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서로를 믿을 수 있기에 가능한 것들.」
아리는 지난 밤, 유난히 많은 걱정으로 잠을 설쳤다. 아리는 무슨 걱정이 있었기에 잠을 설칠 정도였을까. 어떻게 보면 아리가 했다는 걱정이 아니라 속상함이었다.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 물론 머리가 터질 듯 아파도 보았지만, 학교에는 빠지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꾸준히 개근상을 받았다. 그러나 사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병원에 입원함으로서 하게 된 병결처리이지만, 아리는 스스로의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다. 그것이 아리에겐 밤잠을 설칠 정도로 속상했던 이유였다. 그런 아리의 속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사람은, 준혁이도 정혜도 아닌 아리의 어머니이시다.
이제껏 개근상 받았다고 말하는 아리의 모습은 그야말로 정말 기분 좋아보였다.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할 때는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아리네 어머니께서도 마음이 많이 아프셨다. 아리가 밤새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을 때 어머니께서는 그런 아리가 안쓰러운지 이불을 덮어주며 측은하게 바라보셨다. 그래서 그런 아리와 아리 어머님의 마음을 조금이도 위로하고자, 이번 12장의 시작은 아리네로 시작한다.
아리가 눈을 뜨고 일어나니 오전 11시였다. 밤새 뒤척이더니 이제야 좀 마음이 편한 것 같아 보였다. 아리는 일어나자마자 초롱초롱한 눈으로 준혁이 쪽을 쳐다본다. 피곤했던지 일어나지 않은 준혁의 얼굴을 바라보며, 세상에서 둘도 없을 것만 같은 아름답고, 화사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더니 이내 총총 걸음으로 침대에서 내려와 정수기로 다가가 물 한잔을 마시고 다시 침대로 가 누운 채로 휴대폰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톡을 확인한다. 정혜에게서 한통의 톡이 와 있었다.
“아리야~ 빨리 나으면 안 될까? 반에 네가 없으니까 왠지 이상해. 그리고 보고 싶기도 하고, 친구들도 빨리 네가 오기를 바라고 있어. 그러니까 아리야. 치료 잘 받고, 꼭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로 돌아오길 바랄게. 오늘 학교마치고 꼭 세민이랑 같이 준혁이랑 너 보러 병문안 갈게! 기다려줘!”라고. 아리는 톡을 다 읽고 나서 답장을 보낸다. “응! 정혜야, 걱정해줘서 고마워! 마치고 언제든지 와! 도착할 때쯤 말해주면 준비하고 기다릴게~” 답장을 보낸 뒤 아리는 배가 출출한 듯, 병원 매점으로 향했다.
매점에 도착한 아리. 자신이 좋아하는 카스테라 빵과 바나나 우유와 함께, 준혁이가 좋아하는 초코 롤빵과 딸기 우유도 같이 샀다. 자신만 먹고, 남자 친구인 준혁은 먹지 않아 배고파하는 상상을 하니 마음이 편하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시 병실로 돌아온 아리. 그런데 준혁이가 없었다. 아리는 멀뚱멀뚱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그런데도 없었다. 그래서 병원 건물 내에 있는 휴게실에 가보았다. 그러나 거기에도 없었다.
그래서 돌아서는 순간, 누군가 자신을 껴안았다. 놀랬던 아리는 고개를 들어 쳐다보는데, 준혁이었다. 그래서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자기야, 어디 갔었어?" 그러자 준혁이가 말했다. "화장실 갔다 왔는데? 화장실에서 나오는 길에, 자기가 어디론가 가는 모습이 보여서 뒤따라 와 본거야" 그러자 아리는 부끄러워하면서 준혁이의 품에 안겼다. 준혁이는 아리가 들고 있는, 검정색 비닐봉투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자기야, 손에 든 게 뭐야?"라고. 아리는 대답했다. "아~ 자기랑 같이 먹으려고 빵이랑 우유 사왔지. 자기가 좋아하는 초코 롤이랑 딸기우유로 사왔어~" 그 말을 듣고, 준혁은 아리에게 고마워했다. "아 정말? 고마워. 안 그래도 배가 고픈 참이었는데 자기 덕분에 배부르게 됐네."
말을 마친 준혁이는, 탁자에 빵과 우유를 올려놓고 앉았다. 아리는 준혁이에게 먹일 빵을 뜯어서 먹여주었다. "자기야~ 아 해봐~" 그런 모습에 부끄러웠지만, 잘 먹는 준혁. 배가 고프긴 고팠나보다. 이번엔 준혁이가 아리에게 먹여준다. "자기도 아~해봐" 이럴 때만큼은 소녀가 된 것처럼 부끄럽게 양 볼이 빨개진 채로 수줍은 듯이 먹는다. 빵과 우유를 다 먹고 나니 괜찮아졌나 보다. 그래서 준혁이랑 아리는 야외 휴게실로 가서 병원에서의 커플 셀카를 찍었다.
한편, 세민이랑 정혜는 학교수업에 열중이다. 본격적인 시험 기간인 터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수업을 들었다. 특히나 이번 3교시는, 아리네 반은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과목인 기술ㆍ가정이라는 과목이다. 결코 쉽지 않은 과목이며, 시험 문제를 어렵게 내는 것으로 유명한 선생님이기 때문에, 수업을 잘 듣고, 예습과 복습을 통한 학습만이 시험 점수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지금부터는 전쟁이기 때문에 수행평가 점수마저 추가 1점, 2점을 더 얻기 위해 발표마저 스스럼없이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그러니 위기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정혜는 휴대폰마저 꺼두었다. 이번 시험에는 더 잘 쳐서 뿌듯함을 얻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놀라운 집중은 모범생인 효진이도 놀라게 했다. 모든 과목에서 두루두루 성적이 높아 반에서 1등을 하는 효진이지만, 효진이는 기술ㆍ가정 과목에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러한 효진이도 몰랐던 문제를, 정혜는 바로 맞히는 모습을 보였고, 그에 따라 효진이도 부담스러워 하며 "또 한명의 경쟁자가 생겼다."라고 하면서 걱정했다. 효진이의 꿈은 의사였는데 명문대학교 의대를 졸업해서, 일명 "엘리트"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 꿈을 이루려면 물론 효진이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경쟁자들이 많아질수록 더 깊은 지식과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갖춰야 하니까 효진이도 걱정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정혜도 수학에서만 약세를 보일 뿐, 영어도 잘하고, 다른 과목들도 80점 이상의 점수는 나오는 중상위급 이상의 성적 보유자였기에, 마음먹기와 그 노력에 따라서 평균 90점 이상으로도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다 설상가상으로 어제 지수에게서 시험에 나올 법한 수학예상 문제들의 공식을 배우고, 푸는 방법들까지 배웠기 때문에 이번 시험은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이렇듯, 시험기간이 되면서 학생들 간의 열공 분위기도 지속되고, 오늘부터 시험 끝나는 날까지 야간 자율학습도 신청자에 한해 시행될 예정인데, 오늘 아침 조례 시간부터 벌써 각 반의 절반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야간 자율학습실을 사용하겠다는 신청서를 낸 상황이라 그 학습 분위기는 더욱 최고조에 달하고 있었다. 특히나, 정혜 입장에서는 지수로부터 수학문제들까지 배웠기 때문에, 지수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판단에,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시간들이 되는 셈이었다.
그래서 정혜도 3교시가 끝나자마자 담임선생님을 찾아뵙고, 야간 자율학습장 신청을 했다. 선생님께서는 그런 정혜가 기특하기도 하고, 평소랑은 사뭇 다른 포스가 느껴지는 정혜를 상담실로 데려가 격려와 칭찬을 아낌없이 해주셨다. 그러면서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모습에 대한 이유도 물어보셨다. 정혜는 담임선생님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을 했다. "저는 이번 시험에서 성적을 끌어올려서 저희 부모님께 당당하게 말씀드리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에요. 저희 부모님께서는 제 성적표를 보시면서 실망하신 것 같은 느낌을 받으셨다는 것을 저도 느꼈고, 그래서 그런 부모님께 다시 웃음꽃을 피워드리고 싶어서요. 또, 제가 수학을 어려워한다는 것을 지수는 알고 있었는데, 그런 지수가 저를 위해 수학 예상 문제를 대부분 다 가리켜주고, 알게 해줬어요. 그런 지수에게도, 고마움의 대가로 꼭 좋은 점수를 받아 보여주고 싶어서네요."라고 말이다.
담임선생님께서는 그런 정혜의 의지가 느껴지셨는지, 정혜에게 말씀하셨다. "그래. 정혜야. 이 선생님은 네가 그런 기특한 생각을 하고, 실천으로 옮기려 하는 모습이 너무 고맙고, 응원해주고 싶네. 혹시나 시험 공부하다가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가리켜줄테니까, 언제든지 들고 내려와라." 그 말씀을 들은 정혜는 "감사합니다. 선생님."이라고 말씀드리며, 상담을 끝내고, 교실로 올라가 이어질 4교시를 준비했다. 4교시는 사회 시간이었다. 4교시에는 3교시 때의 정혜 모습보다 더 의욕적인 모습이었다.
사람에게는 노력하면 안 될 일은 없는가 보다. 세민이 생각마저 잠시 접어둔 듯, 매시간의 공부에 전념하는 정혜의 모습은 딱 '공부하는 학생'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세민이는 어떤 모습일까. 세민이도 시험 기간인지라 걱정이 되었던지 필기도 열심히 하고 꽤나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평소, 짝지와 잡담도 많이 하던 세민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잡담 없이 조용히 필기도 하고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띄었다.
특히나, 세민이에게는 성적이 더 내려가서 정혜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이번만큼이라도, 꼭 성적을 올리겠다는 생각을 한 것처럼 보였다. 세민이네 반에서 1등을 하는 하준이는, 세민이랑 어느 정도는 친한 친구였기에, 그의 색다른 모습이 신기한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바라보기도 했다.
세민이네 반은 4교시가 세계사시간이었다. 세계 속의 역사를 배워가는 시점이었다. 세민이는 최대한 집중하려 했지만, 몰려오는 졸음을 참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졸면서도 최대한 정신을 차려, 수업에 집중하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생님께서도 그런 세민이의 모습이 안타까우셨던지, 분필로 정확히 이마 정중앙에 맞추면서, 세민이를 악마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셨다. 그러자 세민이는 "죄송합니다!"를 외치면서, 자신의 뺨을 두어 차례쯤 때리더니, 수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잠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세민이는 세계사 책을 통째로 외우려는 마음자세를 보였다. 그런 모습에 너무 오버한다 싶었던 선생님께서는 세민이에게 "우선은 이번에는 시험 범위만 달달 외우고, 시험이 끝난 직후부터 처음에서 끝까지 정독해라."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이렇게 보다시피 정혜와 세민이는 같은 듯, 다른 목표 의식으로 시험공부에 돌입했다. 이윽고, 4교시가 끝나고 정혜는 먼저 세민이네 반에 찾아왔다.
그리고는 세민이를 보더니,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보야. 우리 시험 기간에는 점심시간에만 데이트하고, 시험기간이 끝날 때까지 공부에 몰두하자. 나… 그래야 할 이유가 생겼어." 그러자 세민이도 무언가 결심한 듯 대답했다. "응! 알았어, 여보야. 우리 꼭 시험 잘 쳐서 성적 때문에 부끄럽지 않도록 하자." 그 말을 시작으로 50여 분간의 점심시간이 시작되었다.
정혜는 배가 그리 고프지 않은 듯 보였고, 걷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세민이는 말했다. "운동장에 가서 잠시 걸을래?" 그러자 정혜는, "응. 그러자."하면서 운동장으로 내려간다. 그리고는 천천히 운동장을 걸으면서, 세민이랑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여보야, 내가 조금 전에 그렇게 말하니까 당황했지? 미안해", "아니야. 괜찮아. 시험 기간에 공부 안하고 놀 순 없잖아~", "그래? 그렇게 생각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맙지 뭐.", "대신, 시험 끝나면 우리 당일치기 여행가자~", "응? 어디로?", "음… 가고 싶은 곳이 있어. 그때 이야기 꼭 해줄게.", "응~" 이야기를 끝내고, 세민ㆍ정혜 커플답게 벤치에 앉아 말없이 앞을 바라보았다. 세민이는 자신의 어깨에 기대라는 듯, 어깨를 내밀었다. 그 모습이 귀여운지 빙그레 웃던 정혜는 못 이기는 척하며, 세민이의 어깨에 기대어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푸른 하늘은 어제 폭우가 온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정혜와 세민이는 잠시나마 그렇게 하늘을 바라보며 머리도 식히고, 속도 푸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30분 정도 지나고, 정혜와 세민이도 다시 자기네 반으로 들어갔다. 정혜네 반에는 5교시가 물리였다. 정혜는 마치 공부의 신이라도 된 것처럼 신들린 모습으로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칠판에 낸 문제 역시나 손을 들고 직접 풀어보고, 틀리는 부분이 있으면, 선생님께 그 자리에서 질문하고 답을 얻고 자리로 들어왔다.
그런 정혜의 모습에 깜짝 놀란, 물리 선생님께서는 정혜를 다시 보기 시작하신다. 정혜는 정말 이를 꽉 깨문 채 공부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것들을 다 정리했다. 휴대폰도 수업시간에 반납하고, 오히려 쉬는 시간에도 담임선생님께 아예 맡겨버리고 마치고 찾아가겠다는 등, 너무나도 많은 변화를 보였다. 이에 담임선생님께서도 정혜의 놀라운 변화에 그 열정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야간 자율 학습에도 최대한 좋은 자리로 지정해주었고, 집중력 상승에 좋은 음악도 찾아서 정혜에게 알려주셨다. 정혜는 연이어 6교시 제 2외국어 시간에도 '공부하는 학생'의 자세를 계속 유지하며, 정말 좋은 뜻에서의 미친 것 같은 집중력으로 반 친구들뿐만 아니라 선생님까지도 감탄을 자아내도록 만들어냈다. 그리고 수업이 다 끝나고 6교시를 마쳤을 때, 집에서 공부하려는 세민이를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집으로 보내고, 정혜는 그대로 야간 자율학습실로 내려갔다.
정혜는 오늘 배운 교과목들부터 차례로 정리하면서, 시험 범위까지 쉬지 않고, 요약정리까지 이루어내었다. 어느 정도까지 다 해놓은 정혜는 불현듯 아리에게 가기로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는, 곧장 아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리는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안녕. 정혜야." 정혜는 아리에게 말했다. "응! 지금 바로 갈게!" 그러자 아리는 "천천히 와~ 기다릴게."라고 답했고, 알았다는 답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곧장 이동했다. 수많은 건물을 지나치고, 지나쳐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택시에서 내린 정혜는 그대로 아리에게로 향했다. 아리는 다소곳하게 앉아 있었고, 옆에는 준혁이의 모습도 보였다. 이에 정혜는 말을 했다. "안녕! 내가 좀 늦었지? 미안해. 깜빡 잊었어.…" 그러자, 아리도 말했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뭐." 준혁이도 말했다. "세민이는 어디로 갔는데?" 이에 정혜가 말했다. "시험 기간이라 집에서 공부하러 바로 갔어."라고.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대답한다.
아리는 걱정과 달리 다행히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있었다. 또, 다시 밝은 모습을 되찾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한 아리에게 '웃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어.'라고 생각하고는, "아리야. 오늘따라 더 예뻐 보인다? 눈도 더 커 보이고~"라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아리는 "응? 고마워!"하면서, 온화하게 미소를 천천히 머금었다. 그러면서 "우리 부모님이랑 준혁의 부모님께선 잠시 댁에 가 계신데."고 아리가 말했다. 그래서 "아~ 응! 나도 학교에 공부하러 금방 가봐야 해~ 약속도 지킬 겸, 너랑 준혁이도 보고 싶어서 온 거야."라고 정혜는 답했다.
그랬더니, 준혁과 아리는 "약속은 충분히 지켰으니까 학교로 돌아가서 공부 열심히 해. 그리고 성적 잘 받았으면 좋겠어."라고 정혜에게 웃으며 말했고, 그래서 정혜는 10분 정도 더 있다가, 학교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학교로 돌아가는 정혜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 기분 좋은 표정이었다. 이렇게, 정혜는 학교로 돌아갔다. 보란 듯이 공부에만 전념하는 정혜를 포함한 여러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