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사람이 나에게 용사수첩을 주며 모험을 하는 동안 일기를 쓰라고 강요했다. 왜 일기를 쓰라고 강요하는 지는 대충 알겠는데.. 이런 건 일기보다 기록이 더 낫지 않을까?
뭐, 어쨌든 나는 내일 용사로서의 여행 첫 시작이다! 아니, 아니지. ‘용사제도’는 제국 밖으로 나갈 명분일 뿐이고, 내일부터 대륙 최고의 부자가 되기 위한 나의 여행 첫 시작이다! 돈이야 말로 삶의 이유이니까!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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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국 밖으로 나오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일기보단 기록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기록으로 쓰기로 마음먹었다. 확실히, 일기보다는 기록이 나중에 사업적 영감을 얻는 데에 큰 수확일 테니 말이지! 자, 마법사의나라, ‘마로스제국’으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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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이 나와 함께 여행을 할 ‘22번째 마법사용사’인가보다.. 와.. 근데 남자 맞나? 남자라기엔 너무 뽀얗고 아름답게 생겼잖아. 요즘엔, 이런 얼굴이 여자들에게, 아니지. 아니지. 남녀를 떠나서, 사람들에게 먹힌다는데..
이 녀석, ‘용사협정’ 조항에 ‘강한 자’는 물론 아닐 테고, ‘특수한 능력’이 남을 홀리는 얼굴 아니야? 친해지는 게 좋겠다. 분명 좋은 사업파트너가 될지도 모르니까!
근데, 이 녀석, 언제까지 자는 거야. 그냥 머리한대 쥐어박고 모른 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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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특수능력’은 ‘잠을 자지 않은 것’이다. 확실히 이 능력 덕에 남들보다는 두 배로 일을 했고, 꽤나 많은 돈을 모았지만 앞으로의 투자에 확실히 써뒀지. 더욱이 내 능력이라면, ‘도적’과 참 어울리는 능력이니 불만이 없다.
그런데 이 녀석의 ‘특수능력’은 나와 정반대이다. ‘잠을 무한하게 잘 수 있는 것’이라고? 무슨 이런 쓰레기 같은 능력이 다 있어. 더욱이 그 능력답게 이 녀석 상당히 게으르고 여유가 넘친다. ‘제국’은 정말 아무나 뽑는구나. 앞으로 이 녀석과 1년을 다녀야 하다니, 갑갑하다. 갑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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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상상이상으로 게으르다. 하루 10시간은 꼬박꼬박 자야하며, 분명 풍경을 보고 걷고 있다. 뒤쳐져도 뛰지 않는다. 마음 같아서는 떼어 놓고 가고 싶지만, 용사협정이 마음에 걸린다. 하.. 시간은 금인데..
이런 걸로 ‘용사협정’에 ‘신의성실을 다해야한다’는 조항에 반하여 고발한다고 해도 먹히지도 않을 테고, ‘용사협정’에 ‘같은 팀 용사에게 중상해, 살인을 저지른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조항 때문에 이 녀석을 죽이고 떼어놓고 갈 수도 없다. 나는 하루 빨리 돈을 벌어야하고 사업아이템을 찾아야 하는데! 이런 썩을!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고! 더군다나 이 녀석은 내일 뛰지도 않자나! 아무리 열심히 뛴다고 해도, 꾸준히 걸어온 자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은 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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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의 쉼터라.. 사람도 많고, 마물도 거의 없다 시피하고, 유동인구도 꽤 되는데, 보부상은 하나도 없잖아? 여기 상당히 목이 좋은데..? 엥..? 옆에 쉬고 있는 이 녀석에게 여성모험가들이 말을 걸고 있다..
흠.. 이정도 자리에 모험가 세트라든지, 음식이라든지, 생필품을 팔고 있다면 부르는 게 값일 거야. 더욱이 나의 말빨과 이 녀석의 얼굴이라면 여기저기 소문도 날 것이고 이거.. 돈 좀 땡기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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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녀석과 협상을 시작했고, 성공했다. 이 산 밑, 마을에서 잠을 자지 않아도 되는 내가 물건을 공수해오고, 음식을 만든 뒤 이곳으로 가지고 온다. 그리고 그는 내가 없는 사이에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조건은 이 녀석에게 하루 12시간 잘 수 있는 기회와 게으름을 피울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뭐, 이 녀석은 상인으로 싹싹한 성격은 못되지만, 얼굴마담 역할에다가 내가 없는 빈자리를 맡아줄 사람만 있으면 되는 거고 수입은 7:3으로 맞췄으니 된 것이다!
음.. ‘상그라제국’은 조금 늦게 가도 이해해주겠지! 자, 오늘부터 장사 시작이다! 잘해보자! 나의 동업파트너! 널 만난 건 행운이야! 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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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뭐야.. 장난 아니잖아..? 모험가들이 이렇게 돈이 많다고..? 이거.. 이렇게 많이 받아도 되나..? 아니지. 아니야. 이런 산 정상에서 이런 물건과 음식을 어떻게 구하겠어..? 돈이 없어도 다 털어놓는 것이겠지!
흠.. ‘상그라제국’은.. 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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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최고 수입이다! 더욱이 나는 상인이 아니니 상인세도 때가지 않고! 확실히 여기서 1년만 이렇게만 한다면, 큰 사업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 일거야!
공수 받고 있는 밑에 마을의 촌장에게 출입국 허가는 눈감아달라고 뒷돈을 주면 될 일이고, 그럼 기록이 남지 않아 우린 마물의 습격에 죽은 불쌍한 ‘22번째 용사’로 되는 거지!
‘상그라제국’? 엿이나 먹으라지! 지들이 어떻게 우릴 잡을 건데? 기록도 안 남는데! 나의 희망찬 미래를 위하여! 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