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저거 뭐냐 인혁아? "
" 뭐긴 뭐... ... 어? "
우리는 지금 우리의 눈에 보이는 저것이 진짜이길 빈다.
아니 진짜여야 한다. 지금 우리 눈 앞에 보이는 불이 새어나오는 저 산장이 진짜이길 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성연을 바라봤고 성연도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 야, 가볼래? "
" 어..괜찮을까? "
눈동자를 떨어대며 괜찮을까 물어보는 내 모습을 보며 어깨를 잡아 이끄는 그에 나는 당황스러움이 들었다. 이런 산 속에 산장이 있다니 말이다. 게다가 소염시의 토박이중의 토박이라고 자랑하는 성연도 모르고 있는 장소라니 많은 의심이 가기 시작했지만 우리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침을 꿀꺽 삼키며 천천히 다가갔다.
나무로 지어진 오두막이 있었다. 산장이라고 부르는게 맞겠지. 커튼을 치지 않았는지 안에서 불빛이 밖에 새어 나왔다. 우리는 좌우를 둘러보며 근처에 좀비와 개가 있는지 확인했다. 아무도 없는거 같다. 나는 한숨을 쉬며 문 손잡이에 손을 얹었고, 내 행동을 본 성연이 어깨에 맨 총을 꺼내어서 문을 향해 겨누었다.
" 준비 됐지? "
내 말에 긴장된 듯 경직된 몸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개머리판을 어깨에 기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무로 만들어진 문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나는 문을 천천히 열었다. 문고리를 잡고 돌리니 철컥 하고 열리는 소리에 성연이 떨리는 눈을 진정시키는 것을 바라보았다.
끼이이익-
오래된 듯 한 문이 끼익 소리르 내며 문이 열렸다. 안에서는 인기척이 들리는 것 같다, 딱히 우리를 경계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 나는 지금 싸울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나는 손짓으로 그에게 먼저 가라고 했다. 고개를 끄덕인 그는 문을 마저 열고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들어갔다.
" 후우... 별일이야 없겠지. "
그런 말을 속삭인 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총을 든 다음 다시 가방을 매었다. 어깨에 꽤나 무리가 간거 같다. 하긴 그 무거운 가방을 2개나 짊어지고 다녔으니 말이다. 나는 총의 개머리판을 어꺠에 가져다 대며 가늠좌에 눈을 가져다 대며 성연을 뒤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 혹여나 날 소리를 최대한 줄이고자 발걸음을 매우 가볍게 했다.
끼이익...터컹.
문이 제 혼자 닫히는 소리를 내었다. 화들짝 놀란 나는 뒤를 돌아봤다. 지 혼자 닫혀있었다. 소리를 듣고 놀란 성연도 눈이 휘둥그래진채로 나를 보고 있었지만 이내 별 것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건지 앞을 바라봤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의 산장에 음반으로 튼 클래식이 들려왔다.
" 허허..누군진 몰라도 왜 이런 누추한 곳에 오셨나..? "
그러한 따뜻한 분위기에 맞는 인자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앵무새 한마리. 노란 앵무새가 한 마리 있다. 꽤나 부른 배를 하고서 파란 티와 옆모습으로 보이는 반무테 안경을 쓰고 있는 흰색머리를 뒤 덮고 있는 이 할아버지는 우리나라보단 왠지 외국에서 많이 살거 같은 외모와 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 그...그 무서운 총은 내려 놓고 말하지 않겠,나? "
우리들의 기척을 듣고서 인자하게 말하며 의자에 일어나서는 옆으로 몸을 튼 할아버지는 우리가 총을 겨누고 있다는 것을 알고 양손을 들어올려 덜덜 떨리는 말로 말했다. 우리는 서로 한번씩을 바라보았고, 내가 먼저 총을 내려놓았다.
" 왜 이런 곳에서 살고 계시는거죠? "
" 그러게요, 제가 여기 토박인데 이런 곳은 본 적 없습니다. "
끝까지 그놈의 토박이를 강조하는 그를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봤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어깨를 으쓱하며 그제서야 총을 내려놓는 그의 모습에 할아버지는 천천히 든 양 손을 내리며 우리들을 진정시켰다.
" 그..그게 한달 전에 왔다네.. "
" 자연인이네 뭐네 다른 사람들이 그러길래 나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 "
새가 철창 안에 앉아서 우리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혼자 왔으면 매우 적적해서가 맞겠지. 그의 모습을 다시 자세히 들여다 봤다. 아내는 없는거 같다 4번째 손가락에 희미한 반지자국 조차도 없는 것을 보았다. 아니면 애초에 아내가 있더라도 안끼고 다녔을 확률이 높지만 벽난로 위에 올려져 있는 칫솔의 개수가 1개인걸로 봐서는 적어도 지금은 혼자라는 뜻이다.
가슴부분에 침이 묻어있는 걸로 봐서는 의자에 앉은 채로 고개를 숙이며 졸 듯이 잔 것이 뻔하다. 우리의 문소리를 들으며 일어났을 것이다. 그 증거로 턱에 묻은 침이 아직 닦이지 않았다. 나는 할아버지와 이야기하는 성연과 함께 손에 총을 든 채로 집 안을 돌아다니며 유심히 집안을 살폈다.
" 그래서 저희가 하룻밤만 묵으면.. "
" 그래 그렇게... "
그들의 목소리를 뒤로 나는 벽난로를 바라봤다. 사용된 흔적으로 봐선 할아버지의 말대로 한달이 채 되지 않으니 말이다. 이 할아버지의 말이 사실일 확률이 매우 높다. 저 십자가는 오래 된 것 같다. 십자가가 많이 갈라져 있었다. 저게 인공적인 갈라짐인지 자연적인 갈라짐인지 잘은 모르겠다.
앵무새는 열린 철창 안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타닥 거리는 장작불이 타는 소리에 눈을 떴다를 반복하고 있었다.약간은 귀여운 면이 있다. 이야기가 끝났는지 나에게 걸어와 싱글거리며 웃는 성연을 빤히 바라봤다. 그는 신난 듯 나에게 조잘조잘 대었다. 이 할아버지는 60후반이다. 자연인이다, 온지 정확히는 40일 정도 되었다.
등등 쓸대없는 tmi를 나에게 전달해 줬다. 한숨을 쉬니 그제야 아. 하며 웃었다.
" 하룻밤 정도는 재워 줄 수 있으시단다. "
" 대신 우리가 식량은 좀 주기로 했어. "
" 어, 그래 잘했다. "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어깨를 토닥여 줬다.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우리가 잘 곳을 손짓 해줬다. 아무래도 혼자 살지만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서 공간을 만들어 놨나보다. 창고로 쓰고 있지만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이불을 가저와 이불을 펴주었다. 빨간 색의 이불이다.
" 신세를 집니다.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
그 할아버지를 빤히 보며 이야기 했다. 이내 나와 눈을 마주치더니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이며 아니라고 말해주는 할아버지에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어쨌든 우리 짐을 내려놓고선 나는 기지개를 폈다. 가방에서 통조림과 비스킷을 꺼내며 나를 쳐다보며 이 정도는 괜찮냐고 무언으로 질문하는 그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여 줬다.
거실에 나와 흔들 의자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툭 치며 저녁을 먹자 말하는 성연에 반기듯 일어나 식탁으로 향해 물을 꺼내오는 할아버지였다. 나무로 만들어진 책상에 나와 성연의 앞에 컵을 내려놓으며 자신의 컵에 담긴 물을 마시는 할아버지를 바라봤다.
" 드시죠 할아버지. "
성연의 말에 웃음을 지으며 컵을 내려놓고 두 손을 모은채 눈을 감아 기도하는 할아버지였다. 성연 또한 분위기에 취했는지 평소에는 안 그러다가 갑자기 저런다. 나는 고개를 슬쩍 들어올리는 할아버지의 움직임에 재빠르게 두 손을 모으며 실눈을 떴다. 이내 할아버지의 기도 소리가 들려왔다.
" ...에 계신 우리 하느님, 부디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시고.. "
" 저희에게 올 벌을 비껴 나가게 해주소서. "
내가 아는 식사 기도문은 이게 아닌데 말이다. 뭔가 이상하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