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의 일기’를 읽고 ‘아버지’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왕’은 그들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의 몸에는 언제 어디서든 스위치만 누르면 터져버리는 무언가가 그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설치되어 있었고, 그 스위치는 각 ‘제국’에 하나씩 있다고 한다.
나는 자신이 죽기 싫어서 여태껏 많은 인간들을 공격한 것이 아니냐고 소리쳤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제국 입장에서 ‘마왕’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마왕’을 죽여야 한다. 그리고 번거롭지만 또 그들은 여러 희생을 통해 ‘마왕’을 만들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참고, 참으며 용사들을 모아왔고, 지금까지 ‘마물군대’를 비밀리에 지하에 양산하고 있었다.
그는 죽음을 각오하고 제국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죽기 전에, 최대한 많은 ‘마물군대’를 양산하고 그 통제권을 ‘용사’들에게 넘기기로 한 것이다. 현명했다. ‘마물’에게 ‘마물’의 통제권을 맡긴다면 분명 인간 자체를 멸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용사’들에게 통제권을 넘긴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렇기 위해서는 최대한 군대를 다룰 줄 알고, 강하고, 제국에 염증을 느끼며, 마왕을 멸시하는 용사들이 많이 필요했고, 지금 이곳에는 ‘용사 1팀’ ~ ‘용사 7팀’, ‘용사 8팀’ 중 한명을 제외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더욱이 우리 ‘용사 22팀’도 합류하라 권했다. 솔직히 승패를 장담할 순 없지만, 2년 후에 일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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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왕에게 말했다. 당신이 아직도 밉다고. 그러자 그는 답했다.
“내가 밉다면 모든 게 끝난 뒤 날 죽여.”, “뭐, 그전에 난 터져 죽겠지만..”
그리고 말을 이었다.
“이 세상의 거대한 부조리 앞에서 개탄하는 것만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너는 그 누구나가 될 것인가? 용사가 될 것인가?”
우리 ‘용사 22팀’은 그에게 물었다. “용사란 무엇인가?”
그는 답했다. “이미 너희는 각자 그 답을 알고 있을 텐데?”
우리는 그렇게 제국과 맞서는 마왕 군 소속이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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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대륙을 돌며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누군가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거의 2년 전에 만났던 마왕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나이도 비슷해 보이고 마물에게 동정을 느끼는 ‘20번째 궁수용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