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도적의 일기(X) ->기록(O)]
기록을 남길만한 상황이 거의 없다. 젠장.. ‘전사용사’와 ‘마법사용사’ 그리고 ‘궁수용사’는 무사할까? ‘마루’의 눈이 다시금 빨갛게 변하고 있다. 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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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숲.. 점점 좁아지고 있다. 마치, 싸우라고 모는 것 같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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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너무 강하다. ‘경쟁전’을 한지 이틀 만에 60명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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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이 강한 이유를 알겠다. 이것은, 경기조작이다. 이건 제국 대 제국의 싸움에 우리가 낀 거잖아!
[어느 성직자의 일기]
‘마루’의 눈은 보라색으로 빛났고, ‘마루’는 우리보다 더 커져버렸다. 그리고 진짜로 말했다. “배고파”, ‘도적용사’는 나를 들고 ‘마루’로부터 멀리 떨어졌고 그 ‘알레마나’들은 ‘마루’에게 달려들었다.
우리가 그곳으로 갔을 때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무언가 모든 것을 먹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루’ 자신까지도.. 우리를 위해.. 지금.. 그들은.. 잘하고 있을까..?
[어느 마법사의 일기]
며칠을 굶었다.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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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말은 많지만 우린 지금 위험하다.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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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도망쳤고 동굴에 숨어들었지만, 경계를 늦출 순 없다. 너무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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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이대론 끝이다. 동굴엔 먹을 것이 없..?
‘전사용사’에게 말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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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먹고 있다. 그것도 아주 싱싱한 고기. 하지만 좀 떫다.
[어느 궁수의 일기(X) ->기록(O)]
우리가 ‘전사용사’의 허벅지 살을 먹은 지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내심 ‘전사용사’에게 다시 한 번 바라고 있는 내가 너무나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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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잠들 수 없는 건가, 눈 밑에 그늘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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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에 걸렸다. 우리는 이제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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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너.. 무.. 슬퍼서.. 글을.. 쓸 수가.. 없다.. 그가.. 우리를.. 위해.. 죽었다..
[어느 제국으로부터 추방당한 어느 전사의 일기]
힘들다.. 더 이상.. 무리다.. 이제 우리는.. 잠깐.. 살아 움직이는 바윗덩이가 보인다. 그것이 우릴 보고 있는 것 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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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다시 모였다. 둘은 이미 없지만 그래도 모였다. 내 검은 골렘을 벨 수가 없었다. 그것의 힘은 엄청났고 그저 막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막을 수 있었다. 죽어가던 ‘궁수용사’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내 동료는 누구하나 빠짐없이 나보다 강하다는 것을 알기에.. 시간을 벌었고 하늘에서 우리 ‘크루세이더’가 골렘에게 일격을 가했다. 그리고 나는 쓰러져 기절하고 일어나 보니, 함께 있다. 안심이 된다.
[어느 도적의 일기(X) -> 기록(O)]
그 동안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경쟁전’에서 살아남았고, 승리했다. 하지만, 전혀 기쁘지 않다. 우리는 소중한 두 개의 생명을 잃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 무디어졌기 때문이겠지..? 제.. 제발.. 제.. 발.. 더 무디어져라.. 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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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기록을 남기게 됐다. 우리는 며칠 전 연회장에 초대되었고 오늘 제국의 돼지들이 놀고 있는 그곳으로 갔다. 일전에 우리는 그 제국의 돼지들에게 ‘제국의 텔레포트 지원’을 요구했고, 심의 끝에 그들은 승낙했다. 우리는 오늘 ‘마왕의 성’으로 잠입하게 된다. 자.. 오늘 그 비싼 낯짝을 한번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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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장에 놀고 있는 제국의 돼지들은 ‘경쟁전’에 이기고도 자살행위 같은 ‘제국의 텔레포트 지원’을 요구하는 우리들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나보다. 우리가 등장하자 그들은 신나게 비웃는다. 그리고 그때, 한 가지, 좀 의아한 소릴 들었다.
“우리 마왕이 오랜만에 놀라겠군!”, ‘우리 마왕’이라고..?
// - [온갖 저주에 걸려 정신 상태가 이상했나보다, 해독하기 어려웠음]
뭔가 이상하다.. 이상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마왕의 성’으로.. 텔레포트 되었지만.. 이것은 너무나도.. 깊게 텔레포트 되었다.. 애초에 이렇게.. 깊은 곳에 어떻게.. 워프 존이 있는 거지..?
그리고 왜 제국의.. 돼지들은.. 우리에게.. 온갖 ‘저주’마법을.. 걸고 이곳으로.. 보낸 거지..? 우리가 그토록.. 그들에게 싫을.. 짓을 한 건가..? 그렇다.. 하더라도 마왕의 성으로.. 잠입하는 우리를.. 보러온 국민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나..? 물론.. 국민들은 못 봤겠지만..
가장.. 이상한 것은 도대체.. 왜.. 이곳에.. ‘용사 3팀’이.. 쓰러진 우리를.. 보살피고 있는 것이고.. ‘용사 2팀’과 ‘용사 1팀’의.. ‘성직자용사’가 우리의.. 저주를 푸려 하는 거지..? 더욱이 ‘3번째 전사용사’는 왜 우리 ‘22번째 전사용사’를.. 안고.. 우는 것이며 우리 ‘22번째 전사용사’는 그런..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고..?
그리고.. 아.. 아..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6번째.. 성직자용사’가.. 내.. 손을 치며.. 나보고.. 저주..풀기 힘드니.. 가만히 있으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