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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My son _ 나에게 아들이 생겼다.
작가 : 초코민트
작품등록일 : 2021.12.15

신은 감당할 수 있는 고통만 준다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고통이 지워지지 않았다.
사랑하는 남자를 보내고, 아이를 보내고 가슴속 깊은 곳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여자.. 상처는 깊었고 좀 처럼 치유는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사랑을 한다. 남자가 아닌 일곱살짜리 한 아이와 ... 그냥 왠지 이 아이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같이 있으면 눈물이 난다. 그래도 신파는 되기 싫다. 하루를 살아도 즐겁게 살고 싶다.

이 세상에는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다양한 사랑의 형태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1. 그녀의 이야기
작성일 : 21-12-15 10:59     조회 : 304     추천 : 0     분량 : 2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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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 명 남짓한 수강생들이 모여 저마다 수업을 듣고 있다. 저마다 집중해서 듣는 방식이 다르다. 어떤이는 열심히 필기를 하고 있고 어떤이는 모바일 장치에 녹음을 하고 있다. 이런 광경이 재밌다는 듯 혜준은 미소를 지으며 중간중간 질문을 하기도 하고 모션을 크게 취하기도 한다.

 "다음번에는 캐릭터 작문기법에 대한 이해 진행 할게요."

 우르르 수강생들이 나가고, 그때 휴대폰 화면에 메세지가 보인다.

 "오늘 안 잊었지? 6시30분, 아지트"

 문자내용을 보고 픽 소리와 함께 가방을 챙기고 나서는 혜준, 벌써 해가 서서히 지고 있다. 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은 혜준의 하루 일과 중 하나다. 해가 저물어 갈 즈음이면 그녀는 이유도 없이 괜스레 슬퍼진다. 혜준은 잠시 무언가 생각을 하는 듯 그 자리에 한참을 멈춰있다.

 

 

 어둠이 조금씩 진해지는 저녁 7시반, 지금 시간 지하철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이 저마다 바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어디로 가는지 알수는 없지만 저마다 오늘도 열심히 살았을거라고 생각하니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앞으로 내가 더 열심히 살 날은 얼마나 될까? ' 라는 다소 철학적인 생각을 하며 약속장소에 도착한다.

 

 술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지수와 다희가 이미 맥주를 들이키고 있다. 혜준은 그녀들 사이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앉는다. 왜 이렇게 늦었냐며 혜준을 타박하는 그녀들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서로의 속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다. 오늘도 역시나 목소리 크고,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지수가 역시나 쉴 새 없이 말을 이어나간다.

 "야, 나 어제 선본 남자 최악이었다. 나보고 왜 그 나이까지 결혼을 못 했녜.. 안 했네도 아니고.. 직장 생활을 10년을 했는데 연봉이 생각보다 적다면서.. 나이도 많은데 결혼도 못하고 돈도 못 번다는 거야 뭐야?"

 "뭐 그런 인간이 다 있어? 이거 실화야? 그래서 뭐라고 했어?"

 "그쪽은 마흔이라고 들었는데 나이보다 노안이라고.. 일을 너무 열심히 하셔서 금방 몸이 상한 거 같다고.. 그래도 연봉은 높아서 좋겠다고.. 그러고 쿨한 척 하고 나왔지 뭐" 금세 깔깔거리는 지수와 다희의 주고받고 대화가 이어진다. 혜준은 언제나 그랬다는 듯 평온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음악을 느낀다.

 "결혼 그런 거 꼭 해야 되? 그냥 같이 늙자. 요양원 동기하지 뭐. 그럼 되잖아.

 "야, 끔찍한 소리마. 하긴 얘 봐라. 젊디 젊은 것이 죽을 상을 하고 무슨 지금이 조선 시대냐? 그때가 언젠데 아직도 이러고 있냐.."

 순간 묘한 정적이 흐른다. 왜 이런 순간은 늘 갑자기 오는 걸까. 다 안다고 생각하는 편한 사이일수록 서로를 향한 의도하지 않은 말들은 상처를 남기는 법이다. 익숙해질법도 하지만 오늘은 왠지 아프다.

 

 "아이고, 우리 윤지수씨, 또 취했네 취했어. 이 언니가 데려다 줄 테니까 가자 좀.." 분위기를 맞추려는 다희. 언제나 이런 상황에서의 중재는 다희다. 담담한 것 같지만 누구보다 사려 깊고 배려심이 강한 그녀. 다희는 초등학교 교사이다. 때때로 터지는 시한폭탄 같은 지수의 언행을 중재하고, 혜준의 소울메이트 같은 존재이다. 집안형편이 좋지 않았던 다희의 사정을 알면서도 티내지 않고 다희를 묵묵히 도와준 혜준, 수석을 놓치지 않는 다희가 임용고시를 앞두고 학원비를 내지 못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공부를 할 때도 혜준은 가만 있지 않았다. 돈이 많아서 주는 게 아니고 나중에 꼭 갚으라며 계속 그녀에게 잔소리를 하면서 그녀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으면서도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그렇게 혜준만의 방법으로 다희를 도왔다. 그리고 다희가 임용교시에 합격해서 교사로 처음 취임한 날에도 당사자보다 더 기뻐하며 꼭 사주겠다던 브라운 스카프를 선물하며 목놓아 꺼이꺼이 울었다. 둘은 서로에게 이런 존재였다. 굳어진 표정으로 택시를 타고 가는 혜준을 바라보며 다희는 혜준의 상처를 걱정한다.

 

 터덜터덜 집에 도착해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하루의 피곤을 모두 날려버린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은 왠지 공허하고 헛헛하다.

 그때 울리는 전화, 역시나 다희다.

 "잘 들어갔어? 아까 지수 말 너무 신경 쓰지마. 걔도 속상하니까.. "

 다희의 마음을 알면서도 혜준은 지금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아 말을 끊는다.

 "알아. 뭐 이딴 걸로 전화를 해? 나 잔다. 새 작품 자료조사랑 강의 준비때매 하루에 4시간 밖에 못 잤더니 골이 딩딩거려. 이제 두통약도 내성이 생겼는지 안 든다 안 들어."

 "그래, 얼른 자."

 전화기를 내려 놓고, 창밖을 바라보는 혜준. 그날의 기억은 마치 어제의 일 같다. 그만큼 생생하다. 지울 수만 있으면 다 지우고 싶은데 평생 상처로 남았고 현재 진행중이다. 언제 쯤이면 그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 그 사람을 지울 수 있을까?

 

 7년 전 어느 날, 서울의 어느 병원에서 혜준은 아이를 사산했고, 아이의 아버지인 연인 민준은 거짓말처럼 그날 이 세상을 떠났다. 불행이 겹치면 인간은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한계 범위를 넘어선다. 감당할 수 없는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모든 것은 와르르 무너진다. 지금껏 인생을 살면서 지탱했던 자신만의 뚝심, 에너지, 그리고 모든 희망들을… 비교적 여유로운 집안의 혜준과 달리 유복하지 않았던 민준을 반대했던 혜준의 아버지, 혜준은 그래도 그들을 이해했다. 자식을 키워본 적은 없지만 외동딸로 귀하게 자랐던 본인의 처지를 알고 있기에 반대해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민준이 사고가 있기 전까지 였다. 그 이후 혜준은 한동안 부모와 인연을 끊었었다. 세상에서 가장 상처주는 말들을 골라서 서로에게 상처를 줬던 시간들이 괴로워 혜준은 스스로 벽을 쌓았고, 한동안 글도 쓰지 않았다. 구김살없는 성격에 밝고 당당한 그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슬픔의 그림자가 가득한 얼굴로 7년을 살았다. 그 시간동안 유일하게 소통을 한 지수와 다희, 그녀들이 없었다면 혜준은 계속 그렇게 세상과 고립되어 살아갔을 지 모른다. 잠시 그날 생각에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혜준은 침대에 누워 눈을 살며시 감는다. 그리고 속삭인다.

 

 ‘나는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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