방을 방에 내팽겨치듯 놓고 침대에 대충 누워 핸드폰을 키고 오픈채팅에 들어갔다. 그리고 고민하다가 한명 한명 답을 했다.

 

 

 1. - 그러게요~ ㅋㅋㅋ

 2. - 하하.. 감사합니다.

 3. - 네 친해져요..!

 

 

 답장을 하자마자 쏟아지듯 알람이 울렸다.

 

 

 1. - ㅋㅋㅋ 몇살이에요? 진짜 91세는 아니죠..?

 2. - 뭐해요~?

 3. - 저 할머닌디유.. 할아버지 아닌데유.. ㅜㅜ

 

 

 {91세 맞아요~ ㅋㅋ}

 {저 그냥 침대에 누워있어요.}

 {앗.. 죄송.. ㅎㅎ}

 

 

 [에이~ 근데 셀카는 왜 안올려놨어요? 얼굴 궁금한데!]

 [이 시간까지 누워있나요 ㅋㅋ 혹시 백수에요..?]

 [아니에여~ ㅌㅋㅋ 모하세용]

 

 

 계속 이어지는 답장에 점점 신이 난 연수는 새로운 기분을 느꼈다. ‘엄마 몰래’ 라는 하나의 일탈.

 

 

 {셀카는.. 음.. 저 사진을 잘 못찍어요!}

 {아뇨~ 이제 집에 들어왔는데요!}

 {저 그냥 누워있어요!}

 

 

 [제가 찍어드릴개요 ㅋㅋ 저 사진 짱 잘찍음]

 [오~ 백수는 아니시다~ ㅎ 그나저나 부럽네요 전 아직도 일 중 ㅠ]

 [오~ 저두요 ㅋㅋㅋ 통했다ㅎㅎ]

 

 

 {ㅋㅋㅋ 부럽네요!}

 {헉.. ㅠ 무슨 일 하세요?}

 {그러게요~}

 

 

 답장을 다 해주고는 핸드폰을 뒤집어 놓고 주방으로 향했다. 출출해진 연수는 식탁에 올려져있는 과자를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다시 핸드폰을 켜서 채팅을 시작했다. 역시나 답장이 와있었고 여자로 추정 된 사람은 할 말이 없어졌는지 방을 나갔다.

 

 

 [어디사세요?]

 [직장인이에요! 회사 출근..]

 

 

 {왜요?}

 {헐.. 멋있으세요! 직장인!}

 

 

 [그냥요 궁금해서 ㅋㅋ]

 [멋있긴요.. 저.. 제가 번호 드릴테니까 넘어오실래요? 사실 제 아이디 아님ㅠ]

 

 

 {아..}

 {그럼 누구 아이디로 하세요?}

 

 

 [왜요 ㅋㅋ 알려줘요~]

 [얼굴이 아까운 제 직장동료요.. ㅋㅋㅋ]

 

 

 {..ㅎㅎ]

 {우와.. 잘생기셨나봐요! ㅋㅋㅋ}

 

 

 그리고 연수가 끝까지 주소를 안알려주자 다른 한 명이 방을 나갔다.

 

 

 “뭐야.. 이상한 사람이이었네..”

 

 

 그리고 다른 한 명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네,, 완전요.. ㅋㅋㅋ 제가 본 사람 중 제일 잘생김!]

 

 

 {프로필 사진 본인 아니세요? 잘생기셨는데..}

 

 

 [앜ㅋㅋ 저 아닙니당ㅎ 제가 말한 직장동료입니다..]

 

 

 {헉.. 사진 마음대로 써도 돼요?}

 

 

 [뭐.. 옾챗에 관심도 없고 카톡도 안하고 하는게 없어서 안 걸릴꺼에요~ㅋㅋ 그리고 순하고 착해서 걸려도 뭐라고 못해요.. ㅋㅋ]

 

 

 {아..}

 

 

 “순하고 착해서 걸려도 뭐라고 못한다고?”

 

 그 말에 이질감 그리고 자신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느낀 연수가 말없이 채팅방을 나갔다.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건데..’

 

 그때 현관문 비밀번호 치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란 연수는 오픈채팅 화면을 끄고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척을 했다.

 

 “연수야 잠깐 나와봐.”

 

 

 다름아닌 연수의 엄마였다. 연수는 화면이 꺼져 있는 핸드폰을 슬쩍 보고는 거실로 나갔다.

 

 

 “엄마가 떡 사왔는데 이사 떡 좀 돌리고 와. 우리 이사온지 한 달이 다 되가는데 아직도 안돌려서야.. 이웃 주민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니. 그치?”

 

 

 “.. 뭐라고 해~?”

 

 

 “뭐라하긴? 이사 왔으니까 잘 부탁 드린다 그래~”

 

 

 “알겠어..”

 

 

 연수는 하는 수 없이 떡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 복도식 아파트라 금방 금방 다닐 수 있었다. 부끄러웠지만 엄마가 말해준 멘트들을 하며 맨 위층의 마지막집만 남겨둔 채 떡 돌리기가 거의 끝이 났다.

 

 

 -띵동

 

 

 “누구세요?”

 

 

 동시에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한달 전에 이사왔..”

 

 

 살며시 문을 연 남자는 언뜻 180은 되어 보였고, 연수가 봤던 남자중 가장 꽃미모에 속할 외모였다. 그리고 언뜻 중년미가 있었으며 ‘멋있다’라는 단어는 이런 사람에게 쓰는거구나 하며 멍하니 생각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멘트를 이었다.

 

 

 “아.. 저.. 한달 전에 이사왔는데요,, 501호에요! 너무 늦게 돌려서 죄송해요 잘 부탁.. 드립니다!”

 

 

 “아.. 네 ㅎ 잘 먹을게요.”

 

 

 싱긋 웃는 그의 미소를 보며 연예인 닮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거구나 하며 연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 남자는 떡을 받고 꾸벅 인사를 하며 문을 닫고 들어갔다. 연수는 한참을 서 있다가 멍하니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들어갔다.

 연수는 아까 봤던 남자를 떠올리며 다이어트를 결심했고 엄마한테 저녁을 안먹고 자겠다고 말한 뒤 씻고 침대에 누웠다.

 

 

 “40..? 은 아니겠지..? 30대인가?.. 친구들이 말한 연상.. 아 무슨 생각하는거야! 잠이나 자야지.”

 

 

 

 - 띠리리리리링 띠리리리리링

 

 

 토요일 주말.

 귀를 괴롭히는 알람 소리에 연수가 괴로워하며 일어났다.

 

 “아.. 시끄러워.”

 

 연수는 손으로 휘적이며 핸드폰을 찾아 알람을 껐다.

 

 연수는 몸을 일으켜 멍하니 앉아있다 스트레칭을 하고 책상에 앉았다.

 

 책상에는 쟁반이 놓여있었고 쟁반에는 물이 든 컵과 만원짜리 지폐 한 장. 그리고 쪽지가 있었다.

 

 

 # 엄마 오늘 야근이라 늦어. 밥 꼭 챙겨 먹어! 일어나자마자 물도 마시고! 엄마 늦게 온다고 깔아지지 말고 공부 더 열심히 해야 해. 공부 잘하는 친구로 잘 사귀고! 엄만 딸 믿는다~!”

 

 

 “후우..”

 

 

 연수는 쪽지를 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이 꽉 막힌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연수는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옷을 갈아입고 지갑과 쟁반에 있던 만원을 손에 쥐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몇걸음 가지 못하고 현관 밖에서 주저 앉았다. 너무 답답했고 가슴이 꽉 막힌 듯 했다. 먹은 것도 없는데 체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공부 잘하는 딸. 말 잘듣는 딸은 이제 싫었다. 그런 딸은 이제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울었다. 눈물이 나기 시작했고 주체할 수 없었다. 그때 연수의 팔과 얼굴 사이로 두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연수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어 일어났다. 어제 본 맨윗층의 멋있는 남자였다.

 

 

 “어제 떡 맛있게 먹어서 딸기 좀 가져와봤는데.. 그.. 501호라고 알려주셔서요.”

 

 

 그 남자는 울고있는 연수를 보고 당황해서 주절주절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연수는 캐치했다. 연수가 훌쩍이며 입을 뗐다.

 

 “아.. 네.. 감사합니다.”

 

 5초간의 정적이 이렀다.

 

 ‘왜 안가시지..?’

 

 그 남자의 짙고 깊은 눈동자가 연수를 지그시 보고 있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쫓겨났어요,,?”

 

 연수는 당황해서 헛기침을 했다.

 

 “아니요! 제가 나온건데요!”

 

 홧김에 말했다. 쫓겨났다는 것은 자존심에 짓밟히는 말이었고, 차라리 스스로 나왔다는게 더 나은 말이었다.

 하지만, 처음 본 사람에게 말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아차 싶은 연수가 잘못말했다며 꾸벅 인사하고 남자가 준 딸기를 가지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남자가 갈 때까지 현관구멍으로 지켜봤다. 남자는 한참을 서있다가 피식 웃고는 갔다.

 

 연수는 딸기를 식탁에 내려놓고 다시 슬그머니 나왔다. 그 남자가 있나 없나 지켜보고는 재빨리 엘리베이터를 탔다.

 

 무작정 밖에 나온 연수는 평소에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녀본 적이 없어서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일단 이 동네를 벗어나기 위해 아무 버스에 올라탔다.

 

 그리고 열 정거장쯤 갔을까. 연수는 밖을 보며 가다가 찜질방이 보여서 얼른 내렸다. 하지만 미성년자는 부모님 동의없이 밤을 새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뒤에서 연수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깜짝 놀란 연수가 뒤를 돌아봤다.

 왜 이곳에 있는지 모를 맨 윗층의 남자였다.

 

 

 “방금 학생이 탄 버스 시골가는 버스인데, 좀만 늦게 내렸으면 시골 갈 뻔했네요.”

 

 

 연수는 낯선 동네에서 친분이 없는 사람을 만났지만 어쨋든 아는 사람이었다. 눈물을 글썽이다가 또르륵 흘렸다.

 

 

 “엇.. 내가 울린건가요?”

 

 

 연수는 눈물을 닦고 대답했다.

 

 

 “아니요.. 반가워서요.”

 

 “네?”

 

 “아니에요..”

 

 남자는 연수를 빤히 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의 시선을 느낀 연수는 갑자기 부담스러워졌고 무서웠다.

 실로 그가 잘생겼다 하지마는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인사를 하고 가려는 그때 남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밥 먹을래요?”

 

 “네?”

 

 “밥은 먹고 나왔어요?”

 

 “아뇨.. 근데 괜찮..”

 

 거절하려는 그때 하필이면 배에서 밥 달라는 신호를 보냈고 밖으로 소리가 났다. 연수는 창피함에 얼굴을 찡그렸다.

 

 “그럼 돈 줄테니까 사먹어요.”

 

 “네? 왜요?”

 

 연수의 질문에 답할 새도 없이 그 남자는 바지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냈다. 그리고 연수에게 건넸다.

 

 “왜.. 모르는 사람한테 돈 주세요?”

 

 “밥 사먹으라구요. 안먹고 나왔다며.”

 

 “아..”

 

 연수는 이 남자가 주는 만원이라도 받아야했다. 망설이는 척하며 바로 손을 뻗어 받았다. 그리고 고민하다가 남자에게 말을 건넸다.

 

 “아저씨는 밥 드셨어요?”

 

 “이제 먹으러 갑니다.”

 

 “어디로요? 저랑.. 같이 먹어요.”

 

 연수는 그 남자가 갈까봐 재빨리 제안했고, 거절 당할까 시선을 바닥에 두었다.

 

 “그래요.”

 

 그 남자의 말에 눈을 팍 뜨며 물었다.

 

 “네? 진짜요? 왜요?”

 

 “무슨 질문이 그래요?”

 

 연수의 질문에 당황한 남자가 되물었다.

 

 “아.. 모르는 사이인데 너무 쉽게 알겠다고 해서요.”

 

 “후우.. 흑심 없고, 난 배나 채울거니까 ..국밥 좋아해요?”

 

 국밥. 연수는 한번도 먹어본 적 없었다. 하지만 이 남자의 기분을 불편하게 해선 안됐다. 지금 연수는 이 남자가 필요하니까.

 

 “어.. 네! 좋아해요!”

 

 “그럼 가죠.”

 

 깔끔하고도 담백했다. 어른을 정의한다면 이런 사람일까 싶을 정도로. 이 둘의 첫만남은 이랬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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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2022 / 1 / 12 242 0 6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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