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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미타 : 무지개 조개를 쫓는 아이들
작가 : 유혜리
작품등록일 : 2019.9.2

성인들이 보는 동화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거친 폭풍 속을 견뎌 왔거나, 혹은 현재 폭풍 속에서 햇살이 비치길 기다리는 이들을 위안 드릴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져 온 힘을 다해 맞서 대응 하는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31회. 아미타의 동쪽, 반 (1)
작성일 : 19-10-09 06:00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5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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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정신이 잃어가며 쓰러졌던 민이 다시 눈을 깜박거린다.

 

 눈을 떠서 둘러보자, 향과 욱, 그리고 바르하미가 곁에 있고, 모두들 함께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주위는 마치 짙은 색소로 낸 여러 가지 색깔의 롤리 폴리 사탕 안에 들어온 것 같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향과 욱, 그리고 바르하미는 아름다운 광경을 구경하듯이 주위를 둘러보고 있고, 민은 용기 내어 손을 내밀어 벽을 살짝 훑는다.

 

 민의 손 위에는 하얗고, 노랗고, 파란, 그리고 핑크색 크림들이 수북이 쌓인다.

 

 한 눈에 봐도 맛깔스러워 보인다.

 

 

 

 “와!”

 

 

 아이들은 신기해서 소리친다.

 

 민이 두 손으로 크림을 만지자, 그것들은 솜사탕처럼 녹아 사라진다.

 

 

 

 “신기해!”

 

 

 

 소용돌이는 점차 빨라지고, 아이들은 ‘으아 아아’ 하며 소리를 지른다.

 

 

 

 곧 공간이 변형이 격렬해지면서, 저 멀리 구멍에서 파란 하늘이 보인다.

 

 

 

 그리고 동쪽의 땅은 아이들과 바르하미를 내뱉듯이 던진다.

 

 

 

 “와! 도착했다.”

 

 

 

 향이 소리친다.

 

 

 

 민, 향, 욱, 그리고 하얀 털에 푸른 털이 섞인 개, 바르하미는 어느새 울창한 밀림 한 가운데 서 있다.

 

 밀림은 끝도 안 보이는 커다란 나무들, 큰 고사리, 그리고 핑크빛 강아지풀들, 이름 모를 꽃들이 가득차 있다.

 

 하지만 다들 인간 세계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듯 위풍당당하다.

 

 

 

 그것도 잠시, 곧 후덥지근한 열기와 숨이 턱턱 막힐 듯 한 습기가 모두를 감싸 안는다.

 

 갑자기 더위를 타기 시작하며, 손으로 부채질하는 민이 바르하미한테 묻는다.

 

 

 

 “여긴 어디야?”

 

 “반디들이 사는 곳, 반이야.”

 

 “반디?”

 

 “숲의 정령이지.

 민과 나처럼 숲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야.”

 

 “반?

 여기 쉽게 말해서 열대 우림 아냐?”

 

 

 

 향이 삐죽 거린다.

 

 

 

 “열대 우림?”

 

 “그, 물도 많고, 온갖 나무도 많은 곳.”

 

 “아, 인간 세계에도 이런 곳이 있나 보구나.”

 

 “윽윽.”

 

 “응?”

 

 

 

 욱이 갑자기 자기 자신을 가리킨다.

 

 

 

 “너도 열대 우림을 알아?”

 

 

 

 민이 묻자, 욱이 동조하듯 고개를 열심히 끄덕인다.

 

 그리곤 큰 나무를 가리키며 한 아름 가득 안는 듯한 시늉을 한다.

 

 

 

 “열대 우림 모르는 애들이 있나?

 정글북도 열대 우림이고, 텔레비전에도 열대 우림에 가서 서바이벌 하는 프로그램들도 있고.“

 

 

 

 향이 대수롭지 않은 듯 손을 내저으며 말한다.

 

 

 

 “윽윽.”

 

 

 

 욱이 그게 아니라는 듯 욱욱 거리다, 이내 말을 못해 의사소통이 막히자 그냥 하려던 말을 삼켜 버린다.

 

 그리곤 욱은 아이들과 바르하미에게서 등을 돌려 바닥을 보며 터덕터덕 걷는데, 갑자기 욱이 뭔가에 걸려 넘어질 뻔 한다.

 

 하지만 반사 신경이 좋은 욱은 옆으로 한 바퀴 돌아 바닥에 착지한다.

 

 

 

 “앗, 조심해.”

 

 

 

 민이 급히 욱에게 달려간다.

 

 욱이 옷을 툭툭 털며 일어서며 아무렇지 않은 듯 씩 웃는다.

 

 민이 욱이가 넘어진 자리를 살펴보니, 마른 진흙 바닥에 뭔가 울퉁불퉁한 것이 있다.

 

 

 

 “이리와 봐!”

 

 

 

 민이 소리치고, 욱과 향, 바르하미는 민을 향해 달려간다.

 

 민이 바라보는 바닥에 아이의 얼굴 모양의 조형물이 땅 위에 불룩 솟아 있다.

 

 마치 7살 정도의 유치원생 같은 아이의 얼굴이고, 입은 멍하니 벌린 채 하늘을 향하고 있다.

 

 

 

 “앗, 여기도 있어.”

 

 “윽윽윽!”

 

 

 

 향과 욱도 바닥에 솟아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찾는다.

 

 마치 약 20개 넘는 아이들이 땅에 얼굴만 내민 채 있다.

 

 민은 조심스러운 손놀림으로 바닥에 솟아 오른 흙으로 빚어진 듯 한 얼굴을 쓰다듬는다.

 

 

 

 

 “바르하미, 이게 뭐야?”

 

 

 “내가 말한 반디들이야.

 지금은 대지에 파묻혀서 안식을 구하는 시간인 듯 하군.“

 

 “엥? 진짜 아이들이야?”

 

 

 

 향이 믿기지 않는 듯 되묻는다.

 

 

 

 “당연하지.

 아미타의 고귀한 존재들이야.“

 

 “반디.. 이 아이들은 언제 깨어나?”

 

 

 

 민이 한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다 고개를 들어 바르하미를 보며 물어본다.

 

 

 

 “이 반이라는 아미타 동쪽 세상의 수장인 제두뢰타는 마법의 힘으로 반디들을 다스리지.”

 

 “잠시, 나한테 마법의 힘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향이 눈을 반짝거린다.

 

 

 

 그리고 향이 아이의 얼굴에 손바닥을 대고 근엄하게 말한다.

 

 

 

 “반디들 깨어나.

 일어나.”

 

 

 

 하지만 땅 속에 묻힌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

 

 

 

 “바르하미, 도대체 뭐야?

 아무런 반응도 없잖아!“

 

 “흠, 아미타 세상의 생명 에너지는 그렇게 독단적으로 명령하듯이 하면 움직이지 않는단다.

 나도 정확히 아이들이 어떻게 깨어나는지는 모르지만, 그 방법은 아닐 거 같은데?“

 

 

 

 바르하미가 살짝 웃음을 띠며 말하자, 향은 기분 나빠진다.

 

 그 때 향은 바르하미를 향해 손을 내밀고 말한다.

 

 

 

 “메리, 손!”

 

 

 

 방심하고 있던 바르하미는 자신도 모르게 향의 손바닥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는다.

 

 

 

 “이런, 젠장!

 너, 계속 이렇게 아미타의 왕인 바르하미, 나를 놀리면 혼난다!“

 

 “그래봤자 개 주제에, 칫.”

 

 

 

 향은 비아냥거리고, 바르하미는 향의 말에 의기소침해 진다.

 

 민은 투닥거리는 둘의 모습을 보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려고 한다.

 

 

 

 “바르하미, 제두뢰타는 어디 있어?”

 

 “제두뢰타는 여기 어느 곳이든지 있어.

 아마 우리가 온 것을 알고 있고, 우리를 보고 있을 걸?”

 

 “그런 왜 안 나타나?”

 

 “자신이 준비되면 나타날 거야.”

 

 “우리 지하 검은 썩은 물에 대해 경고하러 온 거 아니야?”

 

 “응, 그렇지.

 하지만 난 또 다른 것도 원해.“

 

 “뭔데?”

 

 “그건, 흠흠.”

 

 

 

 바르하미는 말을 아끼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그 때 향이 민의 옆에 온다.

 

 

 

 

 “그 때 메리가 난 너의 힘을 쓸 수 있다고 했어.

 그러니 민이 너 손잡고 해볼래.“

 

 

 

 

 향은 왼손으로 민의 손을 잡고는 오른손을 펼쳐 올리더니 외친다.

 

 

 

 “깨어나라!”

 

 

 

 아무런 반응이 없다.

 

 

 

 “아미타의 동쪽 세상 반디들, 깨어나라!”

 

 

 

 그 때 하늘에 검은 먹구름이 갑자기 몰려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땅에 박혀 잠들어 있는 반디로부터 아무 반응이 없자, 향의 입이 삐죽 나온다.

 

 그 때 민이 향의 손을 꼭 잡고 말한다.

 

 

 

 “향아, 때로는 존중하는 말투를 해도 괜찮아.

 지금이 필요한 때인 거 같은데?“

 

 “응?”

 

 “아미타의 동쪽 세상, 반의 고귀한 영혼 반디들, 제발 깨어나소서.”

 

 

 

 민이 향의 얼굴을 보며 말한다.

 

 그리고 향은 민의 말을 그대로 반복한다.

 

 

 

 “아미타의 동쪽 세상, 반의 고귀한 영혼 반디들, 제발 깨어나소서.”

 

 

 

 그 때 하늘에 모인 먹구름에서 벼락이 치더니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는 주르륵 내리고, 민, 향, 욱 그리고 바르하미는 주위 바나나 나무 잎 밑으로 이동한다.

 

 

 

 

 빗물은 이내 조형물과 같은 반디들의 얼굴을 적시고 벌린 입 안으로 물을 가득히 채워준다.

 

 하지만 빗물은 이내 넘쳐, 아이들과 무릎 까지 올라온다.

 

 

 

 “이거 침수 되는 거 아냐?”

 

 “침수?”

 

 

 

 바르하미는 고개를 갸우뚱 한다.

 

 

 

 

 “아, 그 비가 많이 와서 집도 잠기고, 동물도 떠내려가고 하는 홍수.”

 

 “아...”

 

 

 

 민과 향은 걱정스럽게 바라보지만, 욱은 침수되는 물이 반가운 듯 첨벙거린다.

 

 한참 무섭게 퍼붓던 피가 그치고, 다시 열기와 습기로 푹푹 찌기 시작한다.

 

 

 

 땅 위를 메우고 있던 빗물은 큰 강을 이루고 있지만, 흐르지는 않고 정체되어 있다.

 

 

 

 “반디들 괜찮아?”

 

 “응?”

 

 “반디들!

 저기 땅에 있잖아!“

 

 “괜찮겠지.”

 

 

 

 민은 걱정되어 바르하미한테 말하지만, 정작 바르하미는 무덤덤하다.

 

 민과 향, 욱은 물에 잠긴 반디들이 괜찮은지 걱정되어 물만 바라본다.

 

 

 

 잠시 후 아이들의 무릎까지 차 있던 물의 수면이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쑤욱 하며 물이 하수구에 빨려 들어가듯 지면이 갑자기 나타난다.

 

 드러난 땅에는 조그만 아이의 형상인 반디들의 얼굴이 드러난다.

 

 남자 아이, 여자 아이, 검은 머리카락, 노란 머리카락, 초록 머리카락 제 각각이다. .

 

 

 

 “흙이었던 아이들이 사람의 형태로 나타났어.”

 

 

 

 민이 외치고, 향과 욱 그리고 바르하미가 아이들을 향해 뛰어간다.

 

 민은 신기한 듯이 한 반디의 뺨을 쓰다듬는다.

 

 하얀 피부에 갈색 머리의 반디는 마치 인간 세상의 영국 혈통처럼 보인다.

 

 민이 뺨을 쓰다듬자 빨간 홍조가 생겼다 없어진다.

 

 

 

 그 때, 민이 쓰다듬던 반디의 눈이 번쩍 뜨인다.

 

 초록색과 노란색이 섞인 동공이 보석처럼 아름답지만, 민은 갑작스럽게 뜬 눈이 자신을 노려보자 놀라 뒤로 자빠진다.

 

 

 

 “누구야?

 누군데 내 잠을 깨웠어?”

 

 

 

 반디는 민을 노려보며 퉁명스럽게 말하다 얼굴에 오만상이 찌푸려지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울컥, 울컥 하는 표정이 교차하다가 크게 울기 시작한다.

 

 

 

 “으아아아앙”

 

 

 

 

 참을성 많은 민이지만, 지금은 어쩔 줄 몰라 뒤로 한발 물러서며 난감해 진다..

 

 

 

 “앗, 미안해.

 좀 더 잘래?“

 

 

 

 우는 반디를 어떻게 대처할 줄 몰라 쩔쩔매는 민이 옆으로 향이 다가온다.

 

 

 

 “민아, 애들 너무 오냐오냐 하면 안 돼.”

 

 “응?”

 

 “버릇없어져!”

 

 

 

 향은 민의 얼굴을 보며 딱 부러지게 말하고, 민은 우는 반디의 얼굴과 향의 모습을 번갈아보며 난처해한다.

 

 하지만 욱과 바르하미는 실제로 버릇이 없는 향이 아이가 버릇없어지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에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야, 너, 땅 속에 박혀 있는 아이.

 내가 깨웠어.

 그만 징징 짜고 우리랑 좀 이야기하면 안 돼?“

 

 

 

 

 반디가 울음을 뚝 그친다.

 

 

 

 “정말로 네가 깨웠어?

 우린 제두뢰타에 의해서만 자고, 깨워지는데?“

 

 

 

 반디의 눈이 반짝 거리며, 향을 향해 얼굴을 움직인다.

 

 얼굴만 바닥 위로 올라 온 채 향을 바라보는 얼굴이 괴기스럽다.

 

 향을 바라보던 반디는 기분 나쁘게 웃는다.

 

 

 

 “갑자기 왜 그렇게 웃어?

 기분 나빠.”

 

 

 

 향은 정색하지만, 향을 바라보던 반디는 미간을 모으고, 입을 크게 벌린 채 소리 지른다.

 

 

 

 “애들아!

 애들아!

 일어나봐!

 여기 재미있는 게 있어!“

 

 

 

 조그만 아이지만 목소리는 공간을 다 채우고 남을 정도로 쩌렁쩌렁한다.

 

 

 

 “아이쿠, 이제 잠들어 있던 반디들 다 깨어나겠구먼.”

 

 

 

 바르하미가 난처하다는 듯 말한다.

 

 

 

 “으아앙! 난 더 자고 싶은데.”

 

 “뭐야, 뭐야?”

 

 “으음. 쩝쩝.”

 

 

 

 잠에서 깨어나는 반디들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하지만 모두들 잠에서 깨어나는 듯 힘겹게 눈을 깜박거린다.

 

 걔 중에는 잠에서 깨며 울먹울먹 하는 반디들도 있지만, 울음을 참는다.

 

 

 

 “여기 마법의 힘을 쓰는 아이가 있어!”

 

 “그건 제두뢰타잖아.”

 

 “제두뢰타겠지.”

 

 “맞아, 제두뢰타만 마법을 쓸 수 있어!”

 

 

 

 잠에서 깨어난 아이들은 각자가 말을 하고, 소란스러워진다.

 

 

 

 그 때 맨 처음 잠이 깬 반디가 힘을 주어 몸을 일으키자 땅에 박혀 있던 뒤통수가 쑥 하고 올라온다.

 

 그리고 몸을 비틀며 올라오는데, 머리 아래는 팔 다리가 없는 미끈한 형태이다.

 

 갈색과도 같은 미끈한 몸통이다.

 

 

 

 “엑, 저건 또 뭐야?

 달팽이 아냐?”

 

 “아냐, 저거 거머리야!”

 

 “윽윽.”

 

 

 

 아이들은 귀여운 반디의 얼굴 아래 기괴한 형태의 몸이 있자 경악한다.

 

 

 

 “응?

 내 몸이 이상해?“

 

 

 

 미끈한 몸을 한 아이가 짙은 갈색의 거머리의 몸통과 같은 몸을 쭉 펴고, 꼬리 쪽에 힘을 준 채 몸을 일으켜 세운다.

 

 

 

 “뭐가 이상해?”

 

 “그게, 팔이 없잖아.

 다리도 없고.“

 

 “팔?

 굳이 필요해?“

 

 

 

 반디는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몸통에서 뭔가가 자라기 시작한다.

 

 미끈한 형태의 몸과 같은 갈색의 팔이다.

 

 그리곤 팔에서 조그마한 촉수 같은 것이 자라더니, 손가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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