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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한 편의 장면
작가 : ㅇㄱ
작품등록일 : 2020.9.9

밖에서는 존재감이 없는 사람.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서는 흔히들 '엑스트라'라고 불리는 존재다. 그렇게 늘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는 유라. 그런 그녀에게 누군가가 작지만 큰 선물을 주고 떠났다.
처음에는 소소한 이야기로 꿈속의 장면을 하나씩 채워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만 가는 이야기였다.
흔한 소설의 이야기 중 하나일 것 같은 것이 실제로 자신에게 일어나면 어떤 느낌일까.

 
01. 소설 속 이야기
작성일 : 20-09-12 21:27     조회 : 336     추천 : 0     분량 : 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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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늘도 여전히 똑같은 하루다. 잠에서 깨어나 밥을 먹은 뒤 침대 위에 누워서 핸드폰 하기. 다른 사람한텐 부러움을 받을 수도 있는 하루겠지만 이런 날이 맨날 반복된다면 지겹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다.

 

 "학교는 안 가?"

 

 "엄마. 지금 6시야."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그러게."

 

 저 위에서 말했던 똑같은 하루에 조금만 변경하자면 오늘이 되려나. 확실히 평소보다 일찍 떠졌던 눈이었다. 항상 6시에 일어나는데 5시에 일어난 건 오랜만이네.

 

 "오늘도 끝나면 바로 올 거야?"

 

 "잘 모르겠어."

 

 눈을 느리게 깜박거리면서 가만히 침대 위에 앉아 있자 거실에 있던 정희가 말하였다.

 

 좀 전에 핸드폰으로 보았던 오늘의 운세가 밖으로 나가면 무슨 일이 생길 거라고 나와서 강의 끝나고 바로 못 올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운세를 그다지 많이 믿지는 않지만 오늘따라 이상한 촉이 느껴진달까?

 

 애매하게 답을 하자 밖에서 그녀의 한숨이 들려왔다. 자식이라는 놈이 맨날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으니 많이 답답하시겠지. 멋쩍은 웃음만 짓고 있자 이번에는 다른 말을 하였다.

 

 "오늘 비 온대. 우산 꼭 챙겨가."

 

 창밖을 바라보며 아직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았다. 잔잔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약간의 차가움을 가져다주는 날씨. 이제 가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날에 비가 오면 어떤 기분이려나. 많이 추울까?

 

 "오늘 진짜로 무슨 일이 생기나보다."

 

 "소설 좀 그만 읽으라니까."

 

 자신을 바라보며 말하는 정희의 시선이 느껴졌다. 뭔가 미안한 마음도 드네. 내가 소설과 같은 인생을 살았더라면 조금이라도 재미가 있는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맨날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를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단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는 소설 속이 더 괜찮을 것 같다.

 

 "너는 안 지겨워?"

 

 "뭐가?"

 

 "맨날 똑같이 사는 게."

 

 정희의 말에 창밖에 두었던 시선을 거실로 옮겼다. 여전히 소파에 앉아서 핸드폰을 하는 그녀. 두 눈만 깜박거리면서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자 무심한 듯 다시 입을 여는 그녀였다.

 

 "밖으로 놀러 나가고 친구도 사귀어봐. 네 동생하고 언니는 집에도 거의 안 들어온다."

 

 "그 둘은 잘 살아가고 있으니까."

 

 고개를 돌려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바라보았다. 각자만의 색을 품으면서 흔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 어쩌면 저 책도 처음에는 늘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오다가 어느 순간에 확 바뀐 게 아닐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맨날 이러고만 있는 게 잘 하는 것인지.

 

 "나 잠깐 밖에 나갔다 올게."

 

 "어디 가게?"

 

 "산책 좀 하고 오려고. 오늘 비 오잖아."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카락을 위로 올려 묶은 뒤 방 밖으로 나왔다. 옆에서는 왜 저럴까 하며 혼자서 중얼거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움직여야지 뭔가 잘 풀릴 것 같았다.

 

 

 

 …

 

 

 

 집 밖으로 나가니 안개가 아파트 단지 주위에 넓게 퍼져 있었다. 하늘에 있어야 될 구름이 바닥으로 내려왔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늘에는 구름 한 점도 없었다.

 

 눈앞이 안 보일 정도의 안개가 가득했지만 이미 나온 걸 어쩌나. 최대한 눈을 크게 뜨고 길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위를 보며 큰 보폭으로 걸어갔다.

 

 "여긴 어디지..."

 

 길을 잘 찾아서 걸었는데 여긴 어디지 라는 말이 나왔다.

 

 이 아파트에서 산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처음 와보는 곳. 신기했지만 한 편으로는 조금 무서웠다. 내가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서 다른 곳으로 간 게 아닐까 라는 생각에 움직이지도 않고 몇 분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무슨 일이 생길 거라는 게 이거야?"

 

 그냥 평소처럼 집 안에 가만히 있을걸. 인간은 항상 무슨 일을 저지른 후에야 자신이 지금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만다. 그리고 그것을 이제야 느낀 유라다.

 

 애써 현실을 부정해봐도 눈앞에 보이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 와보는 곳. 제발 아무나 나타나서 길 좀 가르쳐 줬으면 좋겠다 라는 헛된 생각을 하면서 머리를 붙잡았다.

 

 "여기에 오는 것도 쉽지 않은데."

 

 앞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드디어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난 것 인가. 세상에 신이 있단 것을 느끼게 해주는 등장이었다.

 

 "어떻게 하면 집으로 갈 수 있어요?"

 

 "낯가림도 없나보다."

 

 "네."

 

 얼굴은 안 보이지만 지금 누군가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무서운 사람은 아니겠지? 저 사람은 어떻게 하면 나가는 지 알 수 있으려나? 등등 수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갔다.

 

 "여기는 그렇게 복잡한 생각하면 안되는 곳이야. 긴장 풀어."

 

 긴장을 풀고 싶어도 잘 안 풀어지는데 어떻게 할까요? 지금은 일단 집에 가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발을 땅에서 떼어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앞으로 가면 갈수록 점점 사라지는 안개에 이제는 조금 선명하게 앞이 보였다. 이젠 집에 돌아갈 수 있겠구나 하며 천천히 미소를 지었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에 의아함을 품었다.

 

 "뭐야. 여기 아파트였어?"

 

 체감상 몇십 분을 돌아다녔는데도 안 보이던 집이었다. 그런데 바로 눈앞에 있었다니. 그럼 방금 전에 그 사람은 누구였지?

 

 귀신한테 홀린 듯한 느낌에 소름이 돋아서 빠르게 집 안으로 들어갔다.

 

 

 

 

 …

 

 

 

 

 "유라야. 오랜만이다."

 

 "휴학 끝?"

 

 "당연하죠. 제가 누굽니까."

 

 강의실에 들어가서 앉아 있으니 옆자리에 누군가가 앉았다. 고개를 돌려 확인을 할까 했지만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누구인 지 금방 알 수 있었다.

 

 한도희. 고등학생 때 처음 만났던 친구다. 반 구석에서 혼자 잠을 자고 있던 유라에게 가서는 갑자기 친해지자고 말을 한 도희. 얼떨결에 긍정의 반응을 한 그녀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후회를 하고 있다.

 

 "휴학 하니까 좋아?"

 

 "과제 지옥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과제 해도 학점은 그대로일 텐데."

 

 기지개를 피면서 말하자 부럽다며 그녀의 등을 손으로 친 도희였다. 갑자기 맞은 등을 손으로 문지르며 한숨을 내쉬는 유라. 그런 그녀를 보고 무슨 일이 있냐며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없어."

 

 였다.

 

 도희는 저게 진짜로 내 친구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근데 있잖아."

 

 "뭐가?"

 

 "내가 사는 집인데 길을 잃고 몇십 분 동안 돌아다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집이라면 어떻게 된 걸까?"

 

 혼자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그녀. 저 아이가 오늘따라 왜 저럴까 생각이 들었지만 가끔 사람은 한 번씩 미쳐야지 살아갈 수 있다는 소리를 어디선가 들었기에 그냥 내버려 두었다.

 

 "내 말 듣고 있는 건 맞지?"

 

 "당연하지. 그래서 오늘 뭐 먹으러 가자고?"

 

 너무 해맑게 웃으면서 말을 하는 도희를 보니 대화가 안 될 것 같다는 것을 느낀 유라였다.

 

 

 

 …

 

 

 

 "왔어?"

 

 "아쉬워요?"

 

 "당연하지. 몇 년 만에 만난 인간이잖아."

 

 조용한 공간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누 사람. 둘 다 새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검은색 긴바지를 입고 있었다. 사람들이 보면 잘생겼다, 예쁘다를 외칠법한 외모에 훤칠한 키. 누가 보면 모델처럼 보일 수도 있는 둘이다.

 

 "근데 도로시."

 

 "엘 님. 제 이름은 도로시가 아니라 지아 라고 합니다. 이지아. 아셨죠?"

 

 "내가 도로시라면 도로시야."

 

 "너를 죽일 수도 있어요."

 

 팔짱을 끼고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는 엘을 보니 한숨만 나오는 지아였다.

 

 생긴 것과는 많이 다른 그의 성격을 보면 성격을 만드는 신이 과연 일을 제대로 하는 지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그냥 저 생물체가 이상할 뿐. 신은 제대로 일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 그녀였다.

 

 "도로시 네가 여기에 올 때 나 몇 살이었지?"

 

 "이지아고요, 인간의 나이로는 3살이셨습니다."

 

 "그래?"

 

 질문을 하는 엘을 보니 갑자기 왜 저럴까 하며 쓰고 있던 안경을 벗은 그녀. 혹시 철이라도 들었나 약간의 희망을 품었지만 다시 생각을 해보니 그럴 가능성은 적다는 것을 느낀 지아였다.

 

 "지금이 대충 25살 정도니까 밖으로 놀러 다녀도 돼?"

 

 높은 텐션으로 물어보는 저 아이를 어떻게 하면 커다란 절망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하며 3초 동안 생각을 한 지아. 고개를 들어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그를 바라보니 여전히 한숨이 나왔다.

 

 "싸우자고요?"

 

 그녀의 살기를 느꼈을까.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엘이었다.

 

 "이만 집으로 가요. 어제 엘 님 밤새우신 거 다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알았어?"

 

 "잠을 잤으면 새벽에 돌아다니지 않았겠죠."

 

 "얼른 들어가서 잠이나 주무세요. 오늘 밤샌 거 다 알고 있습니다."

 

 지아의 말에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 그였다.

 

 

 

 …

 

 

 

 "엄마. 유라는 어디 갔어?"

 

 "학교 갔지."

 

 아침과 똑같은 자세로 소파에 앉아 있던 정희에게 물어보는 유나. 그런 그녀에게 가족이라면 관심 좀 가지라며 말을 하는 그녀였다.

 

 "나 집에 자주 못 들어오잖아."

 

 "네 집 안가고 내 집 오는 게 이상한 거야."

 

 핸드폰을 끄고 한숨을 쉰 뒤 자리에서 일어나는 정희를 보며 어디 가냐고 물어보는 유나. 자러 간다고 답을 한 뒤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는 그녀였다.

 

 정희가 들어간 방문을 잠깐 쳐다보나가 이내 다른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 동생!"

 

 "누나?"

 

 노크도 안 하고 갑자기 들어온 유나를 보고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는 유민이었다.

 

 "오늘은 친구랑 놀러 안 나가?"

 

 "응. 얘들 다 바쁘대서."

 

 "그럼 누나랑 놀러 갈래?"

 

 침대 위에 앉아 있는 유민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하는 유나. 속으로 큰 기대를 하는 그녀를 보았는지 알겠다고 말한 그였다.

 

 "근데 어디로 놀러 갈 거야?"

 

 "유민이 지금 몇 살?"

 

 "18살."

 

 "대학교 가자."

 

 고등학생인 동생에게 갑자기 대학교 가자며 초롱초롱한 눈을 한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큰 누나를 보니 불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동안 유나라는 사람이 쳤던 사고가 수 없이 많아서 이제는 믿는 것도 힘들 지경. 좀 전에 알겠다고 말을 한 자신을 때리고 싶은 순간이었다.

 

 "근데 갑자기 대학교는 왜 가?"

 

 "왜 가긴. 동생 보러 가는 거지."

 

 "작은 누나?"

 

 "당연하지!"

 

 "근데 오늘 비 온다는데?"

 

  이미 표정으로 괜찮아 를 외치고 있는 그녀를 보니 왠지 점점 더 늙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비 오는 날에 나가서 감기라도 걸릴 작전인가.

 

 지금이라도 말리고 싶지만 평소보다 더 밝아 보이는 그녀의 표정에 어쩔 수 없지 하며 나갈 준비를 하는 유민이. 그리고 유나는 핸드폰을 꺼내 유라에게 문자를 보냈다.

 

 '내가 갈게. 기다리고 있으렴 우리 동생!'

 

 그리고 같은 시각.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유라에게는 이유 모를 오한이 들었다. 아마도 미래를 보는 신이 미리 신호를 준 것이 아닐까.

 
작가의 말
 

 드디어 1화가 끝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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