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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미타 : 무지개 조개를 쫓는 아이들
작가 : 유혜리
작품등록일 : 2019.9.2

성인들이 보는 동화같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거친 폭풍 속을 견뎌 왔거나, 혹은 현재 폭풍 속에서 햇살이 비치길 기다리는 이들을 위안 드릴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연재를 시작합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져 온 힘을 다해 맞서 대응 하는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30회. 아미타 (5)
작성일 : 19-10-08 09:52     조회 : 225     추천 : 0     분량 : 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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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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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장은 민을 향해 총을 겨눈다.

 

 ‘탕!’

 

 원장이 쏜 총알은 민의 오른쪽 관자놀이 옆을 스쳐 지나, 나무에 꽂힌다.

 

 민의 오른쪽 관자놀이는 투블럭으로 짧게 잘려 있는데, 총알이 지나가며 민의 관자놀이에 약간의 생채기를 낸다.

 

 이전 민의 하얀 흉터가 있었던 자리다.

 

 

 

 민은 총알이 지나가며 낸 상처의 아픔 보다는, 만약 총알이 자신을 관통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에 백지 상태가 된다.

 

 총알은 민의 뒤에 위치한 나무에 박힌다.

 

 그리고 원장은 김 과장 쪽으로 몸을 돌려 기분이 아주 좋은 듯 밝은 표정으로 말한다.

 

 

 

 “김 과장, 난 미국이 참 좋다.”

 

 “네?”

 

 “우리나라는 총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은 군인과 경찰인데, 마음대로 쏘지도 못하잖아.

 거기다 박봉이야.

 그 월급으로 어떻게 살라고 그래?”

 

 “아, 그렇죠.”

 

 “그런데 미국은 돈만 있으면 총을 살 수 있어.

 돈만 있으면 된다니까, 크크큭.

 거 총기 난사 사건 있지?”

 

 “네.”

 

 “난 그 총기 난사한 걔네들 이해 간다니까.

 그냥 사냥 한 거야.

 그냥 평상시 마음에 안 들었던 곳에서, 그냥 마음 안 들었던 애들, 그냥 탕탕!

 크크크큭!

 알겠어?”

 

 “아, 그런 거군요.”

 

 “네, 다음에 간간히 사냥하러 다닐까요?”

 

 “다음?

 다음까지 기다릴 필요 있어?

 지금이 사냥철이잖아?“

 

 “네?

 지금은 여름인데요?

 사냥철은 봄과 가을 아닌가요?”

 

 “크크크큭, 김 과장.

 우리가 지금 뭘 하고 있나?“

 

 “애들을 찾고 있지요.”

 

 “그래, 애들!

 애들을 사냥하는 거야?

 어때?“

 

 “앗, 원장님!

 좋은 생각이십니다.

 재미있겠는데요?

 아이들을 사냥한다.

 거기까지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김 과장.

 아이들을 꼭 내 손으로 잡을 거야.“

 

 “당연하죠.

 그 새끼들이 원장님 손을 벗어날 수 없지요."

 

 

 

 원장은 날카로운 눈빛을 띄며 고개를 끄덕인다.

 

 

 

 “원장님.

 길은 이제 저기 밖에 없어요.“

 

 

 

 김 과장은 계곡 옆에 난 조그만 길을 가리키고, 원장은 총을 김 과장에게 돌려준다.

 

 김 과장은 사냥꾼의 탄환을 자신의 가방에 넣고, 오른쪽 어깨에는 장총을 멘다.

 

 

 

 “아이들 사냥하러 가자.”

 

 “이거 꽤 신나는데요?”

 

 “그렇지? 크하하하!”

 

 

 

 원장과 김 과장은 서로 바라보고는 사악하게 웃는다.

 

 

 

 그 때 둘의 등에 탄 검은 그림자들도 빨간 입을 벌린 채 사악하게 웃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민은 어둠의 그림자를 태운 둘이 민, 향, 욱을 쫓아온다는 생각에 오싹해 진다.

 

 

 

 둘은 첨벙 거리면서 계곡을 건너고, 물속에서 열심히 아이들의 발을 쪼아댔던 송사리들은 원장과 김 과장을 발짓을 피해 바위 밑에 숨어 버린다.

 

 그리고 둘은 계곡을 따라, 바위를 넘어 성큼성큼 산을 타고 올라간다.

 

 

 

 민도 다급하게 둘을 따라 이동한다.

 

 

 

 하지만 그 때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린다.

 

 ‘두두두 두두’

 

 산 뒷편에서 순식간에 나타난 것이라 민은 자신의 모습을 숨길 틈이 없었다.

 

 

 

 헬리콥터는 이동을 멈추더니 민의 머리에 멈춰 선다.

 

 민의 위치를 확인한 듯하다.

 

 그 때 ‘삐익’하는 확성기 소리가 들린다.

 

 

 

 “민, 넌 더 이상 도망갈 곳은 없어.

 그 곳에 멈춰 서!”

 

 “어머, 민 맞아!.

 저 년 미쳤나봐.

 왜 여기까지 올라 왔데?”

 

 

 

 확성기에서 들리는 소리는 저스틴과 향의 목소리이다.

 

 

 

 자신의 위치가 발각되자 민의 마음은 다급해 진다.

 

 앞서가던 원장과 김 과장을 바라보지만, 그들은 바로 머리 위 헬리콥터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열심히 계곡 옆 돌길을 오르고, 곧 그들의 모습은 작아지기 시작한다.

 

 민은 멀어져가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다, 결심한 듯 원장과 김 과장을 쫓아 뛰기 시작한다.

 

 

 

 “시바.

 인간답게 존중해 줬더니, 말을 안 듣는 거야?

 거기 안 서?

 야야, 저기 세워!"

 

 “쟤 사람 졸라 피곤하게 만드네!”

 

 

 

 남자는 민이 도망친다고 생각하고, 확성기로 소리를 친다.

 

 그리고 향의 목소리가 여전히 남자의 목소리에 섞여서 들린다.

 

 

 

 헬리콥터가 남자의 말을 쫓아 계곡에 다가 서지만, 바위와 나무로 덮인 산 정상이라 헬리콥터는 더 이상 가깝게 다가오지 못하고, 위 아래로 들썩거리기만 한다.

 

 그리고 헬리콥터 프로펠러에서 부는 바람에 나무와 풀은 세찬 바람에 흔들린다.

 

 

 

 “썅, 미친 X!”

 

 

 

 남자는 감정 조절이 되지 않고 확성기에 대고 욕을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헬리콥터는 우회하며 멀어져가고, 근처 내려앉을 곳을 찾는다.

 

 저기 돌산 아래,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듯 헬리콥터의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는 조금 멀지만, 여전히 들린다.

 

 

 

 민은 서둘러 원장과 김 과장을 쫓아 산을 오른다.

 

 그녀는 민을 쫓는 남자와 그 일당이 곧 자신을 잡을 것 같아 마음이 초조해진다.

 

 하지만 원장과 남자를 쫓아 올라가는 것 밖에 대안이 없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하나 뿐이고, 그 길로 산을 내려 갔다가는 바로 붙잡힐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 도망치는 것보다는 민은 아이들을 꼭 보호하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원장과 김 과장을 쫓는다.

 

 

 

 빠른 어른 걸음으로 삼십 분 남짓 올라가자, 아이들이 아미타 세상으로 빠진 그 개울에 도착한다.

 

 여전히 그 곳에는 바위에서 흐르는 물이 고이는 작은 개울과 계곡 옆 수풀이 있다.

 

 

 

 “원장님.

 여기가 정상인데요?

 더 이상 올라갈 길이 안 보입니다.“

 

 “그렇다면, 애들이 여기 있을 건데?”

 

 

 

 김 과장은 근처를 둘러보다, 무릎 높이까지 자란 수풀 사이에서 아이들의 배낭을 발견한다.

 

 

 

 “원장님!

 여기 아이들 가방이 있어요!“

 

 

 

 원장은 김 과장에게 다가가고, 바닥에 놓인 가방을 홱 열어 뒤집는다.

 

 민의 가방, 욱의 가방, 향의 가방 모두 뒤집어엎어도, 그 안에서는 먹다 버린 쓰레기와 갖은 잡동사니들만 가방에서 떨어질 뿐이다.

 

 

 

 “씨바! 어디에 숨어 있는 거야?”

 

 

 

 원장은 뒤지던 가방을 내팽개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그 때 가까운 곳에서 들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대 여섯 마리의 개들이 원장과 김 과장을 향해 뛰어온다.

 

 민과 향, 욱으로부터 과자와 소시지를 받아먹은 개들이다.

 

 개들은 아이들과 들개들의 리더를 쫓아 산꼭대기까지 쫓아 온 것인데, 아이들과 들개들의 리더가 없자 잠시 자리를 떴다가, 사람 소리를 듣고 몰려오는 것이다.

 

 

 

 들개들이 요란하게 짖으면서 다가오고, 순식간에 원장과 김 과장 주위를 여섯 마리의 들개들이 둘러싼다.

 

 다들 심마니에게 몽둥이로 맞은 적이 있기 때문에, 원장과 김 과장을 견제하며 짖고 있다.

 

 하지만 향이 어느 정도 길들여 놨기 때문에 만약 먹을 것만 준다면, 개들은 바로 꼬리를 흔들기 시작할 것이다.

 

 

 

 그 때 김 과장이 원장에게 말한다.

 

 

 

 “사냥 하실래요?”

 

 “좋지!”

 

 

 

 원장은 신난 표정으로 총을 받아 든다.

 

 그리고 엽총을 개들한테 겨누고 총을 쏘기 시작한다.

 

 

 

 ‘탕! 탕!’

 

 한 마리, 그리고 또 한 마리가 머리와 배에 총을 맞고 쓰러진다.

 

 등에 탄 검은 그림자는 원장이 총을 쏠 때마다 ‘빵! 빵!’ 소리를 내듯 입 모양을 낸다.

 

 

 

 “하지 마!”

 

 

 

 민은 원장과 김 과장을 보며 소리치지만, 민의 소리는 그들에게 들리지 않는다.

 

 아니, 설상 그들에게 들렸다고 해도 개 짖는 소리와 총 쏘는 소리에 민의 목소리는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난 말이지, 어렸을 때부터 총을 갖고 싶었어.”

 

 

 

 ‘탕!’

 

 세 번째 개가 쓰러진다.

 

 그리고 원장과 김 과장의 등에 탄 검은 그림자가 넘실댄다.

 

 

 

 ‘탕!’

 

 네 번째 개가 힘없이 픽 쓰러진다.

 

 그리고 원장과 김 과장의 등에 탄 검은 그림자의 빨간 눈과 빨간 입은 이 보다 더 기분 좋을 수 없다는 듯 미친 듯이 웃어댄다.

 

 

 

 “난 항상 이렇게 내 손으로 쏜 총알이 살아있는 생명체를 뚫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싶었어.”

 

 

 

 ‘탕!’

 

 다섯 번째가 쓰러진다.

 

 그리고 원장과 김 과장의 등에 탄 검은 그림자가 위로, 위로 커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즐거운 스포츠가 또 어디 있을까?

 캬캬캬캬!“

 

 “명사수이세요!”

 

 

 

 ‘탕!’

 

 마지막 여섯 번째 개가 쓰러진다.

 

 원장과 김 과장의 등에 탄 검은 그림자가 하나로 합쳐지고, 하늘을 가릴 듯 커졌다.

 

 

 

 “기분이 아주 좋아!”

 

 

 

 마지막 총을 쏜 원장은 기분 좋게 소리친다.

 

 하지만 민은 아무 말도 못 한 채 눈물을 흘리며 죽은 개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고개를 올려, 공포에 질린 채 하늘을 덮은 검은 그림자를 올려다본다.

 

 

 

 원장과 김 과장은 들개들의 시체가 나부라져 있는 모습을 뿌듯하게 둘러본다.

 

 

 

 ”원장님 명사수이십니다!

 완전 타고 나셨어요!

 아니 백발백중 아니십니까?

 총 쏘는 데 소질 있으세요!”

 

 “이런, 어쩌지?

 내가 손맛을 봤어.

 이거 꽤 즐거운 데?

 뭐 더 쏘아 죽일 거 없나?

 크크큭“

 

 “저는 봐주세요, 크크큭.”

 

 

 

 원장과 남자는 즐겁게 대화한다.

 

 그리고 원장과 남자의 등에 탄 검은 그림자는 하늘 위에서 크게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그림자는 짙어졌다가 갑자기 주위로 분사되듯 ‘팟’ 하며 퍼진다.

 

 그리고 다시 하나로 모아지더니, 산꼭대기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그 때, 바위틈에서 흐르던 물이 갑자기 끈적끈적한 타르와 같은 액체로 변하더니, 얉은 개울가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바위틈에서 졸졸거리며 나오던 검은 물은 이내 수압이 세게 분사되기 시작한다.

 

 곧 얇은 개울문은 검은 물로 더럽혀 지고, 곧 검은 물로 가득한 웅덩이가 형성되며 아래로 계속 쏟아진다.

 

 

 

 바위틈은 벌어지더니 더 많은 양의 끈적끈적한 검은 물이 쏟아진다.

 

 그러더니 곧 검은 에너지가 위로 팍 하고 솟고, 물은 주위로 튄다.

 

 그것은 위로 치솟더니 검은 그림자의 형태로 바뀌기 시작한다.

 

 

 

 “이게 뭐야?!”

 

 

 

 원장과 김 과장은 소리 지르고, 남자는 검은 형태를 향해 총을 쏜다.

 

 하지만 총알은 액체를 통과할 뿐 아무런 영향도 가지 않는다.

 

 검은 그림자의 형태는 하늘을 가득 메우고 원장과 김 과장을 위협하듯 다가온다.

 

 

 

 “내가 무서 우냐?”

 

 

 

 검은 형체는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다.

 

 

 

 “우리한테 묻는 거냐?”

 

 

 원장이 총구를 겨누고 말한다.

 

 

 

 “그래, 내가 무서 우냐?”

 

 “무섭긴, 개뿔.

 크크크큭.

 내 손에 총만 있으면 무서운 건 하나도 없어.”

 

 

 

 원장은 검은 형체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김 과장은 원장의 뒤에 서 있다.

 

 

 

 ‘탕’

 

 총 소리에 검은 그림자의 형태를 한 타르 덩어리는 다시 한 번 기둥이 되어 위로 치솟더니 개울가로 ‘팍’하며 떨어진다.

 

 

 

 결국 허공을 채웠던 검은 형태는 엄청난 향의 타르가 한 번에 녹아내리며 원장과 남자 위를 흩뿌려지고, 검은 물이 사방으로 튀어 버린다.

 

 민은 두 팔로 얼굴을 가린다.

 

 그리고 민이 두 팔을 내린 순간 원장과 김 과장은 사라지고 없다.

 

 

 

 민은 급히 달려가 원장과 남자가 사라진 자리를 훑어본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고, 검은 타르로 가득한 개울가를 보니, 원장과 남자가 마신 술 병 안에 들었던 것과 비슷한 뱀이 스윽 하며 기어간다.

 

 

 

 민이 수풀 속으로 사라지는 뱀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찰나, 그 때 ‘탕’ 하는 총 소리가 난다.

 

 민이 놀라 옆을 보니, 자신을 쫓아 올라온 저스틴이 자신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고, 그 주위에는 향과 가드 들이 서 있다.

 

 자신의 몸을 돌아보자, 다리에는 웬 주사 바늘이 꽂혀 있다.

 

 그 때, ‘어, 어’하며 민은 의식을 잃으며 바닥으로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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