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두움 속에서 해를 찾았다.
어두움이라는 그림자 속에서.
그림자 속에서는 태양을 바라볼 수 없었다.
닿을 수도 없었다.
그림자를 벗어나야 했으나
태양의 빛이 나에게 닿지 못하도록
나와
태양
사이에 있는
그 것은
너무나도 거대하게
우리 둘 사이를 가리고 있었다.
그렇게
태양 빛을
나는
받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어두움 속에서 점차 얼어갔다.
너무나도 어둡고.
너무나도 추워....
한
걸
음
만 내딛으면
태양이
나의 발을
녹여줄 것만 같은데
나는 그 한 걸음을 걷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어두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태양에
닿지 못했다.
그렇게 따듯한 태양과도 같은 뜨거운 해가
나의 언 마음을 녹여주기 바랬으나
나에게는 해가 닿지 않았다.
나는 철저하게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내 자신을 그어댔다/
수없이 그 답이 틀리는 내 시험지와 같이/
내 인생은 틀린 것이었기에/
그렇게 나는 시험지에 그어지는 틀렸다는 표시와도 같이/
내 몸에 틀림의 선을 그어댔다/
그렇게 나는 내 스스로에게 해를 가했다/
뜨거운 해가 나에게 닿지 않아서/
붉음은 오직 내 손목에만 존재하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뜨겁게도 따갑게 내 손목 언저리를 간지럽혔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의 붉음을 내 밖으로 내보내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찾아지지 않는 답을 찾으려 했으나/
내가 적는 모든 답은 틀린 해였다/
그렇게 내 인생도 점점 틀린 인생이 되어갔다/
이 세상에서 다름은 없었다/
오직 틀림만 있을 뿐/
그렇게 나는 해를 찾지 못한 채/
쭉쭉 그어진 빨간 선들을 그저 내 몸에도 똑같이 새길 뿐이었다/
그렇게 피가 흘렀다/
내 시험지에서/
내 몸에서/
상처들은 아물 줄을 몰랐다. 그저 그어질 줄만 알았지/
더 이상은 정말로 무너져 내릴 것만 같다.
더 이상은.
나와 내가 함께 있는 것 같지 않다는 느낌만이
나를 지배했다.
그렇게
나는
점차
나와
멀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