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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3
작성일 : 19-09-07 22:32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1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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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나는 어두움 속에서 해를 찾았다.

 어두움이라는 그림자 속에서.

 

  그림자 속에서는 태양을 바라볼 수 없었다.

 

  닿을 수도 없었다.

 그림자를 벗어나야 했으나

  태양의 빛이 나에게 닿지 못하도록

 

  나와

 태양

 

  사이에 있는

 

 그 것은

 

 너무나도 거대하게

 우리 둘 사이를 가리고 있었다.

 

 그렇게

 

  태양 빛을

  나는

 

 

 받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어두움 속에서 점차 얼어갔다.

 

 너무나도 어둡고.

 너무나도 추워....

 

 

 한

 걸

 음

 만 내딛으면

 

  태양이

  나의 발을

 

 녹여줄 것만 같은데

 

 나는 그 한 걸음을 걷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어두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태양에

 

 닿지 못했다.

 

 

 

 그렇게 따듯한 태양과도 같은 뜨거운 해가

 나의 언 마음을 녹여주기 바랬으나

  나에게는 해가 닿지 않았다.

 

 나는 철저하게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내 자신을 그어댔다/

 

 수없이 그 답이 틀리는 내 시험지와 같이/

 내 인생은 틀린 것이었기에/

 

 그렇게 나는 시험지에 그어지는 틀렸다는 표시와도 같이/

 내 몸에 틀림의 선을 그어댔다/

 

 그렇게 나는 내 스스로에게 해를 가했다/

  뜨거운 해가 나에게 닿지 않아서/

 

 붉음은 오직 내 손목에만 존재하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뜨겁게도 따갑게 내 손목 언저리를 간지럽혔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의 붉음을 내 밖으로 내보내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찾아지지 않는 답을 찾으려 했으나/

 내가 적는 모든 답은 틀린 해였다/

 

  그렇게 내 인생도 점점 틀린 인생이 되어갔다/

 

 이 세상에서 다름은 없었다/

 오직 틀림만 있을 뿐/

 그렇게 나는 해를 찾지 못한 채/

 쭉쭉 그어진 빨간 선들을 그저 내 몸에도 똑같이 새길 뿐이었다/

 그렇게 피가 흘렀다/

  내 시험지에서/

 내 몸에서/

 

 상처들은 아물 줄을 몰랐다. 그저 그어질 줄만 알았지/

 

 

 더 이상은 정말로 무너져 내릴 것만 같다.

 더 이상은.

 

 나와 내가 함께 있는 것 같지 않다는 느낌만이

 나를 지배했다.

 

 

  그렇게

 나는

 

 점차

 

 나와

 

 멀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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