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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FORGET ME
작가 : 알론조
작품등록일 : 2019.9.29

한 청년의 우연한 사고로 얻게된 미래를 보는 능력,
하지만 그 능력은 쓴 만큼 과거가 지워지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데....

본 작품은 시나리오 형식으로 작성 되었음

 
FORGET ME-3
작성일 : 19-09-29 20:31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1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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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S# 71 승합차 안 / 낮

 그들은 골목 안에 있는 건물을 향해 걸어간다.

 상식은 다소 긴장 된 표정으로 그들을 본다.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상식

 어, 예나야.

 

 예나

 많이 바쁘지?

 너 요즘 통 연락이 없어서 전화 해봤어.

 현우도 너랑 통화 안한지 꽤 됐다 하길래.

 그리고 요즘 현우가 기억을 많이 깜빡 깜빡해서 걱정도 되고 해서........

 

 상식

 아~~~ 요즘 계속 사건이라

 지금도 범인 검거하려고 현장에 나왔거든.

 지금은 좀 그렇고 나중에 내가 한가해지면 연락할게,

 그리고 현우일은 내가 그 의사 선생님 한번 만나볼게

 

 예나

 어.....어 그래

 몸 조심하고,

 가게한번 들려

 

 상식

 어 그래 수고하고

 

 전화를 끊은 상식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건물 쪽을 주시한다.

 잠시 후 체포된 용의자는 한 형사와 전 형사 사이에 수갑을 찬 채 나오고 있다.

 차량에 타는 무리들, 상식은 묵묵히 운전을 한다.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를 하는데 도로 중간에 락카로 뿌려진 듯한 흰색 표식이 보인다.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넋 놓고 그 곳을 보는 상식

 

 

 정 팀장

 뭐해? 출발 안하고?

 

 상식

 (놀라며) 아 네.....

 

 전 형사

 아 맞다.

 여기가 니 친구가 크게 사고 났던 곳 이구나.

 

 정 팀장

 아 거기가 여기야?

 잘 해결됐지? 친구도 건강하고?

 

 상식

  네 팀장님.

 

 차량은 유유히 사거리를 지나고 상식은 다시 운전에 집중한다.

 멀어져 가는 차량 뒤로 사고 장소에 칠해졌던 흰색 락카가 자동차를 바라보는 듯 하다.

 그 위로는 맑았던 하늘이 먹구름으로 덮여 어두워진다. (F.O)

 

 S# 72 상식의 집 / 밤

 방안의 불은 다 꺼지고 책상위 스탠드 조명만이 상식의 외로움을 더해준다.

 상식은 현우의 과거가 적힌 노트를 유심히 보고 있다.

 고민하는 듯 머리채를 잡으며 잠시 고개를 숙이다 이내 노트를 덮는다.

 노트를 들고 주저하다가 책상 맨 밑 서랍에 넣고 열쇠로 잠근다.

 스탠드의 스위치를 끄고 자리에 눕는 상식

 희미한 달빛이 창가를 지나 빈 책상을 비춘다.

 

 S# 73 현우의 사고현장 / 오전

 사거리 횡단보도에 서있는 상식은 당시 승용차가 오던 방향과 현우의 스쿠터가 오던 방향을

 번갈아서 보고 있다.

 횡단 보도를 건너면서 사고지점을 유심히 보며 지나간다.

 

 S# 75 진료실 / 낮

 상식과 박 과장은 마주 앉아있다.

 

 박 과장

 글쎄요~~~ 대부분의 두부손상 환자가 증상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단기기억 상실이나, 인지능력저하나, 언어나 시각장애등 여러 형태의

 후유증을 보이긴 하는데 그로인해 천재성을 보인다거나 하는 건

 해외 사례가 있기는 한데 그것도 정확히 분석된 논문이나 연구결과가 없어요.

 그건 왜요? 친구분이 그런 변화가 있어요?

 

 상식

 아....... 아니요, 자주 깜빡 깜빡 하길래,

 

 박 과장

 한번 내원하시라고 전해주세요.

 오시라고 몇 번 말씀 드렸는데 안 오시더라구요.

 

 상식

 네 제가 잘 말해볼게요.

 (인사하며) 그럼

 

 진료실을 나서는 상식의 표정은 뭔가 석연치 않다.

 

 S# 76 공원 / 낮

 공원에는 가족들이 돗자리를 피고 아이의 재롱을 보며 박수 치는 사람과

 멀리서 캐치볼을 하는 아이 아빠와 아이가 보인다.

 그 앞 벤치에는 상식과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앉아 있다.

 

 상식

 그럼 그때 별 특이점은 없었나요?

 

 가해자

 글쎄요? 특이점이라.......

 사고 당시에는 모르겠는데

 사고 직후 차에서 내려서 가보니깐 헬멧은 날아가서 없고

 그 분 귀에 이어폰이 꽂혀있고 스마트 폰이랑 연결된 채 있더라구요.

 그러다가 잠시후에 구급대원이 오셔서 들것에 싣다가 이어폰이랑 스마트 폰이

 탁! 분리 될 때 음악이 흘러 나오더라구요.

 

 상식

 (스마트 폰을 보이며) 혹시 이 음악인가요?

 

 스마트 폰에서는 ‘김정민의 나를 잊어줘’가 흘러나온다.

 가해남성은 한 참을 듣다가 고개를 든다.

 

 

 가해자

 맞는거 같아요.......

 목소리는 익숙한데 음악이 생소해서 기억해요.

 

 상식은 남자의 말에 뭔가 알아냈다는 표정을 짓고 남자에게 인사를 하고 뒤돌아선다.

 

 S# 77 상식 집 앞 / 오전

 아파트앞 주차장에 스쿠터가 한 대 서있고 상식은 그 옆 헬멧을 쓰고 서있다.

 스마트 폰은 거치대에 고정이 되어있고 거기에 연결된 이어폰은 헬멧 안쪽으로 이어진다.

 상식의 귀에는 음악이 흘러 나오고 있다.

 스쿠터에 앉는 상식

 잠시 후 스마트 폰 화면에 전화가 수신되고 있다.

 발신자는 ‘형제1’ 이라고 뜬다.

 상식은 거절 버튼을 터치한다.

 또다시 벨이 울린다.

 마지못해 받는 상식

 

 상식

 바쁘다, 나중에 통화 하자.

 

 현우( F )

 그러지마 상식아!!

 

 상식

 (화를 내며) 그새 내 미래를 봤냐?

 치사한 새끼, 그래 어떻든? 내 미래!

 

 현우( F )

 상식아 본건 미안한데........

 너 지금 행동 이후의 미래가 보이지 않아!!

 

 상식

 뭐?

 

 현우( F )

 너 사고 난 이후가 아예 안 보인다고!

 바보짓 하지 마!

 니가 원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

 죽는 거라고 병신아!!

 

 상식은 현우의 말에 황급히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생각이 복잡해진다.

 담배 한 개 피를 물고 불을 붙이는데 잘 붙지가 않는다.

 라이터를 땅바닥에 내 팽개치는 상식.

 

 S# 78 호프집 / 밤

 다소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가게 안은 손님들이 북적인다.

 중간 테이블에는 현우와 예나가 같이 앉아 있고 상식은 홀로 맞은편에 앉아 있다.

 상식의 표정은 굳어있고 현우와 예나는 연인처럼 다정하게 보인다.

 예나

 우리 상식이가 너무 바뻐서 이 몸이 직접

 너 네 집 앞으로 행차 하신거에

 몸 둘바를 모르겠지?

 

 상식

 뭐 하러 와 힘들게........

 

 현우

 야 그래도 시간 내서 왔는데

 좀 서운하다.

 

 상식

 넌 한가하잖아? 예나가 많이 바쁠텐데 와서

 미안해서 그렇지

 

 현우

 아 거 새끼 되게 뾰족하게 말하네.

 

 상식

 (날카롭게 보며) 내가 뭘!

 

 예나

 아~~~~ 분위기 왜 이래

 둘 다 그만해!

 자꾸 그러면 나 간다!!!

 

 상식과 현우는 예나의 말에 말을 멈추고 서로를 쳐다보지 않는다.

 

 예나

 둘이 마주 봐라, 당장

 안그러면 나 지금 소주 나발 분다.

 

 상식과 현우는 예나의 협박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주 본다.

 

 예나

 웃어라~~

 

 상식과 현우는 억지웃음을 보인다.

 

 

 

 예나

 (흡족한 듯) 옳지~~~~

 사실 오늘 여기 온 거는

 두 가지 기쁜 소식을 상식이 너한테

 제일 먼저 말해 주려고 왔어.

 

 상식

 (현우를 순간 쳐다보며) 어떤 좋은 소식?!!

 

 예나

 자 놀랄 준비해~~~

 첫 번째는 드디어 내가 FM 백화점 입점하게 됐다~~~!!!!

 박수!!!!!

 

 상식

 (안도하며) 와~~~~ 축하해

 그럼 언제부터 영업 개시해?

 

 예나

 응 다음 주 월요일에 집기류나 시설 들어가고

 그거 완료 되면 바로 영업 시작이지.

 

 상식

  잘됐다. 정말 축하해

 그럼 두 번째는 뭐야?

 

 예나

 (웃으며) 두 번째는 첫 번째보다 큰 감동은 없을거야 아마

 

 상식

 (웃으며) 뭔데? 듣고 싶다.

 

 예나

 (현우를 보며) 크크크 난 말 못하겠다.

 니가 해

 

 현우

 (난감해하며) 아........ 사실

 예나랑 나랑.........

 어제 예나 어머니께 인사드리고 왔다.

 

 상식

 (애써 표정관리 하며) 인사? 둘이?

 

 현우

 응........ 결혼을 전제로 만나겠다고 말씀 드렸고

 승낙 하셨어.........

 

 상식

 (호탕한척) 하 하 하 그게 무슨 어려운 얘기라고 찾아와서 말해?

 그런건 전화를 하거나 결혼직전 서프라이즈하게 청첩장 보내야 하는 거 아냐?

 축하한다, 예나야,

 

 예나

  그치? 너한테 제일 먼저 알리고 싶었어, 이렇게 급하게 달려왔네, 고마워

 

 상식은 눈시울이 살짝 붉어져 있다.

 

 상식

 (태연한척) 야 그럼 뭐 프로포즈나 뭐 하다못해 반지라도 끼워줘야 하는거 아냐?

 

 예나

 에이~~~~ 그건 이미 받았지, 헤 헤

 

 상식

 어디? 봐봐

 

 예나는 감추고 있던 반지 낀 손을 들어 상식에게 보인다.

 

 상식

 (유심히 보며) 이게 그 반지야?

 반지 맞아? 특이하네?

 

 예나

 (현우를 보며 미소) 어.........이거

 15년 전에 현우가 내손에 끼워준 특별한 금색 캔 고리야,

 이미 4학년때 받은 거라서 다른 반지는 의미 없어

 

 현우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럽게.......

 

 

 상식

 그렇구나.......

 잘 어울린다.

 진심으로 축하해!

 

 호프집 안의 풍경은 여전하지만 상식은 그 공간에 혼자 있는듯한 느낌을 준다.

 예나와 현우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같은 공간 다른 느낌으로 있다.

 

 S# 79 호프 집 밖 / 밤

 벽에 기댄 상식과 현우는 담배 연기를 길게 내 뿜는다.

 

 현우

 미안하다.........

 

 상식

 뭐가 미안하냐,

 잘 어울려 둘이, 행복하게 해줘 예나, 모르는 사람한테가 아니라 너 라서 안심 된다.

 

 현우

 고마워.........

 

 상식

 고맙긴, 앞날을 위해서라도 예나랑 추억 많이 쌓고

 그 추억들 간직해........

 그럴려면 그 능력 조금씩만 쓰고,

 그리고 저번에는 고마웠다.

 죽을뻔 한 거 알려줘서........

 

 현우

 당연 한건데........ 고맙긴

 들어가자! 예나 또 소주 마실라~

 

 상식

 그......그래

 

 상식의 감추고 있는 마음을 대변 하듯이 갑자기 비가 내린다.

 비 오는 호프집의 풍경은 매우 슬퍼 보인다.

 

 S# 80 현우 집 / 새벽

 현우의 방에는 예나가 침대에 누워 자고 있다.

 상식과 현우는 아일랜드 식탁에서 마른안주와 캔 맥주로 술자리를 이어 간다.

 

 

 상식

 (방문을 보며) 다행이다,

 

 현우

 그치? 오늘은 소주를 안 마셔서

 

 상식

 아니 그게 아니고

 너라서 다행이다.

 

 현우

 응?

 

 상식

 예나의 짝이

 너라서 다행이라구.......

 

 

 현우

 아.......난 또 흐 흐

 오늘은 자고 가라

 아침 밥도 먹고, 응?

 

 상식

 그럴까? 다시 집에 가기 귀찮다.

 

 현우

 잘 생각했어.

 바닥에 요 깔고 간만에 같이 보듬고 자자 크크

 

 상식

 징그러운 새끼,

 얼른 깔어 후후

 

 상식과 현우는 바닥에 깔린 요에 누워 한 이불을 같이 덮고 있다.

 칠흑같이 어두운 거실에는 밖에서 새어 들어오는 도시의 불빛이 그들을 비추고 있다.

 

 상식

 (나즈막히) 우리들 인연도 참 질기다 그치?

 꼬꼬마 때부터 지금까지........

 

 현우

 그러게.......... 뭐 거의 가족이지

 

 상식

 넌 폰에 나를 뭐라고 저장해놨냐?

 

 현우

 (웃으며) 화내지마,

 오지라퍼 물주!!

 

 상식

 (피식 웃으며) 너 답다.

 

 현우

 그러는 넌?

 

 상식

 난 휴대전화를 가진 날부터 형제 1

 

 현우

 형제 1?

 

 상식

 응 형제 1

 아직까지 형제 1만 있어

 그게 마지막 저장일 것 같아.

 

 현우

 오~~~~~~~~새끼

 (끌어 안으며) 감동인데

 

 상식

 징그럽다, 치워라

 얼른 자자, 나 내일 일찍 출근해야해

 

 현우

 그래 잘 자라 형제여

 

 둘은 그렇게 잠이 든다.

 친 형제보다 더 다정하게 붙어서 잔다.

 그렇게 잠을 자다가 목이 마른 듯 잠에서 깨는 상식

 현우가 깰까봐 불도 켜지 않은 채 휴대폰 불빛에만 의지하고 냉장고로 가서 물을 꺼내 마신다.

 다 마신 상식은 다시 조심스럽게 오다가 이불을 깔기 위해 치워 놓은 협탁에 무릎을 부딪힌다.

 현우가 깰 새라 손으로 비명을 막는 상식이다.

 자리로 돌아오려 하는데 협탁 서랍이 열려있어 닫으려는 순간 그 사이로 노트 한권이 보인다.

 노트 앞면에는 'MEMORY NOTE' 라고 적혀 있다.

 상식은 무심코 노트를 꺼내 현우의 눈치를 보며 화장실로 간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노트를 펼쳐 읽는 상식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져 간다.

 ‘상식이가 과거를 기록하지 않음 2019.08.12. - 3시간 사용’

 ‘상식이가 비밀을 알아냄 2019.08.19.

 ‘사고 후 상식이가 깨어남 2019.08.21.

 ‘상식이에게 능력이 생김 2019.08.22. - 총 73시간 사용,

 

 상식

 (부들부들 떨며) 이 자식은 다 알고 있었어,

 그걸 거짓말을 했고.......

 내가 능력을 갖는 게 두려웠던 거야.......예나를 뺏길까봐..........

 

 상식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간다.

 자고 있는 현우를 한동안 쳐다보고는 노트를 협탁 서랍에 넣는다.

 옷을 챙겨 입고 나오려다 다시 한 번 현우를 본다.

 문을 열고 나가는 상식, 자고 있는 듯 한 현우는 눈을 뜬다.

 곧바로 담배 하나를 물고 깊게 들이키고 내뱉으며 걸어 나가고 있는 상식을

 창을 통해 내려 다 본다.

 

 S# 81 상식의 차안 / 새벽

 차안에는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을 하고 상식은 뒷좌석에 몸을 기대 채 있다.

 차창 밖으로는 가로등만이 스쳐 지나간다.

 상식은 생각에 잠기 듯 눈을 감는다.

 

 S# 82 어린 예나 집 앞 / 낮 (INS)

 어린 예나 집 앞에는 두 명의 사내아이들이 서성인다.

 담장너머 기웃 거리는 어린현우.

 상식은 그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

 현우는 웅얼거리듯 노래를 부른다.

 

 어린 현우

 오~가며 그 집 앞을 지나노라면, 그리워~나도 몰래 발이 머물고~~~~~ 오히려~~~~~~~~

 

 이때 어린 예나가 현관문을 열며 나온다.

 

 어린 예나

 (웃으며) 알았어 알았어 나간다 나가

 (상식을 발견하고) 어? 상식이도 왔네

 (손 흔들며) 안녕~~~!

 

 어린 상식

 어........ 아........안녕

 

 S# 83 상식 차안 / 새벽

 갑자기 눈을 뜨고 혼자 중얼 거린다.

 

 상식

 예전부터 난 늘 소극적이었어

 젠장할!

 

 대리기사

 (놀라며) 네 손님?

 

 상식

 아......아닙니다.

 

 다시 눈을 감는 상식은 전 형사와의 만남을 회상한다.

 

 S# 84 삼겹살 집 / 밤 ( INS)

 

 전 형사

 상식아 세상이 그렇게 정직하고 공정하게 돌아가디?

 더군다나 연애는 공정한게 없어.

 선수 치는 놈이 임자고 입을 먼저 여는 놈이 임자지,

 그래야 상대방한테 더 어필이 되고 더 관심 받지 않겠어?

 

 대리기사(V.O)

 도착했습니다. 손님

 

 S# 85 상식 차안/ 새벽

 대리기사의 소리에 놀라 눈을 뜬 상식

 그의 표정은 무언가 결심한 듯 비장하다.

 

 S# 86 현우 집 / 아침

 기지개를 펴고 거실로 나오는 예나는 현우를 찾는다.

 현우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그리고는 거실 소파쪽을 찾듯이 본다.

 

 예나

 어? 상식이는?

 어제 같이 잔거 아니었어?

 

 현우

 (힐끗 보며) 어 일어났어?

 어제 상식이랑 같이 잤는데

 새벽에 급한 일 있다고 대리 불러서 갔어.

 

 예나

 그랬구나~

 (관자놀이를 누르며) 아이고 머리야~

 어제 우리 노래방에서 몇 시간 논거야?

 

 현우

 (웃으며) 세 시간 정도?

 

 예나

 (놀라며) 그렇게나 오래 있었어?

 

 현우

 응 니가 나한테 ‘그 집 앞’ 노래 10번도 넘게 시켰어.

 

 예나

 어머 어머 나 어제 완전 진상이었구나.

 

 현우

 (돌아보며) 씻구와 밥 먹게.

 

 예나

 (현우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오늘 메뉴는 뭐야~~~~~~

 

 현우

 (뒤 돌아서며) 응 속 풀이 콩나물 국

 

 예나

 (입을 맞추며) 난 너만 있으면 되는데~~ 속 풀이 현우, 헤헤

 

 예나를 힘껏 안는 현우, 하지만 예나 어깨너머 현우의 표정은 매우 복잡하다.

 

 S# 87 상식의 집 / 오후

 화창한 날임에도 상식의 방은 암막 커튼으로 밝은 빛을 차단 한 상태이다.

 방바닥 여기저기에는 소주병이 나뒹군다.

 침대에 널브러져 있는 상식, 문 밖에서는 문을 두들기는 소리와 스마트 폰은 진동이

 계속해서 울린다.

 

 상식 엄마

 (문을 세차게 두드리며) 상식아 문 좀 열어봐

 무슨 일 있니? 왜 안하던 짓을 해?

 

 상식

 (마지못해) 엄마 나 괜찮으니깐 그만해

 잠 좀 잘게, 제발

 

 상식 엄마

 정말 괜찮은거지?

 아니 서에서 너 출근.......

 

 상식

 (짜증내며) 엄마!!!

 

 상식 엄마

 (놀라며) 그래 그래 알았다.

 

 상식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휴대폰 진동을 계속 피한다.

 부재중 전화에는 ‘전 형님 7통의 부재중 전화’라고 표시되어있다.

 

 S# 88 FM 백화점 / 오전

 백화점 내부에는 아직 오픈전이라 몇 몇 직원들만 눈에 보인다.

 화려한 액서서리 매장 옆에는 ‘ NEW OPEN 몽키 가나슈 FM점’ 이라는 현수막을 건

 상점이 있고 쇼케이스에는 각양각색의 초콜릿들이 진열되어 있다.

 예나는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

 전화벨이 울리고.......

 

 예나

 응 전화해봤어?

 내가 며칠째 전화해도 안 받아서 말이지.

 

 현우(V.O)

 응 내전화도 안받더라구.

 

 예나

 오늘 첫 오픈인데.......

 너랑 같이 오면 좋은데

 

 현우(V.O)

 안되면 내가 찾아가보든가 할게

 

 예나

 응 꼭 같이 와

 

 S# 89 현우 집 / 오전

 예나와 통화가 끝난 현우는 스마트 폰을 오랫동안 쳐다본다.

 그리고 결심한 듯 스마트 폰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틀고는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음악이 꽤 진행되고 현우는 눈을 뜨고 스마트 폰 화면을 본다.

 

 S# 90 FM 백화점 / 오전 (INS)

 상식은 백화점 직원 출입구를 통해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는다.

 엘리베이터가 3층에 도착하고 상식은 곧장 예나 매장으로 간다.

 예나에게 뭐라 뭐라고 한 참을 말하는 상식,

 예나는 바닥에 주저앉는다.

 

 S# 91 현우 집 / 오전

 현우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또다시 이어폰을 꽂는 현우, 머릿속의 뉴런들의 활발한 운동이 일어나고 전기 신호 같은 것이 신경을 따라 이어폰을 타고 스마트 폰으로 내려간다.

 현우는 눈을 뜨고 스마트 폰을 바라본다.

 

 

 S# 92 FM 백화점 / 오전 (INS)

 상식은 예나를 달래듯 같이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 예나의 어깨를 다독인다.

 갑자기 전체 화면이 흔들리고 천정에서는 구조물들이 몇 개씩 떨어진다.

 잠시 후 천장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두 사람은 파편더미에 묻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S# 93 현우 집 / 오전

 스마트 폰을 던지듯 놓는 현우

 놀란 현우는 다시 스마트 폰을 들고 상식에게 전화를 건다.

 신호음만 갈 뿐 통화가 되지 않는다.

 몇 번을 시도하지만 통화가 되지 않자 급하게 옷을 입는 현우는 집을 나오면서

 계속해서 전화를 하지만 여전히 통화가 되지 않는다.

 

 S# 94 현우 차안 / 오전

 스마트 폰을 거치대에 꽂고 예나에게 전화를 거는 현우

 

 현우

 제발 받아라 받아라

 

 S# 95 FM 백화점 / 오전

 예나는 오픈준비에 여념이 없다.

 예나의 스마트 폰은 가방 속에서 진동만 있을 뿐이다.

 

 S# 96 현우 차안 / 오전

 현우는 폰을 다시 잡고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는 차량을 급하게 출발 시킨다.

 S# 97 상식 차안 / 오전

 차에 타며 현우의 전화를 계속 거절하는 상식

 시동을 걸자 메시지가 하나 들어온다.

 메시지를 확인한 상식은 콧방귀를 뀐다.

 

 상식

 새끼 끝까지 거짓말이네.

 뭐 건물이 붕괴 되?

 그러면 내가 겁먹고 예나한테 사실을 못 밝힐까봐?

 참, 참신하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상식

 

 S# 98 현우 차안 / 오전

 눈에는 이미 눈물이 범벅되어 있는 현우

 차량을 아슬아슬하게 곡예 운전을 한다.

 계속해서 예나에게 전화를 하는 현우

 

 

 S# 99 상식 차안 / 오전

 상식은 현우와 반대로 느긋하게 운전하고 있다.

 심지어 콧노래를 부른다.

 

 S# 100 FM 백화점 / 오전

 차에서 내린 현우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8층에서 내려오지 않는 엘리베이터를 보고

 계단으로 뛰어 올라간다.

 힘겹게 올라온 현우는 예나의 매장 쪽을 본다.

 이미 상식은 예나 앞에 서있다.

 상식은 현우를 보고 기분 나쁘게 씨익 웃는다.

 현우는 황급히 예나에게로 간다.

 

 예나

 (웃으며) 현우도 왔네?

 

 현우

 예나야 오해야

 내 말 좀 먼저 들어봐

 

 예나

 어머 얘가 왜이래? 뭔 오해?

 현우야 무슨 일 있어?

 

 현우는 벽에 걸린 시계를 보고 예나의 팔을 잡아끈다.

 그런 현우를 갑자기 저지하는 상식

 

 상식

 (현우를 보고) 왜? 겁나?

 

 예나

 니들 왜이래

 무슨 소리들 하는거야?

 

 현우

 (상식을 보며) 아 제발~~~

 상식아 내말 좀 믿어

 

 상식

 믿으라고? 또 속아라겠지

 

 현우

 (다급하게) 아니라구 이번엔 진짜야 그럼 일단 나가서 예나한테 말해, 그럼 되잖아

 

 현우는 하는 수 없이 예나만 이끌고 계단으로 내려간다.

 

 예나

 아퍼 이거 놓고가!

 너 왜이래?

 

 현우는 대답도 안은 채 무작정 예나를 끌고 나간다.

 

 S# 101 광장 앞 분수대 / 오전

 예나를 밖으로 끌고 나온 현우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백화점으로 뛰어가며 말한다.

 

 현우

 예나야 이따가 다 설명 해 줄테니깐

 여기서 꼼짝 말고 있어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말아야해. 알았지?

 사랑해!!!

 

 어리둥절한 예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현우의 뒷모습만 바라본다.

 

 S# 102 FM 백화점 / 오전

 다시 다급하게 백화점 안으로 들어간 현우는 계단으로 뛰어 올라간다.

 상식을 발견하고 다가간다.

 원망과 배신감에 찬 눈으로 현우를 쳐다보는 상식

 

 상식

 그렇게 쇼 하면 뭐가 달라져?!!!!

 현우

 상식아 그게 아냐 내말 좀 들어봐

 

 상식

 들을 필요도 가치도 없어

 

 현우

 그날 거짓말 한건 사실인데

 지금은 아냐, 제발 믿어줘

 여기서 나가자, 응?

 

 갑자기 천장에서 작은 시멘트 조각들이 가루와 함께 현우 어깨로 떨어진다.

 아직까지 상식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현우

 내가 다 잘못했어,

 그러니깐 일단 나가자

 

 상식

 넌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 하는 것들을

 모조리 앗아갔어.

 예나도 내가 좋게만 생각했던 너에 대한 추억마저도........

 그중 제일 열 받는게 뭔지알아?

 내 미래까지도 니가 가져 갔다는거야!

 알기나 해?!!

 

 상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천정에서는 구조물들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현우가 상식에게 조금 더 다가가려하자 큰 구조물이 떨어지며 그의 앞을 가로 막는다.

 상식은 미동도 없이 현우를 응시 하고만 있다.

 순간 와르르 천장이 내려앉고 암흑만이 존재한다.

 

 S# 103 광장 앞 분수대 / 오전

 멀리서 FM 백화점이 뿌연 연기와 함께 내려 앉는게 보인다.

 이 모습에 사람들의 비명이 들리고 예나도 창백한 얼굴이 되어 소리를 지른다.

 

 예나

 (절규하듯) 아~~~~~악!!!!!! 현우야! 상식아!

 

 백화점 쪽으로 달려가는 예나.

 

 S# 104 잔해더미 / 오전

 예나는 잔해더미 사이를 다니며 오열을 한다.

 1차적으로 도착한 소방관들은 그런 예나를 끌어낸다.

 소방관1

 여기계시면 위험해요!!

 

 예나

 (울부짖으며) 여기 내 친구들이 있단 말이에요!!!! 아~~~~~악!!!!!

 

 소방관1

 (끌어내며) 저희가 찾을 테니까 일단 피하셔야 해요

 폭발 위험이 있어요.

 

 소방관 몇 명이 예나에게 갈라 붙어 힘겹게 끌어내고 예나는 발버둥을 친다.

 그렇게 울부짖던 예나는 잠시 혼절을 한다.

 

  S# 105 대로변 / 오후

 큰 사거리에 높은 빌딩이 즐비해 있고 한 건물의 대형 전광판에서는 뉴스 속보가

 흘러나오고 있다.

 

 앵커2

 대한민국 안전이 또 무너졌습니다.

 오늘 오전 8시경 망동에 위치해있는 높이 15층의 FM 백화점이 붕괴 되었습니다.

 현재 현장에는 대통령의 긴급지시로 구조대와 의료진들이 급히 파견되어 구조에 돌입하였습니다.

 참사현장에는 저희 김원기 기자가 현장에 나가 있는데요

 김원기 기자를 연결하겠습니다.

 김원기 기자?

 

 S# 106 잔해더미 앞 / 오후

 수많은 기자들이 잔해더미 앞에서 카메라와 마이크들이 진을 치고 있다.

 뒤로는 들것에 실려 나가는 사람들과 흰 천으로 얼굴까지 덮은 들것도 지나가고 있다.

 소방호스가 잔해를 향해 물을 뿜는다.

 먼지와 물보라가 섞여 사고현장의 처참함을 더하고 있다.

 

 김원기 기자

 네 김원깁니다.

 

 앵커2(V.O)

  김 기자 지금 현장 상황은 어떤가요?

 

 김원기 기자

 네 지금 뒤로 보이는 잔해가 백화점이 있던 자리입니다.

 현장에는 보시는 바와 같이 긴급 파견된 의료진들과 구조대원들이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변 인근 도시의 각 소방서와 군,경이 현장으로 지원을 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2(V.O)

 현재 인명피해는 파악이 되고 있나요?

 

 김원기 기자

 네 아직까지는 정확한 인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고시간대가 오전 8시경이기 때문에

 출근한 직원들 외에는 백화점 이용객은 없는 걸로 파악 되고 있습니다.

 

 S# 107 잔해더미 속 / 오후

 현우를 잔해 속에 파묻혀 눈만 껌뻑인다.

 현우 옆으로는 기둥이 있고 그 위로 지붕모양의 콘크리트가 현우의 공간을 확보해주고 있다.

 

 S# 108 잔해더미 앞 / 오후

 현우는 희미하게 눈을 뜨고 푸른 하늘과 눈부신 태양만 바라보고 이내 눈을 감는다.

 

 S# 109 병원 /오후

 의사와 간호사가 이동식 침대를 끌고 복도를 가로 지른다.

 그 옆에는 예나가 울부짖으며 같이 뛰어간다.

 현우는 희미하게 예나를 확인하고 다시 눈을 감는다.

 

 S# 110 병실 / 오전

 꽤 시간이 흐른 듯 현우의 얼굴은 거뭇한 수염이 가득하다.

 걱정스런 눈으로 현우를 바라보는 예나와 예나 엄마

 예나의 눈은 많이 울었던 탓인지 부어 있다.

 

 예나 엄마

 이게 무슨 일이라니.......

 선생님은 뭐라셔?

 

 예나

 (눈물 고인채로) 머리에 뇌진탕 말고는 다른 곳은 이상 소견 없데

 다만 다친 곳 또 다쳤으니깐 그게 걱정이지

 

 예나 엄마

 (예나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래 불행 중 다행이다.

 괜찮을 거야 액땜했다 생각하자

 상식이는 아직이니?

 

 예나

 (울음을 터트리며) 이틀째 구조.........소........식이 없어.

 

 예나 엄마

 ..............희망을 가져보자. 응?

 예나는 얼굴을 엄마에게 파묻고 오열을 한다.

 

 S# 111 병원 로비 / 오후

 예나는 엄마를 엘리베이터까지 마중나와 엄마가 탐승하는 것을 본 후 병실로 힘없이 향한다.

 로비 TV 앞에는 사람들이 웅성이며 시청하고 있다.

 

 여성 환자1

  어머 어머 3일만에 생존자가 구출됐데,

 

 여성 보호자

 그러게 천운이야 천운

 

 예나

 (여성 환자 팔을 붙잡으며) 누구래요? 몇 살이래요? 이름은 뭐래요?

 

 여성 환자1

 (놀라며) 그거야 저도 모르죠

 (뿌리치며) 이 팔 좀 놔요, 아파 죽겠네.

 

 마침 그때 병실 앞에서 간호사가 예나를 부른다.

 

 간호사1

 민현우님 보호자분, 민현우님 보호자분!

 (손짓을 하며) 빨리 와보세요, 민현우씨 의식이 돌아 왔어요.

 

 예나는 잠시 멍하게 있다가 급히 병실로 향한다.

 

 S# 112 병실 / 오후, 밤

 눈을 뜬 현우는 머리에 통증이 있는 듯 인상을 찌푸린다.

 고개를 돌려 예나를 본다.

 예나는 현우의 얼굴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며 다급히 말한다.

 

 예나

 현우야 나 누군지 알겠어? 알겠냐구?!!!

 

 현우

 (고통스러운 듯) 어....... 예나야.........

 (두리번거리며) 상식이는?

 

 예나

 (머뭇거리며) 아........직........ 지금 막 생존자가 있다고 뉴스에 나왔는데

 아직 신원 확인은........... 내가 알아보려고.........

 현우

 (걱정스런 표정으로) 어..........

 

 피곤한 듯 다시 눈을 감는 현우 (F.O)

 (F.I) 눈을 뜬 현우는 의료장비의 불빛에 의지한 채 일어나 옷장의 문을 연다.

 옷장 안에서 스마트 폰과 이어폰을 찾아내는 현우.

 자리로 돌아와 스마트 폰에 이어폰을 연결하고 음악을 재생 시킨 후 눈을 감는 현우.

 잠시 후 갑자기 눈을 뜬 현우는 스마트 폰을 보지만 아무런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다.

 

 현우

 상식이가 왜 안보이지?!!!! 혹시?!!!!! 사.........망?

 

 현우는 다시 눈을 감는다.

 이내 눈을 뜬 현우는 스마트 폰을 보지만 이번에도 어떠한 반응이 없다.

 

 현우

 (놀라며) 예나는 왜 안보이지?

 

 이때 예나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현우를 보고 재빨리 다가온다.

 

 예나

 (스마트 폰을 뺏으며) 아직 음악 듣는 거 안 돼!

 머리 다친 거 회복도 되기 전에 자극 주면 안된댔어.!

 

 현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휴~~~~ 어디 갔다 왔어?

 

 예나

 (눈물이 고인 채) 조금 전에 상식이 어머니랑 통화했어

 

 현우

 어? 상식이?

 

 예나

 현우야....

 

 현우

 어? 말해줘 무슨 일인데?

 

 

 예나

 (바닥에 주저 앉으며) 상식이가......... 상식이가.............

 니가 있던 근처에서 상식이 유류품만 발견되고 .............. 시신은......

 

 현우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흘리며) 상.......식........아..........

 

 예나는 그런 현우를 부둥켜 안는다.

 어깨를 들썩이는 예나를 안고는 하염없는 눈물을 흘린다.

 그 순간에도 현우는 생각한다.

 

 현우

 그런데 왜 둘 다 안 보였던 거지?

 설마 그 능력이 사라진 건가?

 

 병실안의 두 사람은 오랜 시간 포옹을 하며 울고 있다.

 그렇게 밤은 더 슬퍼져 간다.

 

 S# 113 공원묘지 납골당 / 오전

 안개 가득한 납골당은 상식의 죽음을 대변하듯 고요하다.

 상식의 어머니와 예나, 현우는 상식의 영정 사진 앞에 눈물을 흘린다.

 갑자기 오열하는 상식의 어머니

 

 상식 어머니

 상식아 이놈의 자식아~~~~~~~

 애미보다 먼저 가면 이 애미는 어찌살라고~~~~`

 (현우에게 매달리며) 현우야~~~~~~~ 너 상식이 친구잖아~~~~~

 저놈 시신이라도 찾아봐라~~~~~~~~`

 지 몸땡이 없이 구천을 떠도는 상식이를 봐서라도 니가 찾아봐라~~~~~~~~~~`

 

 현우

 (눈물을 훔치며) 어머니............

 내 그럴게요........제가 찾아 볼게요.

 

 예나

 (같이 울며) 어머니.........

 

 예나는 상식의 어머니를 감싸 안고 잠시 그곳을 벗어난다.

 현우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상식의 유류품 함에 자신의 스마트폰과 이어폰을 넣는다.

 그런데 한 쪽 구석에 조그마한 디지털 녹음기를 발견하는 현우

 현우는 녹음기를 꺼내어 동작을 시켜본다.

 상식(F)

 넌 폰에 나를 뭐라고 저장해놨냐?

 

 현우(F)

 (웃으며) 화내지마,

 오지라퍼 물주!!

 상식(F)

 (피식 웃으며) 너 답다.

 

 현우(F)

 그러는 넌?

 

 상식(F)

 난 휴대전화를 가진 날부터 형제 1

 

 현우(F)

 형제 1?

 

 상식(F)

 응 형제 1

 아직까지 형제 1만 있어

 그게 마지막 저장일 것 같아.

 

 현우는 상식의 음성을 듣고 괴로워하며 더 크게 오열을 한다.

 그리고 녹음기를 뒤로 돌려서 들어본다.

 

 예나(F)

 (술취한 목소리로) 야! 민현우 너 그 집앞 불러봐!!

 

 현우(F)

 예나야 이거 벌써 6번째야

 

 예나(F)

 딸꾹 그래도 불러 듣고 싶단 말이야~~~~~

 

 상식(F)

 현우야 이리 줘바 내가 부를게, 넌 좀 쉬어

 

 간주가 나오고 상식의 음성으로 노래가 시작된다.

 

 상식(F)

 오가며 그집 앞을 지나 노라면 그리워 나도 몰래 발이 머물고

 오히려 눈에 띌까 다시 걸어도 되오면 그 자리에 서 졌습니다

 

 오늘도 비 내리는 가을 저녁을 외로이 그집 앞을 지나는 마음

 잊으려 옛날 일을 잊어 버리려 불빛에 빗 줄기를 세며 갑니다

 

 현우는 가슴을 치며 더 크게 오열을 한다. (F.O)

 .

 .

 

 TITLE 몇 달 후

 

 S# 114 빌딩 옥상/ 오후

 고층빌딩 옥상 난간 앞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상식

 상식은 블랙 수트에 노타이를 하고 있다.

 상식의 오른손에는 스마트 폰이 왼손에는 노트가 들려있다.

 상식의 얼굴이 점점 클로즈업이 된다.

 상식의 오른쪽 머리에는 큰 흉터가 보인다.

 눈을 감고 있는 상식의 귀에는 에어 팟이 꽂혀있다.

 이내 눈을 뜨는 상식

 옥상 출입구 철문에는 누군가가 문을 세차게 두드린다.

 

 상식

 (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성가시네!

 

 상식은 손에 들려있는 노트를 뜯어서 공중으로 날린다.

 종이들은 흩어져 빌딩 근처로 흩날린다.

 

 상식

 기억에도 없는 추억들을 기록 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이야!

 미래만이 내 삶을 결정지을 뿐...........

 

 이내 옥상 문이 열리고 검은 정장을 입은 건장한 사내 여러 명이 상식을 향해 걸어온다.

 맨 앞에는 마르고 날카롭게 생긴 두목이 실실 웃으며 걸어 온 다.

 상식에게 손가락으로 오라는 듯 까딱인다.

 

 두목

 어이~~~~ 민웅이, 얘기만 좀 하자니깐 왜 그래?

 

 상식

 (뒷걸음치며)

 (E) 난 저들이 왜 나를 오라는지 모른다.

 

 두목

 (한걸음 다가서며) 야 정민웅, 우리 약간만 도우면 된다고 몇 번 말해?

 그 좋은 능력 우리한테 보호 받으면서 쓰자구.

 

 상식

 (뒷걸음치며)

 (E) 민웅? 민웅은 누구지.

 위험한 거 같다, 좋지 않은 상황이야.

 

 

 사내들은 무리를 지어 점점 상식을 둘러싸며 다가온다.

 상식은 재빨리 눈을 감는다.

 

 두목

 (황급히) 뭐해? 당장 막아!!

 

 사내들은 상식을 향해 달려간다.

 상식은 눈을 뜨고 스마트 폰을 본다.

 사내들이 상식을 거의 잡을 때 쯤 상식은 몸을 뒤로 날린다.

 사내들과 두목은 떨어지는 상식을 보며 망연자실한다.

 상식은 공중에 누운 채 눈을 지그시 감는다.

 

 상식

 (E) 난 내일도 살아있다.

 그다음 날도 살아 있었다.

 (미소를 띄며) 그래서 오늘은 죽지 않는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THE END”

 

 epilogue

 S# 115 FM 백화점 / 오전

 현우

 내가 다 잘못했어,

 그러니깐 일단 나가자

 

 상식

 넌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 하는 것들을 모조리 앗아갔어.

 예나도 내가 좋게만 생각했던 너에 대한 추억마저도........

 그중 제일 열 받는게 뭔지알아?

 내 미래까지도 니가 가져 갔다는거야! 알기나 해?!!

 

 현우 앞으로 구조물들이 떨어지고 잠시 후 천정에서 콘크리트 조각들이 우르르

 떨어지기 시작한다.

 상식의 시야에 현우가 보이지 않자 상식은 주머니에서 에어 팟을 꺼내 귀에 꽂고

 음악을 재생시킨다.

 그리고 상식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먼지 속에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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