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퍼 안에 이렇게 물이 고이면 안 돼. 커피 알갱이들이 교반이 일어나지 않도록 물을 최대한 천천히 주입하는 게 핵심이거든.”
카페 블루문의 사장은 새로 뽑은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핸드드립 커피 추출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학생은 사장이 말 한 대로 물 주입에 신경을 집중하여 다시 시도하였다.
“응, 좋아. 물줄기가 커브를 그리지 않도록 천천히, 그렇지.”
학생은 잔뜩 긴장한 듯 주전자를 내려놓으며 크게 숨을 쉬었다.
“어휴! 진짜 어렵네요.”
“하하! 팔 아프지? 처음이라서 그래. 힘이 많이 들어가긴 해도 처음 치고는 잘하는데? 대강 내려서 먹어도 큰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손님들이 추출하는 걸 보게 되니까 최대한 정성을 들여서 해야지.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은 아이스로 한 번 내려 봅시다.”
“예.”
학생은 커피를 추출하던 드립기구들을 깨끗이 씻어 건조대에 올렸다. 그리고 바 테이블 위의 물기를 행주로 닦아 냈다.
“어? 저거?”
“응? 아! 저 그림?”
“우와, 저거 엄청 유명한 건데.”
“정말?”
“예, 미키라고 엄청 유명한 유튜버인데 거기 걸려 있어요. 대박!”
학생은 스마트폰을 켜고 미키의 채널을 검색한 후 사장에게 보여주었다. 미키의 스튜디오에 걸려 있는 그림과 같은 컨셉의 그림이 분명했다.
“이 쪼만한 게 천만 원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저 그림 사장님께서 사신 거예요?”
“어? 어, 카페 오픈하면서 하나 샀지.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좀 비싸긴 하더라고.”
사장은 초딩이 5천 달러라고 적어 놓았던 글을 떠올렸다.
“와! 신기하다. 유명한 그림을 실제로 보니까 진짜 신기해요. 사진 좀 찍어도 돼요?”
“그럼, 되지!”
사장은 유명한 그림이 홍보되면 카페에 당연히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았다. 학생은 스마트폰 화면 가득 그림이 나오도록 촬영을 한 후 자신의 얼굴과 그림이 같이 나오게 몇 장을 더 촬영했다. 학생이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리는 동안 사장도 스마트폰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그림을 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