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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타로환의 꿈속 세계
작가 : 타로환
작품등록일 : 2020.11.2

안녕하세요. 글쓰기가 취미인 초보 작가입니다.
평소 선명하게 기억 남는 꿈을 자주 꾸는가 하면 망상을 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런 망상과 꿈일기를 소설 형태로 써보면 어떨까 싶어서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서툴고 어설프더라도 양해 부탁드리며 짧게 나마 즐거운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전거와 집주인
작성일 : 20-11-02 13:04     조회 : 438     추천 : 0     분량 : 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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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가 자욱한 아침

 

 며칠이 지났는지 알 수 없지만 요 근래 지속되는 안갯속에서 나는 자전거를 타고 사방에 위치한 부동산을 들락날락 거렸다.

 

 이마에 땀이 고이며 체력이 다해갈 즘이었다. 운 좋게도 오늘의 마지막 방문이라고 생각한 부동산에서 꽤 괜찮은 조건의 집을 소개해 주었다. 반쯤 기대를 가지고 빨간색 안경을 착용한 인상 좋은 공인중개사 아주머니와 함께 집을 보러 나섰다.

 

 도착하자마자 2m 높이의 벽으로 둘러싸인 베이지와 자주색 조합으로 구성된 6층짜리 주택이 보였다.

 

 생각보다 외관이 너무 괜찮다고 생각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 표정을 보고는 옆에서 아주머니가 물었다.

 

 "집 좋지?"

 

 "네, 신도시라 그런지 정말 좋네요. 근데 여기 월세가 정말 40이 맞나요?"

 

 "그럼~ 외부는 이래 보여도 내부는 좁을 수 있거든"

 

 "아..."

 

 아주머니와 함께 1층으로 이동하자 가운데에는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계단과 양쪽 끝에 있는 2대의 엘리베이터가 눈에 띄었다. 이런 구조 탓에 1층에는 사람 사는 가구가 존재할 리 없었고, 이 집의 주거 생활은 오로지 2층부터가 시작이라는 걸 알려주었다.

 

 '굉장히 특색 있는 집이네'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정면으로 길게 늘어선 복도가 보였다. 양옆으로 다섯 개씩, 총 열 개의 남색 현관문이 들어서 있었다.

 

 내 방은 엘리베이터 정면을 기준으로 오른쪽 세 번째 문이었다. 아주머니가 문을 열어주자 방의 내부가 훤히 보였다. 원룸 형태였고, 무엇보다 베란다로 이어지는 창문의 크기가 천장까지 닿아 있었는데, 그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채광의 양은 적지도 많지도 않은 충분한 양이었다. 나는 단번에 안락함을 느꼈다.

 

 "내부도 굉장히 좋은데요?"

 

 감탄사를 내뱉는 나의 말에 아주머니도 흡족해하셨다.

 

 "호호호 그래? 다행이네 요즘 학생들은 이 정도면 작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마음에 안 들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지"

 

 "그래요...? 제가 보기엔 월세 40에 이 정도면 엄청나게 넓은 거 같아요. 발품 팔러 다닌 보람이 있네요"

 

 방을 나와 아주머니는 내가 타고 온 자전거를 어디에다 거치해야 되는지 알려주셨다.

 

 신도시의 신축 건물이라 그런지 자전거 거치소에는 자전거가 몇 대 없었다. 혹은 자건거를 타는 사람이 별로 없거나.

 

 아주머니는 나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그나저나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아니지만, 현실에서의 내 자전거는 검은색이다. 하지만 지금 꿈속의 자전거는 모델은 같았으나 빨간색으로 달랐다.

 

 '대충 둘러봐도 부자동네인데 자물쇠 같은 건 안 채워놔도 되겠지?'

 

 그도 그럴 것이 지나가는 주민들의 풍채 하며 동네 주변은 세련된 건물들로 줄줄이 들어서 있었다. 모두가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고 고민이라는 게 전혀 없어 보였다.

 

 사실 무엇보다 자물쇠를 채우는 수고가 너무 귀찮았다.

 

 자전거 거치소를 빠져나와서 이 집을 에워싸고 있는 벽 안을 둘러보자는 마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현실이라면 지금 시점에서 부동산으로 돌아가 공인중개사 아주머니와 계약서를 작성했겠지만, 이미 계약이 완료되어 내 집으로 되어 있는 상태였다.

 

 몇 분 정도 걸어 다니며 깨달은 것은 벽 안의 마당은 대학교 캠퍼스와 맞먹는 규모라는 것이었다. 어느 대학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10분 정도 걸었을 때 벤치에 앉아있는 두 아주머니를 발견했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오른쪽에 앉아계신 아주머니는 뽀글거리는 파마머리에 고급스러운 정장을 입고 있었고 그 속의 셔츠는 보라색이었다.

 

 언밸런스한 머리와 복장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웃음 끼가 많아 보이는 그에게는 꽤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왼쪽에 앉아계신 아주머니가 문제였다. 자칫 노숙자라고 오해할만한 황색의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주변의 세련된 배경과 매우 동떨어지는 복장이었기에 오른쪽 아주머니와는 다른 이질감이 들었다. 그러나 천천히 다가가면서 얼굴을 볼 수 있는 각도까지 다다랐을 때, 바로 편협된 생각을 고쳐먹었다. 일단 안색이 굉장히 고우셨다. 귀걸이에는 루비가 박혀있어 고급스러웠다. 얼굴에서 드러나는 풍채와 꼿꼿하게 펴져있는 자세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고, 웃고 있는 눈에는 적당한 날카로움이 서려 있어 삶에 대해 어느 정도 통달한 사람 같았다. 이렇듯 고요한 아우라를 풍기고 계셨지만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삼켜버릴 수 있는 바다를 연상케하는 아주머니였다.

 

 나는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이사 오게 되었어요."

 

 인사를 건네자 오른쪽 아주머니가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아이고 2층에 이사 온 학생이지? 앞으로 잘 부탁할게, 아 그리고 왼쪽에 이 분은 여기 집주인이셔"

 

 '어쩐지 절대 노숙자는 아닐 것 같았어, 그나저나 여기 소문은 왜 이렇게 빠른 거야?'

 

 내 속마음이라도 읽은 듯 아주머니는 다음 말을 이어갔다.

 

 "아, 아까 학생이랑 부동산 아주머니랑 자전거 끌면서 들어오는 거 봤어. 이 집 2층에 한 가구만 비어있었거든"

 

 "아 그랬군요. 아무튼,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최대한 밝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그래, 우리도 잘 부탁해"

 

 오른쪽 아주머니가 내 말을 전부 받아주셨기 때문에 집주인 아주머니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내 쪽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잘 부탁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시간은 흘러 내가 이틀 정도가 지났다고 인지했을 때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둘러본 다음 집 뒤뜰에 있는 자전거 거치소로 향했다. 당연하게도 자물쇠는 채우지 않았다. 그 후 자연스럽게 이틀 전에 갔었던 벤치로 걸어갔다. 역시나 저번과 같은 구도와 복장으로 두 아주머니가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일전에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자세히 보니 한쪽에서만 말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오른쪽 아주머니는 대화를 나누던 중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다급히 불러 세웠다.

 

 "학생! 저어기~ 빨간 자전거 학생 거지?"

 

 "아, 네 맞아요."

 

 "다른 게 아니고 지나가다가 우연히 봤는데 자물쇠를 안 해놨더라고, 그렇게 두면 금세 도둑맞아"

 

 "에이 여기 딱 봐도 다 잘 사시는 분들만 계시는 것 같은데 누가 훔쳐 가겠어요?"

 

 "아니야, 그래도 모르는 거야. 다른 지역 사람이 넘어와서 훔쳐 갈 수도 있는 거고"

 

 "괜찮아요. 제가 보기에는 여기 되게 안전해 보여요."

 

 나는 절대 그럴 리 없다며 호쾌하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집으로 발을 돌리면서 아주머니를 슬쩍 바라봤는데, 걱정스러운 표정을 풀지 않으셨다.

 

 

 - 다음 날

 

 

 빨간 모자와 검정 티, 검정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자전거 거치소로 향했다.

 

 '어?'

 

 있어야 할 자전거가 보이지 않았다. 꿈 속임에도 식은땀과 함께 입술이 부들거리는 게 느껴졌다.

 

 '아뿔싸, 아주머니 말 들을걸!!!'

 

 후회가 몰려왔다. 그게 뭐가 귀찮다고 고집을 부렸는지, 나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잠깐 넋 놓고 있다가 도둑놈이 아직 멀리 못 갔을 거라는 생각이 번쩍 들어 주변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헉헉대는 소리와 함께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벤치까지 다다르자 두 아주머니가 보였다. 이번에도 뽀글 머리 아주머니가 불러 세웠다.

 

 "학생, 뭘 그리 뛰어다녀?"

 

 "아, 저... 자전거 도둑맞았어요."

 

 아주머니는 놀라셨는지 커진 눈을 하고는 '아이고' 하면서 손뼉을 쳤다.

 

 "내가 뭐랬어! 자물쇠 해야 된다니까!"

 

 자기 일인 것 마냥 엄청 한탄스러워했다.

 

 "하, 이 동네 부자들만 있어서 괜찮은지 알았는데 진짜 말 들을 걸 그랬어요."

 

 내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하늘을 향해 얼굴도 모르는 도둑놈에게 소리 높여 화를 내자 집주인 아주머니가 처음으로 입을 땠다.

 

 

 "괜찮아"

 

 

 처음 듣는 집주인 아주머니의 나긋한 목소리는 형용할 수 없는 온화함이 묻어있었다. 그 한마디에는 신뢰가 가득한 힘이 실려있었다.

 

 집주인 아주머니의 한 마디를 듣자 방금까지 느끼고 있었던 좋지 않은 감정들이 녹아내렸다.

 

 "?..??..."

 

 나는 집주인 아주머니께 무언가 말을 건네려 했지만 어떤 말을 하려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입을 마저 떼려는 순간 잠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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