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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프로듀스의 방
작가 :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0.8.5

한국 문화를 대표하게 된 K-pop.
그 화려한 무대의 이면에는 수많은 암투가 있다.
그 암투 속으로 상처 입은 아이가 뛰어들게 되고
그 아이가 선한 마음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한
주변 이들의 싸움이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요즘 트렌드와 반대로 가는 대하서사 작가 듀얼won 입니다.
스케일 크고, 등장인물 많고, 스토리 복잡하며, 긴 호흡의 작품들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인기 없는 장르이지만 이런 스토리도 있음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이 행복하시길... ^^

 
예선 (2)
작성일 : 20-08-05 14:43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6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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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이번 무대에서 나는 가급적이면 서브를 할 생각이야. 뒤에서 코러스를 넣어주는 쪽으로 갈 거야. 그리고 내가 봤을 때 윤정이와 지혜는 모두 댄스 담당. 소영이도 랩이지만 댄스에 가까우니 댄스를 살릴 수 있는 노래가 좋을 거야.”

 “음? 그래도 돼?”

 자기를 희생해서 동료들을 부각시켜주겠다는 정하윤의 말에 허윤진은 놀란 얼굴을 하며 되물었다. 이에 정하윤은 손을 내저으면서 노래 선정에 들어갔다. 그렇게 24조 역시도 매우 순조롭게 진행을 하며 노래를 정했고 모니터를 통해 이를 보고 있던 호수의 매니저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이거 호수 형님이 틀리신 것 같은데... 이쪽에도 좋은 리더가 있잖아. 그것도 최상 수준의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그럼 이제 센터를 정해야 할 것 같은데 의견이 있는 분?”

 “아...”

 센터라는 단어가 신민경의 입에서 나오자 23조 멤버들 사이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이 침묵의 의미는 긴장감이었다. 그녀들 모두 센터가 가지는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센터는 무대의 중심에 서는 자이고 가장 많은 파트를 부여받으며 그로 인해 카메라에 가장 많이 잡히게 된다. 서로가 경쟁자인 이런 서바이벌에서 센터는 남들보다 좀 더 앞서 갈 수 있는 길이었다. 그렇기에 프로듀스 시즌을 할 때마다 센터에 대한 경쟁은 항상 치열했다.

 그리고 다들 고만고만한 회사 소속인 23조 멤버들은 자기도 센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단지 서로가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아서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에 신민경은 민호의 조언을 떠올렸다. 센터를 너무 하려고 하는 모습은 팬들이 보기에 탐욕스러워 보일 수 있기에 양보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소속사 대표인 이정원은 이런 조언을 했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나가면 승산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용기 있게 자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두 가지 상충되는 조언을 머릿속에 되뇐 신민경은 곧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말하였다.

 “나는 일단 리더를 맡고 있으니까 양보를 하도록 할게. 세 분 중에 지원하고 싶으신 분 있니?”

 “헉? 언니가?”

 워낙 예의가 바른 탓에 존대와 반말이 혼용된 말을 하며 신민경이 양보를 하자 다른 연습생들은 놀란 얼굴을 하였다. 그녀들이 보기에 이중에서 가장 비주얼이 나은 이는 신민경이기 때문이었다. 단지, 센터가 주는 그 매혹감에 빠져서 그녀를 추천하지 않은 것이었는데 먼저 양보를 하니 다들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신민경은 그 중 당민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민아 언니는 어때? 이 노래는 보컬이 중시되니까 우리의 메인 보컬인 민아 언니가 센터를 맡으면 더 무대가 살 것 같은데...”

 “내가? 음... 그건...”

 신민경이 추천을 하자 당민아는 기분이 좋으면서도 자기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멤버 둘도 머릿속에 당민아가 센터에 서서 하는 무대를 그려보았다. 그러자 둘은 뭔가 그림이 좋지 않음을 깨달았다.

 “음... 내가 그동안의 프로듀스를 모니터링한 것에 따르면 메인보컬과 센터는 구별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 나는 민경 언니가 더 센터에 어울린다고 보는데?”

 “아! 나도 그런 생각 했어. 민아 언니도 귀엽고 예쁘지만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는 민경 언니가 가장 돋보이니까. 저쪽에서는 김소영이 나올 테니 우리도 비주얼을 살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서한나와 장세하는 의견을 같이 하며 신민경을 지지했다. 자기가 센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욕심을 부렸지만 당민아에게로 무게가 기울자 그녀들은 냉정하게 판단하게 되었고 그러자 답이 신민경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다.

 신민경이 이것을 의도하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졸지에 가장 많은 지지를 받게 되었고 추천을 받았던 당민아도 그런 대세에 따르게 되면서 신민경은 센터가 되었다.

 이에 신민경은 미안해하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23조의 연습은 빠르게 진행이 되어 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2월 20일이 되었고 뮤직바이블 본사에서 합숙하고 있던 모든 멤버들은 휴대폰을 압수당한 채 뮤직바이블의 차에 탔다. 총 20대에 가까운 대형 차들은 대학로 등 핫한 거리를 향해 갈라서며 이동했고 모든 멤버들은 이왕이면 자기를 아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23조와 24조 멤버를 탑승한 차는 당리단길에 정차했다. 나름 인기가 많은 동네였기에 사람들은 붐볐고 차에서 내린 멤버들은 그곳에 설치된 간이 무대를 볼 수 있었다. 조명은 대단치 않았지만 그래도 단상처럼 생긴 무대가 있었고 또한 관객의 수를 통제하기 위한 바리케이드가 있었다. 그리고 그 바리케이드 속에는 이미 들어온 관객들이 기대를 하며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야~ 이런 무대를 20개 가까이 만들었다고? 뮤직바이블 정말 대단하네.”

 “그냥 바닥에 서서 할 줄 알았는데 말이야.”

 김소영과 허윤정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감상을 하며 말하였다. 긴장 상태에 있는 23조 멤버들과는 다른 모습이었고 정하윤은 그들을 인솔하여 무대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그러면서 관객들에게 인자하고 단아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주었고 관객들은 환호했다.

 “와아아아아!”

 “언니 예뻐요~”

 “좋은 무대 기대할게요~”

 그렇게 24조 측에서 선수를 치자 신민경은 고개를 흔들며 압도감을 이겨냈다. 그리고 리더의 자세에 걸맞게 모두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자. 우리의 관객이고 앞으로 우리의 팬이 될 사람들이야. 우리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나아가자.”

 “으응. 알았어. 호호.”

 신민경의 말에 23조 멤버들도 힘을 내며 걸어갔고 역시 지지 않는 미소를 지었다. 이에 관객들은 이번에도 환호로 화답을 해주었다.

 무대에는 뮤직바이블 측에서 고용한 연예인 사회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아나운서 출신의 프리랜서였고 정돈된 미소를 지으며 그녀들을 맞아 주었다.

 그리고 이 타이밍에 맞춰 현장에 이정원과 민호 등이 도착했다. 그들은 숨을 헐떡이며 주변을 돌아본 후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야. 저 바리케이드는... 이제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거야?”

 “그런 것 같은데요? 보아 하니 저 바리케이드 안에 있어야 투표를 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늦은 것 같습니다. 아니, 사실 처음부터 늦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뮤직바이블 측에서 소속사 등이 개입하지 못하게 철저하게 비밀로 했고 각 조의 멤버들이 도착하기 전에 관객들을 입장시키고 문을 닫아버렸으니까요.”

 이에 민호는 아쉬운 얼굴을 하며 말하였다.

 “처음에 신민경을 보낼 때 몸에 위치추적장치 같은 것을 달 것을 그랬나? 그럼 좀 더 빨리 알 수 있었을 텐데...”

 “아마 그래도 타이밍은 늦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뮤직바이블 이 자식들... 최고의 채널답게 보통 철두철미한 게 아니더군요. 아마 그런 부정행위에 대한 검사는 철저하게 했을 것이고 적발 시 바로 짤릴 수 있습니다.”

 “으음... 그럼 결국 모든 것은 신민경에게 달렸군.”

 민호는 이번에도 자신들이 도울 것은 없겠다고 생각하며 23조가 이기기를 바랐다. 그리고 일전에 호수가 했던 분석을 그들도 하고 있었고 그런 요소가 작용한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무대 전 정하윤의 멘트 하나에 크게 흔들리고 말았다. 정하윤은 팬들에게 인사를 해달라는 사회자의 말에 마이크를 받고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유창하게 인사를 하였다. 그 모습에 관객들은 감탄을 하며 환호했고 사회자는 놀란 얼굴을 하며 물었다.

 “아니, 하윤 양. 어떻게 외국어를 이렇게 잘 하십니까? 하하.”

 “아니요. 그렇게 잘 하시는 못합니다. 그냥 당리단길에는 외국인 분들도 많이 보이셔서 한번 해보았습니다.”

 “겸손하시군요. 만약 하윤 양이 본선에 가게 되면 일본인 연습생들과도 함께 무대를 꾸려야 하는데 혹시 일본어도 가능하십니까?”

 “네. 어느 정도는요.”

 사회자의 적절한 질문에 정하윤은 이번에는 일본어로 인사를 해주었다. 그런 모습에 23조 멤버들은 압도가 될 수밖에 없었다.

 “와아... 진짜 준비된 데뷔 멤버네. 영어는 그렇다 쳐도 어떻게 일본어와 중국어까지 저렇게 잘하지?”

 “보니까 공부도 잘 하시게 생겼는데 정말 타고난 것부터가 다르구나.”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가운데 사회자는 신민경에게 다가왔고 질문을 했다.

 “오우~ 민경 양은 팀의 리더와 센터를 다 맡고 있는데 잘 하실 수 있겠습니까?”

 “네. 모두의 추천으로 두 가지 중책을 맡게 되었는데 열심히 해서 좋은 무대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들은 정보에 따르면 상대 조가 보통 막강한 게 아니거든요. 이에 대해 이길 자신이 있으십니까?”

 “음... 이기고 지고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준비한 무대를 잘 보여드릴 수 있다면 팬 분들께서도 감동을 하시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신민경은 성숙한 멘트로 답하였고 사회자는 어린 나이에 이런 말을 하는 것에 감탄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무대 전의 멘트는 모두 끝이 났고 23조인 신민경 팀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그녀들은 준비한 케이팝 음악을 하였다. 신민경은 센터에 서서 모두를 돌아보고 미소를 지으며 파이팅 신호를 주었고 그 모습에 멤버들은 긴장을 조금 떨치면서 가진 모든 것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런 신민경의 모습을 보면서 이정원은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말을 하였다.

 “아무래도 제가 전생에 미카 님께 큰 공헌을 했나 봅니다.”

 “엥? 갑자기 뭔 소리 하는 겁니까?”

 이정원의 말에 원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이에 이정원은 자신을 바라보는 미카와 민호를 향해 설명을 했다.

 “제가 JW엔터테인먼트를 차려서 YBY를 론칭할 수 있게 해주신 것도 그렇고... 신민경이란 아이를 제게 보내주신 것 때문에 드리는 말입니다. 저 아이는 뭐랄까. 정말 훌륭합니다. 압도적인 비주얼도, 메인보컬 급의 가창력도, 메인댄서 급의 춤 실력도 없지만 모든 것이 고르고 또한 가진 것을 증폭시키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있습니다. 저런 멤버가 있으면 그 조는 분위기가 좋아지고 더 잘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야말로 보물과 같은 존재이지요.”

 “뭐... 그렇지요. 저도 이 정도까지 할 줄은 몰랐지만... 호호.”

 미카도 신민경의 무대 위 모습에 감탄하면서 동의를 했다. 그 정도로 신민경은 무대 위에서 빛이 났다. 자기 파트가 되었을 때는 물론 동료들 파트에서도 표정 연기를 항상 하고 있었고 동료들을 이끌어주는 모습이 계속 나왔다.

 그런 신민경의 활약 속에 23조의 무대는 끝이 났고 관객들은 열화와 같은 환호성으로 화답을 해주었다.

 “이야~ 정말 잘 하는데? 이게 중소형 기획사의 애들이라고? 별로 기대 안 했는데 대단하다.”

 “특히 신민경인가? 리더라는 애가 정말 잘 했어. 매력도 터지던데?”

 “뭔가 아쉽다. 저런 인재가 여기서 떨어질 수도 있다니... 상대 팀은 큰 회사 애들이 많잖아.”

 “그러게.”

 관객들은 신민경에게 매료되어 그녀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에 신민경은 손을 흔들어주며 미소를 지었다. 무대를 그렇게 열정적으로 했음에도 에너지가 남아 있는 듯 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 24조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민호 등은 내심 그들이 실수를 하기를 바랐다. 앞선 상대 팀의 무대가 워낙 좋았기에 긴장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24조에는 정하윤이 있었다. 그녀는 신민경이 했던 것처럼 모두의 긴장을 풀어주는 말을 했고 잘 인솔을 하며 무대를 치렀고 그야말로 조금의 흠도 없는 무대가 이어졌다. 또한 23조에는 없는 무기가 24조에 있었다. 바로 정하윤의 보컬이었다. 크게 지를 수 있는 고음 파트는 없었지만 정하윤 같은 실력자에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단지 정하윤이 코러스를 넣는 식으로 부르기만 해도 그 아우라가 달라 보였고 무대는 풍성해졌다.

 그렇게 24조의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23조 때보다 더 큰 함성을 지르면서 좋아해 주었다. 이미 그들의 머릿속에 신민경의 기억은 흐릿해져 있었다.

 “와아아! 이게 정하윤이구나. 정말 엄청난데?”

 “김소영도 봐봐. 너무 깜찍해.”

 “진짜 미친 미모와 보컬이다. 이런 사람들이 한 조라니...”

 관객들은 센터에서 자신이 가진 비주얼과 깜찍함을 완전히 보여준 김소영과 메인보컬의 힘을 보여준 정하윤에게 매료되며 함성을 질렀다.

 그런 분위기 속에 민호 일행의 입술은 바짝 말라 갔다.

 “이거... 이런 말을 하기는 뭣 하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요?”

 “원래 경연이란 것이... 뒤에 하는 쪽이 유리해. 관객이란 자들은 가장 최근에 본 무대가 더 좋게 인식이 되는 법이거든. 예전에 명가수들을 모아서 한 경연 프로그램도 마지막에 무대를 꾸민 자가 1위를 압도적으로 많이 가져갔지.”

 “후우~”

 신민경 편인 이들조차도 승산이 높지 않다고 생각할 때 사회자와 양 조의 멤버들이 모두 무대 위로 나왔다. 이에 관객들은 다시 손을 흔들며 환호했고 사회자는 김소영을 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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