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하여
내 손을 자신으로부터 떼어내려고 애를 썼다.
그렇게 다혜는 자신의 손을 들었다.
그리고는 그 손을 자신의 목을 괴롭게도 조르고 있는 내 손을 향하게 했다.
꽈악.
하고 붙잡히는 나의 손.
다혜의 손에 붙잡힌
어두운 내 손은
더욱 발악을 하였다.
발악을 넘어 다혜의 목을 잔인하게도 파고드는 끔찍한 내 손.
나는 그러한 나 자신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잔인하고 너무나도 끔찍했다.
내 그림자가 나뿐만이 아니라
내 친구 또한
죽음으로 향하게 하고 있었다.
죽는 것은 나로 족했다.
더 이상의 죽음은 무의미했다.
아니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혜에게는 어떠한 잘못도 없었다.
다혜는 내 말에 공감을 하지는 못했으나 내 말을 들어준 친구였다.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오히려 공감하면서 듣는 것보다 더 힘든 일임을 알기에.
다혜에게는 벌이 아닌 상이 주어져야 마땅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런 다혜는
나의 그림자로 인해
너무나도 괴로워하고 있다.
나라는 사람은 죽어서도 다혜를 괴롭혔다.
끔찍이도.
나는 죽어서도 그림자를 남겼다.
그래서는 안 되는 건데.
다혜는
홀로 처절하게도 나의 그림자와 싸웠다.
자신의 몸에서
나를 떼어내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
투둑.
하고 뜯어져 내리는 나의 손.
그러나 그 손가락들의 끝에 달린 뾰족한 손톱들은
마지막 발악으로
다혜의
목을 깊게도 뚫어버렸다.
쑤욱
하고 파고드는 끔찍한 손톱들.
다혜는
목이 깊게 찔리는 와중에도
나라는 그림자를 자신으로부터 떼어놓으려고
온 힘을 다하였다.
그렇게 괴로움의 비명이
다혜의 뜯어져 나간 목에서
깊게도 울려퍼졌다.
그 속에
너무나도 큰 괴로움을 담아낸
너무나도 차가운 울음의 소리.
다혜는
그렇게
자신의 목에서
나의
어두움을
떼어냈다.
내 손은
다혜의 손에
들려 내 던져졌다.
저
멀
리
로
.
우리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그렇게 나의 어두움이 던져졌다.
멀리.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