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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7
작성일 : 19-09-07 21:20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6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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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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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례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집. 집인가. 집은 마음이 편한 곳이어야만 하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은 집으로 향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잊혀 지지 않을 지희의 존재를 내 가슴에 새기고는. 그렇게 발걸음을 돌렸다. 집. 집을 향해서....

 

 집으로 향하는 길이 전과 달랐다. 내 마음 한 켠이 움켜져서는 뜯겨져 나간 것만 같았다. 그렇게 내 가슴이 텅 비었다. 그렇게 사라졌다. 나의 일부가.

 

 허망함과 괴로움과 미안함과 후회와 한탄이 나를 찾았다. 나는 그렇게 비어버린 마음으로 길을 걸어나갔다. 사람을 잃는 다는 것이. 죽음이라는 것이 그토록 괴로운 일인 줄 알지 못했다. 죽음은 나에게 슬픔만 가져다 준 것이 아니었다. 나 자신을 뜯어갔다. 그렇게 나는 반 쯤 뜯겨져 나간 채로 텅 빈 걸음을 걸어내었다.

 

 앞으로. 앞으로. 걸어졌지만. 그 앞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공허함과 끝없는 괴로움만이 내 앞에 놓여져 있었다.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없었다. 내가 걷는 걸음 속에는.

 

 내 앞에 놓여진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나는 계속해서 걸음을 걸어내었다.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 알지도 못하고. 그렇게 인생을 살아내듯이 그저 정신을 놓고 집으로 향했다. 집. 집인가.

 

 한 번 빠져나간 정신은 다시 되돌아 올 줄을 몰랐다. 그 아이의 죽음이 이토록 나를 짖이겨 놓을 줄은 몰랐는데. 내 감정은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차게도 뛰어대었다. 끊임없는 괴로움이 또다시 나를 찾는 기분이었다.

 

 헉. 하고 숨이 막혔다. 괴로움이 내 목을 졸랐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는 길. 걸음 걸음을 걸어낼수록 점점 숨이 차올랐다. 그토록 큰 괴로움은 내가 견딜 수 없는 것 이었나보다.

 

 힘겨웠다. 이번에는 정신을 넘어 몸이. 힘겨움이 헐떡임이 되어 나를 찾았다. 그렇게 숨이 막혔다. 걸음을 걸어내야 하는데. 지희의 말대로. 살아내라고. 멀쩡한 몸을 가지고. 살아가라고 말한 지희의 말대로 살아야만 했다.

 

 나는 그렇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몸을 간신히 버텨서는 집으로 향했다. 한 걸음을 앞으로 내딛을 때마다 내 온 몸이 휘청거렸다. 너무 깊은 슬픔에 빠져있던 탓일까. 그렇게 내 몸은 너무나도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집. 집이 보였다. 눈 앞에. 집이 보였다. 몸에 너무나도 힘이 없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아서 간신히 정신을 다잡았다. 이겨내야만 했다. 지희가 나에게 말한 대로. 나는 살아내야만 했다. 삶을 견뎌내야만 했다. 견디자. 이기자. 하였다.

 

 그렇게 나는 걸음 걸음을 걸어내었다. 그렇게 엘리베이터가 내 앞에 나타났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려고 계속 걸어왔던 몸을 멈추자, 순간 앞으로 걸어내었던 움직임을 참지 못하고 몸이 심하게 흔들렸다. 머리는 어지럽고 몸은 불에 타듯이 열을 뿜어댔다. 안 돼. 버텨내야만 했다. 나는 간신히 손가락으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눈앞이 뱅글뱅글 돌았다. 힘겹다. 버티는 것이. 서 있는 것 조차 너무나도 힘겨운 일이 되어있었다. 버텨야 하는데.... 갑자기 몸이 왜 이렇게 아픈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이해할 수도 없었다. 몸이 흔들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간신히 벽에 몸을 기댔다. 몸이 왜 이렇게 떨리는 거지. 알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짙은 슬픔 속에 빠져있었던 탓일까. 어지러웠다. 버텨야 한다. 버텨야 한다. 나는 오직 내 가슴 속에 지희만을 새긴 채로 힘겨운 싸움을 이겨내려고 애썼다. 버텨야 했다. 견뎌야 했다. 이겨야 했다. 나를 어둠 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 지희를 위해서.

 

 그런데 순간 간신히 버티고 있던 내 곁으로 어느 남자가 다가왔다. “안녕?” 그 남자가 나를 향해서 인사를 했다. 누구지.... 누군지 알 수가 없었으나 그냥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나는 간신히 평범하고 정상인 마음으로 그 사람을 향해서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하기 위해 숙였던 고개가 순간 앞으로 고꾸라지는 것만 같이 힘겨워졌다. 숙이는 순간, 앞으로 고꾸라질 것 만 같았는데 간신히 내 고개를 들어내었다. 잘했어. 잘했다. 나는 그렇게 내 안으로 소리쳤다. 정신 차리자. 버티자. 이겨내자. 그렇게 내 안에 다시 지희가 들어찼다. 고개를 들어내는 순간. 그 순간이 너무나도 길게 늘여졌다. 내리는 건 순간이었는데, 고개를 드는 것은 너무나도 무거웠고 길었다. 그렇게 나는 길게 늘여진 시간 속에서 나의 고개를 들었다. 쾅 쾅 쾅 쾅 다시 내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대었다. 왜 그러는지 나조차도 이유를 알지 못했다.

 

 띵. 하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먼저 타렴” 그 아저씨가 웃으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네. 감사합니다.” 말을 하고 웃음으로 감사함을 전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런데 웃을 수가 없었다. 나의 얼굴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너무나도 슬픔에 굳어졌던 탓일까. 나의 속은 그 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담고 있었으나, 내 얼굴은 그저 굳어서는 어떠한 감정도 나타내지를 못했다. 그렇게 나는 굳은 표정으로 어색하게 다리를 움직여서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무거웠다. 나의 다리가. 앞으로 걸어나가는 걸음이 너무나도 무겁게 느껴졌다. 내 다리는 마치 내가 있던 곳에 머물려는 듯이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질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기에 나는 간신히 다리를 앞으로 끌어다 놓았다. 힘겨웠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떼기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버거운 것이었다. 이럴 수가. 위로 올랐다. 엘리베이터가. 아저씨가 나에게 무슨 질문을 했는데, 들끓는 듯이 뜨거운 내 몸이 내 귀를 녹여서 소리가 내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아저씨가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알 수가 없었다. 머리가 빙글빙글 돌았다. 정말 쓰러질 것만 같아서 뒷걸음질을 쳐서 엘리베이터 벽에 내 몸을 기대었다. 순간, 모든 장면들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눈 앞은 뱅글뱅글 돌고, 소리들은 웅웅거렸다. 그렇게 모든 것이 흐릿해졌다. 시야는 모든 순간들을 잡아내려는 듯이 그렇게 느리게 앞을 바라보았으며, 소리는 길게 늘여져서는 흐릿하게 내 귀로 들어왔다.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었다.

 

 띵. 하며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그러자 아저씨가 나에게 잘가 라는 인사를 하고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여전히 어지러웠다.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해야하나. 내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내 머리는 그 모든 생각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저 굳어져 버렸다. 그렇게 나는 아저씨께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 죽을 것만 같았지만 그렇게 그저 아저씨의 뒷모습만을 흐릿하게 바라보았다. 붙잡지 못하고.... 그렇게 아저씨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다시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혔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몸에서 힘이 빠져버렸다. 마치 영화에서만 보던 장면과도 같이 그렇게 지지직거리는 단편적인 장면들이 내 눈앞에 새겨졌다. 너무나도 무겁고 느릿하게. 마치 순간, 순간을 찍혀가듯이 그렇게 느릿하게도 움직였다. 너무나도 무겁게 들려서는 순간순간을 이동했다.

 

 띵. 하고 엘리베이터가 곧 멈추었다. 내가 내려야 되는 차례였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 탁. 하고 땅에 발을 내딛자, 앞으로 이동된 중심 때문에 몸이 앞으로 고꾸라질 듯이 휘청대었다. 순간 앞으로 그저 스러질 것만 같아서 손을 뻗어서 간신히 엘리베이터의 벽을 짚었다. 꽈악.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나는 힘겨운 싸움속에서 쓰러지지 않고 버텨내었다. 웅웅웅웅 소리도 더 이상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귀가 점점 잠식되어 갔다. 내 몸 밖에 있는 모든 공기들이 내 안으로 들어오려는 듯이 그렇게 내 귀를 막아대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가 않아다. 웅웅거리며. 시야도 점점 흐릿해졌다.

 

 앞으로 앞으로. 한 걸음을 뗄 때마다 몸에 슬로우모션이 걸린 듯이 몸이 느리게 앞을 뚫고 가는 느낌이 들었다. 힘겨웠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머리는 어지럽고 몸은 뜨거웠으며 다리는 너무나도 무거웠다. 그렇게 간신히. 느릿하고도 어색하게 몸이 앞으로 움직여졌다. 비틀거렸다. 금방이라도 앞으로 그저 푹하고 꺼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죽음이라는 것이 나를 목 조르는 것만 같았다.

 

 간신히 걸음을 걸어내어서 엘리베이터 밖으로 빠져나왔다. 두려웠다. 죽음이 나에게 닥친 것만 같이. 그렇게 텅 비어버린 내 안으로 죽음이 스몄다. 나는 간신히 손을 뻗어서 현관 비밀번호를 눌렀다.

 

 여전히 웅웅웅웅. 그러나 나는 그 모스든 순간들을 참아냈다. 띠리리릭. 하면서 현관이 열렸다. 나는 그렇게 집 안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집안에서 나를 맞은 어머니의 모습.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방문을 열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살벌했다. 밖으로 나간 것에 대한 칭찬도, 분노도 담겨있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그 사람은 나에게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나 또한 대답할 의지가 없었다. 죽을 것만 같았기에....

 

 나는 그렇게 엄마라는 사람을 바라보던 눈길을 돌려 내 방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내방으로 향했다. 한 걸음. 또다시 한 걸음. 그렇게 내 방안으로 향했다. 죽을 것만 같았다. 숨이 막혀왔다. 헉. 헉. 안 돼. 괜찮은 척을 해야 했다. 저 사람 앞에서는 내 약한 모습을 꺼내어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에.... 지희가 아니었다. 저 사람은.

 

 그랬기에 나는 그 사람 앞에서. 죽을 것만 같았지만 괜찮은 척을 했다. 어머니라는 사람에게는 의지도 기대도 하고 싶지 않았다. 버티자. 나약한 모습을 들켜버려선 안 돼. 내 속을 들키는 것은 싫어.

 

 방으로 가서 바닥에 그저 쓰러졌다. 그렇게 내 뒤에서 내 방 문이 닫혀갔다.

 

 

 

 헉헉헉헉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서 나는 모든 옷을 벗어버렸다. 혹시 옷이 나를 옥죄는 것인가 하여. 그러나 옷을 다 벗어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숨이 제대로 쉬어질 줄을 몰랐다.

 

 숨이 막혀서 인가. 그렇게 나는 여전히 뱅뱅거리며 돌고 있는 내 머리를 바닥에 뉘였다. 누가 멈춰줘. 누가 멈춰줬으면. 그러나 내 발판을 멈춰줄 사람은 없었다. 아니. 이미 죽어버렸다. 이 어지러운 내 세상속에서 나를 구해내 줄 사람은.... 이미.... 죽어버렸다.

 

 갑자기 그 모든 충격들이 현실이 되어 나를 찾았다. 그 모든 슬픔, 그 모든 상실감, 그 모든 서글픔이 나를 순식간에 찾았다. 죽을 것만 같았다.

 

 집에 가고 싶다. 공황에 빠져있던 내 머릿속에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집. 집에 가고 싶다. 나는 분명 집이라고 불리는 곳에 있었으나, 집으로 돌아가고만 싶었다. 집이, 집이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가고만 싶다. 집. 마음이 편안한 집. 온전한 내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내 속을 꺼내어서 보여줄 수 있는 집. 집에 가고 싶다. 집은 죽음인가 집은 무의세계인가. 나는 너무나도 집으로 가고 싶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나는 그저 집을 부를 뿐이었다. 집. 집. 집에 가고 싶다. 집. 집. 제발.

 

 나는 집이어디인지 알지 못했으나 집으로 가고만 싶었다. 그렇게 나는 집을 찾았다. 어디인지 알 수도 없는 집을. 내가 누워있는 그곳은 집이 아니었다.

 

 집.... 집..... 몸이 차가워졌다. 그렇게 서서히 차기만 한 바닥에서 찬 몸이 굳어갔다. 순간적으로 죽음이 찾아온 듯이 헉. 하고, 공포가 내 몸에 스몄다.

 

 순간, 감겨진 내 눈 앞에 지희가 새겨졌다. 그래. 저 곳이 집이다. 지희가 먼저 향해 있는 그 곳. 죽음 속. 그곳이 나의 집이었다.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 그곳이 집이었다. 그 집에는 지희가 있었다.

 

 오로지 내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지희가 있는 곳. 그 곳이 내 집이었다. 이렇게 지희에게서 멀리 떨어지자, 내 몸이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고 폭발해버린 것이었다. 나 스스로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곳에는 지희가 있을 것이다. 내 유일한 친구인. 지희가. 지희가 있는 곳에서 자자, 하였다. 마음이 편한 집에서 잠을 청하자 하였다. 그 아이와 함께. 눈을 감았다. 나는 그렇게 지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어둠으로 가득 찬 내 시야에 붉은 장미가 보였다. 내 눈에. 그렇게 죽음이 닥친 내 눈에 붉은 장미가 다가왔다. 붉은 장미는 기다란 줄기 위에 가지런히 피어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장미꽃을 만져보았다. 내 손이 닿자 장미꽃의 줄기에서 가시가 떨어져 나갔다. 그렇게 떨어져 나가는 듯 했다. 붉은 장미와 어울리지 않는 가시는. 그런데 순간 가시가 제 몸을 돌리더니 제 자신을 푸욱. 하고 찔러버렸다. 자신이 머물러 있었던 장미꽃의 줄기를. 그렇게 날카로운 제 자신으로 줄기를 찔렀다. 그러자, 제 자신에게 찔려버린 장미 꽃 잎이 제 붉은 기운을 그저 놓아버렸다. 턱. 하고는 자신의 생명력을 풀어버렸다. 그렇게 붉은 생명이 생생하기만 한 꽃잎에서 흩어져 나갔다. 그렇게 흘렀다. 꽃잎의 생생함이. 붉은 기가 장미꽃잎에서 서서히 사라져나갔다. 그렇게 흘렀다. 장미의 핏기가. 장미꽃잎에서 빠져나간 피는 금새 줄기의 끝부분까지 적시었다. 그렇게 장미는 자신에게서 빠져나간 핏물 위로 떠버렸다. 그렇게 자신의 생명력 위로 떠서는 그저 제자리에서 머물고만 있었다. 붉은 장미에서 생생한 생명력이 빠져나가자, 장미 꽃잎은 너무나도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렇게도 붉었던 모습을 잃고는 허약해진 모습으로 파리하게도 흰색을 띄었다. 희게도.. 희게도..... 그렇게 자신에게서 뜯겨나간 가시는 모습을 돌려 줄기를 찔렀다. 그렇게 붉은 장미는 흰 백합이 되었다.

 

 또다시. 흐릿.

 

 

 

 흰 백합 되어버린 장미가 자신의 핏물 위를 흘러갔다. 그렇게 멀리.. 멀리.... 흘러나갔다. 이제는 진짜, 어두워진 시야로 나는 그렇게 몸을 맡겼다.

 

 그곳에... 그곳에.... 지희가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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