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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8
작성일 : 19-09-07 22:35     조회 : 295     추천 : 0     분량 : 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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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렇게 나는 뒤돌아서는 교실 문으로 향했다.

 

 

 그렇게 나는 교실을 나선 뒤,

 학교 옥상으로 올랐다.

 

 계단을 오르는 마음이 점차 가벼워진다.

 무겁고 내려앉을 줄만 알았는데 너무나도 가볍고 시원하다.

 

 한 계단.

 한 계단.

 을 올랐다.

 

  그렇게 나는 계단을 너무나도 쉽게 올랐다.

 

 걸음

 걸음

  마다

 내가 벗겨졌다.

 

 

 짙은 어두움으로 덧칠 되어졌던 내가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나의 뒤로 나를 내던졌다.

 

 한 겹.

 한 겹.

 

 그렇게 내 어두움을 뒤로 던졌다.

 

 그렇게 나는 죽음으로 향해 갈수록 편안함을 느꼈다.

  무겁기만 했던 내 속이 점차 가벼워짐을 느꼈다.

 그렇게 나는 가벼워졌다.

 무거운 짐은 뒤에 내려놓은 채로

 그렇게 나는 점점 위를 향해 올라갔다.

 

 그렇게 나는 뒤에 있었다.

 나를 내버려 둔 채로.

 그렇게 한 겹씩 벗겨진 나는

  점차 죽음 속에서 밝음을 찾아갔다.

 

 원래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죽음속인 듯이.

 

 그렇게 죽음으로 향하는 나의 발걸음이 점점 가벼워진다.

 

 

  옥상으로 향하는 문의 손잡이를 돌려보았다.

 

 끼익_

 하며 손잡이가 돌려진다.

 

 문을 밖을 향하여 밀자,

 

  뜨거운 태양이

 

 그곳에서 내 온 몸에 쏟아치듯 내리쬐진다.

 

 난 그러한

 

 태양을

 

 온 몸으로 받아낸다.

 

 죽음에 다다라서야 나를 찾는 태양.

 

  그러나 더 이상

 나는 태양을 바라지 않았기에

 내 몸에 와 닿는 태양은

 너무나도 쓰잘데기 없는 것으로만 느껴진다.

 

 나는 어두움을 지나

  뜨거운 해를 향해

 내 몸을 옮겼다.

 

 

  해가

 얼어붙은 내 온 몸을 향해

 자신의 뜨거움을 내보낸다.

 

 

 

  그러나 이미 태양에 녹기에는 내 마음이 너무나도 꽝꽝 얼어버렸기에.

 

  햇빛은 쓸모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태양에 녹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태양 속에서도 어두움을 내보냈다.

 

  태양은 그러한 나를 이기지 못했다.

 

 태양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가 내 몸에서 내뿜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림자였던 것이다.

 그 무엇도 나를 가리고 있지 않았으나

 나는 내 스스로가 나 자신을 가리고만 있었다.

 그렇게 나는 그림자였다.

 태양에게 가려진.

 

  한 걸음.

 한 걸음.

 을 난간을 향해 다가간다.

 

 고개를 숙여 아래를 내려다본다.

 죽음을 바라며 높은 곳을 올라가니

  전혀 높지 않은 것만 같았다.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니

 

  땅에도

 뜨거운

  태양이

 와 닿아있다.

 

  땅에는 어떠한 그림자도 그려져 있질 않았다.

 

 그림자는 오직 나뿐.

 

 밝기만 한 땅에 그림자를 새겨주고만 싶다.

 

 나는 그렇게 마지막 남은 나의 발자취를 그곳에 남긴 채로,

 밝기만 한 바닥을 향해 떨어진다.

 

  나는 떨어지며 나의 그림자를 건물에 새겼다.

 

  나의 그림자가 밝기만 했던 땅에 짙게도 그어진다.

 

 .

 .

 .

 .

 .

 .

 

 쿵.

 

 

 

 그렇게 나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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