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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옆에 산다
작가 : 신통한노트
작품등록일 : 2022.1.1

바람의 옆에 사는 장땅
그 장땅이 만난 사람은....

 
01. 바람이 옆으로 비껴간다
작성일 : 22-01-26 07:19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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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저씨, 올해 몇 살이에요?”

 “내 나이 올해 팔순이다.”

 “거짓말 하지 마시고요!”

 “진짜다. 내 나이 팔순이고, 나는 바람이 뭔지 모른다.”

 그 녀석은 내게 지독하게 따졌다. 그냥 내 말을 믿으면 그만인 것을, 왜 그렇게 따지는 건지. 나참, 이런 녀석은 골치 아프다.

 “아저씨, 그게 말이 되는 소리예요? 바람이 뭔지 모르다뇨?”

 “나는 바람을 맞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바람이 뭔지 모른다.”

 “바람을 맞아 본 적이 없는데, 바람이 뭔지 모르는 걸 어떻게 알아요?”

 “보여줄까?”

 그 녀석이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 녀석, 진짜 미치겠군.

 “내가 보여주면, 넌 나한테 뭐를 해 줄래?”

 “아저씨가 보여주면, 저는 아저씨한테, 500골드를 드리겠습니다.”

 “500골드? 그렇게 돈이 많아?”

 “제 집이 온통 금덩어리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보여주시려고요?”

 “기다려 봐봐.”

 나는 기합을 넣었다. 그리고 온몸의 힘을 아랫배에다 넣었다.

 “아저씨, 바람을 맞아 본 적이 없다면서 그건 뭐하고 있는 짓인가요?”

 나는 그 녀석을 본다. 이 녀석이 진짜!

 “이봐, 학생. 지금 나하고 싸우자는 거냐? 보여 달라며?”

 “아니, 그게 아니라, 아저씨, 바람 맞아 본 적이 없다는데, 그런 걸 꼭 해야 되는 거예요?”

 그 순간 산새들이 지저귀었고, 바람소리가 저 푸르른 풀잎 사이로 들려왔다.

 “바람은 나를 막지 못해! 못한다고!”

 “아저씨, 갑자기 왜 그러세요?”

 “내가 팔순이라고 했지! 내가 바람 맞아 본 적이 없다고 했지!”

 “아저씨, 그럼 팔순이란 걸 증명하시고요, 그리고 바람을 맞아 본 적이 없다는 것도 증명하시면 되잖아요!”

 “지금 하고 있잖아!”

 나는 다시 두 손을 모아 아랫배에 힘을 준다. 그리고 그 녀석의 얼굴을 향해 손바닥에 기를 모아, 장풍을 쏜다. 그 녀석이 아무렇지도 않다.

 “아저씨, 지금 뭐하세요?”

 “어, 이럴 리가 없는데?”

 “아저씨, 혹시 제게 장풍 쏘셨어요?”

 “그래! 맞아, 그거야, 장풍! 안 갔어?”

 “아저씨, 장풍은 그렇게 쏘는 거 아니에요.”

 “그게 무슨 소리야?”

 “장풍은 이렇게 쏘는 거에요.”

 그 녀석이 오른팔을 뒤로 감더니, 손이 위로 향하도록 하여 팔을 허공으로 내질렀다. 그러자, 바람소리가 윙 하더니 나면서 나의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아저씨, 바람 맞은 적 없다면서요! 지금 막 맞고 있는 거 안 보이세요!”

 “이건 바람이 아니라, 장풍이잖아!”

 “장풍은 바람이 아닌가요?”

 “장풍은 바람이 아니야! 아니라고!”

 “아저씨, 왜 자꾸 우기고 그러세요?”

 “내가 언제 우겼다 그래?”

 “아저씨, 저랑 싸우자는 거예요?”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아니라고! 난, 바람을 맞아 본 적이 없다고. 바람은 나를 비껴간다고. 그게 내가 살아온 유일한 이유라고. 바람이 나를 비껴가야 한다고.”

 “아저씨, 그 말이 정말이라면요, 아저씨의 장풍 얘기를 들려주세요.”

 “장풍?”

 “아저씨, 장풍이 힘이 약하긴 했지만, 아까 느껴졌어요. 그 얘기를 들려주세요.”

 “그래, 정말이냐?”

 “네, 아저씨는 어느 소림사 출신인가요?”

 “그래, 아주 긴긴 얘기를 해야겠군. 난 소림사 출신은 아니야. 마침 잘 됐군. 여기 풀로 만든 담요가 있네. 여기 앉아서 얘기를 하자. 나의 얘기를 들려주지. 내가 말이야. 지금은 비록 팔순이어서, 힘을 거의 못 쓰기는 하지만…”

 나는 풀로 엮여 있는 밭에 누웠다. 녀석이 누워버려서 어쩔 수 없었다. 이 녀석이. 나를 편안하게 한다. 희한한 일이다. 나는 그 녀석에게 나의 긴긴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내가 장풍으로 세상을 제패한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 모르겠지만, 나는 그 녀석에게 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근데 이상한 건, 점점 더 그 녀석이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드니, 내 이야기가 더 길어질 것 같다. 내가 눕자 풀이 누웠고, 다행히도 이제 막 날이 밝아지고 있었다. 그렇지, 녀석. 날이 밝으니까, 내 얘기가 듣고 싶었던 거였군. 드디어, 나는 그 녀석에게 내 얘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긴긴 하루가 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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