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연우와 다른 모습으로 회사에 출근한다. 지금 청운그룹이 처해있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연우는 정문을 들어서는 동시에 사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사장님은 아직 출근 전 입니다"
"안에서 기다려도 될까요?"
"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지도 않고 사무실 안을 왔다갔다 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아버지가 헛기침을 하며 들어간다. 그 소리에 놀란 듯 걸음을 멈추고 서 있다가 다가간다.
"이른 시간에 무슨 일로 날 기다렸지..."
"혹시 건우와 제수씨가 결혼 할 때 조건들 자세히 검토해 보셨나요?"
"갑자기 몇 년 지난 조건들을 왜 꺼내고 그래?"
"뭔가 이상한 분위기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지금 회사 분위기가..."
"그게 무슨 소리야 자세히 좀 이야기 해봐"
그 말에 아버지와 연우가 소파에 마주앉아 이야기를 한다. 그때 비서실에 건우가 왔다는 말을 전달받고 들어오라고 말을 하고 멈칫한다.
"아버지 아니 사장님"
"무슨 일이냐"
"연우형도 와 있었네"
"형이라니"
"우리끼리 있으니까 편하게 좀 부릅시다. 숨 좀 쉬자구요"
"그래 여긴 왜 왔어"
"연우형 찾으러 다니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그럼 나부터 만나고 넌 그 다음에 만나"
"알았어요. 나도 일적으로 형을 만나러 온 건데 너무하네..."
발걸음을 돌리는 건우를 보고 짧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계약조건에 몇 분기마다 청운그룹의 지분이 파란그룹 지분으로 넘어가는 조건이 있었는데 알고 계셨어요?"
"그게 무슨 소리야 평생 파트너쉽으로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경영을 하기로 했는데"
"큰 타이틀은 그렇게 적혀있는 조건이었지만 그 밑에 부속으로 따라 붙은 조건들 속에 경영 실적이 좋은 쪽으로 지분이 넘어간다는 조건이 있어서 좀 이상하다 생각하고 아버지에게 물어보는 겁니다"
아버지가 그 계약서를 다시 읽어보며 그 조건들이 적혀있는 페이지를 눈도 깜빡이지 않고 읽으며 표정이 굳어졌다.
그 동안 청운그룹의 실적이 큰 성과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모르는 사이에 그 조건들로 인해 지분이 파란그룹 관계자와 임원들에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손을 부르르 떨면서 연우를 바라보고 있다.
"그럼 그 동안 우리 지분들이 파란그룹 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던 거야?"
"자세한 건 더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아마 그런 것 같아요"
"그럼 어떡하지 이젠?"
"우리가 좋은 실적을 내어서 다시 그 지분을 뺏어 오는 방법밖에 없죠"
"지금 당장 그 실적을 어떻게 회복하겠어"
"아니면 그 방법을 다른 회사와 손잡고 역이용하는 것 밖에 없어요"
"다른 회사와 손을 잡는다고?"
"제가 창업한 회사인 오아시스 블루에게 협조 공문을 보내겠습니다"
"과연 우리 뜻대로 될까?"
"오아시스 블루와 손잡고 파란그룹과 떨어져 독자적인 경영 방식으로 다시 돌아가는 겁니다. 예전처럼..."
"그래 우선 그 방법을 한번 써보자"
"그러기 위해서 내 편이 많아야 하는데 지금 현실은 건우와 파란그룹에게 줄을 선 임원들이 많아요"
"내가 긴밀하게 너의 편으로 돌려 놓도록 할 테니 넌 걱정하지말고 지금 이 계획을 성공시켜 봐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니까"
"네. 절대 아버지 회사가 다른 회사로 넘어가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나온 연우는 곧장 자신이 일하는 공간으로 가서 오아시스 블루 관계자에게 협조 공문을 보낸다.
연우는 미국으로 건너가 오아시스 블루 관계자와 긴밀한 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자 아버지의 힘으로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 점점 연우의 위치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건우 뭔가 회사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그 분위기의 중심에 연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찾아간다.
"형 회사 분위기가 이상해 나만 모르는게 너무 많아"
"모르는게 약이야 넌 그냥 지금처럼 하던 일이나 열심히 해"
"형 나 무시하는 거야?"
"네가 알면 힘들어져 그러니까 넌 그냥 지금처럼만 하는 게 도와주는 거야"
그 말을 듣고 화가 났지만 어쩔 수없이 돌아서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