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여행을 떠난 건우와 채린은 결혼한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서로에게 좀 서먹한 듯 했지만 이제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주기 위해서 노력을 해보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신혼여행을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슬비는 이제 모든 일을 다 신입 비서 김가영에게 전수하고 마지막으로 가영에게 일에 대해서 요약정리를 해준다. 이미 배운 내용이라 한 귀로 듣고 흘려 보내는 가영을 보면서 그 자리에서 그냥 나오고 싶었지만 참았다.
"이제 월요일이면 도건우이사님이 돌아오실 거야"
"정말요?"
"그리고 난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야"
"그 동안 수고 하셨습니다"
"잘 부탁해"
"걱정하지마세요. 그럼 전 이만..."
고개만 까딱하며 정시에 퇴근하는 가영 뒷모습을 보면서 어이가 없었다. 슬비는 마지막으로 이사실을 둘러보고 비서실을 정리하면서 퇴근한다.
힘없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슬비의 모습을 보고 말없이 안아주는 연우가 그저 고맙기만한 슬비는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
"많이 힘들었지 우리 슬비 그동안 수고했어 이슬비 잘했어"
"이제 뭐하고 살지"
"나만 보면서 내조 잘하면 되지"
"자신 없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집에서 생활하다가 일이 하고 싶으면 우리 회사에서 알바하던지"
"오빠도 아직 일자리 못 찾은 상황에 내 알바까지 생각하고 있는 거야"
"오늘 메일로 연락왔어"
"오아시스 블루 컴퍼니에서?"
"월요일부터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게 될 거야"
"그렇구나 잘됐다."
"주말에는 사무실에 가서 대충 청소도 하고 정리 좀 해야겠는데 나와 같이 가주시겠습니까?"
"오빠가 지내게 될 사무실인데 당연히 가야지 내가 꾸며주고 싶어"
"고마워"
그렇게 사무실을 어떻게 꾸밀지 구상하면서 행복해하는 연우와 슬비 둘의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였다.
토요일 아침 연우와 슬비가 서둘러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찾아가 문을 열었다. 기본적인 인테리어는 다 되어 있는 상황에서 책상과 캐비닛 위치 등을 동선이 편한 곳으로 옮기기 위해 사람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때 연우는 치훈에게 전화를 하고 슬비는 동생 슬주에게 전화를 해서 사무실의 위치를 알려준다. 몇 분이 되지 않아 사무실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 치훈과 동생 슬주 그리고 여자 한명이 들어온다.
"너 혼자만 오라고 했지 왜 혹을 데리고 오는 거야?
"주말에 데이트 하려는 동생 커플을 불러 낸 사람이 누군데"
"네가 잘못한 일이 있으니까 이것으로 퉁 해줄 생각이었는데 그냥 가던지"
"아니야 뭐 도와 줄까?"
"그 전에 인사라도 좀 하자"
연우의 리드로 각자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일을 하기 시작했다. 사무실 안에서 이리저리 물건을 옮기는 남자 셋과 나머지 정리와 청소를 담당하는 슬비와 동생의 여자친구는 일을 하면서 슬주의 뒷담화를 나누며 웃음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 웃음소리에 남자들의 시선이 모이고 눈치를 보면서 또 웃는 두 여자의 모습에 같이 소리를 내며 웃는 남자 셋.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모든 정리가 끝난 사무실을 둘러 보는 연우와 슬비 다들 고생했다며 고급 한우를 사주고 2차는 치훈의 카페에서 시작됐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건우가 힘찬 발걸음으로 회사에 일찍 출근했다. 회사 사원들의 결혼 축하 인사를 받으며 사무실 앞으로 왔다. 비서실에는 아직 아무도 없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기 전에 비서실에 연락을 해서 모닝커피를 주문하려고 하는데 목소리가 낯설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건우가 문을 열고 비서실을 쳐다보면 슬비가 아닌 다른 여자가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놀란 건우가 문을 박차고 나와 마주보며 서서 조금은 흥분 된 감정을 억누르고 유니폼 위에 꽃힌 사원증을 보니 김가영의 이름 세글자가 적혀 있다. 고개를 들어 가영을 빤히 쳐다보며 말한다.
"누구시죠?"
"인사가 늦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여기 비서실에서 일하게 된 김가영이라고 합니다"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이슬비씨 어디 있어요?"
"이사님이 안 계신 동안 그만 두셨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사님이 없는 일주일 동안 일을 다 마스터 했습니다."
"그래요. 인사가 늦었네요. 저는 청운그룹 도건우 이사입니다"
하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는 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