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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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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선우
작품등록일 : 2021.12.30

지난날의 과오와 잘못으로 자신의 두 다리와 인연, 사랑과 그리고 자신마저 잃어버린 현우는 자신의 정신세계에서 만난 도플갱어에게 수명을 대가로 거래를 제안받았다. 그 거래를 수락한 현우는 자신의 수명과 맏바꿔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로 타임리프한 현우. 현우는 자신의 수명을 대가로 지난날의 과오와 잘못을 뉘우치고 모든것을 되돌려 놓기위해 시간을 건너 뛰었다.

 
거래
작성일 : 21-12-30 21:33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3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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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손이 시린, 그리고 얼굴이 찢어질거 같은 바람이 부는 겨울의 어느날.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나는 침대에서, 그녀는 의자에서.

 

 우리는 서로 이루지 못할 꿈을 꾸고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지금도...똑같아?"

 

 "...응."

 

 나는 여태껏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내 버팀목이고 내 인생의 하나의 조각이 되어준 내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다.

 

 "지금의 나로선 널 행복하게 해 줄 수가 없어. 미안해."

 

 "난...괜찮다니까...?"

 

 "아니야. 내가 안 괜찮아. 이대로 가다간 내 자신을 증오할지도 몰라."

 

 "....알겠어. 그럼 잘 지내."

 

 "...응. 그동안 고마웠어. 잘 가."

 

 우리는 꿈을 꾸고 있었다. 바라는 것도, 원하는 것도 모두 이루지 못할 꿈.

 

 그동안의 행복한 시간들은 전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이제 널 묶는일은 없을거야...그리고..."

 

 툭 투둑

 

 사실...

 

 난 아직 그녀를 좋아한다. 이별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별 하지 않으면 그녀에게 상처만 주게될것이다.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녀를 속였다.

 

 그리고, 이것이 서로가 제일 행복해질 수 있을거라는 또 하나의 거짓말과 함께 나를 속였다

 

 "...나를 위해 모든것을 준 너에게 이 말 또한 상처겠지...?"

 

 난 그저 그녀가 가고 난 병실의 빈 자리에서 울 수 밖에 없었다.

 

 매번 따듯했고 외롭지 않은 밤이었지만, 오늘 밤 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차갑고 외로웠다.

 

 살짝 열린 병실의 창문이 바깥의 차가운 겨울을 불러들였다.

 

 안으로 들어온 겨울은 병실 내부를 돌아다니며 추위로 더욱 내 목을 조여왔다.

 

 "이대로...내 시간이 멈췄으면... 아님 그 전으로 돌아갔으면..."

 

 차가운 바람에 빌며 나는 눈을 감았다.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일어날법한 전개를 바라며.

 

 ⁕⁕⁕

 

 '...가지마...가지마..!!'

 

 누가 나를 부르나..?

 

 "제발... 가지 말아줘!"

 

 저 멀리서 흐릿하게 보이는 누군가가 나를 애타게 부르는거 같았다.

 

 ".....저건 나?"

 

 저 멀리 보이는 누군가는 다름아닌 나였다.

 

 그것을 인식하자 내 눈앞엔 거대한 거울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거울에 비춰진것은 양쪽 다리가 검은 밧줄에 묶여있는 채로 움직이지 못하는 나 자신이었다.

 

 "저 밧줄만 끊으면 다리가 움직이겠지." 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거울에 비춰진 모습관 달리 내 다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안심하고 돌아서는 순간 누군가 내 어깨를 잡았다. 뒤를 돌아보니 거울 속에 내가 나를 잡고 있었다. 뿌리치려 발버둥을 해봐도 날 잡은 그 손을 놓지 않았다.

 

 "날 두고 어디를 가려는거야?"

 

 "?!"

 

 거울 속의 내가 말을 했다. 그러더니 나를 거울 속으로 끌고 들어가 버렸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엉덩이에 고통이 느껴질때 쯤 나는 자각했다. 넓고도 넓은, 그리고 내 모든 과거가 비춰지고 있는 거울속의 세상.

 

 "뭐야...이게."

 

 "뭐긴 뭐야, 거울 속이지."

 

 내 혼잣말에 거울 속에 있던 또 다른 내가 말했다. 매우 어두운 표정으로 바뀐 채로.

 

 "...너 도대체 뭐야..?"

 

 "나? 음...말하자면 또 다른 너라고나 할까?"

 

 "나 라고?"

 

 "그래. 난 너야. 쉽게 말하자면 도플갱어라고도 할 수 있지."

 

 "도플갱어...?"

 

 나를 이곳으로 끌고온 또 다른 나는 자신을 도플갱어라고 소개했고, 내 모든 기억과 과거들이 비춰진 거울들로 가득한 이곳은 내 정신세계라고 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은 나의 정신세계에서만 존재하는 또 다른 나. 도플갱어라고 했다.

 

 "너는 내 정신세계에서만 존재하는 도플갱어다.. 이말이지?"

 

 "그렇지."

 

 "근데 왜 나타난거야?"

 

 "이유는 단순해."

 

 나의 도플갱어는 손가락을 틩기더니 하나의 거울을 소환했다. 그리고 그 거울에선 나의 지나온 과오들과 잘못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내가 뉘우치고 싶어 하는 모든 과오와 잘못들.그것들로 인해 난 인연을 잃었고, 사랑을 잃었고, 두 다리를 잃고, 내 자신마저 잃어버렸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꼭 뉘우치고 싶은 나의 과오와 잘못들. 기회만 주어진다면 내 모든걸 걸고 모두 되돌려 놓고 싶었다.

 

 "이유는 단순해. 너와 거래를 하려고 네 앞에 나타난거야."

 

 "거래..?"

 

 "그래. 거래를 하러왔지."

 

 도플갱어는 나와 거래를 하려고 내 앞에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너의 남은 수명의 절반을 대가로, 너의 두 다리를 고쳐주고, 너가 원하는 시간대로 타임리프 시켜줄게. 난 수명을 얻어서 사람이 되고싶다. 나 같은 도플갱어들은 실체가 존재하지 않아. 그래서 사람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정신력이 약해지는 틈을 타서 그들의 앞에 나타나지. 그리고 거래를 제안한다. 그렇게 해서 얻은 수명으로 우리는 모든 기억을 잃고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거야."

 

 "그러니까 너네들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사람들 머릿속에 들어가고, 사람들과의 거래로 얻은 수명으로 모든 기억을 잃고 사람으로 태어난다. 이말인거야?"

 

 "맞아. 그리고 우리들은 감정이 존재하지 않아. 사람들이 느끼는 분노, 원망, 미움, 슬픔, 행복, 기쁨 이 모든걸 느낄 수가 없어. 그 감정또한 느껴보고 싶기에 우리들은 사람이 되고싶은거야. 그래서 너 처럼 정신력이 약해진 사람들에게 나타나서 거래를 제안하는거지. 그래서 내 거래를 수락할 건가?"

 

 도플갱어의 제안은 내 두 다리를 고쳐주는것. 그리고 내가 원하는 시간대로 타임리프를 시켜주는것. 썩 나쁘지 않는 제안이었다. 내 남은 수명의 절반을 빼곤. 하지만 난 내 과오와 잘못을 뉘우칠 수만 있다면, 내 모든걸 걸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와서 수명의 절반이 줄어든다 해도,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다. 절대로 놓칠 순 없어.

 

 "너의 거래....수락할게."

 

 거래를 수락한다는 내 말을 듣곤 도플갱어의 표정이 말할 수 없을 만큼 소름돋게 웃는 얼굴로 변했다. 그러고는

 

 "거래 완료."

 

 도플갱어의 말이 끝나자, 엄청난 빛이 쏟아져 내렸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강한 빛에 감싸여 어디론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난 정신을 잃었다.

 

 ⁕⁕⁕

 

 "너의 정신력이 또 한번 약해진다면 다시 나타나 예고없이 너의 수명을 가져갈거야. 주의하라고. 그리고 나와 거래를 한 너는 자연사, 사고사, 돌연사 중 무작위로 결정되서 죽게될거야. 그게 사고사일지, 자연사일지, 돌연사일지는 모르는거지. 그럼 어디한번 힘내봐."

 

 ⁕⁕⁕

 무언가 엄청 긴 꿈을 꾼것만 같았다. 빛에 감싸인 후 어디론가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을때, 누군가 중얼거린 소리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지금 내 주변에 들리는 소리라곤 알람시계의 알람소리 뿐이다.

 

 커튼 사이로 비치는 햇볕이 눈을 간질였다. 괴로움에 이불을 뒤집어 쓰곤 한숨 더 자려고 했다. 그 순간 머리속에 떠오르는 한 단어.

 

 -타임리프-

 

 나는 이불을 걷어차고 벌떡 일어났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렸을적 내 방이었다.

 

 병실에 누워있던 내가 어렸을적 내 방 침대에서 일어난 놀라움에 잠시, 내가 두 다리로 멀쩡하게 서있다는 사실에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아!...으아!"

 

 멀쩡한 내 두 다리. 그리고 두 발로 서있는 내 모습을 보곤 눈물이 흘렀다. 나는 내 다리를 만지며 "다리....내 다리.." 하며 흐느꼈다.

 

 
작가의 말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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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래 2021 / 12 / 30 249 0 3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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