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나의 눈에 들어온 건.. 흐미하게 웃고 있는 독고준이였다...
그 사람은 서서히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알고 있겠지...? 저사람은....
그래.. 당신 말이 옳았어... 서진이는 언니를 버리지 못해.....
아니.. 어쩌면.. 착각한걸 지도 몰라... 서진이는.. 나를 사랑했다고....
언니가.. 없었으니까.. 내가 언니를 닮았으니까....
"여긴 왠일이예요..?.."
"위로해줄려고 왔지....어때..? 내 말이 맞았지...내가 이긴거야.. 김수아.."
그래.. 당신이 이겼어.. 나의 완패야..쿡...
그런데.....ㅡ.ㅡ^ 이 사람 위로 해줄려고 왔다면서.. 왜 남의 속을 뒤집는 거야!!!
정말... 정말................................................힘든데.....
당신이 그러지 않아도.. 나 충분히.. 힘든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렸다.. 더 이상은.. 서있을 수 있는 힘이 없다...
"나한테.. 와.. 난 너한테 그런 불안한 사랑따위는 심어주지 않아.."
"훗.. 당신이라는 사람 정말 웃기는 군요..
불안한 사랑.... 그래...맞아!! 당신 말이.. 언제나 불안했지...
서진이가.. 그가.. 날 떠나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속에....서...
그렇지만... 그런.. 불안한 사랑이었지만... 행복했다면.. 믿을래요..?
당신에게.. 줄 마음같은건 없어!!! 이만 가볼게요..그럼...."
난 간신히 있는 벽을 기대고 일어났다...
그리고.. 조금씩.. 서진이가 있는 그 방에서 멀어졌다...
"김수아.. 넌 나한테 오게 되있어.. 말했잖아... 난 가지고 싶은 건 가진다구....
예영이처럼... 빼앗기지 않아... 각오해... 말했지.... 널 짖밟아서라도.. 가지겠다구..
그럼.. 한국에서 보자구..."
무작정 호텔로비로 나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기사아저씨는 찾아 공항까지 데려달라고 했다..
내 어색한 미소에.. 의문을 가지셨지만.. 말없이.. 나를 공항에 데려다주셨다...
나는 그런 아저씨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물...물..론.. 한국말로....ㅡ.ㅡ;;;
"고마웠어요.. 그동안... 그럼...."
공항으로 들어가..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내 짐같은건... 까짓것.. 나중에.. 부쳐달라고 하지 머......
근데.. 이 반지는 어떻게 하지....?
아직도.. 내 손에서 반짝이고 있는 반지.... 언약의 증거.........
난 손에서 빼고 싶지 않았다....
이 반지는 내가 서진이를 느낄 수 있는 마지막 물건이니까..............
서진아.. 나 이거 하나만 가져갈게...
다른건 필요없어... 이거 하나만... 가져갈게.........
난 반지가 끼어진 내 손을 가슴에 품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일본땅을 뒤로하고... 난 한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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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 수 있니!!!! "
"죄송해요... 숙......"
짝..!!!!
내 볼에 뜨거운 마찰과 함께.. 아픔을 느꼈다...
나를 때린 손은... 외삼촌이었다....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그 손이.. 오늘은.. 내 빰에 와닿았다..
"난 널 그렇게 키운 적 없다!!!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는거냐!!"
"죄송해요... 삼촌....."
"나가라!! 꼴 보기 싫다!!!"
"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오늘.. 나는 10살때 이후로 늘 우리집이라고 생각한 그 곳에서.. 나왔다...
날 차갑고.. 더럽게 쳐다보는 외숙모의 시선과...
날 때렸지만.... 안타깝게 쳐다보시는 외삼촌의 시선을 뒤로 하고..
"와.. 근데.. 어디로 가지...?"
애써 미소를 지으려고 했지만.. 오늘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왜.. 이럴까.. 눈물이 났다..
서진이를 보내줄때도... 이러지는 않았는데..................왜.. 이렇게 슬프지...
사람들이 나를 힐끔힐끔 바라보면서.. 지나간다..
멀보냐!! 인간들아...!!!! 우는 사람 처음봐!!!!!!!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차마... 그런 용기가 나지 않더라....................ㅡ.ㅡ;;;
역시.. 소심한 나였다.....
에휴=3... 하나한테.. 전화라도 해봐야겠다....
"김수아!!!!! 이기집애!! 오랜만이당..."
"그래.. "
"근데... 너 얼굴이 왜그렇게 부었어...?.."
"아니.. 아무것도 아냐...."
"너.. 무슨일 있었지..... 이 짐은 또 머야!!! 빨리..말해.. 김수아..."
"아무일도 없었어..... 나 지방으로 내려........"
"난 너한테.. 친구아니냐..? "
미안.. 하나야.. 너한테도.. 말할 수 없어..
너도... 나 나쁜 년이라고... 미친년이라고.... 욕할까봐... 두려워.....
미안...해... 사랑하는 내 친구... 하나야....
"미안.. 나중에.. 나중에.. 용기나면... 말해줄게..."
"약속이다... 꼭... 알았지..?,,"
"그래.... 아.. 나 기차시간 다 됐다.. 가볼게..."
"기집애... 만난지 몇분이나 됐다구.. 벌써 일어나...!!! "
"미안.... 내가 또 전화할게...."
결국 내가 온곳은.. 엄마아빠의 고향이었다...
훗.. 김수아.. 너도 어쩔 수 없구나.....
사실... 서진이가 알고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혹시나 하는... 미련때문에................
"아이구.. 아가씨!! 여긴 또 왠일로..."
"할아버지!! "
"허허허 춥습니다.. 어서 안으로 ..."
그때 왔을때와..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커다란 피아노가 있었고... 또... 큰 창에서는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왜.. 또..."
"아.. 저 이제... 여기서 살꺼예요... 엄마아빠랑....^-^"
"아가씨.. 설마.....그 분이랑..."
"에이~~ 할아버지 절 어떻게 보시고!!! 제가 남자하나때문에..이러겠어요..
그냥... 엄마아빠랑 같이 살았던 곳에서.. 살고 싶을뿐이예요..."
"힘들때만.. 내려오시지 않았습니까....
이 늙은이는 왜 이렇게 아가씨가 안타까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보이나요..? 제가.. 할아버지.. 눈에는.....
역시.. 할아버지 눈은 속일 수가 없네요... 정말...... 그치만...
모른 척해주세요... 제가.. 정리할 수 있게...
서진이에게서 벗어날 동안만.... 이 반지 뺄 수 있을때까지만... 기다려주세요..
언젠가는.. 환하게 웃으면서.. 서진이 이야기 할 수 있을때...
말할꺼예요......... 웃으면서...... 농담처럼................
그런데.. 그런 날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