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그룹 최고 경영자 발표하는 날.
많은 후보들을 뒤로 하고 그 영광의 자리는 바로 데니얼.D 도연우 이름이 적혀있었다. 결재를 받기 위해 사장실을 찾은 인사과 담당자가 들어왔다. 그리고 도연우에게 개별통보를 할 예정이라고 말하자 자신이 직접 전한단 말을 하면서 인사과 담당자를 보내 버렸다. 도연우의 이름을 한참 보다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나야... 오늘 저녁에 집에 좀 와 줄 수 있을까?"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며느리가 해주는 음식이 먹고 싶어서..."
"알겠습니다. 슬비에게 물어보고 찾아 뵙겠습니다"
연우는 전화를 끊고 옆에 있는 슬비를 바라본다. 아무말없이 자신의 빤히 쳐다보는 연우가 걱정이 되어 다가가 묻는다.
"누구 전화에요?"
"아버지... 건우아버지..."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를 다 하셨어요?"
"네가 해주는 밥이 먹고 싶다고... 갈 거야?"
"당연히 가야죠? 아버님이 제가 해준 밥상이 그리운가보다"
"그럼 준비해야겠다"
두 사람은 아버지가 좋아하셨던 반찬을 챙겨서 집으로 간다. 그 뒤로 건우 부부가 탄 차가 서고 차에서 내린다.
"형... 여긴 왠일이야?"
"아버지가 슬비가 해준 밥이 먹고 싶다고 하셔서 겸사겸사 찾아왔어"
"그래 난 저녁식사나 하자고 하셔서 온 건데... 오랜만에 형수님이 해주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거야?"
"건우씨..."
"아니 난 그냥..."
"들어가자 다들 기다리시겠다"
그 말이 나오자마자 건우부부가 먼저 들어가고 연우와 슬비가 그 뒤로 들어가는데 현관문 앞에 아버지가 서 있었다.
"어서들 오거라"
웃으며 자식들을 맞이하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좀 어안이 벙벙하지만 그 뜻을 알리 없는 건우부부와 연우부부는 그냥 거실 안에 들어와 서 있다.
"내가 너희들을 부른 건 할 이야기가 있어 저녁이나 먹으며 나누자"
다들 부엌으로 들어가자 식탁이 모자랄 정도로 음식이 가득 채워져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반찬을 가지고 온 슬비의 손이 민망할 정도였다. 슬그머니 바닥에 내려놓고 의자에 앉는다.
"자 다들 맛있게 먹자"
"오늘 무슨 날이에요? 누구 생일도 아니고 무슨 잔치집 분위기"
"밥 먹기 전에 이야기를 해야겠구나"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데 그렇게 뜸을 들여요?"
"앞으로 우리 청운그룹을 이끌 최고의 경영자 발표가 있었다"
"그런데 왜 우리가 잔치를 해요. 최고 경영자로 뽑힌 그 집에서 해야지"
"그 주인공이 바로 여기에 있단다"
"설마 나? 그렇게 인재가 없었어요? 아버지..."
"앞으로 우리 청운그룹을 잘 부탁한다. 연우야..."
순간 아버지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앉아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건우어머니와 건우부부는 먹고 있던 숟가락을 놓고 연우를 쳐다보고 슬비는 기뻐서 웃음이 나오지만 그 분위기에 함부로 웃지도 못할 정도로 분위기는 심각했다.
"추...축하해 형..."
"여보 뭔가 오류가 있었던 건 아니죠?"
"후보에도 없던 건우의 이름이 거론되긴 했지만 넌 내가 생각해도 아직은 아니야 연우한테 많이 배워 네가 그 자리가 욕심이 나면..."
"난 자리 욕심없어 그냥 연우형이 되었다는 그 사실에 좀 놀랐을 뿐"
"그리고 한가지 더..."
"또 무슨 폭탄발언을 하시려고"
"지금까지 내 아들이었지만 앞으로도 연우는 내 아들이다"
"아버지..."
"그 동안 너에게 했던 행동 중 네 마음속에 아픈 기억이나 상처가 되었던 것들이 있었다면 용서해줘 그리고 예전의 우리로 돌아가자"
"어떻게 나랑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런 말을 하는 거에요?"
"당신은 어떤 말을 해도 반대 할 거잖아"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요"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된 것은 다 우리 맏며느리 슬비 덕분이다 고맙다"
"제가 뭘 했다고 감사합니다 아버님..."
"우리 연우 잘 부탁한다. 그리고 우리도 잘 부탁해"
"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워가며 살아가겠습니다"
흐뭇한 표정으로 슬비를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와 못 마땅한 얼굴 표정으로 슬비를 째려보는 어머니의 상반되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