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번째 마법사용사’가 시험을 보고 온 뒤, 제국은 ‘22번째 마법사용사’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그가 쉬고 있던 허름한 방은 최고급 방으로 바뀌었고, 그가 먹던 영양가 없어보이던 음식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음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들은 ‘용사협정’이 끝나는 1년에 본국으로 돌아올 것을 계속해서 권했다.
‘마법사용사’는 그런 그들이 상당히도 귀찮은 듯 보였고, 처음으로 우리에게 어서 ‘상그라제국’으로 출발하자고 이야기 했다. 우리는 모두 동의했고, 짐을 다 싸고 출발할 때쯤, 제국에서 온 한 남자가 우리에게 제안을 했다.
‘상그라제국’으로 가는 것이라면, 배편을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다. 확실히 항구도시 ‘마로스제국’의 배를 타고 ‘상그라제국’으로 간다면, 일주일 만에 도착할 수 있음을 알기에, ‘마법사용사’를 제외한 우리는 성급하게 동의했고 지금은 다소 후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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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잘프제국’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상그라제국’으로 향하는 ‘마로스제국’의 배에 호위를 맡아 나아가고 있다. 그들이 무료로 배를 태워준다는 말에 ‘마법사용사’의 능력에 반한 ‘마로스제국’의 호의라고 생각했고, 결과는 무료로 이 배의 호위를 맡게 되었다.
뭐, 별일이야 있겠나 싶지만 배안에 물건들을 제대로 지키기지 못했을 때, 제국은 호위를 맡은 자들에게 책임을 물으려 할 것이다. 항해 길에 폭풍우가 몰아친다. 무언가 좋지 않은 느낌이다. 아, ‘성직자용사’의 안색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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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이 나타났다. 꽤나 많은 무리이다. 그 중 ‘특이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 ‘마물’의 팔을 가진 인간도 있었고 ‘동물’의 다리를 가진 인간도 있었다. 제국의 군사들과 우리는 그들을 막았고 그들은 필사적으로 배에 실린 물건을 훔치려했다. 얼마나 그들과 싸웠을까? 우리는 물건이 있는 창고에 들어와서도 싸웠다.
그때, 그들이 무엇을 훔치려고 이렇게 필사적으로 싸우는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마로스제국’의 연구 실패물일 수도 원래 그것을 만들기 위한 것일 수도 있는, 인간과 동물 혹은 마물과 뒤섞여있는 수많은 키메라였다. 철창에 갇힌 그들은 살려 달라 외치고 있었고, 해적들은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그들에게 소리쳤다.
‘성직자용사’는 전의를 상실한 것을 떠나, 오열하고 있었다. ‘궁수용사’는 무기를 내려놓았다. ‘도적용사’와 나는 무기를 든 손으로 그들에게 울면서 제발 떨어지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를 공격하려 할 때, ‘마법사용사’가 큰 마법을 시전하여 그들을 태워버렸다.
‘성직자용사’는 그런 그에게 불같이 화를 냈고, ‘궁수용사’는 그에게 꼭 이렇게 까지 했어야 하냐며 따졌다. ‘도적용사’는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런 그에게 한없이 감사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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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해적은 없다. ‘마로스제국’의 승리였다. ‘마로스제국’의 지휘관이 우리의 승리라며 우리까지 같이 치켜세웠다. 제발 우리라고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우리의 승리가 아니다.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철창에 갇혀 있는 그것들은 우리 때문에 ‘상그라제국’의 제물로 바쳐질 것이다. 그런 그들의 눈에는 끝없는 어둠만이 있었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용사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