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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16
작성일 : 19-09-07 21:17     조회 : 23     추천 : 0     분량 : 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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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야했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는 사람들을 마주보는 것조차 힘겨운 것이기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노력해야만 했다. 평범한 것이 나에게 있어서는 평범한 것이 아니기에 더욱이 노력해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방에서 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어떻게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나가서 걷는 것. 그조차 나에게는 버거운 것이었다. 방법을 알려줘. 그 아이에게 도움을 청해야 했다. 그 누구도 나에게 내 방 밖을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기에. 알려줘. 살려줘. 그 아이에게 문자를 했다. 방 밖을 벗어나게 도와달라고. 너를 만나고 싶다고. 힘이 들었다. 문자를 하는 것조차. 엄청난 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내 몸은 그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는지. 온 몸에서 힘을 빼버렸다. 그렇게 나는 문자를 남긴 채로 잠에 들고 말았다.

 

 

 

 

 

 

 

 그 사람이 내 영상을 보았을까.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할 수 있다면 최대한 빨리.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졌기에. 몸이 전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어 갔다. 내 피부는 점점 누런빛을 띄었다. 그렇게 내 몸은 점차 병에 먹혀만 갔다. 죽음이 너무나도 가까웠다. 내가 죽기 전에 그 사람을 실제로 만나고 죽으면 좋을 텐데.... 그 사람을 그 끔찍함 속에서 나올 수 있게 해주고 세상을 떠나면 좋을 텐데. 정신이 점점 혼미해졌다. 나약해진 몸만큼. 엄마도 내 죽음이 곧 닥칠 거라는 것을 알고 계신 듯 했다. 정말 끝이라니. 끝이라고 생각하니 그 사람이 더욱 생각이 났다. 죽음이 다다른 내 삶 속에 갑작스럽게 끼어든 사람. 내 문자에 답을 해주거나 내 영상에 댓글이라도 남겨주기를. 그 사람을 죽음 속에서 꺼내어 주고 싶었다. 죽기 전에. 내가 할 일. 이룬 것이 없는 내 인생에서 죽기 전 마지막. 그 사람을 꺼내어주고 세상을 떠나고 싶었다.

 

 

 

 

 

 띠링. 스마트 폰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다급하게 스마트 폰을 찾았다. 그런데 이미 내 몸이 너무나도 나약해졌기에 스마트 폰을 드는 것조차 이미 힘에 부쳤다. 너무나도 힘겨운 것이 되어버렸다. 내 몸은 이미 너무나도 죽음에 가까웠기에.

 

 그 사람일 것이다. 나는 간신히 스마트 폰을 켜서 그 사람이 보낸 것을 확인하였다. 영상에 달린 댓글이었다. 길었다. 오랜만에 나를 찾아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은 그 사람의 글은. 길었다. 그렇게 한 자, 한 자를 읽었다. 그 한 단어, 한 단어에 그 사람의 마음이 다 느껴졌다. 도와주고 싶었다. 아니, 도와줘야만 했다.

 

 

 

 

 

 

 

 띠링. 그 아이에게서 문자가 왔다. 당장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은 힘들 수가 있으니 천천히 시도해보자고. 단계별로 천천히 내 속도에 맞춰서 도전하다보면 우리가 서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자신이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있는 곳으로 오고 싶다고 했으나, 그 아이는 병원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 내가 나가야만 했다. 내 방에서. 세상으로.

 

 그 아이와 문자를 통해서 한 단계씩 도전하기로 했다. 먼저, 집 밖으로 나가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집 밖으로 나가는 생각을 하니 사람들이 다들 나를 바라볼 것이 두려웠다. 그 아이에게 무섭다고 문자를 보냈다. 두려움을 넘어서 무섭다고. 그러자 그 아이가 나에게 할 수 있다고 혼자서 한 번만이라도 밖에 나갈 수 있으면 그 이후로는 아무 일도 아니게 될 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 또한 치료를 받을 때 너무 두렵고 약을 먹을 때도 약통을 보기도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해줬다. 어느 날은 약통을 보기만 해도 울렁거리며 토를 할 것만 같아서 알 수 없는 용어로 가득한 약통에 귀여운 캐릭터 스티커를 붙여서 그 모든 두려움을 감췄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니 나도 할 수 있을 거라고. 그 모든 사람들이 너를 두렵게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 자신을 속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두려운 약이 담긴 병을 스티커로 애써 감춘 것만 같이, 무서운 사람들을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바꿔서 생각하는 것. 그렇게 하면 더 이상 그 속의 두려움이 보이지 않을 거라고 해주었다. 나는 그 아이를 믿기로 했다. 벗어나야만 했다. 그 아이를 만나기 위해서는.

 

 나는 먼저 내 방문을 가리고 있는 의자를 치웠다. 세상 속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내 방문을 가리고 있는 의자를 치워야만 했다. 나가기 위해서는 그래야만 했다. 그렇게 의자가 문으로부터 멀어졌다. 의자를 치우자, 나는 한 걸음 더 문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문을 열 수 있는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손잡이가 너무나도 차가웠다. 오랫동안 손을 덴 적이 없어서. 사람의 온기를 잊은 듯이. 그렇게 너무나도 차갑게 문에 달려있었다. 손잡이의 온도에 내 손이 놀랐다. 손잡이 또한 놀랐을 것이다. 손잡이가 문에 달려있는 의도는 문을 열기 위함인데, 내 방문은 열리지 않았기에 손잡이 자신 또한 자신의 의의를 잊고 있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내 손이 닿지 않았던 손잡이가 너무나도 차갑게 문에 달려져 있었다. 밥을 먹어야 하거나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가 아니면 절대로 열리지 않던 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나는 내 의지로 집 밖을 나서려 하고 있었다. 스스로 가둬버린 문을 내 손으로 열고는 의지를 가지고 세상으로 나가려고 하였다. 문을 열려고 하자 뜨거운 내 손바닥이 차갑기만 했던 문의 손잡이를 녹였다. 그리고는 문을 굳게 잠그고 있던 잠금장치를 풀어내었다. 잠금장치가 돌려지면서 문이 열리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그렇게 잠금장치를 푼 뒤에 손잡이를 잡고는 문을 열었다. 확. 하고는 그렇게 문이 열렸다. 집안이 고요했다.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아무도. 텅 비어버린 것 같았다. 집안이. 나는 조심스럽게 방 밖으로 내 발을 옮겼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익숙한 것이었다. 문제는 집 밖으로. 집 밖으로 나가는 것. 나를 평가하고 쳐다보며 수군댈 사람들이 있는 곳. 그 곳으로 나가는 것이 큰 도전이었다. 덜덜거리며 다리가 떨려왔다. 과거의 상처들이 여전히 나를 붙잡고 있었다. 벗어나야만 했다. 그 아이를 만나기 위해서는 과거는 잊어야만 했다. 지워야만 했다. 그렇게 나는 떨려오는 다리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는 현관을 향해 걸어 나갔다. 그 아이가 있는 병원으로 향하기 위해서.

 

 

 

 현관 손잡이에 또다시 손을 올렸다. 내 방의 손잡이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무겁게도 차가웠다. 그 온도가 내 마음을 더욱 두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겨내야만 했다. 그 아이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렇게 나는 현관문을 잠그고 있는 잠금장치를 눌렀다. 띠리리릭. 하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강하게 내 몸을 밖으로 끌어내었다. 그러자 현관문이 너무나도 쉽게 열렸다. 문이 열리자, 강한 빛이 나를 향해 쐬여졌다. 세상이 이토록 밝았나. 햇빛이 너무나도 쨍쨍해서 눈을 쉽사리 뜰 수가 없었다. 해가 이토록 버거운 것이었나. 나는 그 모든 햇빛을 받았다. 너무나도 뜨거운 것이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해는. 내가 너무나도 얼어있었구나. 뜨거움을 받자, 그제 서야 내가 얼마나 아팠던 것인지 실감이 났다. 터벅. 터벅. 굳어있는 발걸음을 엘리베이터를 향해서 옮겼다. 제발 그 누구도 마주치지 않기를. 아직은. 아직은 두려웠다. 띵하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아무도. 아무도 없었다. 다행이었다. 나는 그렇게 엘리베이터에 내 몸을 실었다. 그리고는 1층. 1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에 탄 것이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그렇게 너무나도 오랜만에 한 것이 많았다. 갇혀있던 시간 동안. 나는 모든 것을 놓치고 살아있던 것이었다. 띵.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 너무나도 금세. 너무나도 빨리.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너무 빨리 밖으로 나가야 할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서기가 두려웠다. 문이 열렸으나 쉽사리 그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지 못했다. 나를 비난했던 어머니라는 사람의 소리가 내 귀에서 들렸기에. 내 겉을 헐뜯고, 내 속을 망가뜨리는 어머니라는 사람의 목소리. 나를 깔보듯이 내려다보는 아버지라는 사람의 눈빛이 보였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다. 그렇게 그들이 나를 감시하는 것만 같았다. 나를 평가내리는 것만 같았다. 두려웠다. 그들이 나를 바라보자 또한 나를 괴롭혔던 다른 아이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두려웠다 살아있는 눈빛들이. 나를 잡아먹을 것만 같은 그 눈들이. 그렇게 망설이는 사이 띵. 하고 다시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안 된다.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나가야만 했다. 나는 다시 엘리베이터의 열림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엘리베이터가 다시 열렸다. 앞으로. 앞으로. 걸어 나가야만 한다. 밖으로. 세상 밖으로. 나서야만 한다. 걷자 하였다. 나가자 하였다. 그렇게 나는 덜덜거리며 떨려오는 다리를 부여잡고는 앞으로 걸음을 걸어내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반적인 사람이 나를 본다면 정말 비정상이라고 생각할 만 하였다. 세상에 나가는 것을 그토록 두려워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나는 정상이 아니었다. 집을 빠져나가자 뜨거운 태양이 다시 나를 맞았다. 녹아버릴 것만 같다. 그 뜨거움에. 다른 사람들을 마주하지 않고 그 아이만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속으로 생각했다. 그 아이가 나에게 찾아올 수 있으면 얼마나 다행일까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1층에 도착하고 밖으로 나갔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마음이 편안했다. 그 아이에게 혼자서 집 밖으로 나왔다고 문자를 보냈다. 홀로 선 것만 같았다. 그 아이는 굉장히 기뻐했다. 그리고 나를 빨리 보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 아이의 문자가 나를 안심시켰다. 그런데 스마트 폰에서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림자에 더불어 누군가의 말도 들렸으나 내 귀는 이미 세상의 소리에 자신을 막아버렸기에 정확한 소리가 내 안으로 들어오질 못했다. 두려워. 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차마 고개를 위로 들지도 못한 채로 다시 뒤를 돌아서 엘리베이터로 몸을 옮겼다. 빨리. 빨리. 다시 내 공간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유일하게 나를 안정시켜주는 스마트 폰을 꽉 하고 쥔 채로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닫힘. 닫힘. 그 사람이 같이 타지 않기를 바라면서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눌렀다. 다행히 그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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