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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WIND, 너를 부르는 소리
작가 : 파샾
작품등록일 : 2016.9.8

열여덟, 순수했던 우리들의 달콤쌉싸름한 첫 사랑. 순정만화 느낌의 사랑 이야기.

 
00. 프롤로그 – 너와 나의 시간이 만나기 전
작성일 : 16-09-08 23:34     조회 : 773     추천 : 1     분량 : 3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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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아직 우리가 만나기 전, 너와 나의 시간이 서로 다르게 흐르던 때의 이야기들.

 

 

 1.

 

 

 “대박. 한이준이다. 와, 나 오늘 좋은 일 생기려나봐.”

 

 “어디? 헐, 진짜. 한이준 학교 일찍 와서 보기 완전 어려운데 오늘은 웬일이래?”

 

 “수련회 가는 날이어서 시간 맞춰 온 거 아냐? 어차피 교실에 못 들어가니까.”

 

 “어쨌든 좋다. 수련회 진짜 땡큐.”

 

 “쟤는 저 얼굴로 왜 만날 교실에서 처박혀 잠만 자는지 모르겠어. 하나님이 좋은 걸 주셨으면 좀 나눌 줄도 알아야지.”

 

 “한이준이 누군데?”

 

 

 안녕-, 인사를 하며 뒤에서 치고 들어오는 목소리에 떠들던 여자애들이 경악스런 소리를 낸다.

 

 

 “송지윤, 너 한이준 몰라?”

 

 “응. 모르는데. 왜? 엄청 유명한 애야?”

 

 “하- 우리 지윤이, 진짜 세상에 관심이 없는 건 알았지만 정말 너무할 정도다. 1학년 때부터 항상 소문의 중심에 서 있는 한이준을 모르다니.”

 

 “지윤이가 어떤 의미로든 대단하긴 대단해. 풍원고하면 한이준, 한이준하면 풍원고. 이 공식을 모르는 사람이 정말 존재하다니. 그 차고 넘치는 소문을 정말 하나도 몰라?”

 

 “나 소문에 관심 없어.”

 

 

 웃으며 하는 말이었지만 단호함이 느껴졌다. 지윤의 말에 근처에 있던 여자아이들 몇몇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지윤이도 중학교 때 소문에 어지간히 시달렸었지.”

 

 “왜? 송지윤이 나쁜 소문 날만한 애는 아닌데?”

 

 “응. 절대 아니지. 근데 좀 복잡했었어. 중학교 때 학생회 같이 하던 선배가 얘랑 사귄다고 소문냈는데 지윤이가 고백 거절했거든. 그러고 나서 진짜 혼자 별별 이야기를 다 만들어내서 좀 피곤했었어.”

 

 “우리 중학교에서 인기 좀 있던 남자애가 얘 좋아하는 바람에 걔 좋아하는 다른 여자애들도 막 나쁜 이야기 만들기도 했었고.”

 

 “헐-. 진짜 예쁜 게 죄다. 우리 지윤이 그런데도 이렇게 착하게 컸어. 진짜 세상엔 별 거지 같은 애들이 다 있다니까.”

 

 

 다시 꺼내고 싶은 일이 아니라 지윤이 그만하라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안타까워하는 친구들이 강아지를 우쭈쭈하듯 머리를 쓰다듬는다. 장난스런 손길을 피해 지윤이 요리조리 움직이자 도망가지 못하게 빙 둘러선 계속 머리를 헝큰다. 자기들끼리 꺄르륵거리며 놀기에 바빠 무리는 조금 전부터 이준의 시선이 근처에 닿아 있는 걸 몰랐다.

 

 

 

 2.

 

 

 “한이준 얼굴에 상처 난 거 봤어? 또 싸웠나봐. 만날 싸움질이야. 중학교 때까지는 애들도 엄청 괴롭혔다잖아. 돈 뜯겼다는 말도 있고.”

 

 “진짜 저 잘생긴 얼굴로 왜 그렇게 사는 건지. 얼굴만 보면 완전 내 스탈인데-. 쓰레기 같은 소문만 따라다니니까 맘 편히 좋아하지도 못하겠잖아.”

 

 “야. 됐어. 그런 말이 괜히 돌겠냐. 선배들도 한이준은 안 건드리잖아.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확실히 오토바이는 타고 다닌다더라.”

 

 

 멀리서 들리는 말들을 따라 이준의 고개도 돌아간다. 늘상 쫓아다니는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다. 일일이 신경 써 봤자 억울하기만 하고 그렇다고 붙잡고 해명하는 것도 우습다. 괜한 에너지를 쓰기 싫어 그냥 둔 건데 소문은 꼬리를 물고 점점 커지기만 했다.

 

 

 이제 와 아니라고 하기도 어렵고, 진실을 알아줬으면 하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그래도 저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속이 쓰리기는 하다.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당당하면 된다는 생각을 되풀이하며 귀로 들어온 말들을 지워버리는데, 등 뒤로 또 다시 이준의 이름이 불린다.

 

 

 “한이준 소문 진짤까? 이연정, 니 남친이랑 한이준 친하다며.”

 

 “몰라. 열이랑 한이준 얘기한 적 없는데? 한이준이 어떤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난 김열이 삐뚤어지지 않게 붙잡는 것만으로도 힘들다. 그 자식 요새 반항기야.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하고 있어.”

 

 

 투덜거리는 말에는 관심이 없는지 말을 꺼낸 여자애가 반대편을 돌아본다.

 

 

 “송지윤. 넌 어떨 것 같아?”

 

 “음, 모르겠는데? 생각해 본 적 없어. 난 소문이 어떤지도 자세히 모르는걸. 나중에 혹시 한이준이랑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그때 판단하지 뭐. 그 사람이랑 말도 제대로 안 해봤는데 좋다 나쁘다 결정하는 건 좀 어렵지 않을까?”

 

 

 말을 마치며 으쓱하는 어깨 아래로 햇살이 부딪쳤다. 결 좋은 머릿결에 빛이 부서지며 반짝인다. 복도 창을 타고 넘어오던 바람에 햇빛이 닿은 머리를 부드럽게 흔든다. 흐트러지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는 뒷모습을 이준은 계속해서 보고 있었다. 금세 화젯거리가 바뀌었는지 조금씩 멀어지는 걸음들이 꺄르륵 웃음을 터트렸다.

 

 

 “흐음-, 송 지 윤.”

 

 

 귓가에 남은 이름을 되새기는 이준의 입에서도 작게 웃음이 새어나온다. 빛이 반사되며 흔들리던 검은 머리카락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도, 이준은 그 복도 끝만 보며 가만히 웃고 있었다.

 

 

 

 3.

 

 

 “어제 최승환, 한이준이랑 같이 가던데. 걔 또 괴롭힘 당하고 있는 거 아냐?”

 

 “나 최승환이랑 학원 같이 다니는데 걔 되게 착하던데. 남자애들은 그렇게 좀 약해보이는 애들 되게 만만히 보더라.”

 

 “불쌍해. 1학년 때 괴롭히던 애들이랑 반 간신히 달라졌는데 이제는 한이준이라니.”

 

 “근데 난, 한이준 소문처럼 나쁜 애는 아닌 것 같던데?”

 

 

 귀를 스쳐가는 말들이 근처 벤치에 누워 있는 이준을 알아보지 못하고 계속됐다.

 

 

 “아니. 어제 쓰레기 버리러 소각장 갔는데, 3학년 오빠들이 재활용 막 버리고 간 거 한이준이 혼자 분리수거 하던데?”

 

 

 갑자기 꺼내진 반론으로 순간 침묵이 흘렀다. 진짜? 황당해 하는 분위기에 변론을 하는 목소리는 조금 멋쩍어하면서도 또박또박 말을 잇는다.

 

 

 “그거 다 하고서 주변도 좀 정리하고 가더라고. 그런 애가 소문처럼 그렇게 무지막지한 애일 것 같지는 않아서.”

 

 “오빠들이 시킨 거 아냐?”

 

 “아니야. 내가 오빠들 올라가는 거 본 다음에 한이준이 자기 반 쓰레기 가지고 내려왔거든.”

 

 “반전인데. 나쁜 놈인데, 공중도덕은 지키는 나쁜 놈. 뭐 이런 건가.”

 

 “아하하-. 그냥 나쁜 애가 아닌 거 아닐까? 소문은 과장되기 마련이니까. 가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도 나고. 내 경우만 봐도-.”

 

 

 조금씩 멀어지는 목소리가 이준은 어쩐지 귀에 익은 느낌이었다.

 

 

 “지윤아. 불어가 너 오래!”

 

 “어! 알겠어. 고마워. 나 먼저 갈게.”

 

 

 위에서 외치는 큰소리에 이준의 눈이 번쩍 떠진다. 급하게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이미 모두 건물로 들어갔는지 근처에 여자애들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다시 벤치로 눕는 등 뒤로 아쉬움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온다.

 

 

 가만 올린 눈에 부드러운 봄바람에 흔들리는 느티나무 잎들이 들어온다. 어깨에 닿아 흔들리던 까만 머리가 나뭇잎 사이의 햇살과 겹쳐짐과 거의 동시에 이준의 입에선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4.

 

 

 밤 새 내린 비가 바퀴의 속도감을 높인다. 제어를 넘어서는, 아슬아슬한 한계 속도까지 끌어올릴 수가 있어 이런 날 달리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이준은 오늘따라 이상하게 바이크를 몰고 나오고 싶지 않았다.

 

 

 어제 밤부터 열이 올라 밤새 잠을 자지 못한 꼬맹이만 아니었다면 아마도 오랜만에 우산을 들고 학교를 향해 천천히 걸었을 것이다. 일찌감치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신을 신는 이준의 뒤에서 밤새 칭얼거리던 꼬맹이가 기어코 얼마 먹지도 못한 아침밥을 토했다.

 

 

 걱정이 한가득인 채로 출근을 한 형과 형수의 얼굴이 생각나 결국 이준은 걷기를 포기하고 바이크에 시동을 걸었다. 약국 근처에 도착해 아무렇게나 멈춰서는 내리는 비를 피해 급하게 뛰었다. 약을 들고 서둘러 문을 밀며 나오는데 가늘어진 비를 튕기며 서 있는 은색 바이크에 같은 교복을 입은 소녀가 통- 하고 부딪친다.

 

 

 반동으로 살짝 넘어진 몸을 일으켜 세우는 하얀 얼굴이 유난히 깨끗해 보인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작게 구겨지는 얼굴이 자신을 잡아당기고 있는 것 같다. 이준은 조금 멍하게 끌려가게 된다. 찡그린 얼굴을 향해 다가가는 눈에 나타난 이준을 보고 조금 놀라하는 소녀의 눈도 닿는다.

 

 

 그렇게, 서로의 시선이 마주함과 동시에 서로 다르게 흐르던 시간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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