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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1
작성일 : 19-09-07 22:31     조회 : 310     추천 : 0     분량 :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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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도

 더 이상

  친구가

  아니었다.

 적일뿐.

 

 그렇게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은 나를 옥죄고 있다.

 

 숨 막힐 듯한 경쟁과

 살아남기 위한 시험들.

 

 도대체 다들 왜 사는 걸까.

  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한다.

 

  사람은 어떻게 사냐 하면 살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는데,

 왜 사냐 하면... 못 사는 것 같다.

 

 나는 아마 지금 그 상태에 있는 것만 같다.

 

 항상 내 눈 앞에는 죽음이 있다.

 

 죽음은

  내가

  용기를 낼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죽음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만 같이 느껴진다.

 

  내 앞에 있는 선생같이 살기도 싫고,

 왜 사는지도 모르고 그저 하라는 대로 하는

  저 학생들처럼 살기도 싫다.

 

 지금의 현실보다 미래가 더 어둡고 힘이 든다면

 나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기 전에 죽을 수만 있다면 바랄게 없을 것만 같다.

 아무리 힘들다고 말해도 어른보다는 안 힘든 거라니까.

 나는 지금도 지나칠 정도로 충분히 힘드니까

  어른은 하지 못할 것이다.

 

 튜토리얼도 깨지 못하는 사람이

 최종단계를 깰 수는 없으니까.

 

  그러니까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이 게임을 그만두는 게 옳은 일이다.

 

 시작조차 하지 못하게 이 게임을 끝내는 일.

 그게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래 오늘 죽자. 나는 그렇게 다짐을 한다.

 그러나 나는 죽지 못했다.

 죽는 다는 것이 생각보다는 무서운 일이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다시 칼을 찾았다.

 

 미칠 듯한 불안감이 갑자기 나를 찾아와서

 나는 재빨리 내 책상서랍을 뒤져서 필통을 찾아냈다.

 그리고는 그 필통에서 칼을 찾으려했다.

 그런데 칼이 없었다.

 

 집에...

 집에...

 두고 왔다.

 

 안되는데.

 나는 칼이 없으면 안 되는데.

 

 그 순간 나는 고개를 돌려 교실을 살폈다.

 그 누구도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나

 

  다. 혜. 가

 

 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책상 위에 놓여진 필통. 칼이 들어 있을 필통.

 

 다. 혜. 에게

 

 향할까 말까를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나 지금 나에게는 칼이 절실히도 필요했다.

 

 

 그랬기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 친.구. 에게로 향했다.

 아니 내 칼을 향해

 내 몸을 일으켰다.

 

  내 눈은 이미 어둠으로 가득 찼다.

  빨리 이 어둠을 내 밖으로 내보내야만 한다.

 그렇게 내 다리는 어둠에 휩싸여서 그 자리까지 이동한다.

 

 

 “칼 있어.......?”

 

 “칼?”

 

 “응...... 커터칼........”

 

 

 

  다혜가

  나를 향해

 

  자신의 칼을

 

  준다.

 

 

 칼이다.

 칼을 내 손에 쥔 것만 해도 커다란 안심이 된다.

 

 하.....

 

 

 “여기. 여기 자도 있어.”

 

 

 

 다혜가

 나를 향해

 

 자를 내민다.

 

 

 자로도 손목을 벨 수 있나?

 흐릿한 생각이 들었으나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렇게 나는 다시 칼만을 바라보았다.

 

 나는 칼만 있으면 돼.

 

 그렇게 나는 뒤돌아서 교실 문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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