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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미타 : 무지개 조개를 쫓는 아이들
작가 : 유혜리
작품등록일 : 2019.9.2

성인들이 보는 동화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거친 폭풍 속을 견뎌 왔거나, 혹은 현재 폭풍 속에서 햇살이 비치길 기다리는 이들을 위안 드릴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져 온 힘을 다해 맞서 대응 하는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37회. 제두뢰타와의 결투 (1)
작성일 : 19-10-23 06:40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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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하는 짓이야?

 안 돼!“

 

 

 

 제두뢰타가 몸을 배배 꼬면서 무지개 조개를 삼켜버린 향을 향해 비명 지르다시피 외친다.

 

 

 

 

 “쉭.. 쉭, 감히 내 것을 삼켜버려?

 참을 수 없어!

 내가 너희들을 벌하겠어, 쉭!“

 

 

 

 제두뢰타가 끝이 갈라진 얇고 긴 혀를 날름거리며 말한다.

 

 제두뢰타가 손바닥을 가슴 높이까지 올리자 작은 빛이 반짝거리더니 어떠한 형체로 변해간다.

 

 

 

 

 “저건, 샤크로의 비파 아냐?”

 

 

 

 민이 제두뢰타의 손바닥에 생긴 형체를 보자 바르하미가 물고 간 비파를 떠오른다.

 

 

 

 “뭐야?

 바르하미가 가짜한테 정신이 팔려 있는 거야?

 멍청한 똥개 같으니!“

 

 “윽윽!”

 

 

 

 향과 욱은 제두뢰타에게 속아 넘어간 바르하미를 비아냥거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짜 비파를 가지고 씨름하고 있을 바르하미가 좀 안 됐다는 생각을 한다.

 

 제두뢰타는 입을 찢어져라 웃으면서 몸을 배배 꼬며, 아이들 위를 원을 그리며 빙빙 도는데, 하얀 상아가 덧대어진 조그마한 비파를 한 손에 쥐고 있다.

 

 

 “내가 왜 너희한테 샤크로의 비파를 줘야 하지?

 내가 너무 아끼는 나의 보물인데?

 저 조그만 인간 아이가 나의 비파의 값어치만큼 한다고 생각해?

 절대 그럴 리가 없지!

 쉬쉭.”

 

 

 

 

 제두뢰타의 온 몸은 이제 비늘로 덮여 있다.

 

 그리고 조류의 손 형태를 한 제두뢰타의 손은 둥글게 곱아진 채, 길고 뾰족한 손톱이 위협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제두뢰타는 하얀 자개로 덧대어진 비파를 세워 한 손으로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소리를 울리기 시작한다.

 

 

 

 “동문의 수장, 이 제두뢰타만큼 비파를 잘 다룰 수 있는 이가 있을까?”

 

 

 

 제두뢰타는 비파의 소리에 만족하며 음을 하나씩 울린다.

 

 조류의 손톱 같은 것이 줄을 하나씩 타고 튕기자, 마음속에서 울리는 듯한 감미로운 음악 소리를 비파는 토해낸다.

 

 음악은 파동을 내며 아이들을 지나치자 미풍 같은 느낌으로 아이들의 머리카락과 옷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리고 제두뢰타는 달콤한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속삭인다.

 

 

 

 “애들아, 바르하미가 날 뭐라고 소개했는지 기억나니?”

 

 

 

 어느새 민과 향, 욱은 두 눈을 감고 비파의 음악을 음미하고 있다.

 

 아이들의 몸은 이완되는 듯 부드럽게 흔들린다.

 

 

 

 

 “음, 선한 사람에게 복을 주고, 악한 사람은 벌한다고 했어.”

 

 “맞아.

 음악의 신이자 향기를 맡으며 사는 신이라고도 했어.“

 

 “윽.. 윽.”

 

 

 

 아이들은 졸린 목소리로 제두뢰타의 말에 대답하고, 제두뢰타는 아이들을 내려다보며 다시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맞아.

 너희들의 말 모두 맞아.

 난 음악의 신이자 향기를 맡으며 살지, 호호호.

 그리고 난 선한 사람에게 복을 주고, 악한 사람은 벌한다고 했지?

 그런데, 애들아.

 너희는 뭐가 선하고, 뭐가 악한지 알 거 같아?“

 

 

 

 아이들은 몽롱한 상태에서 들리는 제두뢰타의 말에 집중하려고 하지만, 말을 이어가기가 힘들다.

 

 민이 힘을 내서 말을 한다.

 

 

 

 “선한 마음으로 행하면 선한 것이고, 악한 마음으로 행하면 악한 것..”

 

 

 

 민이 이야기 하다 갑자기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는, 바닥에 쓰러진다.

 

 

 

 “틀렸어!”

 

 

 

 제두뢰타는 눈을 반짝 거리며 말한다.

 

 

 

 향이 두 눈을 감고 정신이 잃어 가기 전 억지로 말한다.

 

 

 

 “그럼, 선한 결과가 나오면 선하고, 악한 결과가 나오면 악한 것..”

 

 

 

 하지만 향도 이야기를 하다 더 이상 잇지 못하고 몸을 축 늘어뜨린다.

 

 

 

 “너도 틀렸어!”

 

 

 

 제두뢰타는 즐거운 목소리로 외친다.

 

 

 

 그리고 욱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어물거리며 말을 하려다, 더 이상 소리를 내지 못하고, 그만 그 자리에 툭 하고 쓰러진다.

 

 바르하미는 즐겁게 아이들을 내려다보며 계속해서 비파로 감미로운 음악을 연주한다.

 

 

 

 “원래 악함과 선함은 없는 것이야.

 모든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공’에서 시작하지만, 그릇된 욕망으로 악함과 선함으로 파생되어 나가는 것이지.

 나에게 선하다고 해서, 남에게도 선할 수 있다는 법이 없지.

 선하든 악하든, 너희들의 모든 행동과 말은 업으로 남게 되어 벌이 되어 내려지리라.

 호호호호.”

 

 

 

 이제 비파는 특유의 날카로운 울림이 섞인 아름다운 선율로 연주되기 시작한다.

 마치 그 소리는 비파가 처량하게 울음소리를 내는 것 같다.

 

 

 

 비파에서 나오는 음악은 한층 더 강해지자, 아이들 주변을 휘몰아치듯 하여 바람이 일고, 아이들은 정신을 잃은 듯 바닥에 누운 채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음악 소리는 더 거세어지고, 격렬한 음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그 때, 아이들의 정수리에서 빛이 나기 시작하더니, 조그마한 틈새에서 반짝거리는 빛이 새어 나토기 시작한다.

 

 민의 몸에서는 밝은 초록빛, 향으로부터는 어두운 보랏빛, 욱은 노란 황토 빛을 낸다.

 

 

 

 “생명, 마법 그리고 무사의 에너지가 있는 너희들을 한꺼번에 먹으면, 난 한층 더 강한 힘을 가지게 되겠지!

 너희들은 나에게 바쳐지는 것이고, 이것으로 너희들의 존재는 나와 영원히 할 것이니, 이제 그 업은 여기에서 끝날 것이니라.”

 

 

 

 제두뢰타는 잔뜩 기대에 부푼 표정으로 아이들을 쳐다본다.

 

 

 

 아이들의 정수리가 갈라지듯이 환한 빛이 더 세게 빠져나온다.

 

 마치 고치가 껍질을 벗고 나오듯 보석처럼 반짝이는 형체가 서서히 빠져 나오기 시작한다.

 

 마치 빛의 덩어리들이 태아가 자궁에서 태어나듯 몸을 비트며 정수리의 틈새에서 빠져 나오고 있다.

 

 

 

 빛의 형체들이 다 빠져 나오자, 그것들은 아이들의 형체로 완성되고, 빛의 표면에는 마치 수천 볼트의 전기가 흐르듯 에너지가 흐르는 것이 보인다.

 

 아이들의 형체를 한 빛 덩어리는 아이들의 몸 위에서 천천히 부유하고, 잠에 빠져 있는 듯 공중에서 이리 저리 몸을 뒤척인다.

 

 

 

 제두뢰타는 빛의 형체들을 보고, 긴 혀를 ‘쉭쉭’ 날름거리며, 입을 ‘쩝쩝’ 다신다.

 

 

 

 그리고 제두뢰타가 입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듯 ‘쉬익’ 하자 공중에 부유하고 있던 아이들의 에너지가 제두뢰타의 입으로 빨려 들어갈 듯 형체가 가늘어 진다.

 

 그리고 가늘어진 빛의 형체는 제두뢰타가 빨아들이는 힘에 의해 제두뢰타의 입으로 가느다란 면과 같이 바뀌며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 때, 아이들의 빛의 형체보다 한층 더 강한 빛이 민의 정수리에서 빠져 나오기 시작한다.

 

 

 

 한쪽 손의 손가락이 민의 정수리의 틈새에서 비집고 나오더니, 팔, 머리, 그리고 나머지 손이 빠져 나온다.

 

 그리고 그 빛의 형체는 10살 아이의 것이 아니라 18세 성장이 끝난 여성의 모습이다.

 

 빠져 나온 빛의 형체는 무색인 하얀 색으로 빛이 나고, 제두뢰타는 눈이 부셔서 제대로 볼 수가 없어 한 팔로 눈을 가린다.

 

 

 

 “앗!

 저건 또 뭐야?”

 

 

 

 예상치 못하게, 민의 몸에서 빛의 에너지가 하나 더 빠져 나오자 제두뢰타는 아이들의 빛의 형체를 빨아들이는 것을 잠시 멈추고 바라본다.

 

 

 

 성장이 끝난 여성의 몸의 형태를 가진 민의 영혼은 어린 민 위에 서 있다가, 갑자기 눈을 뜬다.

 

 눈에서는 한층 더 밝은 하얀 빛이 나온다.

 

 그 때 여성의 몸을 한 민의 영혼이 어린 민, 향, 욱의 에너지가 제두뢰타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자 감정을 참지 못하고, 눈과 입에서 더욱 강렬한 하얀 빛이 뿜으며, 입을 벌려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민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소리는 인간이 낼 수 있는 영역을 뛰어 넘어, 차마 들을 수 없는 차원의 음파를 발사한다.

 

 그리고 순식간에 제두뢰타가 내는 비파의 음을 집어 삼켜 버린다.

 

 

 

 비파의 음을 집어 삼킨 하얀 빛으로 발현된 소리는 마치 유리 조각처럼 제두뢰타와 빛의 형체로 된 아이들을 향해 발사된다.

 그 빛은 아이들 형체의 빛을 뚫고 통과하지만, 제두뢰타의 몸에는 통과하지 못하고 몸에 박히고 난다.

 순식간에 제두뢰타의 얼굴과 몸에는 푸른 피가 맺히고, 비즈가 박힌 시폰과도 같은 소재의 옷은 가늘고 작은 파편으로 헤어진다.

 

 

 

 “꺄아!”

 

 

 

 날카로운 비명이 들리는 순간, 허공에 떠 있던 아이들의 에너지의 형체들이 갑자기 깨어나고, 일순간 형체들은 아이들의 정수리로 다시 빨려 들어간다.

 

 어린 민의 영혼이 들어가자, 곧 이어 18세 민의 에너지 형체도 10세 민의 정수리에 있는 틈새를 통해 빨려 들어간다.

 

 일순간, 잠들어 있던 아이들의 눈이 번쩍 뜨여진다.

 

 

 

 “뭐야?

 방금 뭐였어?“

 

 “윽윽.”

 

 

 

 향과 욱은 어리둥절해 한다.

 

 

 

 “저것이 우리들의 영혼을 빨아 먹으려고 했어.”

 

 

 바닥에 쓰러져 있던 민은 강한 적대감을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니, 천상계의 신들도 쉽게 비파의 힘에서 못 빠져 나오는데, 도대체 넌 뭐지? 쉬쉭. ”

 

 

 

 푸른 피를 흘리던 제두뢰타는 민을 내려다보며 말한다.

 

 하지만 민을 향해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다.

 

 

 

 “난 그냥 나일뿐이야.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겠어.“

 

 

 

 민은 결연한 표정으로 제두뢰타를 올려보며 말한다.

 

 곧 민의 몸에서 전에 보지 못한 강한 빛이 나오더니, 곧 전체 숲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거대하게 자란 나무들이 제두뢰타를 향해 덮치듯 쓰러지기 시작하자, 제두뢰타가 있던 정자는 나무에 깔려 무너지며, 먼지를 날리며 싸라진다.

 

 

 

 “마하르타 슈마르!”

 

 

 

 제두뢰타는 다급하게 외치지만, 하지만 민의 힘을 통제할 수 없다.

 

 

 

 “이런!”

 

 

 

 ‘쿠르르릉’ 요란한 괴음과 함께 땅이 움푹하게 틀어지더니, 제두뢰타를 향해 무성하게 자란다.

 

 거대한 나무와 수풀, 그리고 넝쿨이 제두뢰타를 향해 자라는 것이 마치 쓰나미가 덮치듯 거대한 힘에 의해 통제되는 것 같다.

 

 

 

 “꺄아!”

 

 

 

 제두뢰타는 결국 넝쿨 하나에 발목을 잡히고, 넝쿨은 거세게 제두뢰타의 몸을 감고 자란다.

 

 민은 제두뢰타를 향해 더욱더 집중해서 에너지를 발사한다.

 

 

 

 “아아악!”

 

 

 

 제두뢰타를 결박한 넝쿨은 근처 큰 나무로 제두뢰타를 엮더니, 두 팔과 두 손을 벌리게 고정해서, 더욱더 강하게 제두뢰타를 움직이지 못하게 압박한다.

 

 

 

 “꺄아아악!

 그만해.

 이제 그만.”

 

 

 

 그리고 제두뢰타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몸을 좌우로 비튼다.”

 

 민의 눈에서는 여전히 강렬한 빛을 내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제두뢰타를 눈도 깜박하지 않고 쳐다보고 있다.

 

 곧 제두뢰타는 넝쿨에 결박당한 채 더욱더 나뭇가지 사이로 빨려 들어간다.

 

 제두뢰타를 둘러싼 나무들은 마치 제두뢰타를 가운데 두고 경쟁하듯이 자란다.

 

 

 

 “제발, 내가 잘못했어.

 날 좀 풀어줘!“

 

 

 

 제두뢰타의 모습은 이제 여신의 모습이 아니라 커다란 도마뱀의 형태로 바뀌고, 몸을 좌우로 배배 꼬이려고 하지만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

 

 

 

 “민아..”

 

 “윽윽..”

 

 

 

 향과 욱은 제두뢰타에 대한 연민에 민의 옆에서 말려보지만, 민은 향과 욱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나뭇가지들은 양분을 섭취하듯, 제두뢰타의 비늘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뭔가 빨아들이기 시작한다.

 

 동시에 민의 눈동자가 점점 어두운 보랏빛으로 바뀌어 간다.

 

 그리고 제두뢰타의 피부는 마른 나무처럼 말라가더니, 빠짝 말라가더니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굳어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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