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비빅거리는 알람에 일어나서 핸드폰을 보면 언제나...
"다녀올게."
이렇게 엄마는 언제나 저에게 문자를 남깁니다.
하지만, 언제나 엄마는 온데간데없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침대 위에서 일어나 식탁 쪽으로 향했습니다.
그저 아무도 없는 공허한 주방에 떡하니 놓여있는 식탁.
식탁 위에는 꽤나 큰 사이즈의 치즈케이크와 작은 쪽지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 의자에 앉아서 쪽지를 열어보아 흐릿한 눈을 비비고선 읽었습니다.
[사랑하는 소민이에게,
생일 축하해, 우리 딸!
이번 생일도 함께 있지 못해서 미안해, 일이 너무나도 많고 바빠서...
난 소민이가 이 세상에 와줘서 정말로 기쁘고 행복하단다.
앞으로도 계속 엄마의 곁에 있어 주렴!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급하게 쓰고 가신 건지 글자가 많이 휘날려져 있었지만, 어떻게든 읽을 수는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옆에 있는 라이터로 케이크 한 조각에 꽂혀 있는 초에 불을 붙였습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이소민~ 생일 축하합니다~."
그렇게 저 혼자서 웃는 채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촛불에 입김을 불었습니다.
그렇게 촛불이 꺼지고서는 초를 케이크에서 뽑아내고 천천히 포크로 먹기 시작했습니다.
입안에서 퍼지는 달콤함에 기분이 잠깐이지만 황홀해집니다.
그렇게 먹다 보니 어느새 케이크를 담고 있던 접시가 텅 비어버렸습니다.
포크를 내려놓고 생일 케이크 옆에 놓여있었던 쪽지를 다시 손에 들어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엄마의 진심 담긴 편지라서 저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짓다가 코끝이 찡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쪽지 뒤쪽에 뭔가가 또 적혀있을까 봐 뒤집어보니 작은 글씨로 무언가가 적혀있었습니다.
[소원을 적어봐!]
"..."
거기서 저는 아무 말도 없이 흠칫하면서 멈췄습니다.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모든 소원을 적기에는 종이의 크기가 너무나도 작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머릿속에서 구름처럼 둥둥 떠다니는 소원들을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제일을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저 스스로 물어보았습니다.
"...응, 그러면..."
저는 가장 원하는 소원을 생각해내서 쪽지 뒷면에 적었습니다,
그렇게 적고 나서 저는 싱긋 웃었습니다.
그렇게 펜과 종이를 내려놓고서 시계를 보니 7시 30분이었습니다.
"히이익, 지각하겠다!"
이대로는 지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깜짝 놀라 재빠르게 씻기 위해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주방은 인기척이 남지 않은 채로 온기가 식어가고 있는 쪽지만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