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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틀란티스 소녀
작가 : 갑주어
작품등록일 : 2019.11.10

평범한 대한민국의 소녀가 아닌,
전혀 다른 삶을 살아 온 소녀.
나는 그녀를 아틀란티스에서 온 소녀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녀를 사랑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자와 아틀란티스에서 온 것 같은 소녀의 사랑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6화
작성일 : 19-11-10 22:11     조회 : 271     추천 : 0     분량 : 6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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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대로 길가에 한참을 서 있다 보니 눈이 오기 시작했다. 문득 눈을 맞고 정신을 차린 나는 인쇄소로 내려가 임무 완료 보고를 하고(뭐 해남까지 신문배달 하고 왔냐고 화를 내는 소장 아저씨를 그냥 받아주었다. 이런 때에는 도움이 될 만한 재성이형에게 뭐라 불만을 털어놓고 싶었지만 인쇄소 의자에 재성이형이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누워 자고 있길래 그냥 지나쳤다.)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보니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라 함박눈이 참 아름답게 보여야 정상일 텐데 나에게는 그저 하늘에서 누군가가 흰색 돌을 떨어뜨리는 듯한 기분이다.

  “성주 씨, 뭐하세요?”

  아까부터 멍하니 눈 내리는 아침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불렀다. 뒤를 돌아보니 인쇄소 입구 옆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인 민지영이다.

  “아, 그냥 눈이 예뻐서...”

  내가 일단은 눈가에 얼어붙어 있던 눈물을 닦아내고 애써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빙긋 웃으면서 다가온다. 그녀가 아르바이트 유니폼이 아닌 사복을 입은 것은 이게 처음 인 것 같다.

  “올 해 첫눈인 것 같죠?”

  그녀가 다가와 나처럼 하늘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렇군요. 이게 올 해의 첫 눈이네요.”

  내가 대답하자 그녀가 갑자기 내 한쪽 손을 붙잡는다.

  “혹시 오늘 시간 되세요?”

  “시간...?”

  “지금은 좀 쉬어야 하니까 이따가 같이 점심이라도 같이 먹는 게 어때요?”

  점심 식사라... 그러고 보니 나는 이성과 단 둘이 식사를 해 봤던 적이 전혀 없다. 경숙이한테 차여서 우울한 지금, 내 앞에 있는 지영으로라도 위로 삼을까...

  “좋습니다. 사실 저는 신문배달만 끝나면 시간이 널널하거든요.”

  내가 대답하자 예스 하며 활짝 웃는 지영.

  “그럼 이따 열두 시에 여기서 뵈는 게 어때요?”

  “좋습니다. 그럼 이따 뵙도록 하지요.”

  “네! 이따 뵈요.”

  뭐가 그리 신났는지 활짝 웃으며 자신의 집을 향해 뛰어가는 지영. 나는 점점 사라지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눈 내리는 하늘을 잠시 보고 내 집으로 향했다.

 

  설화누나가 나에게 경숙이와의 관계에 대해 뭐라고 전화라도 할 줄 알았더니 오전 내내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나는 내가 누구에게 차였다는 것을 여기저기 퍼트리는 게 너무나도 싫고 추한 느낌에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단지 지영과 한 점심 식사 약속을 기대하고 있을 뿐이었다.

 

  “여기 돈가스가요, 되~게 맛있어요.”

  편의점 앞에서 만나 지영이 나를 데리고 간 곳은 시내의 어느 돈가스식당이었다. 심플한 간판에 내부는 잘 닦인 나무 마룻바닥이 있어 상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밖에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으므로 창문가에 앉기로는 가장 적절한 날이다.

  그녀가 주문한 것은 당연지사 돈가스였다. 스파게티나 다른 메뉴도 많지만 돈가스식당에서는 돈가스가 가장 맛있다는 지영의 말을 듣고 나 역시 돈가스로 주문했다.

  “아, 제 돈가스에는 소스를 빼고 주세요.”

  지영이가 주문을 받고 있는 직원에게 말했다.

  “돈가스 드실 때 소스를 빼고 드시나 보죠?”

  내가 질문하자 물을 한 모금 마신 후에 입을 여는 지영.

  “네. 저는 항상 돈가스 소스를 빼놓고 먹어요.”

  “그럼 느끼하지 않나요?”

  “그 맛에 먹는걸요.”

  아하하하... 이거 마치 미얄의 추천에서 나온 초록누님 같구먼. 녹슨 치맛자락~.

  “근데 사실 돈가스는 소스가 생명 아닌가요?”

  내가 질문하자 마치 우습다는 듯이 살짝 웃는 지영.

  “그건 어린애들이나 그러는 거에요.”

  에...?

  “돈가스의 생명은 굉장히 좋은 고기를 굉장히 좋은 식용유에 튀겨 익혔냐에요. 소스는 그저 데코레이션일 뿐이죠.”

  “그, 그렇군요.”

  헌데... 굉장히 좋은 고기와 굉장히 좋은 식용유의 기준은 뭘까...

  “혹시 성주씨는 상추를 그냥 먹는 것과 김치로 만들어 먹는 것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세요?”

  이거이거... 고등학교 시절 고문(폭행하는 고문이 아니라 고대 문학을 일컫는다.) 중 어느 고전 소설에 나오는 대화문 같은데... 뭐였더라... 아무튼 그것의 답변은 이거다!

  “그것은 입을 속여 먹는 방법입니다.”

  “잘 아시네요? 헤헷.”

  그저 밝게 웃는 지영을 보니 나도 절로 웃음이 나왔다. 헹, 그럼 아무리 지방대라고 해도 법대 다니는 내가 그 정도도 모를까봐요?

  “우와, 눈 정말 많이 오네요? 오늘 하루 종일 내릴 것 같아요.”

  어린애처럼 창문에 얼굴을 가져가며 창밖에 비보다는 느리게, 벚꽃보다는 빠르게 내리는 눈을 보며 감탄을 자아내는 지영이다.

  “참, 혹시 지영씨는 남극의 펭귄이 싸가지 없고 성을 잘 낸다는 거 아세요?”

  내가 묻자 창밖을 구경하던 지영이 자리로 돌아와 호기심 많은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며 입을 연다.

  “모르겠는데요. 왜 남극 펭귄이 네 가지 없고 성을 잘 내는 거에요?”

  음, 그녀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는 머리도 묶어서 뒤로 넘기고 흰색 바탕에 편의점 로고가 들어간 유니폼만 입고 있어서 잘 몰랐는데 지금 머리도 풀고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사복을 입고 있으니 상당히 예쁜 편이구나.

  “말씀해 주세요. 왜 그런 거에요?”

  아, 호기심 어린 그녀의 얼굴을 감상하다가 깜빡 답을 해주는 걸 잊었었다.

  “보이는 게 눈밖에 없어서 그래요.”

  내가 말하자 입을 손등으로 가리고 마치 이제 막 어린티를 벗어난 소녀처럼 웃는 지영이다. 흠, 이렇게까지 재밌어하니 나도 절로 웃음이 나오네.

  근데, 경숙이한테 이런 농담을 했었어도 경숙이도 저렇게 웃었을까...?

  “어디서 그런 유머를 배우시는 거에요?”

  지영이가 나에게 물었다. 나는 그저 살짝 미소를 머금고 답했다.

  “그냥, 오래 살다 보니 알게 됐어요.”

  “에이, 마치 애늙은이 같아요.”

  내 대답에 실망했다는 듯이 말하는 지영. 아, 근데 그럼 나는 지금 어른 아닌가? 애늙은이라는 말은 어린애가 성숙한 발언을 했을 때 해주는 말이 아닌가?

  “식사 나왔습니다. 소스 안 뿌린 것이 어느 분 거지요?”

  점원이 주문했던 식사들을 들고 와 말했다. 지영은 소스를 안 뿌린 돈가스를 자기 앞으로 가져갔고, 소스를 뿌린 돈가스는 나에게 주었다.

  “그럼 잘 먹겠ㅅ...”

  “주님,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저희들에게 강복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내가 지영이에게 밝게 웃으며 잘 먹겠습니다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귀엽게 눈을 감고 오른손으로 십자성호를 그으며 식사 전 기도를 시작하는 지영. 그녀는 그리스도교인 인가 보다. 흠, 만약에 경숙이가 그리스도교인 이라고 가정할 때, 경숙이가 기도하는 모습도 저럴지 궁금하다.

  “그리스도교인 이신가 봐요?”

  내가 질문하자 식기들을 들며 나를 향해 밝은 미소와 함께 답을 하는 지영이다.

  “네. 저는 가톨릭교인 이에요.”

  가톨릭교라... 그래, 울 순딩이 아버지도 가톨릭교를 믿었다. 그리고 웃기게도 새엄마라는 이름의 창녀 같은 년도 가톨릭교였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싸가지 없는 초딩’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딸내미 역시 가톨릭교였다. 하아, 역시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고 해서 다 착하고 다 천사 같은 사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역시 옥에도 티가 있는 법이고 펭귄 무리 사이에 살찐 제비가 있는 법인가 보다.

  “성주씨는 종교를 가지고 있나요?”

  지영이가 돈가스를 나이프로 썰며 물었다. 음, 나야 없는데...

  “저는 나신교를 믿어요.”

  내가 대답하자 머리 위로 큰 물음표를 띄우며 나를 쳐다보는 지영.

  “나신교요?”

  “내가 신이고 이세상의 전부라는 교리를 믿는 종교지요. 일명 괴짜교 라고도 하죠. 주된 말씀은 ‘내가 죽으면 이 세상은 끝이다! 끝!’이지요.”

  내가 답하자 또 까르르 하며 웃는 지영이다.

  “농담을 정말 잘 하시는 것 같아요.”

  “뭐, 이쯤이야 기본이지요.”

 

  식사를 마친 후에는 함박눈 내리는 시내를 걸으며 이것저것 구경을 하며 다녔다. 그러다 지영이가 목도리가 없는 나에게 흰색 2미터짜리 목도리를 선물해 주었다.

  “마치 야인시대의 안재모씨 같아요.”

  “농담도 참... 하핫.”

  “성주씨가 생각해도 웃기죠?”

  밝게 웃으며 나의 왕자병을 치료해 주는 지영. 한 방 먹었다...

 

  그 후에는 내가 지영에게 목도리에 대한 보답으로 흰 장갑을 사 주었다. 그러자 굉장히 좋아하는 지영이었다.

 

  그리고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대전역 앞의 아카데미 극장에 도착한 우리는 마침 개봉중인 영화 ‘유령왕’을 보았다. 헌데 나는 나름 재미있게 보았지만 지영이는 그다지 재미있어 하는 것 같지 않아 내 마음이 조금은 텁텁했다. 영화 유령왕이 끝난 후에는 제작진 소개가 다 올라간 후에 서비스컷을 보고 그리고 다음 주에 개봉한다는 영화 ‘초인동맹에 어서 오세요!’의 예고편을 본 후에야 영화관에서 나왔다. 흠, 정말 기대되는 영화다. 나중에 경숙이랑 친해지게 된다면 같이 와서 보고 싶은데...

 

  영화관을 빠져나온 우리는 저녁시간까지 좀 애매하게 남아 저녁시간까지 시내를 구경하며 시간을 때우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동방마트 앞 공원에 도착하였다.

  이 공원은 원래 어르신들의 휴식 공간이었지만 때때로 많은 연인들의 만남 장소로 이용되곤 하였다.

  “잠시 쉬었다 갈까요?”

  “네.”

  내가 질문하자 곧바로 답을 해 오는 지영이다.

  “저기, 팔 끼워도 되나요?”

  내 옆에 그저 앉아 있던 지영이 물었다. 뭐, 나야 상관없지.

  “네. 괜찮습니다.”

  라고 내가 대답하자 방긋 미소를 지으며 내 팔에 자신의 두 팔을 감고 달라붙는 지영. 갑자기 아까까지만 해도 나지 않던 좋은 향기가 온다.

  아아, 경숙이가 이렇게 내 팔에 달라붙어도 이와 같은 느낌일까...?

 

  앉아있기만 하니 좀 심심한 기분이 들어 지영이와 함께 일어나 근처 애완동물용품 가게에서 비둘기 먹이를 사 공원에서 아직도 날아다니는 비둘기들에게 밥을 뿌려 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동물하고 가까이 지내지 않았는지 몹시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지영이었다.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게 즐거우신가 보네요?”

  내가 손바닥 위에 비둘기 먹이를 올려놓고 비둘기들이 자신의 손 위에 놓인 먹이를 쪼아 먹는 모습을 구경하던 지영에게 물었다.

  “네. 신기하고 귀여워요.”

  캬하핫. 마치 어린애가 말하는 것 같군.

  “성주씨는 어렸을 때에 동물을 키워 보신 적이 있으셔요?”

  “저야 없었지요. 헌데 비둘기나 돌아다니는 떠돌이 개나 도둑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줘 본 적은 많아요.”

  “좋으셨겠어요. 저는 어머니께서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으셔서 어떠한 집짐승도 키우거나 가까이 해 본 적이 없어요.”

  “그렇군요.”

  하하, 좋긴... 나 혼자 살다 보니 심심해서 근처 떠돌이 동물들이라도 친구 삼아 봤던 건데 뭘.

 

  그렇게 시내 곳곳에서 놀다 보니 저녁시간이 되어 이번에는 근처 레스토랑에 들어가 비싼 음식을 먹어보려 했다.

  지영은 그다지 식욕은 없는지 나와 같이 스파게티 2인분을 시켜 거의 3분의 2를 내가 먹고 나머지 조금을 자신이 먹었다.

  식사를 다 마친 우리는 후식으로 주문한 와인을 마시며 이런저런 대화를 하였다. 그리고 대화를 마치고 나서 창밖의 눈 내리는 야경을 구경하던 도중에 지영이 주머니에서 뭔가를 뒤적거린다.

  “저기, 성주씨...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그녀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쥔 채로 말했다.

  “네. 말씀해 보세요.”

  내가 말하자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하는 지영이다. 쩝, 이런 음료수 같은 도수 낮은 와인으로 취한 건가?

  “사실 저는...”

  지영이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자신의 희고 가는 손 안에 감췄다.

  “오래전부터 성주씨를...”

  지영이 빨개진 고개를 숙인 채로 말을 흐렸다. 음, 취해도 단단히 취한 것 같은데 겨우 이런 와인에 취하면 사람이 어찌 사나?

  삐리리리리리리-

  지영이 다음 대사를 읊으려는 찰나 내 휴대폰이 울렸다.

  “아, 실례지만 전화를 받아도 될까요?”

  “아 예. 네. 물론이죠.”

  내가 말하자 빨개진 볼을 감추며 말하는 지영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레스토랑 로비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내가 말하자 전화기 안에서는 재성이형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야, 꼴통. 너 어디냐? 너 지금 집에 없냐?”

  왠지 다급해 보이는 재성이형의 목소리다.

  “네. 지금 아는 사람이랑 식사하고 있는데요. 조금 있다가 들어갈 생각이에요. 왜요?”

  “이 꼴통 새끼야! 지금 밥이 넘어 가냐? 경숙이는 이 추운 길가에 쓰러져 있었는데?!”

  갑자기 재성이형이 고함을 지른다. 역시 해병대의 전투함성인 탓인지 고막이 터질 지경이다.

  “경숙이가 왜 길가에 쓰러져 있어요?”

  “내가 아냐 이 꼴통아! 아무튼 지금 네 집 앞이니까 일 분 내로 튀어와!”

  굉장히 다급한 재성이형의 말투. 헌데 여기에서 집까지는 적어도 십오 분은 걸릴 텐데...

  “여기 시내에요. 적어도 십오 분은 걸릴...”

  “내가 알게 뭐야! 그딴 거 필요 없고 네가 늦게 올수록 네가 맞을 대수는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

  “형, 형. 잠시 만요. 지금 되는 대로 뛰어갈 테니까 조금만 시간을 줘요.”

  “닥쳐! 십 분 준다. 꼭 십 분 내로 와라. 구 분, 십일 분 그딴 거 없다. 정확히 십 분 내로 못 오면 너는 조낸 맞는 거다.”

  다급한 목소리의 재성이형이 나에게 협박 겸 명령을 하고 전화를 무섭게 끊었다. 아니, 경숙이가 왜 길가에서 쓰러지고 그걸 재성이형은 어떻게 발견했으며 재성이형은 왜 내 집 앞으로 데려간 걸까? 모든게 다 의문이다.

  헌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일단 재성이형의 말을 듣고 집으로 달려가야 한다.

  “저기, 지영씨.”

  내가 자리로 돌아가 말하자 그녀는 나를 미소로 받아준다.

  “네?”

  “대단히 죄송하지만 제가 지금 굉장히 급한 일이 생겨서 집으로 돌아가야 되겠습니다.”

  내가 말하자 고개를 살짝 내리고 작은 한숨을 토해내더니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지영이다.

  “네. 그렇게 하세요. 내일 아침에 또 봬요.”

  “네. 죄송합니다.”

  그리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난 순간 밝은 진주가 맺힌 지영의 눈을 본 것 같기도 하고 못 본 것 같기도 하지만 일단은 집으로 달려가야 한다.

 
작가의 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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