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쓰러질 듯 누워버리는 연우의 모습을 보면서 좀 안타까운 듯 슬비가 먼 곳에서 바라만보고 서 있다. 그것을 눈치 챈 듯... 그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며 슬비에게 옆에 앉으라고 손짓한다. 그 손짓에 바로 곁으로 다가가 앉는다. 그리고 말없이 고개를 숙이며 앉아있는 슬비
"오늘 청운그룹 최고 경영자 모집 프리젠테이션 발표하느라 좀 힘들었어"
"난 오빠를 믿어 잘하고 왔다고 생각해"
"믿어지지 않아 내가 청운그룹의 최고 경영자 자리에 들어가게 되다니"
"아마 다들 그 자리는 오빠의 자리라고 생각하셨을 거야"
"아버지의 마음이 왜 변한 건지 물어보고 싶어"
"그건 최고 경영자 합격하고 물어봐도 될 것 같은데?"
"슬비야 고마워..."
"내가 뭘 한게 있다고..."
"넌 그냥 내 곁에 있는 그 존재만으로도 감사해"
슬비를 바라보던 연우가 이마에 뽀뽀를 한다. 그 마음을 잘 알기에 연우의 입술에 뽀뽀를 해주는 슬비 둘은 깊은 키스로 이어지며 같이 잠들었다.
며칠 뒤...
오아시스 블루 본사에서 메일이 도착한다. 미국으로 들어와서 일을 하자는 제안이 들어있고 그에 따른 조건들도 쭉 나열되어 있었다. 그 메일을 읽은 연우는 망설였다. 그리고 제일 먼저 슬비에게 전화를 건다.
"슬비야 회사 본사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라는 메일을 받았어"
"그럼 나도 가야하는 건가?"
"같이 가면 좋겠지만 넌 편한대로 해"
"나도 따라 갈 거야 안 가면 더 좋겠지만..."
"그래 알았어"
그렇게 슬비와 통화를 마치고 연우는 고민을 한다. 그때 건우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오고 만나자는 약속을 정한다.
퇴근시간이 되어 다른 직원들은 다들 퇴근을 하지만 연우는 아직 책상에서 고민을 하고 앉아있다가 시계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아버지와 만나기로 한 고급 일식집으로 간다.
먼저 도착한 아버지는 자리에 앉아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는 연우는 조심히 자리를 잡고 마주앉아 순서대로 나오는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별 일은 없고...?"
"네. 저 빠른 시일내에 미국으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미국은 왜?"
"오아시스 블루 본사에서 한국지사 직원들을 본사에 들어와서 일을 하라는 권고가 내려왔습니다"
"그럼 그 회사 그만두고 나와"
"저도 한 집안의 가장인데 망설여지네요"
"며칠있으면 최고 경영자 발표가 날 거야 다들 널 생각하고 있단다."
"그러다가 안 되면 전 어떡해요"
"내 권한으로 널 우리 회사에 스카웃 할 테니 걱정마"
"갑자기 제게 왜 이러는지 이유가 알고 싶습니다"
"넌 내 아들이니까"
"아니잖아요. 전 친아들이 아니잖아요"
"내가 언제 친아들이라고 했냐? 아들이라고 했지"
"아버지..."
"그 동안 미안했다. 다 용서하고 내 아들하자 이제부터... 이제와서 누구를 탓하겠니 다 내 잘못이다."
라는 말을 하면서 테이블에 고개를 숙이는 아버지의 모습은 많이 취하셨다 연우는 기사를 불러 같이 부축하여 차에 태워 평창동 집으로 가고 혼자서 생각이 많아진 연우는 잠시 거리를 걸으며 생각에 잠긴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한 연우는 본사에 사직서를 보내고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마지막 인사를 한다. 갈 곳이 없는 연우가 치훈이 카페 안으로 들어서며 치훈이를 안는다. 손님들이 두 사람을 쳐다보며 수근대고 그 모습에 당황한 치훈이 방으로 데려간다.
"무슨 일이야 사무실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여기에 있어"
"나 사직서 쓰고 나왔어"
"오아시스 블루 회사도 참 대단하다 벌써 사직서만 몇 번째야 그런데도 널 창립직원이라고 받아주는 걸 보면 참... 인재가 없긴 없나보다"
"왜 우리 회사 무시해 아니지 이제 우리 회사 아니지..."
"그럼 앞으로 어떻게 살 건데 슬비랑 의논은 해봤어?"
"아니 그냥 내 마음대로 그만 둔 거야 내 마음이 시켜서..."
"갈 곳은 있고? 없으면 우리 회사에 들어오던지"
"내가 다른 회사는 가도 네 밑에서 일하는 회사는 안 들어간다"
"뭐라고?"
그렇게 장난을 치며 둘은 위로를 하고 위로를 해주는 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