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고 인생이고 난 그 모든 것들을 포기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내 모든 세계
가 부셔졌다.
거짓된 세상은 이곳이었는가.
학교에 가면 진희가 그곳에서 날 기다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학교에 갈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내 방 안에 나를 가뒀다.
부모님도 나를 어떻게 하지 못했다.
누가 보더라도 나는 정상이 아닌 삶을 살았다.
나는 폐인처럼 방에서
먹고
자고
멍하니 생각에 잠기고
를 반복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라는 것이 그저 흘러갔다.
시간이라는 것은 얼마나 흘렀는지 짐작할 수 조차 없었다.
그때....
진희
를 따라 나섰다면....
말
을 들어줄 수 있을 때, 들어줄걸....
그때...
진희의 팔
을 붙잡았다면....
진희
가 죽지 않을 수 있었을까....
진희의 팔
이
내 눈앞
에 어른거린다.
내
가 무엇을 보든지
진희의 손목에 난 상처들이
내 시야
를 점령해버린다.
그렇게 나는 점차 현실감을 잃어버렸다.
아닌가.
.....................................................그것
..................이 진실된 현실일까.
내가 보고 살았던 현실
이 거짓인가.
그렇게 내 눈
은 친구를
살려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씻어내지 못한 채로
그어진 손목
을 뇌리에 박아버렸다.
그렇게
나는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데
방조했다는 죄로
시야를 빼앗겼다.
그렇게
나는
진희의 죽음
속에서 갇혀버렸다.
벗어날 수 없는 시간 속에
그렇게 갇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