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2차선 도로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고, 무거운 공기가 하늘하늘 부는 바람을 타 하늘로 날아오른다. 내리쬐는 초여름의 따가운 햇볕을 받아, 나무 사이사이로 빛의 조명을 선사한다. 그 조명 아래는 목소리를 뽐내듯이 노래하며 지저귀는 참새들이 싱그러운 아침을 알리고 있다.
“하~암”
‘졸려. 오늘도 학교 가기 싫다. 이놈의 학교는 왜 매일 가야 하는 거야?‘
내가 사는 곳은 일산 신도시다.
한적하고 조용해, 내가 볼 땐 살기 좋은 곳이다.
중학교 올라갈 시기에 이사를 와서, 이곳에 있는 중학교로 전학을 왔다.
근데.
이름이 무슨.
맛있는 쌀을 홍보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백미 중학교란다, 백미 중학교.
뭐, 이름은 어찌 됐든, 나에게는 좋은 친구들이 있는 좋은 학교다.
조용한 도시에 조용한 학교....
“우당 탕탕!!”
흠....
"우왕좌왕. 왁자지껄."
조용한 학교라는 건 취소다.
애들이 교실 책상 위로 뛰어다니면서 놀고 있다. 참 별난 놈들이다. 저러다 떨어져 봐야 정신 차리지.
“어, 어!!! 야!!!“
”쿠당탕 쾅! 철퍼덕!”
일이 터졌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 책상이라고 해봐야 일반적인 1인 책상으로 허접한 책상인데. 결국, 무게를 못 이긴 책상이 넘어진 것이다.
정말 시끄러운 학교다.
내 이름은, 성은 김이요. 이름은 준호다.
김 준호.
난 외동아들이다.
혼자 자라서 그런지, 내성적이고 소심해 잘하는 것도 별로 없고 운동도 상당히 못해서, 자존감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또, 친구들도 잘 사귀지 못하고, 항상 구석에 조용히 반 아이들만 바라보는 그런 아이였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는.
“야, 준호야 뭐 하냐~ 문 앞에서 멍 때리지 말고 이리 와봐, 내가 좋은 것 구했어.”
문 앞에서 반 애들이 뛰어노는 것을 명하니 구경하는데, 친구 놈이 부른다. 친구 놈과 난 앞뒤에 앉아있기에, 터덜터덜 걸어 자리에 가서 앉았다.
“어 그래? 뭔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국지 : 공명 전’을 며칠 전에 구했다는 거 아니겠냐~ 정말 구하기 힘들었는데. 하하하”
그렇다, 이놈은 컴퓨터게임을 좋아한다. 컴퓨터 게임에 열을 올리는 놈이다.
“아 그거? 얘기는 들었어, 줄 서야 살 수 있다고. 근데, 그 게임 어렵지 않아?”
“별로. 아 참, 너 그 얘기 들었냐? 조금 있으면 스타 크레파스라고 미국에서 나오는 게임인데. 그 머시냐 브라자다? 어쨌든 거기서 나오는 거라는데, 대박 예감이란다.”
“그래? 난 잘 모르겠는데. 그거 말고 에이씨소프트에서 나오는 리미지라는 게임이 있는데, 난 그거 재밌겠던데.”
“오호~ 나도 그거 들어봤어, 그거 나오면 우리 같이 해볼까?”
“그래, 같이 하자. 그래픽도 좋고 스킬 영상 봤는데 끝내주더라고. 기대되더라.”
“우리, 친구들 모아서 시간 잡고 같이 하자.”
친구들과 같이 할 수 있는 게임이 있다는 게 기분 좋은지, 잔뜩 기대하고 들떠있다. 나 역시 게임을 좋아하기에, 엄청 기대되긴 한다.
“준호야! 오늘은 우리 집에 가서 삼국지나 같이 하자!”
오늘도 게임을 하러 집에 놀러 가자며 징징대는데, 솔직히 나도 하고 싶다.
“미안, 나도 하고 싶은데, 오늘도 가봐야 해. 주말에 놀러 갈게.”
아쉽다는 듯이 용인이가 투덜거린다.
“매번 어딜 그렇게 가는데, 너 2학년 올라오고 무지 바쁘네? 어디냐? 좋은 곳이면 나도 같이 가자.”
“좋은 곳은 무슨, 나중에 때가 되면 알려 줄게. 하하”
컴퓨터 게임은 용인이와 친하게 지내면서 하게 됐고, 결국 빠져들게 됐다. 그 뒤로, 재미있다는 게임 시디들을 찾아가면서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절제해야 한다.
중 2가 되던 해에 복싱을 배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하다 보니 내 몸도 변하고, 그것 때문인지 성격도 많이 밝아졌다.
복싱하기 전까지 운동에 완전 소질이 없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몸이 너무 허약해 매일 앓아누워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개근상도 타지 못했다. 그런 내가, 복싱을 배운다. 거기다, 만화책을 본 뒤로 복싱에 매력을 느껴 시작했다고 한다면 친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분명, 어처구니없어할 거라고 말이다. 그래서, 친구들에겐 당분간 비밀로 하고 싶다.
사실, 이 만화책을 보게 된 계기가 정말 신기했었다.
어느 날 서점을 갔는데, 만화책 전시대에 정말 기이하게도 붉은색으로 아우라가 보이는 책이 있는 것이다.
.
.
“저건 뭐지?”
내 눈이 피로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에, 눈 마사지도 하고 비벼도 보고 잠시 눈을 감았다 다시 떠보고 했는데 여전히 보이는 것이다.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했기에 사장님께 여쭈어봤다.
“사장님 저기 있는 책이요. 붉은색으로 비치는데, 사장님도 보이시죠?”
“잉? 무슨 소리냐~?”
무슨 엉뚱한 소리냔 듯이 어이없어하시며, 휘둥그레진 눈으로 바라보셨다. 마치 정신 나간 놈인가, 하는 눈빛으로.
그 반응이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아, 아니에요. 하, 하하”
“.. 흠.”
졸지에 미친놈 된 것 같다.
결국, 아무에게도 하소연하지 못한 채 내 눈에 보이는 그 책으로 다가갔고. 책 앞으로 가서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여전히 붉은 빛은 있었다. 이상한 뭔가가 있나 하고 뚫어지게 봤지만, 그런 것은 없었기에, 호기심이 요동을 치며 자극했다. 설마, 별일 있겠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책을 뽑아 봤다.
그때 그 순간.
“으아~악!!”
그 붉은 빛이, 몸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너무 끔찍한 기분이었다.
붉은빛을 뿜어내며 꿈틀대는 미확인 물질을 질색하고 정신없이 털어 냈다. 하지만, 공기와 같은 물질인지 떨어지지 않았다. 점점 몸으로 스며들어 사라져 가는 것을 어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자 헛바람과 함께 다리가 풀려 무너지듯 주저앉아 버렸다.
“헉!!”
그 와중에도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였는지, 당황한 눈빛으로 눈동자를 굴리며 주변을 봤다.
“뭐~야~!!”
“에이~씨!”
“깜짝이야!!”
서점 사장과 주변 사람들이 내 소리에 놀라 격하게 고개를 돌려 날카로운 눈빛들로 노려보는 것이다.
그 눈빛들은....
어떤 미친놈이 소리를 지르는지, 상판대기 좀 보자는 듯 싸늘했다.
“죄, 죄송합니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사과를 하자, 주변 사람들이 눈초리를 거뒀다.
좌불안석한 모습으로 옆에 떨어진 책을 눈으로 좇아 낚아채 들고 쫓기듯 서둘러 계산해 집으로 바람처럼 달려갔다.
집에 도착해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서야 떠오르는 여러 가지 일들.
“자. 진정하고 생각해보자.
아까 그 붉은 기운이 내 몸으로 들어왔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결론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게 됐고.
난 미친놈 됐지!“
생각해봐도 답이 없었다. 혼자 미친 짓 한 것으로 끝나는 게 속상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기분이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말인가.
서둘러 몸 이곳저곳을 살피며 다른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봤다. 다행히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
“하~ 뭐 별일 없으니 된 거지.
근데, 헐. 나 버스 한 정거장 뛰어온 거~?
대박이네~!“
놀라운 상황이긴 했지만,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위기의 순간이나 절체절명의 순간,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다는 이야기. 그 이야기를 위안 삼아, 마음을 놓았다.
놀랬던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돼서야, 손에 들려 있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휴~ 그래도 버리고 오지는 않았네. 일단 계산은 했고. 음, 더 파이트?“
긴장이 풀리고 나니 책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으로 콧노래가 나왔다. 표지를 보니 복싱 만화였다. 리스트에는 없었지만, 그냥 보기로 했다. 다시 반납하러 서점에 가는 것이 꺼려졌기 때문이다.
"그림 스타일이 좀, 구식인 것 같은데.
뭐, 재미만 있으면 되지.
설마. 돈 날린 건 아니겠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만화라는 것을 알게 됐다. 처음 가졌던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연재돼 있던 전권을 탐독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오호~ 재밌네~ 간만에 며칠 동안 재밌겠다.”
생각보다 재밌었고, 주인공이 성장하는 것에 동화돼 갔다.
.
.
물론, 지금도 연재 중이다.
그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 나와 비슷했다. 하지만, 그의 삶은 달랐다. 복싱을 하며, 여러 과정을 통해 엄청난 복서로 성장했다. 부럽기도 하고, 나도 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복싱을 배우기 시작했고. 어떤 이유가 됐든, 복싱을 배워 이제는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 볼 것이다. 마지막에 완성된 내 모습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상상하고, 기대하며 말이다.
그렇기에 지금은 여러 가지 유혹들을 충분히 절제할 수 있다.
복싱 체육관은 서울에 있다.
근처에서 찾아봤지만, 복싱 체육관이 없었다. 결국,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아버지의 정비소에 오시는 분 중에 체육관을 운영하시는 분이 있다고 하셨다.
당신의 자동차를 아버지의 정비소에 관리하러 종종 오시는데, 그때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 보셨단다. 꽤 괜찮은 분이라고 하셨고, 관장님께 배워보라고 아버지가 소개해 주셨다.
관장님이 하시는 체육관은 문래동에 위치 해있는 거인 체육관이라는 곳이다. 거리가 좀 멀지만, 원래 기술을 전승하는 운동은 아무 곳에서나 배우면 안 되는 거다.
시작한 지 지금 3개월 됐다.
3개월간, 줄넘기와 어깨너비로 벌려 제자리 뛰기를 계속하는 중이다.
관장님께서는 항상 말씀하신다.
‘기초가 좋아야 모든 기술을 실을 수 있는 거야. 잔말 말고 뛰어!’라고.
뭐, 다 맞는 말씀이시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답이긴 하지만, 진도 좀 나가자고요.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꾸벅꾸벅 졸면서 1시간 정도를 이동하여 체육관에 도착했다.
[문래 거인 체육관]
체육관을 들어가며, 밝은 모습으로 관장님께 인사를 드렸다.
“관장님, 안녕하세요~!!”
고개를 끄덕이시는 관장님, 순간 눈동자가 번득이는 것 같았다.
“어 준호 왔냐? 시간 없으니까 얼른 옷 갈아입고 와서, 얼른 뛰어.”
헐,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신다. 왜 시간이 부족할까? 의문이다.
“.....”
“왜, 대답이 없어!”
상념도 못 하겠다.
“네.”
시무룩한 표정으로 투덜투덜 대며 탈의실로 갔다.
복싱 체육관은 지하에 자리하고 있다.
계단을 내려가면, 사무용 책상이 왼편으로 보이고, 더 가면 링이 있다.
거기서 조금 더 들어가면, 샤워실과 탈의실이 있다.
사무용 책상 뒤로 연탄난로가 있고, 사무용 책상을 중심으로 링 반대로는 벽면 거울과 한쪽 구석에는 샌드백이 있는 그리 크지 않는 규모의 체육관이다.
벽면 거울 위로, 선수들의 파이팅 포즈로 찍은 사진들을 액자에 넣어 걸어두었다.
마치, 그것을 보며 꿈을 키우고, 마음을 다잡으라는 듯이 말이다.
“땡~!”
라운드 종이 울린다.
라운드 타이머라고도 하며, 복싱의 1라운드로 경기 3분, 휴식 1분, 한 사이클이 반복될 수 있게 설정할 수 있는 장비다.
지속적으로 시간에 맞춰서 운동하게 되면, 시합에 맞추어진 컨디션으로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체육관에서는 쉬는 시간을 30초로 제한을 뒀다.
왜냐고?
후후.
30초 더 운동하라는 것이지.
거울 앞에서 몸을 풀고, 줄넘기를 시작했다.
처음 줄넘기했을 때는, 운동을 끝낸 뒤에 샤워하려고 옷을 벗으면,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마치 채찍에 맞은 것같이 빨간 줄이 좍 좍 새겨 있었다.
다행히도, 이제는 제법 잘해서 그런 일은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약 10라운드를 하고 핵, 핵 거리고 있는데 관장님이 조용히 거울 앞으로 가까이 가서, 바닥에 흰 분필로 십자를 그리시고는, 나에게 손짓했다.
“이리 와 봐."
“네!”
오늘 드디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인가!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활짝 웃으며 관장님께 다가갔다.
“준호야 오늘부터는 여기 십자로 그린 그림 있지? 거기에 대각선으로 서서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제자리 뛰기 해!”
뭐야, 오늘도 그냥 뛰네.
하~ 언제까지 제자리 뛰기만 하는 거야~ 주먹은 언제 뻗어 보는가!
“대답 안 하냐!”
“눼.”
관장님의 잔소리가 또 시작됐다.
‘기초가 얼마나 중요한데 자꾸 꼼지락거릴 거냐! 빨리빨리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고!’로 시작해 ‘내가 말이야, 준호 네가 소질이 없으면 이렇게도 시키지 않는다. 그러니 열심히 해!’로 끝내셨다.
마지막에 내가 소질이 있다는 말로 끝내시니, 그 말을 듣고 어느 누가 열심히 안 할 수 있겠냐 말이다.
처음에 관장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떠오른 생각은 ‘관장님이 날로 먹으려 하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돈이나 받아먹고 쉬엄쉬엄 가르치자는 듯이 말이다. 한데, 관원을 가르치시는 것을 자주 보는데, 기초는 약 1달 안에 다 가르치시고 2달째 잽과 스트레이트를 가르치시고, 3개월이 됐을 때 스파링을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뒤.
관원들은 그만두기 시작했다.
본인들이 직접 관장님께 찾아가, 자기는 소질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야,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오늘도 기초를 다지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고 제자리를 뛰며 헐떡대고 있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 느리게 가는 시간만 원망하며, 마지막 라운드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를 절실히 기다렸다.
.
“땡.”
10라운드 끝.
마무리 운동하고 재빠르게 샤워를 마친 후,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엄청난 속도로 나온 내 모습을 보시고는, 관장님이 피식 웃으며 말씀하셨다.
“준호야, 내일부터는 아침 로드워크하고, 오후에는 웨이트트레이닝도 같이해야 한다.
헬스장 갈 시간 없으면 집에서 웨이트트레이닝해!
팔 굽혀 펴기 하고, 턱걸이도 하고, 윗몸 일으키기, 앉았다 일어났다도 하고.
그리고, 마무리는 스트레칭으로 꼭 근육 풀어주고, 알았지?”
그런 엄청난 운동을 어떻게 다 하라고.
기억도 안 난다.
어? 기억이 다 나네. 천재가 됐나?
뭐 일단 대답이나 해야겠다.
“눼~ 알겠습니다. 노력해 볼게요. 후후”
그 순간, 머리에 번개가 튀었다. 관장님은 내가 건성으로 대답할 때는 항상 꿀밤을 먹으라고 주셨다. 별로 맛도 없는 꿀밤을.
관장님은 눈을 부릅뜨시며 호통을 치셨다.
“이~노무 시끼가! 관장님이 말씀하시는데, 건성으로 대답해!”
확실히, 관장님이라 그런지 주먹이 너무 아프다.
“관장님 아파요~!”
아파하는 모습이 재밌으신지 입가에 미소가 번지셨다.
“그래도 이놈이? 이리 와, 꿀밤 하나 더 먹어라!”
더 맞으면, 머리에 있는 뇌세포가 절반은 줄어들 것 같아 앓는 소리를 했다.
“아, 아니에요. 꼭 할게요. 꼭 한다고요~!”
확답을 들으시고, 너털웃음을 터트리셨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이놈이 꼭 꿀밤을 먹고 싶어 한다니까. 허허허!”
“관장님,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오냐! 늦었으니 조심히 가고, 뭔 일 있으면 연락해라! 내일 보자꾸나."
“네.”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는 관장님께, 꾸벅 허리 숙여 구십 도로 인사를 하고, 몸을 돌려 나왔다. 지친 몸으로, 터덜터덜 걸음을 옮겨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무거운 몸으로 버스를 타고, 꾸벅꾸벅 졸며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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